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임설희는 청화포행 배에 몸을 실었다.갑판 위로 나와 바닷바람을 맞던 찰나, 익숙한 두 사람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그 순간 그녀는 확신했다.‘금원 쪽에서 누가 내 동선을 흘렸나 보네.’송시운과 박연우 역시 그녀를 발견하고는 의외라는 듯,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설희야... 너 설마 우리 따라 여기까지 온 거야?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박연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따져 들었고 송시운은 차갑게 눈을 좁혔다.“설마 우리가 금원이랑 프로젝트 성사시키는 걸 방해해서 이혼을 피하려는 건 아니겠지? 진짜 그런 속셈이라면 턱도 없다는 걸 알아둬.”‘헛소리도 이쯤 되면 병이지...’임설희는 두 사람을 측은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묵묵히 객실로 들어갔다.오후 두 시, 배에서 내린 임설희는 예약해 둔 호텔로 향하며 무심코 SNS를 넘기다가, 문득 눈에 익은 피드를 발견했다.강도진의 계정이었다.업로드된 사진은 호텔 수영장에서 물 위를 미끄러지듯 유영하는 남자의 옆모습이 찍혀 있었고 넓은 어깨, 물기를 머금은 단단한 등 근육, 매끄러운 팔 선 그리고 반쯤 보이는 옆얼굴을 보는 순간, 임설희의 심장이 철렁했다.‘성 대표! 지금 수영장에 있다는 거잖아?’그녀는 핸드폰을 단단히 쥔 채, 걸음을 재촉했다.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하필 또 그곳에서 마주친 건 송시운과 박연우였다.“너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설마 우리랑 같은 호텔까지 잡은 거야?”송시운은 또다시 얼굴을 찌푸리며 날을 세웠지만 임설희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곧장 프런트로 향해 예약 확인을 마치고는 수영장 위치를 물은 뒤 짐도 풀지 않은 채 서둘러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녀가 자리를 뜨자 로비에 남겨진 송시운의 표정은 금세 싸늘하게 식었다.자신이 철저히 무시당했다는 사실이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호텔 수영장은 별도로 떨어진 실내 공간에 있었고 방마다 프라이빗 풀장이 마련되어 있어 은밀함은 충분히 보장된 구조였다.임설희는 다른 객실들을 하나씩 지나며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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