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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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백만 믿고 한창 속 시원해하느라 한경미에게 그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녀는 팔짱을 끼고 비아냥거렸다.“어머, 화났어? 어쩐지...”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성준이 그녀의 입을 막았다.박성준은 진경훈을 바라봤다.“진 대표님, 제 아내가 높으신 분을 몰라 뵙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를 드립니다.”진씨 가문은 비록 하씨 가문만큼 권력이 있는 가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성시 재벌가에서 알아주는 가문이기에 박성준 정도 하나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니다.경훈은 눈살을 찌푸렸다.“박 과장 아내가 심이담 선생을 밀었는데, 사과도 안 하나?”박성준이 팔로 아내를 밀었다.한경미는 상대의 신분이 간단하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 어쩔 수 없이 사과했다.경훈은 그제야 두 사람을 차가운 눈초리로 쓱 훑었다.“당장 꺼지지 못해?”박성준은 더 이상 뭐라 하지도 못하고 아내를 데리고 도망치듯 그곳을 떠났다.그때 경훈의 팔을 본 이담이 걱정스레 말했다.“팔 부딪혔잖아요. 같이 정형외과로 가서 검사해 봐요.”경훈은 시선을 거두고 싱긋 웃었다.“그럼 부탁할게.”이담은 경훈을 부축한 채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의 머릿속에 순간 의문이 생겼다.“심 선생님 곁에 진 대표님처럼 대단한 분이 있는데, 어떻게 박 과장님이 눈에 들어올 수 있겠어요?”“그러게 말이에요. 아무리 봐도 이번 소문은 가짜인 것 같아요...”...이담은 경훈을 데리고 정형외과에서 한 차례 사진을 찍었다. 잠시 뒤, 검사 결과를 받은 경훈은 못 말린다는 듯 말했다.“이것 봐. 뼈는 안 다쳤다니까. 그냥 피부만 살짝 까진 거야. 네가 쓸데없이 걱정한 거야.”“뭐가 됐든, 괜찮으면 됐어요.”이담은 눈을 내리깔고 미안한 듯 말했다.그 말에 경훈은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이담을 바라봤다.“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널 볼 때마다 다른 사람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있네.”이담은 그대로 얼어붙었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실이었다.“고 교수님께서 자기가 그토록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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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무심코 말을 던진 이담은 진혁의 표정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1층에 도착하자마자 이담은 신고 전화를 걸었다.사실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발하려고 했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틀 뒤, 이담이 내연녀라는 소문은 박성준이 경찰에 연행된 후 자동적으로 사라졌다.그 시각, 이담은 진료실에서 뇌종양 환자에게 수술 사항에 대해 설명해 주면서, 환자 가족에게 내일 수술할 때 주의할 점을 설명해주고 있었다.환자가 떠나자마자 한경미가 진료실로 쳐들어왔다.한경미를 막지 못한 간호사 소연이 급한 마음에 소리쳤다.“한 여사님, 여긴 병원이에요. 계속 이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비켜!”한경미는 소연을 밀치고 이담에게 다가와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우리 남편 잡혀간 거, 네 짓이지?”이담은 싱긋 웃었다.“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죠?”“누가 모를 줄 알아? 이거 네 짓이잖아!”한경미는 두말없이 손찌검부터 날리려고 손을 쳐들었다. 그때 마침 경비 두 명이 달려와서 그녀를 막았다.그때 초연이 들어와 한경미를 위로하더니 이담을 바라봤다.“심 선생님, 너무한 거 아니에요? 아무리 그래도 동료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초연은 이담이 이렇게 속이 좁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정말 경찰에 신고할 줄이야.초연의 말에 이담이 피식 웃었다.“죄송하지만 문 과장님과 박 과장님이 날 모함할 때는 동료라는 생각은 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심 선생님이 아무리 박 과장님과의 일을 인정하지 않아도...”“문초연 씨, 남의 명예를 더럽히고 헛소문을 퍼뜨리면 무고죄에 해당하니까, 생각 잘하고 말해요.”순간 말문이 막힌 초연은 어금니를 깨물면서 싱긋 웃었다.“심 선생님, 뭐가 됐든 사람이 이렇게 옹졸하게 굴면 안 되죠.”이담은 초연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날 오해한 모양인데, 박 과장은 뇌물수수로 신고 당한 거예요. 