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eil / 로맨스 / 거짓말쟁이의 참회 / Chapitre 171 - Chapitre 180

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71 - Chapitre 180

319

제171화

유하늘은 무표정하게 홍서운을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다.홍서운과 송여준은 사이가 좋지 않고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었다.그녀가 여기 있는 사실을 떠벌려봤자 이 남자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어쩌면 이를 빌미로 자신을 협박해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건 아닐까?홍서운이 협력까지 포기하고 강행할 생각이라면 그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유하늘은 주먹을 꽉 쥐고 한껏 경계했다.곧 한판 대결이 벌어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홍서운은 협박하기는커녕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해예요. 만약 하늘 씨를 아는 체할 생각이었다면 아까 인사부터 했겠죠. 그냥 신분만 확인한 것뿐이에요. 그 외에는 아무 뜻도 없습니다.”홍서운이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런데 궁금하긴 하네요. 하늘 씨가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 송여준이 당신 찾느라 난리 난 거 알아요?”유하늘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의 말을 흘려 들었다.이내 걸음을 옮겨 홍서운 앞으로 다가가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그래서 송여준한테 얘기하려고요?”홍서운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아니요. 홍이수랑 같이 나를 잡아먹으려고 얼마나 안달이었는데요. 그동안 저랑 협력하려던 사람들조차 둘이 친하다는 이유로 송여준에게 폐 안 끼치려고 계약을 포기했죠. 송여준이 망하는 꼴을 보는 것도 모자란데 왜 하늘 씨를 찾게 놔두겠어요?”그 말을 듣고서야 유하늘은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팔짱을 낀 채 홍서운을 내려다보았다.“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네요. 그럼 약속 지켜 주세요. 제 행방을 절대 누설하면 안 돼요. 발견하는 즉시 협력은 중단될 테니까.”홍서운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그때, 페로나가 계약서를 들고 들어왔다.홍서운과 같이 온 직원 두 명도 뒤따라 들어섰다.사람들이 나타나자 유하늘은 바로 업무 모드로 복귀했다.그리고 홍서운과 공식적으로 계약서를 체결하고 손님들을 배웅했다.홍서운은 로비에 도착해서 유하늘을 바라보며 말끝을 흐렸다.“요즘 해외에
Read More

제172화

이어폰을 빼자 아래층에서 대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유하늘은 몸을 뒤척이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문가에 다다랐을 때 거실에서 유시훈과 서영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송우주가 교통사고 난 게 뭐 그리 큰일이라고 어떻게 감히 나한테 연락하죠? 동정심이라도 유발하면 내가 하늘이 보내서 그 배은망덕한 놈을 돌보게 할 줄 아나? 웃기지 말라고 해요!”서영준이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그 아이는 결국 아가씨의 혈육인데 마음이 약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되네요.”유하늘은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쌀쌀맞게 끼어들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마음 약해지지 않을 테니까. 앞으로 무슨 일이든 그냥 저한테 솔직하게 얘기해주세요.”유시훈은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들었다. 계단에서 내려오는 유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너... 이미 알고 있었어?”“그럼, 진작에 전해 들었지. 난 이제 송우주의 엄마가 아니야. 그 애한테 무슨 일이 생기든 관심 없어.”차분한 얼굴로 계단을 내려온 유하늘은 주방으로 직진해 물을 따라 마셨다.유시훈은 서영준과 서로 눈짓을 주고받더니 다가와서 웃으며 말했다.“그래, 지금은 수술할지 말지부터 정해. 쓸데없이 정력 소모하는 일들은 신경 쓰지 마.”“응.”유하늘은 태연하게 대답하며 물을 한 모금 더 마셨다.유시훈이 무덤덤한 그녀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가볍게 헛기침했다.“참, 송우주 사고 말고 다른 건 못 들었어?”“응, 또 뭐 있어?”유하늘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유시훈은 가까이 다가와 머뭇거리다가 결국 털어놓았다.“송여준이 송정희랑 관계를 끊고 집에서 쫓아냈다더라. 그리고 권아람과도 이미 이혼한 것 같고.”유하늘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속으로 의아하긴 했다.권아람은 임신 중인데 굳이 이 시점에 이혼한다고?물론 찰나에 불과했고 서둘러 화제를 바꾸었다.“내일 교수님 음악회에 가야 하는데, 오빠도 시간 되면 같이 가.”유시훈은 멈칫했다. 그녀가 더는 송여준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Read More

