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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거짓말쟁이의 참회: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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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2층, 침실.남자는 유하늘을 뒤에서 끌어안더니 입까지 막아 아무 소리도 못 내게 했다.희미한 담배 냄새가 스치자 유하늘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평온한 얼굴에 피로가 잔뜩 묻어났다.“하늘아, 진정해...”송여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조심스레 손을 내려놓았다.그리고 유하늘이 돌아서자마자 다시 와락 끌어안았다. 마치 절대 놓치지 않을 것처럼.하지만 문득 깨달은 점이 있었다. 지금의 그녀는 너무 야위었고, 조금만 힘을 줘도 버티기 어려울 만큼 약해졌다.그제야 송여준은 미련이 남는 눈빛으로 그녀를 놓아주었다.아직 입을 떼기도 전에 눈시울부터 빨개져 있었다.“드디어... 널 찾았어! 이게 얼마 만이야. 잘 있었어?”말을 마치고 떨리는 손을 뻗어 유하늘의 얼굴을 만지려고 했다.유하늘은 고개를 돌려 그의 손길을 피했다. 무미건조한 눈동자는 감정의 변화가 전혀 없었다.“도대체 어떻게 해야 날 놔줄 거야?”송여준은 흠칫 놀랐다.유하늘은 무덤덤하게 말을 이었다.“송여준 씨, 사유지 무단 침입은 범죄인 거 알지? 특히 해외에서는 더 심해. 내가 경찰에 신고만 하면 바로 잡혀가서 감방 신세 질 텐데, 당장 나가는 게 좋지 않겠어?”차가운 눈빛은 마치 전혀 모르는 사람을 보는 듯했다.순간, 송여준은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도로 삼켰다.이내 고개를 저으며 횡설수설했다.“안 돼, 날 쫓아내지 마. 그런 말은 너무하잖아. 제발... 우린 부부야. 아픈 아내 곁을 지키는 건 남편으로서 당연한 일이야. 나랑 돌아가서 치료받자, 응?”송여준은 유하늘의 손을 꼭 붙잡고 간절히 애원했다.차갑게 식은 손이 닿자 유하늘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아냥거렸다.“치료? 나 암 말기야. 이제 한 달도 안 남았어. 말해봐, 어떻게 치료할 건지.”다만 그의 손을 뿌리치지는 않고 무심한 눈빛으로 쳐다보기만 했다.“곧 죽을 사람을 뭐로 치료하겠다는 건데?”송여준은 눈물을 흘리며 유하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꽉 붙잡은 채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최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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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권아람과 애초에 이혼했어야 했는데... 솔직하게 고백할 타이밍도 놓치고, 널 소홀히 해서 상처도 많이 줬지? 전부 다 내 탓이야.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줘. 꼭 속죄하고 네 곁을 지킬게. 응?”그는 간절히 애원했다.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졌고, 어느새 눈시울마저 촉촉해졌다.유하늘이 피식 웃었다.이내 몸을 숙여 물었다.“마음이 아파?”송여준은 눈을 질끈 감고, 침묵 속에서 고개를 끄덕였다.“지난 한 달 동안 나는 매일 이렇게 아파 왔어. 당신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제 날 보살필 자격도 없으니까 나가.”유하늘은 쌀쌀맞은 말투로 단호하게 거절하며 등을 돌렸다.“뒤늦은 후회와 감정 따위 개나 줘버려. 보기만 해도 역겹거든? 이제 우린 아무 상관 없는 사이야.”“싫어! 안 가!”송여준은 잔뜩 흥분하며 달려들어 다짜고짜 유하늘을 끌어안았다.“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하늘아, 나 이대로 가고 싶지 않아. 응?”말을 마치고는 그녀의 어깨에 이마를 기대었다. 아직 남아 있는 체온을 느끼며 그저 감사하게 생각했다.“하늘아, 사랑해. 우리가 결혼한 지 7년이나 됐잖아...”“결혼?”유하늘은 그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떼어내며 마치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 비아냥거렸다.이내 송여준을 밀치며 조롱 섞인 눈빛으로 말했다.“법적 배우자가 누구인지 스스로 뻔할 텐데?”“나 이미 권아람과 이혼했어!”송여준은 초조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단 한 번도 권아람을 아내로 생각해 본 적 없었어.”하지만 유하늘은 그를 무시하고 방문 앞으로 다가가 손잡이를 잡았다.송여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하늘아!”곧이어 그녀는 문을 벌컥 열고 냉정하게 한 마디만 내뱉었다.“나가.”송여준은 숨이 턱 막혔다.인내심이 바닥 난 유하늘이 방을 나서며 말했다.“서 집사님! 여기 사유지 무단 침입한 사람 있으니까 경찰에 신고해줘요.”그리고 고개를 돌려 무표정하게 말했다.“이래도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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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유시훈의 손길이 점점 더 거칠어졌다.유하늘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분노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오빠를 바라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만해.”