얼마나 받았는지는 위에서 이미 조사하기 시작했어요. 설마 그 중에 문 과장님 돈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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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그걸 생각하자, 초연은 불안함이 밀려왔다. 디테일한 부분을 되짚어 볼 때마다 왠지 모르게 두려워졌다.진혁의 마음속에 이미 자기가 없을까 봐 무서웠다.‘진혁 씨 보호가 없으면 또 그 사람 손에 들어갈 게 뻔해.’‘절대 그 사람 옆으로 돌아갈 순 없어.’...병원장실 문을 두드린 이담은 들어오라고 하자 안으로 들어갔다.주원식 병원장은 서류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심 선생, 박 과장을 신고한 게 심 선생이지?”윗선에서 박성준 일로 회의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주원식은 이미 짐작했다.이담은 부인하지 않았다.“저 맞아요.”“어쩜 그리 무모해?”주원식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박 과장 매형이 국세청 청장이야. 이번 일을 그 사람이 알면, 그 사람 성격상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이담은 병원장이 자기를 위해 이런 말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회에서 능력과 학력은 중요한 관문이지만, 인맥과 백이 그보다 더 중요하다.병원 내에도 능력 있는 의사는 쌔고 쌨다. 박성준보다 능력이 뛰어난 의사도 수두룩하다. 만약 박성준의 배경이 없었다면, 과장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것이다.주원식도 실은 다 알고 있었다. 심지어 박성준이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까지.누군가 박성준을 뒤에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주원식이 못 본 척 눈 감아 줬을 리 없다.“저 이제 45일밖에 안 남았어요. 나중에 경성을 떠날 텐데, 제가 한 짓인 걸 상대가 알아봤자 뭘 할 수 있겠어요?”주원식은 못 말린다는 듯 이담을 바라봤다.“그래도 45일이나 남았잖아.”이담은 앞으로 다가가 주원식의 찻잔에 차를 부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이담이 사무실을 떠난 뒤, 주원식은 이담이 나간 모습을 한참 바라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눈 깜짝할 사이에 나도 벌써 은퇴할 나이가 됐네.’‘내가 젊었을 때 못했던 일을 심 선생이라도 대신했으면 좋겠는데...’이담은 사무실로 다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자기 자리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는 진혁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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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내가 말했지. 하성그룹 사모님 신분 따위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이담은 담담한 태도로 정리한 서류를 모두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원하는 사람한테 주던가.”진혁은 어두운 눈으로 이담을 바라봤다.“심이담, 사리 판단 좀 잘해.”이담은 그 말을 무시했다.진혁은 말을 더 하려다가 핸드폰 벨 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핸드폰을 들어 봤더니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초연이었다.진혁은 이담을 힐끗 보더니, 피할 생각도 없는지 앞에서 대놓고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너무 다정한 말투에 이담은 동작을 뚝 멈췄다. 다만 고개는 돌리지 않았다.이 말투는 보아하니 문초연이 틀림없었다.[진혁 씨, 심 선생님이 무슨 이유로 박 과장님을 신고했는지 모르겠어. 박 과장님이 나한테 그동안 얼마나 잘해주셨는데.] [분명히 무슨 오해가 있을 거야. 혹시 박 과장님 좀 도와줄 수 있어?]진혁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덤덤한 표정을 유지했다.“박 과장은 돈에 눈이 먼 사람이야. 그런 사람과 적당히 엮여. 박 과장 일은 나설 생각 없어.”말을 마친 진혁은 전화를 끊어버렸다.이담은 살짝 의외였다.사실 초연이 박성준을 위해 사정하려고 전화를 걸어올 거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다만 진혁이 당연히 동의할 줄 알았다.어쨌든 초연의 요구라면 진혁은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었으니까.진혁은 이담의 등을 보면서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천천히 일어섰다.“앞으로 이런 소리는 다시는 듣고 싶지 않아.”이 말만 남긴 채 진혁은 사무실을 나섰다.떠나가는 진혁의 뒷모습을 보며 이담은 곤혹스럽기 그지없었다.‘내가 뭐라고 했는데?’‘왜 또 저렇게 미쳐 날뛰는 거야?’...