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Capítulo 71 - Capítulo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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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초연은 입을 오므리고 화장실 쪽을 흘긋거리더니 얼른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그 순간 눈에 들어온 건 이담이 보낸 문자였다.[나 친정에 도착했어. 언제 올 거야?]그 문자를 본 순간 초연의 머리는 백지가 되어버렸다.‘설마 두 사람 벌써 상대방의 가장을 만나는 단계까지 발전한 거야?’‘안돼. 절대 안 돼!’복도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초연은 얼른 핸드폰을 원래 자리에 내려놓았다.다음 순간 진혁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초연은 진혁을 보면서 싱긋 웃었다.“진혁 씨, 이따가 나랑 준희 집에 데려다줄 수 있어?”진혁은 핸드폰 화면을 바라봤다. 그 시각, 초연의 시선 또한 오롯이 그를 향해 있었다.진혁은 그 문자에 답장하는 대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이따가 일이 있어. 기사님 불러줄게.”초연은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테이블 아래에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그 일이란 게 심이담을 만나러 가는 거야?’초연은 눈을 내리깔며 독기를 숨겼다.“아니야. 내가 운전해서 가면 돼. 기사님까지 불러줄 필요 없어.”진혁은 잠시 멈칫하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점심 식사를 마친 진혁은 초연 모자와 작별한 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멀어지는 차를 보면서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운 초연은 입꼬리를 차갑게 말아 올렸다....그 시각 심씨 집안의 친척들도 모두 도착했다.거실에 심민철과 이윤경 외에 심민철의 노모 이숙자와 여동생 심하경, 형 심민규 그리고 형수 강수연도 와 있었다.심하경은 이담을 위아래로 살피며 먼저 말을 걸었다.“안 본 사이에 더 예뻐졌네. 심씨 집안에도 드디어 미인이 났어.”심민철과 이윤경은 그 말에 표정이 약간 굳어졌지만, 따라서 웃을 뿐 말도 하지 않았다.“여자가 아무리 예뻐 봤자 뭔 소용이 있어? 시집을 잘 가야지.”이숙자는 고개를 돌려 하빈을 한번 보더니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말했다.“하빈이는 나중에 네 앞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자하고 결혼해야 한다. 남자는 뭐니 뭐니 해도 가정을 이루고 사업에 성공해야 해.”하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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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잠시 굳어 있던 진혁이 손을 뻗어 초연을 품속에서 떼어냈다.“다쳤으면서 왜 쉬지 않고?”초연은 표정이 굳더니 눈을 내리깔고 입술을 깨물었다.“난 준희가 걱정돼서...”“아저씨...”그때 정신을 차린 준희는 진혁을 보자마자 불렀다. 아이의 두 눈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침대 곁으로 다가간 진혁은 준희의 손을 잡으며 다정하게 말했다.“괜찮아. 아저씨가 곁에 있어 줄게.”“아저씨, 오늘 제 곁에 있어줄 거죠?”기대에 찬 아이의 눈빛에 진혁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결국 동의했다.“그래. 곁에 있어 줄게.”준희는 진혁의 손을 꼭 붙잡았다. 아저씨만 곁에 있으면 악몽도 더 이상 꾸지 않을 거고, 엄마한테 맞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준희가 어떻게 되든 관심이 없던 초연은, 진혁이 남겠다고 대답하자마자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한편, 심씨 집안 식구들은 음식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진혁의 모습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그 잘난 사위가 온다고 했으면서. 대체 어디 있다는 거야?”이숙자는 이미 인내심을 잃었고, 나머지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체면이 깎여서 표정이 굳어진 심민철은 젓가락을 무겁게 내려놓으며 이담을 노려봤다.“하 서방이 온다고 했잖아! 설마 거짓말한 거야?”“아버지, 어떻게 누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넌 입 다물어!”심민철은 분노에 겨워 버럭 소리쳤다. 심지어 상대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었지만 상관없다는 듯 욕지거리를 내뱉었다.“올 거라고 약속했어요...”이담은 무의식적으로 해명하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바늘에 찔리는 듯 아팠다.‘오기 싫으면 거절하면 될 것이지, 약속을 어길 필요까지는 없잖아.’“이 멍청한 것! 좀 물어볼 수는 없어?”심민철은 분노에 눈이 멀어 현장에 있는 식구들을 신경 쓰지 않고 식탁을 쾅 내리쳤다. 그 순간 식탁 위에 놓였던 술이 기울어 넘어지면서 이담의 바지를 적혔다.