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굳힌 순간, 박연우의 태도는 한층 당당해졌다.“설희야, 네가 이렇게까지 우릴 속여놓고 정말 양심의 가책도 없는 거야?”그 말에 최현숙의 눈빛도 날카롭게 반짝였고 이내 입꼬리를 비웃듯 올리며 말했다.“우릴 바보로 아는 거야? 이렇게 쉽게 속을 줄 알았어?”말을 마친 최현숙은 송시운의 팔꿈치를 툭 치며 몰아세웠다.“너는 저 말을 믿는 거야?”송시운은 임설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그녀가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눈빛으로 바라봤다.하지만 임설희는 테이블 위의 와인잔을 천천히 흔들어 보일 뿐, 입을 열 기색조차 없었고 마치 굳이 해명할 가치조차 없다는 듯, 그 여유로운 태도에 송시운은 끝내 울분을 터뜨렸다.“임설희, 우리 사이가 그 정도밖에 안 됐어? 단 한마디 해명할 가치도 없다는 거야?”임설희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응. 그 정도밖에 안 돼.”“역시 바람피운 게 맞...”“잠깐만요, 송 대표님.”서준호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당신이 임설희 씨에게 불륜이라고 누명 씌우는 순간, 저한테도 같은 모욕을 씌우는 겁니다. 임설희 씨가 어떻든 저는 절대로 그걸 넘길 수 없습니다.”상황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자 박연우는 서둘러 분위기를 바꾸려 들었다.“서 부장님, 그냥 잠깐 흔들렸을 뿐이라는 걸 알아요. 저희도 이해해요. 남자라서 더욱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우셨겠죠. 게다가 임설희가 먼저 꼬신 것도 알고 있어요.”임설희를 확실히 '불륜녀'로 몰고 가고 싶었지만 금원 그룹 프로젝트 때문에 서준호를 적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최현숙도 얼른 거들었다.“맞아요. 분명 저 낯짝 두꺼운 애가 서 부장님을 꼬드긴 거겠죠. 그러니까...”그때였다.“풋.”조용한 휴게실 안에서 누군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모두의 시선이 향한 곳엔, 우아한 기품을 지닌 서준호의 아내, 진서은이 앉아 있었다.“정말 터진 입들이라고 잘도 나불대네.”“당신이 뭔데 나서요! 상관도 없는 사람이 끼어들지 마세요!”박연우가 다급히 소리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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