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아람은 가슴께를 부여잡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연약한 모습을 해 보였다.송여준은 곧바로 권아람을 부축했고 그녀의 입술이 핏기 없이 창백한 걸 보고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분부했다.“최 집사님, 운전기사 부르세요.”“아니야. 병원에 안 가봐도 돼.”권아람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마치 큰 괴로움을 견디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들어 2층을 바라보았다.2층 구석 쪽에 옷자락이 보였다.권아람은 티 나지 않게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여준 씨는 하늘 씨 보러 가봐.”송여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잠깐 망설였다.송우주가 황급히 말했다.“엄마는 괜찮아요. 엄마는 위가 안 좋아서 토하는 것뿐이에요. 요즘에도 자주 그랬잖아요. 아람 이모, 저랑 아빠가 이모랑 같이 병원에 갈게요!”지난번에 유하늘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렇다고 한 걸 떠올리고 송여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너부터 병원에 보내줄게.”송여준과 송우주가 한 말이 2층까지 똑똑히 들렸다.유하늘은 속이 점점 더 울렁거렸으나 이번에는 토하지 않았다.그녀는 멀어지는 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음의 통증이 생리적인 통증을 이겼다.옆에서 유하늘의 어두운 안색을 본 가정부가 안쓰러운 듯 말했다.“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은 사모님 남편이에요. 아무도 대표님을 사모님에게서 빼앗을 수 없어요.”유하늘은 덤덤히 웃으며 고개를 돌려 가정부를 바라보았다.“아주머니가 보기에도 곧 제 곁을 떠날 것 같죠?”송여준은 권아람을 걱정했고, 또 유하늘에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이제 곧 죽을 사람이 굳이 꼴 보기 싫게 그의 눈앞에서 알짱거릴 필요는 없었다.유하늘은 송여준의 옆자리를, 심지어 송우주 엄마의 자리까지도 권아람에게 전부 줄 것이다.어차피 송우주도 권아람이 자기 엄마가 되기를 바라니 상관없었다.유하늘은 힘없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대문을 닫고 돌아온 집사는 그녀가 나가려고 하자 말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