그걸 본 하빈도 얼른 식탁을 내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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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병원 복도에서 초연은 일부러 진혁이 자기 아이와 함께 있는 사진을 찍어 이담에게 보내고는 승리자의 말투로 문자를 추가했다.[심 선생님, 진혁 씨는 지금 저랑 아이와 같이 있어서 아마 못 갈 거예요. 그러니 기다리지 말아요.]이담에게서 한참 동안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하지만 초연은 기다리기도 귀찮았다. 적어도 계획대로 진혁을 붙잡아 뒀으니까.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초연은 얼른 고개를 돌렸다. 진혁이 병실에서 나오는 걸 보자마자, 그녀는 얼른 핸드폰을 숨기며 웃는 얼굴로 다가갔다.“진혁 씨, 준희는 아직도 자?”“응. 네가 옆에 있어 줘. 난 일이 있어서 나가 볼게.”진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 말에 초연의 미소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초연은 떠나려는 진혁을 덥석 붙잡았다.“진혁 씨!”진혁이 어디로 갈지 알고 있었기에 초연은 너무 초조했다.귀국한 지 반년 동안, 초연은 진혁과 아직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지 못한 데다 원하는 것도 얻지 못한 상태다. 그러니 진혁을 다른 여자에게 양보할 수는 더더욱 없었다.진혁은 고개를 돌려 눈살을 찌푸린 채 초연을 바라봤다.“왜?”“준희가 깨서 진혁 씨를 보지 못하면 또... 아니면 준희 깰 때까지만 곁에 있다가 가면 안 돼?”초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혁을 붙잡고 싶었다. 초연의 목적은 단지 그뿐이었다.남자의 시선은 초연에게 잠시 머물러 있었다. 그는 속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은 눈동자로 초연을 빤히 바라봤다.“내가 말했지. 뭐든 희준이한테 맞출 수 없다고. 나도 내 일이 있어.”“나를 위해서 남아 주면 안 돼?”초연은 진혁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진혁 씨, 난 그저 진혁 씨가 내 곁에 있어 주기만 하면 돼...”초연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 진혁은 마음이 복잡해졌다.진혁은 초연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그때 할머니가 가운데서 방해해서 초연을 쫓아내지만 않았다면, 초연도 부모님의 협박을 받아 남자에게 팔려 가지 않았을 거고, 준희를 낳지도 않았을 것이다.10년 동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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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늦게 나타난 남자에 이담은 살짝 놀랐다.진혁은 두 사람 앞에 멈춰 서서 이담을 흘겨보더니 하빈에게 시선을 멈췄다.“선물 챙겨오지 못했어. 대신 이걸 줄게.”진혁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봉투는 매우 얇았지만 이담은 그게 현금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건 아마 돈보다 더 값비싼 물건일 것이다.하지만 하빈은 그걸 받지 않았다.“보상은 필요 없어요. 생일도 이미 다 지났는데요.”이담은 의외라는 듯 동생을 바라봤다.동생이 언제부터 이렇게 철이 들었는지 살짝 놀랐다.예전에 하빈은 진혁이 주는 선물을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하빈이 받지 않자 진혁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그래. 나중에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해.”진혁은 이담의 손목을 낚아채더니 이담이 반응할 새도 없이 그녀를 끌고 갔다.하빈은 차가운 눈빛으로 떠나가는 진혁을 바라봤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문초연이라는 여자가 보냈던 사진과 말이 맴돌았다.‘매형이 바람을 피우고 있었어.’‘어쩐지 누나가 이혼을 고집하더라니...’누나가 슬퍼할까 봐 하빈은 그 대화 기록을 삭제했다.그리고 누나의 결혼 생활에 끼어든 그 여자를 절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생각이었다....차는 천천히 길을 달리고 있었다.이담은 차에 앉은 뒤 한마디도 하지 않고 왜 약속을 어겼냐고 따져 묻지도 않았다.마치 처음부터 알고 싶은 마음도 없다는 듯이.진혁은 업무 전화를 몇 통 받고 나서 고개를 돌려 이담을 바라봤다.“오늘 일이 있었어.”이담은 잠시 멍해 있었다.‘지금 해명하는 건가?’‘참 놀랍네.’하지만 아쉽게도 이담은 신경도 쓰지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응.”진혁은 눈을 가늘게 접으며 이담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물어보고 싶은 것도 없어?”“없어. 워낙 바쁜 사람인데 이해해야지.”이담은 씩 웃고는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그 태도는 너무 서먹했고 냉담하기 그지없었다.