제173화

얼마 지나지 않아 집으로 돌아온 송여준의 앞에 홍이수가 나타났다.홍이수는 굳은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는 송여준을 보자 본능적으로 발걸음을 늦췄다.이제 유하늘이 떠난 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그 누구도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앞으로 다시 연락이 닿을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권아람의 귀국을 가장 먼저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유하늘이 떠난 이유가 결국 가짜 결혼과 송여준의 기만 때문임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침을 삼키며 조심스레 다가갔다.“여준아, 왜 날 불렀어?”송여준이 고개를 들었다.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홍이수를 노려보는 눈동자에 증오가 가득했다.홍이수는 겁을 먹은 나머지 자연스레 뒤로 물러섰다.“왜... 그런 눈빛으로 날 보는 거야?”송여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 걸음씩 걸어갔다.두 눈에 서늘한 냉기가 서려 있었다.순간, 머릿속에 유하늘이 술집에서 홍이수 때문에 쓰러졌던 일이 떠올랐다.그때 유하늘의 몸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그런 충격까지 받았으니 병세가 더욱 심각해졌을 것이다.하지만 홍이수는 전혀 뉘우치지 않았다.더군다나 그는 홍이수의 회사를 압박하고 협력을 취소하며, 유하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방식으로만 만회하려고 했다.자신의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고 유하늘이 얼마나 상심하고 실망했을지 상상이 안 갔다.송여준은 홍이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내 손을 뻗어 그의 멱살을 움켜쥐더니 대뜸 주먹을 휘둘렀다.홍이수는 무방비 상태에서 바닥에 털썩 쓰러졌고,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연신 두들겨 맞았다.“그... 그만! 여준아, 진정해! 우리말로 하자... 악!”홍이수가 애원하면 할수록 송여준의 공격은 점점 더 거세졌다.“말로 하자고? 이제 와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하늘이랑 다시 얘기할 기회는 이미 영영 사라졌다고! 하늘이가 곧 죽는다는 거 알기나 해? 불치병 걸린 사람을 계속 못살게 굴면 어떡해? 오늘 어디 한 번 내 손에 죽어 봐!”분노와 자책에 휩싸인 송여준은 홍이수에게 화풀이했다.그렇게 해
Read More

제174화

홍이수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서둘러 말했다.“권아람이 귀국하자마자 찾아왔더라고. 유하늘이 너랑 진짜 결혼한 것도 아닌데 자기 자리 뺏겼다면서 어떻게든 두 사람 갈라놓으라고 했어. 그리고 하늘 씨 몸이 아프니까 흥분하거나 자극받으면 절대 안 된다며 그쪽으로 손쓰는 게 좋다고...”“참, 나도 권아람 심장병 연기에 속은 피해자야. 말끝마다 너희 집안 때문에 이 지경이 됐다고 하길래 하늘 씨보다 너랑 송우주한테 더 희생하는 것처럼 보여서 잠깐 흔들렸을 뿐이야. 그래서 너랑 이어줄까 생각했던 거고.”홍이수의 변명은 끝없이 이어졌고, 송여준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날카롭게 번뜩이는 눈빛, 굳게 다문 입술, 얼음장처럼 식어버린 안색까지.뜻인즉슨 권아람이 유하늘의 암 소식을 가장 먼저 알고 있었다는 건가?아니면 유하늘이 자극받으면 안 된다고 말할 리 없다.착하고 순수한 척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듯 굴더니, 뒤에서는 이런 꿍꿍이를 꾸몄다니?송여준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갔다.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홍이수를 응시했고, 눈빛에는 살기가 일렁거렸다.“부탁할 일이 있어.”홍이수는 잽싸게 고개를 끄덕였다.“뭔데? 말만 해.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송여준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뒤돌아섰다.“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준비되면 알려줄게. 두 번째는 홍서운한테 가서 최근에 협력한 해외 업체 중에 유시훈이란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홍이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머뭇거렸다.“너도 알잖아, 우리 사이. 워낙 안 좋아서 거의 원수 대하듯 굴어. 내가 찾아가서 물어봐도 솔직하게 대답해줄 가능성은 희박해.”“그건 너희 문제고, 어떻게든 알아내.”송여준이 싸늘하게 노려보며 강한 살기를 내뿜었다.홍이수는 천천히 주먹을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해볼게.”송여준은 눈을 감았다.“먼저 가 봐.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그제야 홍이수는 뒤돌아서 잽싸게 자리를 떠났다.홍이수를 보내고 송여준은 병원으로 향했다.병실.송우주는 이마에 붕대를
Read More

