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거짓말쟁이의 참회: Bab 201 - Bab 210

319 Bab

제201화

“하늘아... 나 지금 꿈꾸고 있는 거 아니지? 정말 너야?”송여준은 문을 열고 어쩔 줄 몰라 그 자리에서 굳은 채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잘못 본 건 아닌지, 너무 지쳐서 환각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두려웠다.유하늘이 정말 이곳에 나타나다니.송우주와 자신이 죽어간다 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 아직 만회할 여지가 있다는 희망이 생겨났다.마치 짙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희미한 빛을 본 듯했다.유하늘은 시종일관 싸늘한 표정으로 그를 힐끔 바라보며 물었다.“송우주는 어때?”“안 좋아. 의식도 없고 열도 있어. 의사 말로는 오늘 밤까지 열이 내리지 않으면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스테로이드 주사 맞혀야 한대.”송여준은 설명하면서 저도 모르게 얼굴이 굳었다.곧이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이게 다 우주가 자초한 거 나도 알아. 너로선 우리 둘을 죽도록 미워해도 이상할 게 없지. 다만 이렇게 와줬다는 건... 아직 조금은 마음이 남아 있다는 거잖아, 안 그래?”송여준은 침을 꿀꺽 삼키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혹시 나한테도...”“착각하지 마.”유하늘은 단번에 그의 말을 끊었다.그리고 손수건을 꺼내 송우주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죽음이 가까워지면 모든 걸 해탈한다는 말 몰라?”송여준은 어리둥절했다.유하늘이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무리 너희랑 엮이기 싫어도 이 지경까지 왔으면 용서 못 할 일도 없지. 어차피 마지막이니까 그래도 인사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왔어.”그 말을 들은 송여준은 더 혼란스러워졌다.“하늘아, 뭔가 오해한 거 같은데... 우주가 많이 아픈 건 맞지만 생명까지 위험한 정도는 아니야.”“송우주가 아니라 나 말이야.”유하늘은 서류봉투를 송여준에게 건넸다.“내가 가고 나서 확인해 봐. 최대한 빨리 송우주 데리고 돌아가서 치료해. 여기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이내 그윽한 눈빛으로 송우주를 깊이 바라보다가 송여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송여준은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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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개인적인 사정이라 저희는 잘 모릅니다. 노코멘트 할게요. 물론 알아도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을 겁니다.”송여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극심한 고통이 쓰나미처럼 그를 덮쳤다.더는 견딜 수 없어 경호원을 밀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머리가 새하얘진 송여준은 곧장 유하늘 별장으로 향했다.도착해서 활짝 열린 대문을 보자 마치 자신이 오기만을 기다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송여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핏기가 사라진 얼굴은 창백했고, 혀를 깨물자 비릿한 맛이 퍼졌다.그제야 피로와 부상, 그리고 감당하기 힘든 충격 속에서 겨우 정신을 붙잡았다.이내 비장한 표정으로 발을 내디뎠다.거실에서 나온 서영준이 그를 보고도 막지 않았고,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쳐다보기만 했다.송여준이 안으로 들어가자 소파에 앉아 안락사 신청서를 멍하니 바라보는 유시훈을 발견했다.인기척을 들었지만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신청서만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내 동생이 너랑 7년이나 같이 살았다니, 뭘 바라고 그랬을까? 난 정말 모르겠다. 자기 목숨까지 갈아 넣으면서... 대체 왜?”목소리에는 증오도 분노도 없었다. 마치 삶의 의지가 모두 꺼져버린 듯 무미건조했다.송여준은 침을 꿀꺽 삼키고 떨리는 손으로 신청서를 앞에 내려놓았다.“똑바로 얘기해줘요! 하늘이 어디 있어요? 안락사 신청서가 웬 말이죠?”유시훈은 고개를 들어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믿기 싫은 거야? 아니면 모른 척하는 거야? 내 동생 이미 갔어. 안락사 센터로.”“그럴 리 없어요!”송여준은 현실을 부정하듯 황급히 뒤로 물러서다 자칫 넘어질 뻔했다.이내 멍하니 유시훈을 바라보며 절망에 빠진 채 연신 고개만 저었다.“아니야! 말도 안 돼!”그리고 성큼성큼 걸어가 유시훈의 팔을 붙잡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지금 거짓말하는 거죠? 아직 한 달이나 남았다며! 갑자기 식물인간이라니?”“그건 내가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말이야.”유시훈이 싸늘한 눈빛으로 송여준의 멱살을 붙잡고 바짝 끌어당겼다.