이내 서영준의 팔을 뿌리치고 앞으로 다가갔다.송여준의 다리가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전에 생겼던 상처가 찢어지면서 피가 흘러내렸고,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유시훈의 팔을 붙잡은 유하늘은 송여준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오빠, 저 사람 쫓아내. 내 눈에 띄게 하지 마, 꼴 보기 싫으니까.”말을 마치고는 등을 돌렸다. 마치 송여준과 더는 엮이고 싶지 않다는 듯.유시훈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제야 겨우 분노를 억누르고 싸늘하게 말했다.“알겠어. 나도 이런 인간한테 힘쓰는 게 아까워.”“서 집사님, 저 남자 끌고 가요. 그리고 경호원 둘 붙여서 주변 잘 지키라고 해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서영준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송여준을 데리고 나갔다.송여준은 거의 의식을 잃기 직전이었다.결국 서영준에게 질질 끌려가 대문 밖에 내동댕이쳐졌고, 통증 때문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곧이어 뒤돌아서는 서영준을 발견하자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도와주세요... 구급차 좀 불러줘요. 우주가 있는 병원으로... 아직 날 기다리고 있어요...”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기절해버렸다.거실 안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유하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유시훈은 그녀의 표정을 찬찬히 살피며, 정말로 송여준에게 미련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늘아, 봤지? 저런 남자는 걱정해봤자 소용없어. 그냥 두들겨 맞아도 싸.”“응, 알아.”유하늘이 고개를 돌렸다.“병원에는 보내. 그다음에 죽든 말든 알아서 하게. 얼른 내 눈앞에서 치워줘.”유시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불안한 나머지 얼른 다가갔다.“하늘아, 절대 마음 약해지면 안 돼. 저거 다 연기야.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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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다만 워낙 친한 사이라 비밀이 없었다.만약 송여준의 협박을 받아 마지못해 그녀의 행방을 말해야 했다면, 분명 미리 알려줬을 것이다.유하늘은 생각에 잠기더니 갑자기 한 사람을 떠올렸다.이내 유시훈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오빠, 지난번 그 협력사 대표 홍서운이 귀국했다고 하지 않았어?”유시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사람이 흘렸다고 의심하는 거야?”“맞는지 아닌지는 물어보면 알겠지.”유하늘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곧이어 휴대폰을 꺼내 홍서운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다.휴대폰 너머로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굳이 연락하지 않아도 하늘 씨한테 알려주려던 참이었어요. 송여준이 와서 해외 보석상 중 아는 사람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같이 일하는 업체 대표가 있는데 이름이 유시훈이라고 말해줬죠.”“결국 그쪽이 알려줬다는 거네요?”유하늘은 주먹을 꼭 쥐고 불쾌함을 고스란히 내비쳤다.“당신처럼 앞뒤 안 맞고, 배신하고 신뢰까지 저버리는 사람은 좋은 꼴 못 봐요.”“저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홍이수랑 후계자 자리를 다투느라 목적을 달성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밖에 없었어요. 물론 하늘 씨한테는 미안해요. 단지 하늘 씨 오빠가 누군지 알려줬을 뿐, 집 주소는 얘기 안 했어요.”홍서운은 휴대폰 너머로 진지하게 해명했다.유하늘은 눈을 감고 싸늘하게 말했다.“회사 주소를 알려주면 우리 오빠 미행해서 결국 날 찾아오게 된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됐고, 협력은 없던 일로 해요. 송강 그룹은 당신 같은 사람과 거래하지 않을 거니까.”말을 마치고는 전화를 끊으려 했다.홍서운은 한숨을 쉬며 급히 끼어들었다.“알았어요. 큰일도 아니구먼, 제가 수습하면 되잖아요.”“어떻게 수습할 건데요? 송여준이 이미 날 찾아왔어요. 앞으로 집요하게 따라다닐 텐데 수습할 방법은 있고?”유하늘은 더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통화를 마쳤다.이내 씩씩거리며 고개를 들자 모든 상황을 지켜본 오빠와 눈이 마주쳤다.유시훈은 착잡한 표정으로 잠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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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유하늘이 유시훈을 막아섰다.“오빠, 이번 일이 전부 홍서운 잘못은 아니야. 