진혁은 입술을 꾹 다물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시선은 축축하게 젖은 이담의 바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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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심계화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이담은 현관문을 나섰다.만약 예전이라면 이담은 진혁이 자기한테 카드를 준 사실에 기뻐하며, 진혁이 자신한테 신경을 쓴다고 착각했을 것이다.하지만 더 이상 순진하게 지내고 싶지 않았다.이담은 경훈과 뮤직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이담이 도착했을 때, 경훈은 이미 자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담을 보자마자 경훈은 농담조로 말했다.“이담아, 네가 레스토랑 고르는 센스가 이렇게 뛰어날 줄 몰랐는데. 너무 로맨틱하잖아.”이담은 의자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비싼 건 사줄 능력이 없고, 싼 건 선배 신분에 걸맞지 않아서 어중간한 걸 골랐어요.”“날 너무 띄워주는 거 아니야?”“띄워 주다니요. 진심이에요.”두 사람은 음식 3,4가지와 와인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다.이담은 처음으로 이토록 홀가분했다.결혼한 지 6년 동안 이담은 거의 사교 생활을 한 적이 없다. 심지어 예전의 친구와 동기들과 연락도 끊었고, 집과 병원만 전전하면서 집에서 진혁을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그 때문에 하루도 자기 인생을 산 적이 없었다.하지만 그나마 제때 손실을 막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아직도 늦지 않았다....진혁은 회사 임원들과 회의를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왔다.테이블 뒤 회전의자에 앉은 그는 넥타이를 풀며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핸드폰에는 심계화가 보낸 문자가 와 있었다.하지만 문자를 본 순간, 그의 평온했던 얼굴에 복잡함이 더해졌다.‘이 여자가 요즘 들어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지?’‘돈을 줬는데 뭐가 또 불만인 건데?’‘이제 막 나가겠다는 건가?’진혁은 두말없이 이담에게 전화했다.진혁이 전화를 걸었을 때, 이담은 무대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었다. 이담의 핸드폰은 경훈과 함께 앉았던 테이블 위에 놓인 채로 있었다.화면에 뜬 ‘하진혁’이라는 이름에 눈썹을 곧추세운 경훈이 대신 전화를 받았다.“하 대표님?”남자 목소리를 들은 진혁은 미간을 찌푸렸다.[당신 누구야? 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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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이담은 더 이상 신세 지기 싫어 정중히 거절하려고 했지만, 경훈은 마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먼저 입을 열었다.“신세 진다고 생각할 거 없어. 나도 너랑 방향이 같아. 게다가 낮에 대리기사 찾는 거 어려워. 차라리 내가 사람을 불러서 대신 데려다 줄게.”“대리비는 원래 내는 기준으로 주면 돼. 이러면 신세 지는 거 아니잖아. 안 그래?”이담은 경훈한테 워낙 빚진 게 많아서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경훈의 말이 그 부담을 덜어준 덕에 이담은 결국 동의했다....경훈은 이담을 그린힐로 데려다주었다.차가 대문밖에 멈춰 서자 경훈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여기야?”이담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훈에게 6만 원을 이체했다. 경훈이 순순히 받자, 그제야 그녀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이담이 별장으로 들어가는 걸 보자마자 경훈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그곳을 떠났다.그 시각,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흰색 아우디 차 안에 앉아 있던 여자가 이담을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 여자는 다름 아닌 초연이었다.이담이 상대의 차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본 초연은 어두운 표정으로 핸들을 꽉 움켜쥐었다.눈앞을 지나가는 차를 초연은 수면치료 의학 연구센터에서 본 적이 있다. 그 차는 다름 아닌 진경훈의 차다.‘저게 정말 진 대표랑 뭔가 있었네!’‘진 대표랑 그렇고 그런 사이면서, 나한테서 진혁 씨를 빼앗아 가?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초연의 머릿속에 일순 계획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한편,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문을 연 이담은,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술장 앞 바 카운터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회색 셔츠의 단추를 살짝 풀어 헤친 채, 소매를 걷어 올린 팔에는 값비싼 시계가 드러났다.