말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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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유시훈이 벌떡 일어나 송여준을 노려보며 싸늘하게 받아쳤다.“네가 무슨 낯짝으로 수술 얘기를 꺼내? 계속 내 동생 자극하고 괴롭히는 주제에! 설령 수술할 조건이 돼도 하늘은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하늘에게 수술을 권할 자격이 제일 없는 사람이 너라는 거 몰라?”송여준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심장이 욱신거리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유하늘이 얼마나 많은 걸 혼자 견뎌왔을지 떠올리자 절망감이 밀려왔다.어찌할 바를 모르던 찰나, 유시훈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신청서에 사인한 이상 되돌릴 방법은 없어. 하늘은 이미 안락사 센터로 가는 길이야.”“아니에요. 그럴 리 없어요!”송여준은 끝까지 부인했고,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곧이어 이를 악물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유시훈의 옷자락을 붙잡았다.“전부 거짓말이죠? 하늘이 아무 일도 안 생겼잖아요. 안락사할 생각도 없고. 그냥 나한테서 벗어나고 싶었던 거죠? 더는 다가오지 못하게 하려고, 맞죠?”유시훈의 눈빛이 흔들렸다.하지만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송여준이 뭔가 떠올린 듯 말을 이었다.“동생이 안락사하러 간다는데 혼자 보낸다는 게 이상하잖아요. 오빠라는 사람이 이렇게 태연하게 집에 남아 있을 리 없죠.”“본인이 아무도 따라오지 말라고 했어. 가족한테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고. 그 마음 정녕 모르겠어?”유시훈은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송여준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송여준이 입만 벙긋했다.“하늘이가 모든 걸 포기하고 너랑 결혼했을 때부터 이미 비참한 끝은 정해져 있었어. 내가 옆에서 마지막까지 지켜본들 뭐가 달라져? 다시 살아나는 것도 아니잖아.”유시훈은 눈을 질끈 감았다.“나라고 속이 편했겠니? 동생 죽으러 가는 순간을 직접 지켜보라고?”송여준은 말문이 막혔다. 눈에는 짙은 슬픔과 절망이 차올랐다.묵묵부답하는 그를 보자 유시훈이 냉소를 지으며 확 밀어냈다.“당장 네 아들 데리고 여기서 꺼져. 하늘이 고향에, 어렸을 때부터 살던 곳에 같이 있다는 자체가 역겨우니까!”송여준은 입술을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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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부드러운 손길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금방 차 대기할게. 최대한 빨리 출발하자.”유하늘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그녀는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송씨 부자에게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마지못해 병원으로 찾아가 병실에 발을 들였다.눈을 감고 병상에 누워 있는 아이의 허약한 모습을 봐도 감정이나 생각의 변화가 전혀 없었다.남편도, 아들도 어차피 과거에 불과했다.이는 지난 7년 동안 그녀가 저질렀던 가장 큰 실수였다.그것만 해결하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이상의 고통은 없을 테니까.이제는 과거를 뒤로 하고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갈 때였다.남은 한정된 생은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것이다.유하늘은 옷장을 열고 미리 정리해둔 짐을 꺼내는 유시훈을 보다가 몸을 일으켜 그를 따라나섰다.둘은 뒷문으로 나와 차에 올랐다.골목길을 도는 순간, 힘없이 병원 쪽으로 향하는 송여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차들이 옆에서 쌩쌩 달렸지만 마치 보이지 않는 듯 절망 속에 잠겨 있었다.멀리 떨어졌어도 송여준의 전신을 감싼 슬픔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유하늘은 차 안에서 조용히 지켜보았다.이내 시선을 거두고 정면만 응시한 채 송여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차가 유유히 떠나자마자 송여준이 픽 쓰러졌다.사람들이 오가는 길가에서 그는 가슴을 부여잡고 슬픔에 잠긴 채 텅 빈 동공으로 멍하니 있었다.정말로 유하늘을 완전히 잃어버린 걸까?‘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 있지?’송여준은 퀭한 눈으로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물으며 눈물을 쏟아냈다.지나가던 사람들이 의아한 얼굴로 펑펑 우는 남자를 힐끔거렸다.다들 무의식중으로 걸음을 재촉했고, 무슨 일 때문에 저토록 슬퍼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송여준은 바닥에 주저앉아 고개를 떨군 채 중얼거렸다.“세상 사람들이 다 날 떠나도 너만은 아니라고 했잖아. 항상 내 곁에 있어 준다고. 아무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고. 