송여준이 찾아올 만한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었을 텐데 그 사람 탓으로만 돌리는 건 좀...”유시훈의 태도는 시종일관 쌀쌀맞았다.“홍서운만 아니었으면 송여준이 우리 집 주소를 알아낼 방법도 없었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그제야 유하늘도 한발 물러섰다.유시훈이 방을 나가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닫았다.이내 뒤돌아서 창밖을 바라보았고, 눈빛은 착잡하기 그지없었다.한편, 병원.송여준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후 치료받고 있었다.간호사가 송여준에게 약을 발라주다 그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 말했다.“상처가 워낙 심해서 이제 싸우시면 안 돼요. 문제가 생기면 말로 풀고 몸으로 부딪치는 건 피하세요.”송여준은 묵묵부답한 채 창밖만 바라보았다.간호사가 한걸음 다가와 그의 시선을 붙잡았다.“환자분, 제 말 들리세요? 앞으로는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송여준은 공허한 눈빛으로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느릿느릿 대답했다.“하늘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이 얼굴 망가져도 상관없어요.”간호사는 무슨 뜻인지 당최 이해할 수 없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밖으로 나가려 했다.“잠깐만요.”송여준이 주먹을 꽉 쥐고 그녀를 불렀다.간호사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무슨 일이죠?”송여준이 말을 꺼내려는 순간,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의사가 굳은 표정으로 걸어 들어오며 말했다.“환자분, 아드님 상처에 염증이 너무 심해서 중환자실로 옮겼어요. 그런데 계속 엄마 찾으면서 치료에 협조를 안 하고 있어요. 혹시 어머님 좀 불러오면 안 될까요?”그 말을 들은 송여준은 눈을 질끈 감았다.“저도 부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어요. 제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대신 전해주세요. 다만 계속 치료를 거부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라고.”의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뒤 돌아서서 나갔다.잠시 후, 간호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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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유하늘은 멈칫하더니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이내 싸늘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장난치지 마. 이렇게 매달릴수록 점점 더 역겨워질 뿐...”“우주 때문에 그래.”송여준이 끼어들며 눈 딱 감고 말했다.“상처가 염증이 심해서 응급 수술해야 하는데 내 계좌가 동결되었대. 지금 비용을 결제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 돈 좀 빌려줄 수 있어? 나중에 풀리면 바로 갚을게.”수화기 너머로 침묵이 이어졌다.유하늘은 휴대폰을 꽉 쥐고 무의식중으로 물었다.“갑자기 웬 수술?”“나도 모르겠어. 널 찾으러 간다니까 우주도 기어코 따라오겠다고 해서 데리고 왔거든. 그런데 너 만나기도 전에 병원 신세 지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설명을 마친 송여준은 유하늘의 반응을 살피며 잠시 숨을 죽였다.사실 돈을 빌린다는 건 핑계일 뿐, 유하늘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열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했다.그녀가 한 걸음만 물러서도 아직 되돌릴 여지가 있다.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그때, 귓가에 쌀쌀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송우주 엄마인 거 이제 알았어? 어차피 늦었어. 친자관계 포기 각서 못 봤니? 그 애가 죽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야. 다시는 나한테 전화하지 마. 너희 일은 알고 싶지도 않으니까.”유하늘은 딱 잘라 말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송여준은 수화기를 꽉 쥔 채 멍하니 서 있었다.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하늘이 이렇게 매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진짜 그들에게 단 한 톨의 마음이나 미련도 안 남은 걸까?순간, 심장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번졌다.결국 눈을 질끈 감은 뒤, 홍이수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에 직접 송금하라고 했다.한편, 유하늘은 전화를 끊고 화장실로 향했다.문을 여는 순간 바깥에서 집사가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서영준은 방금 그녀가 한 말을 들은 모양이었다.유하늘이 멈칫했다.“왜요?”“아닙니다. 그냥... 아가씨가 정말 모든 걸 내려놓을 생각이구나 싶어서요. 