거절당한 초연은 어쩔 수 없이 지연을 찾았고, 지연은 두말하지 않고 동의했다.약속했던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던 그때, 식욕 없어 보이는 데다 서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초연을 보자 지연이 결국 입을 열었다.“초연 언니, 왜 그래요?”초연은 일부러 난감한 듯 말했다.“사실, 아무것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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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어둠이 내리자 창밖은 네온등으로 반짝거렸다.이담은 침대에 다리를 꼬고 앉은 채 내일 있을 수술 스케줄을 확인했다.그때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하빈이었다.수신 버튼을 누르고 말하기도 전에, 건너편에서 하빈이 크게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누나! 설마 잊은 건 아니지? 모레 내 생일이야! 그때 매형이랑 같이 올 거지?]이담은 잠시 멍해 있다가 날짜를 확인했다.6월 10일.‘시간 참 빠르네.’“안 잊었어.”이담은 눈을 내리깔고 싱긋 웃더니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매형은 갈지 안 갈지 장담 못 해.”하빈이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심민철이 핸드폰을 빼앗아 갔다.[초연아, 나랑 네 엄마가 하빈이 생일 파티를 열 생각이야. 그때 하 서방이랑 같이 와야 해. 아니, 무조건 같이 와! 네 동생 체면을 세워줘야지!][아버지, 누나 곤란하게 하지 마요!][너 이 자식! 네가 뭘 알아?]얼른 핸드폰을 빼앗은 하빈은, 문 쪽으로 걸어가서 소음이 사라진 뒤에야 입을 열었다.[누나, 아버지 말 신경 쓰지 마. 매형이 바쁘면 됐어. 누나만 오면 돼.]“응. 알았어.”이담의 목소리는 살짝 갈라졌다.통화를 마친 뒤 이담은 빈 핸드폰 화면만 한참 동안 바라봤다.‘생일...’8살 이후로 이담은 한 번도 가족과 생일을 보낸 적이 없었다.하지만 동생 생일인데, 동생을 실망하게 할 수는 없었다.이담은 핸드폰을 들고 진혁에게 보낼 메시지를 작성했다.쓰고 지우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너무 의도한 것 같지 않은 걸 확인한 뒤에야 문자를 보냈다.하지만 그렇게 보낸 문자는 바닷속에 가라앉은 돌멩이처럼 답장이 오지 않았다.이담은 계속 기다리지 않고 핸드폰을 옆에 둔 채 할 일을 계속했다.다음 날,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온 이담은 진혁을 보자마자 그대로 굳어버렸다.오늘 심계화는 마침 휴가를 내고 집에 없었다.이담은 입을 오므린 채 진혁에게 다가갔다.“언제 왔어?”“어제 밤에.”진혁은 식탁 앞에 앉아 잡지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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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어머, 이게 누구야?”지연은 경멸이 가득한 눈으로 이담을 위아래로 훑었다.“우리 오빠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던 심이담 아니야?”이담을 깎아내리는 지연의 말에 초연은 그렇게 속 시원할 수가 없었다.이담을 싫어하는 사람이 한 명 더 늘 때마다 초연은 너무 기뻤다.“왜 심 선생님을 저렇게 비하하는 거죠?”“몰라요...”간호사실에서 당직을 서고 있던 간호사 두 명이 귓속말로 속삭이다가, 이담의 눈과 마주치자마자 머쓱한 듯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지연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팔짱을 끼고 웃어댔다.“왜? 쪽팔린 걸 알긴 아나 보지? 그러면서 애초에 왜 그랬어?”이담은 시선을 거두고 덤덤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문초연 씨가 화풀이하려고 친구까지 부른 모양이네요.”“심 선생님, 오해예요. 심 선생님이 지연이랑 아는 사이일 줄 몰랐어요. 이렇게 원한이 있는 사이일 줄은 더더욱 몰랐고요...”초연은 자기가 괴롭힘을 당한 가장 무고한 사람인 것처럼 이 일에서 깨끗이 발을 뺐다.“심이담, 네가 뭔데 초연 언니를 비난해?”지연은 얼른 초연 앞을 막아서며 이담을 밀쳤다.“애초에 초연 언니가 우리 오빠하고 억지로 헤어지자마자, 네가 우리 오빠한테 매달렸잖아. 그런데 이제 초연 언니가 귀국했으니 눈치가 있으면 오빠한테서 떨어져!”뒤에서 구경하고 있던 간호사들은 그 말에 충격적인 표정을 지었다.“오빠? 설마 하 대표님 동생인가?”“헐, 대박. 심 선생님이 그러면 하 대표님과...”“어쩐지 말로 설명하긴 힘들어도 하 대표님과 심 선생님 사이가 뭔가 오묘하다 했더니, 같이 사는 사이였어?”“지연아, 그만해.”초연은 지연을 잡아끌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나랑 심 선생님은 동료야. 나 때문에 심 선생님이 난감해지는 건 싫어. 이러면 심 선생님이 앞으로 병원에 어떻게 남아 있겠어?”지연은 혀를 끌끌 차며 인내심이 다한 듯 말했다.“초연 언니, 언니는 너무 착해서 탈이에요. 저 여자가 어떻게 되든 무슨 상관이에요? 