남자의 행색을 보아하니 그곳에 앉아 한참 동안 기다린 듯했다.이담은 어리둥절했다.요즘 들어 진혁이 집에 오는 횟수가 빈번해진 데다, 시간도 점점 빨라지고 있는 듯했다.고개를 든 진혁이 어두운 눈빛으로 이담을 바라봤다.“이제야 기어들어 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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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우선 나 좀 놔줘.”이담의 반항을 느낀 진혁은 입술을 꾹 다물더니 두말없이 그녀를 뒤로 돌렸다. 진혁은 이담이 자기를 밀어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차가운 바 카운터 위에 엎드린 이담은 흠칫 놀라 버둥댔다.“하진혁!”“닥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담의 목덜미에 뜨거운 숨결이 쏟아내렸다.이담은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진혁이 압박을 가할수록 더욱 비협조적으로 굴었다.진혁은 이담의 얼굴을 돌리고는 눈을 마주쳤다.“왜? 진경훈은 되는데 난 왜 안 돼?”그 말에 이담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짝!이담은 온 힘을 다해 진혁의 뺨을 후려갈겼다.남자의 잘생긴 얼굴이 힘에 못 이겨 옆으로 돌아갔다.그 순간 공기 속에 적막이 흘렀다.따끔거리는 손바닥을 쥔 이담은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꼈다.“하진혁, 당신을 늘 이렇게 더러운 생각으로 내 마음을 넘겨짚더라. 그러는 거 피곤하지 않아?”“당신이 나 못마땅해하는 거 알아. 그러면 차라리 예전처럼 무시해. 이렇게 모욕하지 말고!”“내가 하루빨리 하성그룹 사모님 자리를 내주길 바라는 거라면, 쫓아내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꺼져 줄게!”말을 마친 이담은 두말하지 않고 뒤돌아섰다.진혁은 무의식적으로 이담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손을 뿌리친 이담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침실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꾹 닫힌 문을 사이 두고, 이담은 끝내 감정을 참지 못했다. 다만 울음소리가 들릴까 봐 손등으로 입을 꾹 막고서 눈물을 참았다....진혁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힘껏 들이마셨다. ‘후’ 하고 내뱉은 뿌연 연기 뒤에 드리운 얼굴은 어둡고 복잡하기 그지없었다.방금 전, 진혁은 해명하고 싶었다.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기분은 이담의 행동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다만 그게 초연이 병원에 낙하산으로 나타난 순간부터인지, 아니면 이담이 눈시울을 붉힐 때마다 유독 눈에 선한 그 눈물점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진혁은 전에 이담을 본 적이 없다고 확신했다.처음에 할머니의 강요로 이담과 결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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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이담이 사무실에 앉자마자 환자 가족 한 명이 이담의 사무실로 쳐들어왔다.“당신이 심 선생이야?”“네, 그런데요.”이담은 자리에서 일어나 싱긋 웃었다.“혹시 입원 병동에 있는 환자 가족분이세요? 아니면...”이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대가 이담을 향해 액체를 뿌렸다.미처 피하지 못한 이담은 액체를 덮어쓴 채로 비명 질렀다.그 소리에 밖에 있던 사람들이 안으로 달려왔다.“심 선생님!”소연이 맨 먼저 이담의 소리를 듣고 달려왔고, 액체를 뿌린 테러범은 헐레벌떡 도망치다가 소연과 부딪혔다.소연은 얼른 상대를 잡으며 소리쳤다.“저기요! 얼른 여기 좀 와줘요!”상대는 소연을 매섭게 노려보며 위협했다.“계속 잡아당기면 죽을 줄 알아!”뒤늦게 달려온 의사 두 명과 간호사도 얼른 경비원을 불렀다.얼마 뒤 남자는 빠르게 경비원의 손에 제압당했고, 그 사이 옆에 있던 의사 한 명이 경찰에 신고했다.사무실에 있는 이담은 그 시각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눈이 너무 따끔거려서 도무지 눈을 뜰 수가 없었다.“심 선생님!”의료진과 소연은 이담의 사무실에 달려 들어와 얼른 이담을 부축했다. 사무실 안은 어느새 매캐한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테러범이 뿌리고 간 액체는 다름 아닌 고춧가루를 탄 물이었다....이담이 고춧가루물 테러를 당했다는 소식은 주원식 병원장 귀에까지 빠르게 흘러 들어갔다. 주원식이 병실로 달려왔을 때, 이담은 안과 의사의 치료를 받은 상태였지만, 여전히 눈을 뜨지 못했다.이담의 옆을 지키고 있던 소연은 주원식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섰다.“병원장님.”“심 선생, 이게 어찌 된 일이야?”이담은 이불을 꽉 움켜쥐며 말했다.“저도 모르겠어요. 모르는 사람이었어요.”“병원장님, CCTV를 확인해 봤는데, 상대는 병원 환자의 가족이 아니라 외부에서 몰래 들어온 사람이에요.”소연은 말하면서 이담을 바라봤다.“그나마 고춧가루물이라 다행이었어요. 만약에 화학 약품이었다면 심 선생님이 어떻게 됐을지 몰라요.”