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 모질게 끝까지 나를 외면하고 마지막 인사조차 안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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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유하늘은 휴대폰을 꺼버리고 앞만 바라보았다.송여준이 계속해서 문자를 보냈지만 무시했다.몇 개만 봤을 뿐인데 벌써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차가 한 요양기관 앞에 멈추자 유하늘이 내렸다.이때, 간호사 두 명이 다가와 짐을 들어주었다.그녀는 몸을 돌려 차에서 내리는 유시훈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말고 먼저 가.”유시훈은 우두커니 서서 꿈쩍도 안 했다.이내 주먹을 쥐고 말을 꺼내려다 멈칫하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몸 잘 챙겨.”유하늘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 뒤 곧장 센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유시훈은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시선을 거두었다.잠시 후, 길게 한숨을 내쉬고 차에 올랐다.집에 막 돌아오자 두 명의 경호원이 다가와 보고하기 시작했다.“저희가 알아보니까 송여준 친구, 홍이수라는 사람이 별장 단지 안에 집을 하나 임대했더라고요. 아마도 송여준이 애 데리고 오래 살 곳을 찾는 것 같아요.”유시훈의 표정은 차갑게 굳었고, 짜증이 그대로 드러났다.“하늘도 없는데 집을 빌려서 뭐 하겠다는 건데? 오늘 밤 송여준 부자 다 쫓아내. 제 발로 안 나가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내보내.”경호원들이 서로 눈을 맞췄다.“하지만... 아이는 위독한 상황이라 병원을 떠나기 어려워요.”“내 알 바 아니야. 하늘이가 다시는 보기 싫다는데 여기 머물게 놔둘 수는 없잖아. 애가 버티지 못하고 죽으면 시체라도 끌어내!”유시훈은 주먹을 쥐고 싸늘한 목소리로 지시했다.그의 말에 겁을 먹은 경호원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 즉시 병원으로 향했다.곧장 송여준을 찾아가 인정사정없이 내쫓기 시작했다.“저희 아가씨는 이미 세상을 떠났어요. 여기 남아 있어도 다시는 못 볼 테고, 당신은 장례식에 참여할 권리도 없죠!”송여준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오늘 자정까지 이 도시를 떠나요. 안 그러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쫓아낼 거니까 알아서 해요.”두 경호원의 말이 끝나자 송여준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시종일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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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두 경호원은 멈칫하더니 눈살을 찌푸린 채 그를 바라보았다.“안 가고 여기 있어봤자 할 일 없을 텐데.”“유하늘 기다려야죠. 안락사를 선택한다 해도 끝까지 있을 거예요. 장례식도 참석해야 하고.”송여준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우린 부부예요. 설령 죽었다 해도 하늘은 송씨 가문 사람이에요. 유골은 내가 가져가서 모실 거예요.”두 경호원은 너나 할 것 없이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싸늘한 시선에는 조롱이 묻어났다.“아직도 미련 못 버렸어요? 아가씨를 그렇게 괴롭혀서 결국 한 줌의 재로 만들어 놓고도 놓아줄 생각이 없다니. 맞아 죽기 싫으면 당장 꺼져요!”말을 마치고는 송여준의 등을 떠밀어 송우주의 퇴원 절차를 밟으러 갔다.송여준은 반항하려 했지만 경호원에게 주먹을 맞고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두 경호원은 서둘러 부자를 차에 태워 공항으로 향했다.송여준과 송우주를 완전히 보내기 위해 유시훈은 전용기까지 동원했다.홍이수가 집을 계약하고 병원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송여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이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두 경호원의 차갑고 무심한 시선이 그를 마주했다.“헛수고하지 마세요. 송여준은 여기 없어요. 저희가 헬기로 돌려보냈으니까 당신도 얼른 돌아가요.”“지금 뭐 하는 겁니까? 하늘 씨랑 떨어지거나 곁에서 치료받는 걸 지켜보지 못하면 송여준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억지로 데려간다고 뭐가 달라져요? 어차피 다시 돌아올 텐데!”홍이수가 초조한 얼굴로 한발 다가섰다.“그리고 아이가 그렇게 위중한데 어찌 그냥 돌려보낼 수 있죠?”그 말을 들은 경호원들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터무니없는 얘기를 들은 듯 비웃음을 지었다.“이제 평생 우리 아가씨 얼굴 못 볼 거예요. 병세가 더 악화해서 뇌종양이 너무 빨리 커져 신경을 압박하고 있대요. 의사 말로는 사흘 안에 식물인간이 되어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했어요.”홍이수는 흠칫 놀랐다.“아가씨는 마지막을 그렇게 비참하게 맞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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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병실 안에는 소독약 냄새가 가득했다.