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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거짓말쟁이의 참회: Capítulo 151 - Capítulo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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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병실 앞에 다다른 유시훈은 표정이 한층 누그러졌고,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섰다.“하늘아.”유하늘은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의 부름에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오빠.”유시훈이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내가 이미 의료진 불러놨어. 내일 바로 떠나자. 걱정하지 마,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대처할 거야. 최대한 빨리 여기서 벗어나자, 응?”유하늘의 눈이 반짝 빛났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짜? 난 지금이라도 가고 싶어. 더 일찍 출발하면 안 돼?”유시훈은 그녀를 쳐다보기만 할 뿐 묵묵부답했다.이내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쳤다.유하늘은 깜짝 놀라 얼른 그의 팔을 붙잡았다.“오빠, 왜 울어? 무슨 일이야?”유시훈은 결국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예전에 송여준이랑 결혼하고 싶다며 설레서 좋아하던 네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한데... 볼까지 빨개져서는 사랑에 푹 빠져 행복해하던 널 잊을 수가 없어.”유하늘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그때는 기어코 집을 떠나겠다고 하더니, 7년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돼 버릴 줄이야.”유시훈은 눈을 질끈 감았다. 곧이어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유하늘은 안쓰러운 마음에 조심스레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그리고 나지막이 속삭였다.“미안해, 오빠. 내가 잘못했어. 그때 그냥 오빠 말대로 해외에 남았어야 했는데.”유시훈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됐어, 이제 그만 울고 얼른 감청 추스르자. 참, 내가 뭘 준비해 왔는지 한번 볼래?”이내 주머니에서 티켓 두 장을 꺼내 건넸다.유하늘이 받아 들더니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노은결 그림 전시회랑 우리 교수님 첼로 연주회 티켓이잖아!”“응, 집으로 돌아가면 네가 보고 싶어 하던 전시회랑 연주회 같이 다녀오자.”유시훈은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남매는 조용히 서로에게 기대어 있었다.이 순간만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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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권아람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정체가 드러난 후 실제로 언론에 보도되고, 기자들에게 쫓기고, 노은결 팬들에게 욕까지 먹었다.하지만 그런 건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었다. 오로지 유하늘을 제거하는 데만 집중했으니까.권아람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내 일은 걱정 안 해도 돼. 아무리 그래도 여준 씨보다 중요한 게 있겠어? 하늘 씨랑 잘 지내기만 하면 난 그걸로 만족해.”송여준은 씁쓸히 웃었다.“주변에서는 다 우리가 잘 되길 바라는데 아쉽게도 유하늘만 모르고 있네.”“됐어,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잖아. 하늘 씨한테도 시간 좀 줘.”권아람은 재빨리 화제를 바꿨다.“그나저나 내일 고모님 생신인 거 알아?”송여준이 깜짝 놀랐다.“그래? 깜빡했네.”“내가 케이크랑 음식 싸 들고 올 테니까 병실에서 생일 파티하자.”권아람이 윙크하며 말했다.송여준은 생각에 잠겼다.어차피 유하늘도 그를 보러 오지 않으니 혼자 병실에 있는 것보다는 사람이라도 좀 북적이면 그나마 기분 전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다음 날.유하늘은 침대에 누워 각종 치료를 받았다.눈을 지그시 감은 채 의사가 옆에서 검사하는 동안 들려오는 여러 기계음을 잠자코 들었다.외부인의 접근을 막기 위해 유시훈은 병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의사와 간호사들이 유하늘을 둘러싸고 검사 결과를 확인하면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아까 아래층 병실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찾아왔더라고요. 보니까 케이크랑 음식도 있던데 포장 용기 로고가 ‘향미정’이었어요.”“향미정? 그거 최고급 레스토랑 아니에요? 대체 누가 병문안 오는데 이렇게 비싼 음식까지 사 들고 오죠?”유하늘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조용히 듣고 있었다.간호사가 피식 웃었다.“누구겠어요, 송씨 가문 몰라요? 송여준 대표님이 바로 아래층에 계시잖아요. 오늘 고모님 생신이라서 와이프랑 아들까지 데리고 병실에서 축하 파티하고 있어요.” 