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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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병원에 도착한 심계화는 벌겋게 부어 있는 이담의 눈을 보고 깜짝 놀랐다.“사모님, 어쩌다 이렇게 된 거예요?”이담은 겨우 눈을 뜰 수 있었지만, 아직도 눈이 따끔거리고 화끈거리면서 괴로웠다.“고춧가루물에 눈을 맞았어요. 잠시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어쩌다가 고춧가루물에 눈을 맞았어요?”심계화는 의자에 앉아 이담을 걱정스레 바라봤다.“대표님은 알고 계시나요? 지금 바로 전화할게요...”“아니에요...”이담은 손을 뻗어 한참 더듬거리다가 심계화의 손을 눌렀다.“바쁜 사람인데 걱정 끼치지 마요. 이모님밖에 믿을 사람이 없어서 전화한 거예요.”이담의 마지막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린 심계화는 마지못해 요구에 응했다.이담은 병원에 이틀 동안 입원해 있었고, 셋째 날이 되어서야 완전히 눈을 뜰 수 있었다. 하지만 눈은 아직도 살짝 부어 있었다.심계화는 하루 세번씩 이담에게 음식을 해다 주며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그리고 오늘, 심계화가 점심을 갖다 주고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초연이 느긋하게 병실에 들어왔다.“심 선생님,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와 봤어요.”침대맡에 기댄 이담은 차가운 눈으로 초연을 바라봤다.“걱정돼서 온 거예요? 비웃으러 온 거예요?”“심 선생님, 왜 말을 그렇게 나쁘게 해요? 듣기 거북하잖아요.”초연은 의자에 앉아 새로 산 신상 LV백을 만지작거렸다.“심 선생님이 입원해 있는 동안 진혁 씨가 병문안 온 적 있어요?”이담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초연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아, 하긴. 진혁 씨가 어제 나랑 같이 쇼핑했거든요. 이 가방 1억 2천만 원인데, 글쎄 눈도 깜빡하지 않고 사 주더라니까요.”“그동안 진혁 씨 만나면서 한 번도 쇼핑 같이 해본 적 없는 건 아니죠?”이담은 애써 감정을 숨기려 했지만, 그 말에 마음이 약간 동요했다.이담은 초연이 일부러 자기 앞에서 자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비록 못 본 척하고 못 들은 척할 수 있었지만, 그건 자기 기만에 불과했다.이담은 입술을 깨물고 처음으로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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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다음 날, 심계화는 여느 때처럼 아침 식사를 챙겨서 문을 나섰다. 하지만 아래층에 도착하자마자 익숙한 롤스로이스와 마주쳤다.차에서 내린 경호원이 문을 열어주자, 남자는 느긋하게 차에서 내리면서 양복 단추를 잠갔다.심계화는 차에서 내린 남자를 향해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대표님, 오셨어요.”진혁은 심계화가 손에 든 보온 도시락통을 보더니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누구한테 밥을 나르는 거예요?”“그게... 사모님이요.”심계화는 난감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사모님께 분명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대표님이 물어오니 어쩔 수가 없었다.남자는 잠시 침묵하다가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일인데요?”심계화는 슬그머니 진혁의 눈치를 살폈다. 아내가 사고를 당했는데 지금껏 모르고 있다니, 생각할수록 이담이 안 됐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했다.이 젊은 부부가 대체 무슨 일로 불화를 겪고 있는 건지, 한 명은 입을 꾹 다물고 뭐든 비밀에 부치고, 다른 한 명은 서두르지도 않고 그걸 지켜보기만 하니 도무지 생각을 알 수가 없었다.“사모님께서 입원하셔서 음식 가져다 드리려던 참이었어요.”“입원이요?”진혁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언제 적 일인데요?”“사흘 전이요.”심계화는 진혁의 안색을 살피더니 다급하게 설명을 덧붙였다.“사모님께서 대표님이 걱정하신다고 말하지 말라고 부탁하셨어요!”남자는 그 말에 멈칫하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 여자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심계화는 멍해 있다가 성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어찌 됐든 뜻은 비슷하니까.“알겠어요. 가 봐요.”심계화는 보온 도시락통을 들고 한참 서 있다가, 진혁이 꿈쩍도 하지 않고 심지어 걱정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자 하려던 말을 목구멍으로 넘기고 서둘러 떠났다.한편, 경찰은 병실에 찾아와 이담에게 이것저것 물으면서 기록한 뒤, 이담에게 용의자의 상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정신 병력이 있는 데다, 발병 기간에 많은 사람을 해쳤다. 그 동안의 기록도 관할 경찰서에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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