송여준이 눈을 뜨기도 전에 귓가에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렸다.그는 천천히 의식을 되찾으며 몸을 일으켰다.몸은 온통 쑤시고, 아물지 않은 상처들이 욱신거렸다.송여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통증을 참았다.침대 옆에서 울고 있는 사람이 바로 송정희임을 알아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여긴 웬일이죠? 우주는 어디 있어요?”송정희는 눈물을 닦으며 목이 멘 듯 말했다.“병세가 심각해서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하는 중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니? 해외 갔다 오더니 한 명은 쓰러지고, 한 명은 다치고.”송여준은 혐오스럽다는 듯 시선을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신경 쓰지 마세요. 내가 얘기했죠? 이제부터 당신이랑 관계 끊는다고. 당신은 더 이상 내 고모가 아니에요.”“아직도 나 용서 못 하겠어? 하늘에 계신 네 할머니가 이런 거 보고 어찌 가만히 있겠니? 내가 잘못하긴 했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송정희는 눈물을 펑펑 흘렸고, 예전의 거만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송여준이 혐오가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할머니를 이용하려 드는 거예요? 예전에도 계속 권아람이 우리 할머니를 구해준 사람이자 은인이라고 세뇌하듯 말해서 그동안 감쪽같이 속아온 거잖아요.”유하늘이 안락사 센터로 향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송여준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다.이내 냉소를 지었다.“당신이랑 권아람이 유하늘한테 진 빚은 평생 갚아도 못 갚을 거예요. 두고 봐요. 하늘이 상태만 확인하면 당신들 괴롭힐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요!”송정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놀라움과 의심이 뒤섞였다.“유하늘 상태를 확인한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송여준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몰라서 물어요? 암에 걸려서 병세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데 당연히 심각하지 않겠어요?”주먹을 불끈 쥐고 매정한 눈빛으로 송정희를 바라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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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이내 머뭇거리다 휴대폰을 건네주었다.송여준은 낚아채듯 가져가 서둘러 영상을 틀었다.영상 속 유시훈은 온통 검은 옷으로 맞춰 입고 두 눈이 빨개진 채 기자들 앞에 서서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뒤쪽에는 그들이 살던 별장이 보였고, 현관문 곳곳에 검은 천이 걸려 있었다.송여준은 숨이 턱 막혔다. 저도 모르게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예전에 유하늘한테서 들었는데 외국에서는 누군가 세상을 떠나면 집에 검은 천을 걸어놓는다고 했다.이는 국내와 사뭇 다른 풍습이다.순간 머리가 띵하며 다리가 휘청거렸다.유시훈은 목이 멘 듯 헛기침하더니 입을 열었다.“우선, 그동안 제 여동생에게 보내주신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이미 오래전에 은퇴했는데도 이렇게 기억해 주실 줄은 몰랐어요. 다만 보시다시피 제 여동생은 이미...”그리고 고개를 돌리더니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침묵을 지켰다.곧이어 눈물이 흘러내렸고,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감정을 추슬렀다.“...세상을 떠나서 이제는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할 거예요. 그동안 사랑해 주신 건 정말 감사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뇌종양이 생겨서 어제 안락사 센터로 향했어요.”유시훈이 조심스럽게 유골함을 들어 올렸다.송여준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영상 속 기자가 급히 물었다.“여동생이 정말 돌아가신 건가요? 왜 본인 정체도 공개하지 않고 유언도 없이 조용히 세상을 떠난 거죠?”유시훈은 눈을 꼭 감았다가 뜨며 깊은 슬픔이 묻어난 얼굴로 말했다.“여동생이 그러더라고요. 원래라면 정말 찬란한 인생을 살 수 있었는데 잘못된 사람을 만나서 시간만 허비하다가 결국 이런 결말을 맞게 됐다고. 그래서 조용히 떠나고 싶다고 했어요. 마지막만큼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햇살 잘 드는 어느 오후에 생을 마감했으면 좋겠다고...”“여러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건 저와 제 여동생이 오래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에요. 