생신을 축하해주고 있는 거예요.”유하늘이 눈을 떴다.의사가 급히 그녀에게 눈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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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유시훈은 유하늘의 짐을 정리한 뒤 그녀를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하지만 아래층에 있는 송여준의 병실을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구조였다.“마지막 인사라도 할래?”유시훈이 마지못해 물었다.속으로는 유하늘과 송여준이 만나는 게 영 못마땅했지만 지금은 단지 동생이 떠날 때 어떠한 후회도 남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유하늘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꼴 보기 싫어. 평생 안 봐도 되니까 얼른 가자.”유시훈은 한숨을 내쉬며 팔을 내밀었다.유하늘이 팔짱을 끼더니 나란히 걸음을 옮겼다.두 사람이 복도 끝으로 사라지기 직전, 등 뒤에서 누군가 휴대폰을 들어 몰래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권아람은 화면 속 남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무시무시한 위압감을 내뿜던 사람이 누군지 그녀는 이미 알아냈다.다름 아닌 유하늘의 오빠, 유시훈이다.어쩐지 반응이 격하다 했다.임세빈이 병원으로 돌아온 것도 유시훈의 덕분인 듯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납득되지 않았다. 돈도 권력도 없는 일개 보석상이 대체 무슨 수로 임세빈을 복직시킨 걸까?물론 이제 와서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유하늘이 드디어 이곳을 떠난다는 게 중점이었다.권아람은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유하늘 따라가서 옆에 있는 사람이랑 찍힌 사진 몇 장만 보내. 남자 얼굴은 절대 나오게 하지 말고.”짧게 지시를 마치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병실로 돌아갔다.30분 후, 송여준과 송희정 그리고 다른 손님들과 식사하던 중 휴대폰이 진동했다.조금 전 연락해 둔 사람이 사진을 보내온 것이었다.권아람은 화면을 빠르게 확인한 뒤 익명으로 기자에게 제보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요동쳤다.자극적인 제목이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리헬 그룹 안주인, 데이트 장면 포착!][재벌가 사모님 대낮 불륜 의혹?]권아람은 숨을 헉하고 들이켜더니 휴대폰을 든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얼굴은 순식간에 사색이 되었다.송여준이 의혹을 감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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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말을 마치고 송여준의 팔을 붙잡았다.“네가 목숨 걸고 구해줬더니 곧바로 다른 남자랑 데이트해? 이건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어.”송여준은 송정희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권아람이 깜짝 놀라 급히 그를 막아섰다.“지금 뭐 하는 거야? 몸도 아직 회복 안 됐는데 함부로 움직이면 어떡해!”송여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고, 눈에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비켜, 아무도 날 못 막아. 하늘이한테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직접 물어볼 거야.”“뭘 더 물어봐? 바람피운 증거가 버젓이 있는데!”송정희가 한마디 거들었다.송여준은 눈을 질끈 감았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침착함을 되찾고 또박또박 말했다.“근거 없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요. 직접 만나서 사실인지 확인해볼 거예요. 아직도 나를 남편으로 생각하는지, 송우주를 자기 아들로 여기는지!”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바란 건 오로지 진실뿐이었다.송여준이 손을 빼내고 뒤돌아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송정희가 따라가려 했지만 권아람에게 제지당했다.권아람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됐어요, 여준 씨도 이번 기회에 유하늘의 진짜 모습을 알아야 완전히 단념하죠. 안 그래요?”송정희는 이를 꽉 깨물었다. 얼굴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떠올랐다.“유하늘이 이렇게 더럽게 놀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여준이가 목숨까지 걸고 구해줬더니 하등 쓸모없구나.”말을 마치자 송우주가 깡충거리며 뛰어왔다.방금 화장실에서 나온 참이라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기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왜 그래요? 아빠는요? 어디 가셨어요?”송정희가 눈시울을 붉히더니 그대로 달려가 송우주를 끌어안고 통곡했다.“우주야! 너랑 아빠는 팔자가 왜 이러니? 그거 알아? 네 못난 엄마가 너희 버리고 다른 남자랑 바람났어!”