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내가 속으로 몰래 부르던 그 이름 그대로…?’지윤의 속마음을 들은 것처럼, 이현의 입가가 매끄럽게 치솟았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다음 단계로 손을 가져갔다.“오늘은 너무 더우니… 제가 옷을 벗겨드리겠습니다, 사모님.”두 손이 묶여버린 이상, 지윤은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그가 능숙하게 매듭을 툭 풀어내자, 고운 비단이 순식간에 갈라져 내려갔다. 비단옷은 봉인 풀린 보물처럼 부드럽게 벌어지며 희고 빛나는 그녀의 몸이 모두 드러났다. 하얀 살결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그의 눈빛은 뜨거워지고 깊어졌다.“사모님은 아십니까? 제가 태자비께서 가르쳐주신 ‘남심을 사로잡는 기술’을 배우러 백화정까지 다녀왔다는 것을. 그리고 이 소품들도… 모두 사모님 전용으로 준비한 것입니다.”이현은 망설임 없이 그녀의 눈가에 검은 안대를 덮어 씌웠다.“서… 서방님…”“아아, 지금 저는 서방이 아닙니다.”그의 낮은 음성이 귀를 쓰다듬듯 스며들었다.“‘이현’이지요. 사모님이 틀리게 부르시면… 벌을 드려야죠.”그 말에 지윤의 심장은 미친 듯 뛰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으니 더 예측할 수 없었고, 몸은 한층 더 민감해져 있었다.“아… 아앗…!”부드러운 깃털이 뺨을 스치고, 그 감촉은 턱선을 타고, 쇄골로, 가슴으로, 허리로… 온몸에 파문을 일으키며 흘러내렸다. 몸이 저절로 꿈틀대고, 허리가 들썩이고, 그의 손길과 깃털 방향을 따라 몸이 반사적으로 반응했다.이현은 그 광경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숨을 삼켰다. 마치 그가 아니라 그녀가 그를 유혹하는 듯한 모습으로 보였다. 두 다리는 이미 그가 들어선 사이로 자연스럽게 벌어져 작디작은 꽃잎이 떨리는 모습까지 한눈에 들어왔다.그는 깃털을 내려놓고, 이번엔 붓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곡선미 넘치는 몸 위에 붓을 얹듯, 살며시, 그러나 분명하게, ‘글자’를 쓰듯 움직였다.붓끝이 꽃잎 위 작은 봉오리에 닿는 순간 지윤의 몸이 전율하며 휘어졌다.“읏… 흐읏… 아, 아아…!”지윤의 등이 활처럼 젖혔다. 붓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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