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혁의 안색이 일순 어두워졌다. 초연의 손을 놓으려는 순간, 초연이 그를 꽉 붙잡았다.“진혁 씨, 나 아직도 몸이 안 좋은 것 같은데. 나랑 같이 약 가지러 가줄 수 있어?”여린 이담의 모습이 사라지자, 미간을 찌푸린 진혁은 시선을 거두면서 담담한 목소리로 동의했다.진혁은 초연과 함께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았다. 진혁에게 고개를 돌린 초연은, 그의 정신이 딴 데 팔려 있는 걸 발견하고는 싱긋 웃으며 다가갔다.“진혁 씨, 준희가 사립 유치원에 가고 싶어 해. 아직 가족관계기록부가 없어서 그런데, 잠시만 진혁 씨 아들로 올릴 수 있을까?”진혁이 거절할까 봐 초연은 곧바로 보충 설명을 했다.“걱정하지 마. 그냥 잠시만 올리는 것뿐이야. 다른 사람은 절대 모를 거야.”진혁은 초연을 꿰뚫어 볼 것처럼 응시했다.초연은 그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몰래 주먹만 꽉 쥐었다.“진혁 씨, 혹시... 화났어?”“내 아들로 올리는 건 말이 안 돼.”진혁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우리 어머니의 의붓아들로 올리게 해줄 수는 있어.”“...”초연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진혁씨 어머니 의붓아들이라니?’‘그러면 진혁 씨의 형제가 되는 거잖아?’‘내 아들이 진혁 씨의 ‘동생’이 되어 버리면, 어머니인 난 뭐가 되는 건데?’진혁은 어두운 눈으로 초연을 빤히 바라봤다.“싫어?”초연은 자기 속내를 그대로 드러낼 수 없어서 애써 표정을 숨겼다.“아니야... 진혁 씨가 알아서 해.”“응.”진혁은 덤덤하게 대답하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초연은 주먹을 꽉 쥐어야 했다.비록 이런 결과가 달갑지는 않았지만, 생각해 보니 너무 서두를 일이 아니었다.아들이 하씨 가문 본가에 들어가서 가족들의 예쁨을 받게 된다면, 신분 상승할 기회는 얼마든지 많을 테니까....진혁은 밤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예전이었다면 이담은 남편을 위해 불을 켜두었을 테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진혁이 돌아오든 말든 이제는 중요하지 않으니까.이른 아침, 출근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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