제175화

송우주는 어리둥절했다.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안이 벙벙했다.“아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송여준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이 말을 하는 게 과연 유하늘을 위해 아이를 벌주는 건지, 아니면 자신을 벌주는 건지 알 수 없었다.“엄마 곧 죽어, 우리가 속 썩인 탓에. 이제 알겠니?”송우주가 권아람에게 잘 보이려고 유하늘을 속상하게 할 때마다 그 역시 가담한 셈이었다.송우주는 흠칫 놀라더니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 아니에요! 거짓말이죠? 엄마가 우리를 버리고 갈 리 없어요.”이마에 감긴 하얀 붕대에서 피가 배어 나오는 걸 보면서도 송여준은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꿈쩍도 안 했다.“사실이야, 엄마가 이렇게 된 건 우리 때문이야. 송우주, 너랑 나... 둘 다 죽어서라도 죄를 갚아야 해. 넌 엄마 몸에서 나온 아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엄마한테 제일 큰 상처를 줄 수 있어?”송우주는 대뜸 울음을 터뜨리더니 주먹을 쥐고 침대를 마구 내리쳤다.“아니에요! 절대 믿을 수 없어요. 그럴 리가! 엄마 돌려줘요. 우리 엄마 보고 싶단 말이에요!”송여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송우주가 얼마나 괴로울지 누구보다 잘 알았고, 마치 현재의 자신을 보는 듯했다.이 사건의 원흉으로서 그들은 처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울음소리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뛰어 들어왔다.병실에 들어서자 피를 흘리는 아이와 옆에서 수수방관하는 송여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다들 우르르 몰려가서 송우주의 상처부터 처리했다.송여준은 간호사에게 끌려 병실 밖으로 나왔다.복도에 서 있는 그의 눈에는 서늘한 살기가 일렁거렸다.이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홍이수가 연락이 와서 머뭇거리며 말했다.“서운이가 알고 싶으면 직접 만나러 오라는데?”“날 만나겠다고?”송여준이 콧방귀를 뀌었다.“좋아, 날짜 잡아. 얼굴 보고 물어볼 거니까. 그리고 권아람한테도 전화해서 어떻게든 불러내.”홍이수는 얼른 대답하고 실행에 옮겼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Read More

제176화

“그래서요? 아픈 척이라도 했으니까 그나마 여준 씨 관심을 받은 거예요. 이제 들통 나도 상관없어요.”권아람은 등을 뒤로 기대었다.“여준 씨 옆에 결국 내가 남았잖아요. 진실이 드러나든 말든 신경 안 써요. 어차피 나랑 계속 같이 살 거니까.”태연한 그녀의 모습에 홍이수는 권아람이라는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다.그동안 유하늘을 괴롭힌 건 불치병 환자인 줄 몰랐기 때문이다.아무리 양아치처럼 살아도 곧 죽음을 앞둔 불쌍한 여자까지는 손을 대지 않는다.하지만 권아람은 달랐다.유하늘이 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도 비밀로 한 채 그를 이용해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데,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도 끝날 일을 굳이 이렇게까지 매정하게 끝을 볼 필요가 있었을까?홍이수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내 벌떡 일어나서 손가락질하며 윽박질렀다.“하늘 씨가 그렇게 거슬려요? 어차피 여준을 떠날 사람이었는데 굳이 훼방 놓는 이유는 뭐죠?”“유하늘이 빨리 사라지길 바랐어요. 그리고 둘이 아예 틀어져서 다시는 못 보게 하면 더 좋고. 그래야 여준 씨도 유하늘 생각이 날 때마다 미워하겠죠. 나랑 살면서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걸 어찌 용납하겠어요?”권아람은 마침내 본색을 드러냈다. 앞으로 그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상상만으로도 역겨움이 치밀어 올랐다.이내 깊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그래도 계획이 성공해서 다행이죠. 여준 씨랑 이혼해도 상관없어요. 임세빈 가족 일 때문에 유하늘은 이미 여준 씨한테 화가 나 있었고, 기자까지 매수해서 유하늘이 다른 남자 만나고 다닌다는 기사를 터뜨려 둘 사이 갈라놨으니 결국 본전은 건진 셈이죠.”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급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어차피 시간이 얼마나 지나든 송여준은 결국 그녀의 곁에 머물게 될 텐데.홍이수는 착잡한 눈빛으로 권아람을 바라보았다. 마치 오늘에서야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일을 그렇게까지 벌여놓았으면 여준이랑 우주나 잘 챙기지, 우주가 교통사고 났
Read More

