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여준이 타임캡슐을 먼저 꺼냈다.뚜껑을 열자 서류 한 장이 눈에 들어왔고,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동공이 흔들렸다.친자관계 포기 각서였다.몇 줄 안 되는 짤막한 문장이었지만 매우 단호했다.[지금부터 나, 유하늘과 송우주는 더 이상 모자 관계가 아니다. 이후로 나는 양육 및 보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장차 내가 사망하더라도 송우주는 장례를 치를 의무도, 내 재산을 상속받을 권리도, 무덤 앞에 설 자격도 없다.]송여준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내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각서 내용을 몇 번이고 반복해 읽었다.송우주의 생일 무렵부터 이미 그와 관계를 끊고 아이마저 버린 채 다른 남자와 함께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니.송여준은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어느새 얼굴도 험악하게 일그러졌다.그는 이를 악물고 다른 가정부의 손에 든 물건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서류 봉투였다.자신에게 이혼 합의서를, 아이에게는 친자관계 포기 각서를 남겨두고 부자를 내팽개친 채 멀리 떠날 생각이었던 건가?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고, 입가에 냉소가 번졌다.눈에는 원망이 가득했으며 무표정하게 서류 봉투를 건네받아 열어보았다.그러나 곧바로 숨이 턱 막혔다.안에는 주민등록등본이 들어 있었다.송여준은 무언가를 직감한 듯 바로 꺼내서 확인했다.자신의 이름, 권아람의 이름, 이어서 송우주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이내 서류를 꽉 움켜쥐었다. 당황한 나머지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순간, 거대한 두려움과 죄책감이 해일처럼 밀려왔다.그제야 자신이 그동안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많은 순간이 떠올랐다.예를 들어, 권아람을 도와줄 때마다 유하늘이 항상 냉담한 시선으로 비아냥거리던 일.또한, 송우주가 권아람에게 다가갈 때마다 ‘엄마’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던 일.게다가 자기한테 숨긴 일이 없냐고 물어볼 때마다 그가 단호하게 부정했던 일까지...송여준은 눈을 질끈 감았다.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이었다.유하늘은 갑자기 변한 게 아니었다.단지 지난 7년간의 결혼이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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