그동안 너무 힘든 삶을 살아와서 이렇게 떠나는 게 오히려 여동생에게 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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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병실 안에서는 응급조치가 계속되고 있었다.밖은 화창한 날씨였지만 송정희와 홍이수는 끔찍한 추위에 시달렸다.그들은 속으로 송여준이 무사하기만을 기도했다.한편, 해외는 별빛 가득한 밤이 찾아왔다.유시훈은 밖으로 나와 차에 올라타더니 조용히 한 의료 기관으로 향했다.그가 도착했을 때 전문가들은 회의실에 앉아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었다.유시훈이 들어오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오셨어요?”유시훈은 손을 흔들며 얼른 앉으라고 했다.이내 안으로 걸어들어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때요? 해결 방안 찾았습니까?”그중 한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정밀 검사를 해봤는데, 뇌 속 종양이 수술 못 할 정도로 진행되진 않았어요. 성장 속도는 빠르긴 하지만 신경을 누를 정도는 아니에요. 어제 항암 치료 끝냈고, 30분 후가 바로 수술할 적기입니다.”유시훈은 주먹을 꽉 쥐었고, 온몸이 바짝 긴장했다.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지만 떨리는 주먹만큼은 그의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그는 눈을 감고 애써 마음을 가다듬은 뒤 물었다.“전에 하늘이가 검사받았을 때 의사 말로는 수술 성공 확률이 50%라고 하던데 지금은 어때요? 얼마나 됩니까?”곧이어 정적이 이어졌다.유시훈이 이를 꽉 악물었다.고개를 들자 서로 눈치만 살피는 전문가들을 발견하고는 또박또박 말했다.“지금 상황에서 숨겨봤자 무슨 의미 있겠어요? 그냥 솔직히 말해 주세요. 성공 확률이 얼마나 됩니까?”전문가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그중 한 명이 가볍게 헛기침을 한 뒤, 마침내 입을 열었다.“모두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도 겨우 30%에 불과합니다.”그 말을 듣자 유시훈의 몸이 휘청거리더니 자칫 쓰러질 뻔했다.뒤를 지키던 현지성의 눈시울도 어느새 빨개졌다.그는 이를 악물고 다가가 서둘러 유시훈을 부축했다.유시훈은 쓰러지는 대신 눈을 질끈 감고 꿋꿋이 버텼다.“알겠습니다. 여러분, 최선을 다해서 3분의 1 확률이라도 잡아주세요. 만약 제 여동생이 수술에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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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멀리 떨어진 국내에서 송여준이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되었을 때는 유하늘이 이미 죽은 줄 알 것이다.그와 동시에 수술 준비도 같이 진행한다.수술이 성공하면 유하늘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센터에 머물다가 신분을 숨기고 이름을 바꿔 다른 곳에서 살아간다.만약 실패하면 준비해 둔 유골함이든 장례식이든 유시훈이 카메라 앞에서 했던 인터뷰든, 전부 다 현실이 된다.곧이어 유시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면서 임종 때 마지막 소원이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거였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지 못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근심 걱정 없이 즐겁게 살고, 좋아하는 사람을 찾게 되면 남매가 서로 한 번 더 살펴서 인품이 괜찮아야 결혼을 허락하라고 하셨지.”이내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처음엔 송여준 집안이 사업을 하니까 하늘이가 재벌 딸인 거 밝히지 않아도 잘 챙겨줄 줄 알았어. 돈이나 이익에 관심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현지성이 이를 갈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저런 인간쓰레기는 진짜 죽어도 싸요. 하늘이 대신 목숨 내놔야지! 어떻게 아직도 배은망덕한 아들이랑 잘 살 수 있죠? 결국 송씨 부자가 액운을 몰고 와서 하늘이가 이렇게 된 걸지도 몰라요.”유시훈은 냉소를 흘리며 쌀쌀맞게 말했다.“하늘이가 말리지 않았으면 진작에 그 자식들이랑 같이 죽었을 텐데... 수술만 끝나면 송여준에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간호사 한 명이 급히 다가왔다.그녀는 가볍게 목례하며 말했다.“유하늘 씨 깨어났어요. 지금 수술 준비 중인데 유시훈 씨를 한번 보고 싶다고 하네요.”유시훈은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키고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내 옷자락을 정리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그리고 간호사를 따라 병실 문 앞에 도착했다.눈시울이 금세 붉어지며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그는 서둘러 눈물을 훔치며 어떻게든 울음을 참은 채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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