제177화

권아람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서둘러 다가갔다.“여긴 웬일이야? 약속 있어?”송여준은 멀리서 다가오는 여자를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한결같이 다정한 모습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징그러웠다. 이렇게 역겨운 기분이 드는 여자는 처음이었다.그에게 권아람은 할머니를 구해준 은인이다. 당시 억지로 혼인신고를 했지만, 늘 이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어 이혼을 꿈꿨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가족처럼 대했다.처음 이혼을 제안했을 때 권아람은 아무렇지 않은 듯 순순히 받아들였고, 이후로 아이에게 각별히 잘해주며 마음을 다해 헌신했다.송여준은 그녀가 정말 겉으로 보이는 그대로 자신에게 특별한 의도 없이 단지 가족처럼 챙겨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뒤에서는 전혀 달랐다. 홍이수가 유하늘을 대적하도록 부추기고, 유하늘이 불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자극했다.이런 여자가 정말 자신이 기억하던 다정하고 이해심 많던 권아람이 맞는 걸까?어쩌면 애초에 권아람이 노은결 행세하다 들켰을 때부터 얼마나 위선적인 사람인지 알아차려야 했는지도 모른다.송여준의 얼굴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그 모습을 본 권아람은 어리둥절하더니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왜 그래? 여준 씨? 말도 없이 나만 쳐다보면 어떡해?”송여준은 입술을 꾹 다물고 싸늘한 눈빛으로 더는 그녀를 마주하기 싫다는 듯 몸을 돌렸다.“기억나? 너 예전에 이제 혼자라고 했잖아. 그래서 나랑 우주를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했지?”권아람은 멈칫하더니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응, 난 여준 씨랑 우주를 거의 식구처럼 생각해. 그런데 갑자기 그 얘기는 왜 꺼내? 전에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가족처럼 대해주겠다고 하지 않았어?”송여준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마치 다른 사람이라도 된 듯 눈에는 뼛속까지 스며든 원한이 담겨 있었다.권아람은 흠칫 놀랐다. 처음 마주하는 눈빛에 덜컥 겁을 먹고 침을 삼킨 뒤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
Read More

제178화

권아람의 다리가 휘청거렸다. 혐오스러운 표정과 싸늘한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 온몸이 덜덜 떨렸다.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고 유하늘마저 떠난 마당에 왜 결국은 본인의 패배로 끝이 난 걸까?조금만 더 버텼더라면 송여준은 아이를 위해 새엄마를 맞이할 것이고, 유하늘은 완전히 죽었을 텐데!‘그래, 다 유하늘 탓이야.’권아람은 자포자기한 듯 갑자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이제 와서 나한테 따져봐야 무슨 소용이야? 홍이수랑 한 얘기를 엿들었다고 해도 유하늘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진 그녀는 송여준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그거 알아? 유하늘 곧 죽어. 이번 달 말까지도 못 버틸 수 있어.”송여준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일말의 후회도 없는 그녀의 모습을 싸늘하게 내려다보았다.“유하늘이 어떻게 되든 결국 넌 원하는 걸 얻지 못했잖아.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야, 알겠어?”권아람은 이를 악물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었다.“송우주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잊었어? 아직 어려서 엄마가 필요한 나이야. 날 건드리면 우주가 절대 동의하지 않을 텐데?”마지막 희망을 송우주에게 거는 그녀를 보자 송여준은 웃음만 나왔다.이내 싸늘한 눈빛으로 권아람을 쏘아보았다.“걱정 마, 앞으로 우주랑 엮이는 일은 없어. 네 진짜 얼굴을 알게 된 지금, 우주에게 넌 그냥 자기 엄마를 죽게 만든 원수일 뿐이야.”“아니야! 우주랑 만나게 해줘.”권아람은 입술을 깨물며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송우주가 아직 나 좋아하고 엄마가 되어 달라고 하는 이상 아무도 날 못 건드려.”송여준은 그녀의 마지막 발악을 묵묵히 지켜보며 적나라한 조롱을 드러냈다.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고집 부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곧이어 뒤돌아서 권아람을 등지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오늘부터 다시는 송우주 볼 생각 하지 마.”권아람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순간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다.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
Read More