그 아이가 어떻게 되든 이제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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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문자를 보고도 유하늘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괜히 헛구역질만 나서 애써 참은 뒤 모든 메시지를 삭제하고 바로 홍이수를 차단해버렸다.그날, 송우주는 응급실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급히 달려온 홍이수는 한참 떨어진 복도 끝에 홀로 앉아 있는 송여준을 발견했다.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유하늘은 없었다.그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비행기 타기 전에 보낸 문자를 봤을 텐데 전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는 건가?송여준은 이미 권아람과 이혼했을뿐더러 고모를 내쫓고 생활비마저 끊었다.그런데 대체 무엇을 더 바라는 걸까? 이 정도면 송여준의 진심은 충분히 증명된 것으로 생각했는데...홍이수는 혼란스러운 얼굴로 느릿느릿 다가갔다.“하늘 씨 안 왔어?”벤치에 앉아 있던 송여준이 고개를 들어 홍이수를 힐긋 쳐다보았다.얼굴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응.”홍이수는 머리를 긁적였다.“그럴 리가...”말이 안 되었다. 송우주를 누구보다 아끼던 사람이었는데...심지어 유하늘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자신조차도 그녀가 송여준에게 금전적인 목적이나 다른 의도로 접근했다고 오해했지만, 송우주한테 쏟은 깊은 정성만큼은 부인할 수 없었다.임신 중 출혈을 겪고, 이후에도 송우주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면서 아플 때는 본인보다 더 힘들어하며 음식을 입에 대지도 못했다.홍이수는 그런 유하늘을 진심으로 존경했다.하지만 어머니로서 아무리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해도 어찌 자식한테 이토록 매정하게 대하는지 당최 이해가 안 갔다.호랑이도 자기 새끼는 물지 않는다는데, 응급실에 실려 간 아들을 보러 오기는커녕 치료비조차 지급하기를 거부하다니.어느덧 유하늘에 대한 죄책감은 사라지고 불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이때, 응급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송여준이 벌떡 일어나자 다리가 휘청거렸다.뒤에서 부축하는 홍이수가 없었더라면 바닥에 쓰러졌을지도 모른다.송여준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홍이수와 함께 다가갔다. 마침 수술실에서 걸어 나오는 담당 의사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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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송여준이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이건 의사 잘못이 아니야. 아마 유전된 거겠지. 우리 할아버지도 예전에 작은 수술로 합병증이 생겨서 심장병이 발작해 돌아가셨어. 격세 유전인지 모르겠네.”“이럴 수가...”홍이수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벤치에 앉았다.“지금 하늘 씨도 암이고, 우주도 아프고, 너는 맞아서 상태가 엉망인데다가 국내 회사까지 챙기고 아이도 돌봐야 하는데... 이걸 혼자 어떻게 다 감당해?”송여준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회사 일은 부대표랑 이시한테 맡겨놨어. 석 달 동안은 문제없을 거야. 난 여기 남아서 애 돌봐야지. 우주가 안 아프더라도 하늘을 챙겨줄 생각이었어.”그 말을 듣자 홍이수의 가슴이 묘하게 쓰라렸다.곧이어 손을 뻗어 송여준의 어깨를 토닥였고, 눈빛에는 걱정이 묻어났다.“하늘 씨한테는 얘기 안 할 거야? 아들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누그러질지도 모르잖아.”수화기 너머로 유하늘이 내뱉었던 차가운 말들을 떠올리자 송여준은 눈을 질끈 감았다.송우주를 걱정해서 간호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느꼈다.그는 이를 꽉 깨물고 마음을 가라앉힌 뒤 말했다.“일단 얘기하지 마. 우주는 내가 직접 돌볼 수 있어. 하늘이한테 생각 정리할 시간 좀 주게. 나중에 기회 봐서 직접 얘기할 거야.”“또 그 소리야? 예전에도 기회만 보다가 끝내 혼인 신고서에 대해 말도 못하고 질질 끌다가 결국 지금 이 지경까지 온 거잖아. 이번엔 또 얼마나 더 미룰 건데? 요 며칠 어떻게든 만나서 얘기해. 더 늦추지 말고.”홍이수는 한 번 겪어본 일인 만큼 더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송여준은 대충 고개만 끄덕였다.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못 내렸다.“정상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계좌 만들어주고, 집도 하나 구해줘. 유하늘 별장이랑 최대한 가까운 데로. 가능하면 바로 근처면 좋겠어. 그것만 처리하고 넌 가. 더 도와줄 필요 없어.”홍이수는 지금 송여준의 마음이 얼마나 심란한지 잘 알았다.이럴 때일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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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하늘 씨!”