송우주는 충격에 두 눈을 커다랗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네?”“괜찮아, 우주야. 네 아빠가 잘 해결할 거야.”권아람도 한숨을 내쉬며 다가가 송우주를 품에 안았다.송우주는 이를 악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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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유하늘은 멍하니 송여준을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오빠와 몰래 떠날 생각이었는데 송여준을 다시 만나게 되다니.송여준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당황한 유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며, 단지 그녀가 제 발 저린 줄 알았다.이내 주먹을 불끈 쥐고 싸늘하게 물었다.“그 사람 안에 있어?”유하늘은 어리둥절했다.“누구?”“어디서 발뺌이야.”송여준이 냉소를 지으며 그녀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스위트룸답게 탁 트인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그는 거실을 뒤지다가 침실로 갔고, 아무도 없자 욕실까지 확인했다.유하늘은 그의 뒤를 따라가며 참다못해 소리쳤다.“지금 뭐 하는 거야? 뭘 찾고 있는 건데? 말 좀 해 봐!”송여준의 발걸음이 우뚝 멈추었다.연이은 외면과 아픈 와중에 겪은 홀대, 그리고 유하늘이 다른 남자와 가까이 지낸 게 한 두 번도 아니라는 사실이 떠오르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이 순간, 그는 더 이상 예전처럼 다정하고 배려 깊던 남편이 아니었다.이내 몸을 돌려 유하늘의 목을 덥석 움켜쥐었다. 배신에 대한 분노가 일렁이는 눈동자는 순식간에 붉게 물들어 갔다.“대답해, 그 남자 누구야!”유하늘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점점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이내 입을 벌리고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송여준에게 붙잡혀 벽에 기댄 채 옴짝달싹 못했다.“도대체 누군데! 왜? 임세빈 하나로는 부족해? 언제부터 이렇게 문란해진 건데? 더러워 죽겠네, 진짜.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길래 이러는 거야?”송여준은 그녀를 몰아붙이며 추궁했다.유하늘은 고통이 밀려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눈물이 본능적으로 흘러내리면서 눈앞이 캄캄해졌다. 기절하기 직전, 송여준에게 거칠게 내동댕이쳐졌다.송여준이 힘없이 주저앉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냉소를 지었다.“나 오늘에서야 깨달았어. 네가 어떤 인간인지.”유하늘은 목을 감싸 쥔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이미 절망에 빠져 더는 감정의 파동이 없을 줄 알았는데 송여준에게 모욕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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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문이 쾅 닫히는 순간 유하늘은 그대로 차가운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아직 의식은 있었지만 속이 울렁거려 겨우 욕실까지 기어가 변기를 붙잡고 토했다.몸이 너무 괴로운 나머지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결국 욕실에서 깨다가 기절했다 수차례 반복했다.시간이 흘러 새벽이 가까워서야 완전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유하늘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헝클어진 머리, 피투성이가 된 몸,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웠다.밖에서 희미하게 동이 트는 하늘을 보며 그나마 발작이 오지 않은 걸 다행이라 여겼다.그러다 문득 바닥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이내 입술을 깨물고 바닥을 짚으며 일어났다. 휘청거리는 다리를 움직여 걸어가서 손가락으로 집어 들었다.어젯밤 송여준이 버리고 간 반지였다.‘뭐라고 했더라? 아, 문란하다는 둥 괜히 구해줬다는 둥 했지?’유하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그녀는 애써 웃어 보였지만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잠시 후, 결혼반지를 꽉 움켜쥐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송여준, 걱정하지 마. 이제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말을 마치고 반지를 휴지통에 버렸다.날이 밝기 전, 유하늘은 이를 악물고 방을 정리했다. 약을 먹고 샤워까지 하며 오빠의 걱정을 사지 않도록 애썼다.해가 완전히 떠오른 뒤에야 유시훈을 만나 호텔을 나섰다.유하늘은 가는 길에 휴대폰에서 유심을 꺼내고 두 동강 내더니 창밖으로 던져버렸다.이를 묵묵히 지켜보던 유시훈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스쳤다.그는 어린아이처럼 가느다란 유하늘의 손목을 잡고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이제 다 잊어. 여기서 벗어나면 해방이야. 좋은 일이니까... 기뻐해도 돼.”“당연하지.”