자존심도 없이 오빠한테 계속 매달리는 여자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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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초연은 기대에 찬 얼굴로 이담이 뺨을 맞기를 기대했다.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나서 지연의 팔목을 낚아채더니 힘껏 밀쳤다.“어디서 감히 우리 누나한테 손을 대?”지연은 그 힘에 중심을 잃고 뒤로 밀려났다.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초연이 자기한테 부딪힐까 봐 옆으로 슬쩍 피하자, 지연은 그대로 데스크에 부딪쳐야 했다.지금껏 이런 취급을 한 번도 당해본 적 없는 지연은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참으며 이담과 하빈을 노려봤다.“감히 날 이렇게 대해? 내가 우리 오빠한테 말해서 심씨 가문을 경성 밖으로 쫓아낼 수도 있어!”초연은 그제야 지연의 옆으로 다가갔다.“지연아, 괜찮아?”“심 선생님, 너무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동생을 시켜서 지연을 밀치게 할 수 있어요?”“그 여자가 방금 우리 누나를 때리려고 했어. 당신 눈은 삐었어?”하빈은 초연을 보자마자 험악하게 표정이 일그러졌다.초연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이렇게 자기 화를 주체할 줄 모르는 남자만 보면, 예전에 그 남자가 안겨줬던 두려움이 자꾸만 떠올랐다.이담은 하빈을 잡아 끌었다.“됐어. 그만해.”“내가 뭘 했다고 그래? 내가 안 왔으면 누나는 맞았어!”하빈은 화가 나서 목까지 빨개졌다.“하씨 집안 딸이면 다야? 누나는...”“심하빈!”이담이 다급히 하빈의 말을 자르자, 하빈은 억지로 입을 다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이담은 얼른 두 손을 하빈의 어깨에 얹고는 동생의 얼굴을 자기 쪽으로 돌렸다.“네가 나를 걱정하는 거 알아. 하지만 전에도 약속했잖아. 더 이상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기로.”하빈은 너무 억울해 고개를 돌렸다.“누나는 쓸데없이 너무 착해.”“누가 착하다는 거야?”이담은 난감했다.“개가 짖는다고 나도 따라 짖을까?”지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반박했다.“심이담, 지금 나더러 개라고 욕한 거야?”“아니야?”이담은 조금의 체면도 봐주지 않았다.“남한테 끌려와 여기서 짖어댄 건 그냥 넘어가 줄 수 있어. 그런데 감히 손찌검을 해? 잊지 마. 네가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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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이담이 눈물을 흘리자 하빈은 어쩔 줄 몰라 했다.“누나... 왜 울고 그래?”하빈은 워낙 여자를 달랠 줄 모르는 터라, 누나를 달래는 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누나가 우는 걸 보니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누나 울지 마. 나 화 안 낼게. 앞으로 누나 말만 들을 테니까 화내지 마.”이담은 울다가 웃으면서 하빈의 손을 잡고 손목시계를 대신 채워줬다.“그냥 감동해서 그래. 예전에 화만 내던 애가 다 커서.”“나 21살이야. 이제 애가 아니라고.”이담은 하빈을 보며 싱긋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시각, 진혁의 회사로 달려간 지연은 안나가 보고도 하기 전에 사무실로 쳐들어갔다.“오빠!”그 시각 진혁은 외국 바이어들과 프로젝트 건으로 회의 중이었다. 그런데 지연이 갑자기 사무실에 쳐들어오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지연에게 집중되었다.언짢아진 진혁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지연은 그제야 자기가 무모했다는 걸 깨달았다.안나가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와서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데려가겠습니다.”안나에게 끌려 나온 지연은 응접실에서 30분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진혁이 응접실에 들어오자, 그제야 벌떡 일어난 지연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자질했다.“오빠, 오빠는 무조건 내 편 들어줘야 해““내가 오늘 병원에서 심이담을 만났는데, 고작 몇 마디 좀 했다고 심이담 동생이 나타나 나를 밀었어! 그리고 심이담도 할머니를 내세워 나를 협박했어. 짜증 나!”“말 다 했어?”진혁은 지연을 한번 흘겨보더니, 무심하게 지나쳐서 소파에 앉았다.순간 말문이 막힌 지연이 입술을 깨물며 진혁에게 다가갔다.“오빠, 내가 심씨 집안 식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했다니까!”“하지연, 내가 뭐라고 했어?”진혁은 테이블에 놓인 찻잔을 들고 찻잔 덮개를 만지작거렸다.“아무리 그래도 심이담은 네 새언니야. 병원에 찾아가서 소란을 피웠으면서 어디서 고자질이야?”“오빠... 오빠 예전에는 그 여자 편을 들어준 적 없었잖아.”