제179화

송여준은 아무리 외면하고 싶어도 참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이내 저벅저벅 걸어가 손목시계를 풀고, 손을 뻗어 권아람의 턱을 움켜잡았다.일그러진 그녀의 얼굴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진작에 네가 저지른 일에 대해 대가를 치렀어야 했는데.”그의 목소리는 이상하리만큼 차분했다.“얼른 끌고 가. 통신기기 전부 압수하고 내가 허락하기 전까지 아무도 접촉 못 하게 해.”“네!”경호원들이 즉시 대답했다.그들은 숨소리조차 새어 나오지 않게 권아람의 입을 꽁꽁 막아버리고는 질질 끌고 나갔다.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에야 송여준은 다방 밖으로 나왔다.홍이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조용히 뒤를 따랐다.유하늘에게 상처를 준 자신을 떠올리자 너무나도 후회스러웠다.송여준 앞에서 권아람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게 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무력하게 만들었다.“여준아, 괜찮아?”송여준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건물을 나서자 어느새 비가 내렸다. 얼음처럼 차가운 빗방울이 얼굴에 닿았고 왠지 따갑게 느껴졌다.자신에게 외면당한 나날에 유하늘도 매번 살아도 사는 게 아닌 듯한 괴로움을 겪었겠지.하지만 그녀는 늘 묵묵히 버텨왔다.남편의 무관심과 아들의 냉대뿐 아니라 병마가 주는 고통까지도 오롯이 혼자 견뎌야 했다.송여준의 눈에 죄책감이 스쳤다.그는 주먹을 움켜쥐고 중얼거렸다.“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널 찾아낼 거야.”그 말을 들은 홍이수가 다가왔다.“다음 스텝은 뭐야?”송여준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홍서운이랑 약속 잡아줘. 지금 당장 만날 거야. 더는 못 기다려.”“지금?”홍이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이 시간엔 아마도 어렵지 않을까...”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여준이 싸늘한 눈빛으로 경고를 보냈다.“닥쳐. 지금 너한테 만회할 기회를 주잖아. 네가 아직 쓸모 있으니까 그냥 두는 거라고. 그깟 우정 때문에 홍씨 가문을 봐줄 것 같아?”홍이수는 입만 벙긋할 뿐 차마 한마디도
Read More

제180화

송여준은 휴대폰을 꽉 쥔 채 두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이제 와서 유하늘을 찾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지금까지 고생하며 키워준 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큰 잘못이 있었기에 다른 여자를 ‘엄마’라고 부르는지 묻고 싶었다.자기밖에 모르는 태도는 아이든 어른이든 그저 본능이자 천성일 뿐이다.그동안 아들을 지나치게 봐주기만 하고, 가르침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유하늘이 받았던 상처들이 떠오르자 송여준은 눈을 질끈 감았다.이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나도 둘이 못 만나게 할 테니까 꿈 깨. 설령 네 엄마를 찾아낸다고 해도 본인 동의 없이 절대 너한테 안 알려줄 거야.”그리고 단호하게 전화를 끊었다.몸을 돌리자 연락을 마치고 돌아온 홍이수가 휴대폰을 쥔 채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마치 그가 방금 아주 잔인한 일을 저지르기라도 한 것처럼.홍이수는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서운이 지금 막 귀국해서 시차 적응하느라 집에서 쉬고 있대. 자기를 만나고 싶으면 직접 오라더라.”송여준은 입을 꾹 다물고 두말없이 차에 올라탔다.두 남자는 서둘러 홍서운 집으로 향했다.잠옷 차림으로 거실에 나온 홍서운은 수건으로 들고 머리카락을 툭툭 털었다.고개를 들자 송여준과 홍이수를 발견하고는 피식 웃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여긴 어쩐 일로...? 그것도 이 시간에...”송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홍서운 앞으로 다가가 그의 말을 끊었다.“어디서 연기야. 내가 왜 널 찾아왔는지 홍이수한테서 다 들었잖아. 너 해외에서 주얼리 사업하고 있지? 유시훈이라는 보석상 알아?”홍서운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태연한 척 뒤돌아서 소파에 앉았다.“보석상? 내가 아는 상인 중에 그런 사람은 없어요.”예상치 못한 대답에 송여준은 실망과 더불어 오기가 생겼다.이내 이를 꽉 깨물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진짜? 들어본 적도 없고?”홍서운이 미소를 지었다.“네, 없어요. 죄송해요. 그나저나 한밤중에 갑자
Read More
Dernier
1
...
1617181920
...
32
Scanner le code pour lire sur l'applicatio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