유하늘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어제로 완전히 끝났어.”송여준은 그녀를 문란하고 부부 관계를 배신한 여자로 여겼다.정작 본인은 단 한 번이라도 마땅한 명분을 준 적이 없었고, 권아람과 결혼한 사실조차 비밀로 했다.외간 여자와 썸을 타며 병실에서 밤낮으로 지낼 때조차 자신의 입장 따위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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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송여준은 곰곰이 되뇌고 나서야 어젯밤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자칫 유하늘과 결별 직전까지 갔다는 사실을 잊을 뻔했다.절망에 빠져 몰아붙였을 때도 그녀는 단 한 마디의 해명조차 없었다.심지어 결혼반지를 던졌는데도 붙잡지 않았다.송여준은 갑자기 마음이 뒤숭숭해졌다.그의 어두운 표정을 보자 송정희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내가 뭐랬어? 할머니랑 날 믿으라고 했지? 우리 다 겪어본 사람들인데 설마 널 해치겠어? 너랑 아람이야말로 천생연분이야. 유하늘은 결코 착한 여자가 아니거든.”송여준은 싸늘한 얼굴로 입을 굳게 다물었다.송정희가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었다.“갑자기 나타나서 첫눈에 반했다며 너한테 집적거릴 때부터 난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아니나 다를까 결국 사건이 터졌잖아?”송여준은 점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이내 송정희를 힐긋 쳐다보며 말했다.“그만 해요.”“싫어!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유하늘이 널 먼저 배신했는데 또 마음 약해져서 용서하려고? 우주가 자기 엄마 때문에 학교에서 고개도 못 들게 해야 속이 후련해?”송정희는 벌떡 일어서더니 씩씩거리며 가슴을 들썩였다.원래부터 유하늘이 못마땅했던 지라 이 기회를 틈타 불만이 폭주했다.송여준은 이를 악물고 그녀를 싸늘하게 노려보았다.“됐어요.”이내 한 글자씩 곱씹으며 경고했다.“입 다물고 이만 나가요. 혼자 있고 싶으니까.”송정희는 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빈말하는 사람은 아니라 마지못해 한숨을 내쉬고 뒤돌아섰다.문 앞에 다다른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송여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아람이가 널 기다리고 있어. 유하늘을 포기해야 한다면 이제 주변 사람 돌아볼 때도 되지 않았니? 아람이 실망시키지 마, 좋은 여자니까.”말을 마치고는 병실 문을 닫고 떠났다.송여준은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밀려와 가슴이 꽉 막히는 듯 답답했다.이내 가볍게 숨을 내쉬고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무의식중으로 유하늘의 메시지를 기대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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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알겠습니다. 바로 알아볼게요. 대표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건강이 우선이니까 푹 쉬세요.”박수담은 말을 마치고 급히 사람을 보내 조사에 착수했다.1시간 후, 송여준의 마음은 어느덧 바질바질 타들어 가고 있었다. 그때 서야 박수담이 돌아왔다.표정은 사뭇 어두웠고, 송여준을 바라보며 우물쭈물 입을 열지 못했다.송여준은 두 눈을 부라리며 서둘러 물었다.“뭔데? 얼른 말해.”박수담은 체념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사람을 시켜 사모님의 행방을 알아봤는데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셨고 전화도 연결되지 않습니다. 위치 추적도 아무 결과가 없네요. 아마 모든 걸 지우고 일부러 잠수한 듯싶어요.”곧이어 숨 막힐 듯한 침묵이 이어졌다.이때, 머릿속을 문득 스치는 한 마디가 떠올랐다.‘다시는 보지 말자.’그리고 앞부분에서는 집에 송우주와 자신에게 남긴 물건이 있다고 했던 것 같았다.하지만 떠오르는 게 전혀 없었다.송여준의 가슴 속에 초조함과 분노가 동시에 치밀었다.유하늘을 찾지 못해 불안한 반면, 이토록 매정하게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떠난 그녀가 원망스러웠다.박수담은 어두운 안색의 상사를 보며 한마디 보탰다.“조사해보니 어제 사모님께서 호텔에 체크인할 때 혼자가 아니었대요. 그쪽부터 확인해볼까요? 신원만 알아내면 그 사람 통해서 사모님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몰라요.”송여준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네 말은 어제 하늘이가 다른 사람과 외박했다는 거야?”“아마도... 아무튼 프런트에서 둘이 함께 체크인했다고 했어요. 게다가 남자라고 하더군요.”박수담은 머리를 긁적이며 조심스레 말했다.송여준은 눈을 감고 애써 감정을 추슬렀다.“됐어, 네 마음대로 해. 어떻게든 알아내면 되니까. 여기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가서 일 봐.”박수담은 고개를 끄덕이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나자 송여준은 통증을 꾹 참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내 외투를 집어 들고 병원을 나섰다.