“할머니 생신 때 있었던 일, 네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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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이분은 누구야?”경훈은 이담 앞에 앉은 하빈을 유심히 살펴봤다. 이담이 싱긋 웃으며 소개했다.“제 동생, 심하빈이에요.”“이담이 동생분이었군요.”경훈은 먼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진경훈이라고 해요. 하빈 씨 누나 친구예요.”하빈은 어색한 듯 경훈의 손을 붙잡았다. 처음으로 남에게 존중을 받으니 왠지 이상했다.“경훈 선배도 식사하러 온 거예요?”“그래, 친구들과 식사하러 왔어.”말하면서 고개를 돌린 경훈이 위층에 있는 사람들한테 손짓했다.위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훈의 친구들로, 그중 대다수는 부잣집 도련님들이었다.“나 밥 사주겠다고 했잖아? 너 나한테 밥 한 끼 빚진 거 알고 있지?”이담은 문득 그때 일이 떠올라 싱긋 웃었다.“그렇네요. 선배가 말하지 않았다면 잊을 뻔했어요. 혹시 언제 시간 있어요?”경훈은 어깨를 으쓱거렸다.“언제든 다 괜찮아.”이담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주말 어때요? 나 이번 주말은 쉬거든요.”“그래.”경훈은 웃으며 대답했다.경훈이 떠나자, 하빈은 젓가락을 입에 문 채 떠나가는 경훈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누나, 저 남자 설마 누나 좋아하는 거 아니지?”이담은 순간 말문이 막혀 헛기침했다.“무슨 헛소리야?”이담과 경훈은 대학 때부터 알고 지냈다. 만약 경훈이 이담을 좋아헸다면 진작 손을 썼지,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었을까?“그냥 그런 것 같다고.”하빈은 입을 삐죽거렸다.“누나가 어디 좀 예뻐? 이렇게 예쁘니까 노리는 사람이 많지. 예전에 사람들이 우리를 남매 같지 않다고 했던 거 기억 나? 난 왜 누나 미모를 반이라도 물려받지 못했을까?”이담은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빈을 바라봤다.하빈의 말은 사실 농담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하빈은 어머니를 닮았다. 어머니가 젊었을 때 외모가 수려했기에, 하빈도 사실 단정하고 의젓한 모습이다.하지만 이담은 어머니도 닮지 않고 아버지도 닮지 않았다.‘설마...’이담은 머릿속에 뭔가 떠올랐지만 얼른 눌렀다.이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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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병원에 도착한 이담은 초연을 지나 병원장실로 향했다. 이담이 오후 반나절 휴가를 신청하자 주원식은 두말하지 않고 동의했다.병원장실에서 나온 이담은 단체 채팅방에서 초연을 콕 집어 반차를 낸 사실을 보고했다.다만 보고는 했지만 초연이 동의하든 말든 상관없었다.한편, 심민철은 진혁이 아들 생일 파티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득의양양해서 친척이란 친척은 모두 불러 모았다.이담이 하씨 가문에 시집간 지 6년 동안, 진혁이 심씨 가문 저택에 발을 들인 건 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러니 친척들 앞에 얼굴을 비추는 건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더욱이 결혼한 사실도 지금껏 비밀리에 붙인 터라, 친척들은 하진혁이 심씨 가문 사위라는 걸 믿지 않았고, 항상 심민철이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이윤경은 기뻐하는 남편을 걱정스레 바라봤다.“여보, 친척들을 너무 많이 부른 거 아니에요? 하씨 가문에서 결혼 사실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이담이가 못난 건 그렇다 치지만, 당신도 이담이 닮아가는 거야?”심민철은 아내를 흘긋거리며 언짢은 듯 말했다.“하 서방 마음속에 누가 있든 진짜 아내는 이담이야. 난 절대 두 사람이 이혼하게 내버려두지 않아. 내가 뭐 바보인 줄 알아?”“하지만...”“당신도 우리 하빈이 좀 생각해. 지금 이담이가 하 서방과 이혼하면, 하빈이한테 좋을 거 하나도 없어.”이윤경은 눈을 내리깔았다.“그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이러다가 하 서방이 화를 내면 어떡해요?”“다 같은 식구끼리 뭐 어때? 누가 뭐 소문낸대? 왜 쓸데없이 걱정하고 그래?”이담은 무표정한 얼굴로 현관에 서 있었다. 거실에서 말하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이담은 똑똑히 들었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그때 하빈이 아래층에서 이담을 불렀다.“누나!”두 부부는 그제야 이담도 도착했다는 걸 발견했다. 다만 언제 도착한 건지 모르니 어디서부터 들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이윤경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이담에게 다가갔다.“이담아, 뭐 하러 벌써 왔어?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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