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이수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서둘러 말했다.“권아람이 귀국하자마자 찾아왔더라고. 유하늘이 너랑 진짜 결혼한 것도 아닌데 자기 자리 뺏겼다면서 어떻게든 두 사람 갈라놓으라고 했어. 그리고 하늘 씨 몸이 아프니까 흥분하거나 자극받으면 절대 안 된다며 그쪽으로 손쓰는 게 좋다고...”“참, 나도 권아람 심장병 연기에 속은 피해자야. 말끝마다 너희 집안 때문에 이 지경이 됐다고 하길래 하늘 씨보다 너랑 송우주한테 더 희생하는 것처럼 보여서 잠깐 흔들렸을 뿐이야. 그래서 너랑 이어줄까 생각했던 거고.”홍이수의 변명은 끝없이 이어졌고, 송여준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날카롭게 번뜩이는 눈빛, 굳게 다문 입술, 얼음장처럼 식어버린 안색까지.뜻인즉슨 권아람이 유하늘의 암 소식을 가장 먼저 알고 있었다는 건가?아니면 유하늘이 자극받으면 안 된다고 말할 리 없다.착하고 순수한 척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듯 굴더니, 뒤에서는 이런 꿍꿍이를 꾸몄다니?송여준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갔다.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홍이수를 응시했고, 눈빛에는 살기가 일렁거렸다.“부탁할 일이 있어.”홍이수는 잽싸게 고개를 끄덕였다.“뭔데? 말만 해.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송여준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뒤돌아섰다.“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준비되면 알려줄게. 두 번째는 홍서운한테 가서 최근에 협력한 해외 업체 중에 유시훈이란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홍이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머뭇거렸다.“너도 알잖아, 우리 사이. 워낙 안 좋아서 거의 원수 대하듯 굴어. 내가 찾아가서 물어봐도 솔직하게 대답해줄 가능성은 희박해.”“그건 너희 문제고, 어떻게든 알아내.”송여준이 싸늘하게 노려보며 강한 살기를 내뿜었다.홍이수는 천천히 주먹을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해볼게.”송여준은 눈을 감았다.“먼저 가 봐.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그제야 홍이수는 뒤돌아서 잽싸게 자리를 떠났다.홍이수를 보내고 송여준은 병원으로 향했다.병실.송우주는 이마에 붕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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