가는 길에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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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송여준이 타임캡슐을 먼저 꺼냈다.뚜껑을 열자 서류 한 장이 눈에 들어왔고,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동공이 흔들렸다.친자관계 포기 각서였다.몇 줄 안 되는 짤막한 문장이었지만 매우 단호했다.[지금부터 나, 유하늘과 송우주는 더 이상 모자 관계가 아니다. 이후로 나는 양육 및 보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장차 내가 사망하더라도 송우주는 장례를 치를 의무도, 내 재산을 상속받을 권리도, 무덤 앞에 설 자격도 없다.]송여준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내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각서 내용을 몇 번이고 반복해 읽었다.송우주의 생일 무렵부터 이미 그와 관계를 끊고 아이마저 버린 채 다른 남자와 함께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니.송여준은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어느새 얼굴도 험악하게 일그러졌다.그는 이를 악물고 다른 가정부의 손에 든 물건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서류 봉투였다.자신에게 이혼 합의서를, 아이에게는 친자관계 포기 각서를 남겨두고 부자를 내팽개친 채 멀리 떠날 생각이었던 건가?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고, 입가에 냉소가 번졌다.눈에는 원망이 가득했으며 무표정하게 서류 봉투를 건네받아 열어보았다.그러나 곧바로 숨이 턱 막혔다.안에는 주민등록등본이 들어 있었다.송여준은 무언가를 직감한 듯 바로 꺼내서 확인했다.자신의 이름, 권아람의 이름, 이어서 송우주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이내 서류를 꽉 움켜쥐었다. 당황한 나머지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순간, 거대한 두려움과 죄책감이 해일처럼 밀려왔다.그제야 자신이 그동안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많은 순간이 떠올랐다.예를 들어, 권아람을 도와줄 때마다 유하늘이 항상 냉담한 시선으로 비아냥거리던 일.또한, 송우주가 권아람에게 다가갈 때마다 ‘엄마’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던 일.게다가 자기한테 숨긴 일이 없냐고 물어볼 때마다 그가 단호하게 부정했던 일까지...송여준은 눈을 질끈 감았다.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이었다.유하늘은 갑자기 변한 게 아니었다.단지 지난 7년간의 결혼이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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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이제 만족해요?”무덤덤한 말투는 다소 차분하게 들리기까지 했다.권아람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여준 씨, 미안해. 다 내 탓이야. 괜히 시간을 끌어서... 신고는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 사달이 났네.”송정희는 권아람을 바라보며 한마디 거들었다.“됐어, 너무 자책하지 마. 넌 여준이 아내고, 나랑 여준이 할머니도 다 인정한 사실이니까 사과 안 해도 돼.”말을 마치고 싸늘한 눈빛으로 송여준을 응시했다.“이번 사태에 네 잘못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 아람과 관계를 정리하지도 않고 다른 여자를 만나 섣불리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아서 일이 이 지경에 이른 거잖아.”송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듣고만 있다가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여보세요? 제 아내가 실종되어서 찾아주셨으면 합니다.”그리고 통화를 마친 다음 송정희를 바라보았다.“처음부터 끝까지 고모랑 할머니는 제 의견도 안 묻고 강제로 권아람과 혼인 신고하게 했잖아요. 할머니 소원 들어주려고 순순히 따랐을 뿐, 돌아가시면서 바람도 이뤘는데 저도 이제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있잖아요? 애초에 말도 없이 떠나 이혼 못하게 한 사람도 권아람 아닌가요?”권아람을 바라보는 송여준의 눈빛은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불만과 조소가 가득했다.그는 코웃음을 치며 또박또박 말했다.“이 지경이 된 건 다 고모랑 권아람 잘못이에요. 하늘이랑 오해 생기도록 만들고는 풀지 못하게 중간에서 방해까지 했잖아요. 꼴 보기 싫으니까 싹 다 꺼져요!”권아람은 깜짝 놀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유하늘을 향한 송여준의 마음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이내 숨을 고르며 감정을 추스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유하늘의 어떤 점이 좋아서 송여준이 이렇게 집착하고 가지지 못해 안달인 걸까?가슴 속 깊은 곳에서 질투가 들불처럼 번졌다.그녀는 이를 꽉 깨물고 고개를 숙인 채 나지막이 중얼거렸다.“이제 와서 유하늘이랑 혼인 신고하고 같이 살고 싶어도 이미 늦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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