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담은 미소를 머금은 채 지연을 바라봤다.“미안해도 네 오빠가 먼저 나한테 미안해해야 해.”지연도 싱긋 웃으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어디서 잘난 척이야? 네가 뭣 때문에 우리 오빠랑 만나는지 너도 잘 알 거 아니야. 어디서 억울한 척해?”“심이담, 네가 몇 년 동안 우리 오빠 졸졸 따라다닌 거, 누구 협박받고 그런 거 아니잖아. 우리 오빠가 널 좋아하지 않는다고 벌써 무너진 거야? 웃겨, 정말!”“다른 남자를 만나려거든 우선 우리 오빠 옆에서 떠나! 밖에서 아무 남자나 만나고 돌아와 우리 오빠한테 병 옮기지 말고...”이담의 안색이 순식간에 차가워지더니 두말하지 않고 지연의 뺨을 후려갈겼다.다음 순간 지연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자기 얼굴을 감싸 쥔 채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지... 지금 날 때렸어?”지금껏 할머니 외에 지연을 때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때렸는데 왜? 내가 참아줄 줄 알았어?”이담은 오래전부터 참고 싶지 않았다.“하지연, 나는 함부로 말해도 상관없지만, 내 친구를 모욕하지 마. 이 세상이 누구 한 명을 둘러싸고 도는 줄 알아? 집에서 소란을 피우든 뭘 하든 상관하지 않겠지만, 밖에서는 언행을 조심해.”“심이담, 너...”“그리고, 내가 네 오빠를 상대로 바람을 피운다 한들 어쩔 건데? 나도 그저 돌려주는 것뿐이야.”이담은 경훈의 손목을 잡은 채 지연을 지나쳤다.진혁과 이담은 어느 순간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다. 방금 전 두 사람의 대화를 경훈은 모두 귀담아들었다.걸음을 멈춘 이담은 남자의 담담한 눈동자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빠, 초연 언니, 왜 이제 왔어?”지연은 억울한 듯 볼을 감싸 쥔 채로 두 사람에게 다가가더니 이담을 노려봤다.“오빠, 심이담이 방금 외간 남자 때문에 나를 때렸어. 오빠도 봤지?”초연은 우쭐거리는 눈빛을 애써 숨겼다.지연의 초대로 밥 먹으러 왔다가 이런 재밌는 구경을 하게 될 줄이야.초연은 진혁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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