등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차에 타려던 유하늘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다가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순간 안색이 싸늘하게 변했다.유시훈도 눈살을 찌푸리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홍이수를 훑어보더니 나지막이 물었다.“누구야?”“홍이수.”유하늘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순간, 유시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국내에서 유하늘을 괴롭혔던 무리 중에 홍이수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유시훈의 주먹에서 우두둑하는 소리가 났다.이내 성큼성큼 다가가 둘 사이를 가로막더니 홍이수를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경고했다.“당신 그 잘난 친구 말이야, 내가 멀쩡한 얼굴 망가질 뻔하게 해줬거든? 당신도 한번 맛 좀 볼래?”홍이수는 이를 악물었다. 숨 막힐 듯한 압박감에 온몸이 굳었다.나름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재벌가 도련님으로 매일 송여준 같은 상류층 인사들과 어울려서 다녔다.그 덕분에 카리스마 있는 총수들도 꽤 많이 접했다.하지만 유하늘의 오빠는 달랐다.국내에서 봤던 사람들과 전혀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결단력 있고 차가운 분위기 속에 마치 누구도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자신까지도 포함된 그런 압도적인 기세였다.홍이수는 숨을 고르고 말했다.“하늘 씨 방해하려고 찾아온 건 아니에요. 중요한 얘기가 있어요.”유하늘은 무심하게 받아쳤다.“그쪽이랑 할 말 없어요. 누구신데 그러죠?”홍이수의 얼굴이 살짝 굳어지더니 허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저한테 어떻게 대하든 괜찮아요. 송우주가 거의 죽게 생겼는데, 진짜 보러 안 갈 거예요?”유하늘의 손가락이 움찔하더니 잠시 멈칫했다.어쨌거나 자기 몸에서 나온 아이였다. 열 달 동안 배 속에 품고, 6년 넘게 키워온 아들이다.자식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은 엄마는 없다.“지금 여준이가 혼자서 애 돌보느라 진짜 힘들어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에요. 하늘 씨도 옆에서 같이 도와달라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위독한 아들의 얼굴 한 번이라도 보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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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말이 끝나자 유하늘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오늘내일하는 사람이 남 걱정할 틈이 어디 있겠어?”“그게 무슨 소리야! 오늘내일하는 사람이라니? 아직 수술할지 말지 결정도 안 했잖아. 수술하면 살 가능성이 크고, 정상인처럼 지낼 수 있어. 수명에도 지장 없을 거야.”불길한 소리에 유시훈은 펄쩍 뛰면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 하늘아, 내 곁에 조금이라도 더 있어 주면 안 될까? 남은 한 달 동안 시들어가는 꽃처럼 지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유하늘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시선을 돌렸다.“좀... 더 고민해볼게. 참, 우리 밥 먹으러 가기로 했잖아. 얼른 가자.”유시훈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가는 길, 유하늘은 창밖을 바라보며 계속 생각에 잠겼다.밥을 먹는 동안에도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그러다 한 통의 문자를 받고서야 굳었던 표정이 조금 풀렸다.“홍이수 거짓말했어.”“뭐라고?”유시훈이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물었다.유하늘은 휴대폰을 건네주었다.“홍서운한테 물어봤는데 송우주는 지금 심장과 신장 쪽 합병증만 있는 상태래.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입원해서 치료받아야 한대.”유시훈은 깜짝 놀라 눈썹을 치켜올렸다.“홍서운이랑 언제 그렇게 친해진 거야? 그 자식만 아니었으면 송여준도 여기까지 올 일이 없었을 텐데. 나 마침 결판내려던 참이었어.”“그냥 송우주 상황 알아봐 줄 수 있냐고 부탁했을 뿐, 친한 건 아니야. 그러니까 이제 그만 괴롭혀.”유하늘은 휴대폰을 꼭 쥐고 잠시 생각이 잠겼다.곧이어 단호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오빠, 내가 죽으면 이제 자유로워지는 거겠지? 송여준이랑 송우주한테 더는 시달릴 일도 없고.”유시훈이 흠칫 놀라더니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그는 떨리는 손으로 유하늘을 꼭 붙잡았다.“그런 말 하지 마... 오빠가 그놈들 쫓아낼게.”“아니야.”유하늘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역시 죽어야 해방이지.”말을 마치고는 가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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