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년 동안 너희가 쓸 돈은 전부 너희가 알아서 해결해.”지민천이 입을 열었다. 눈에는 여전히 엄격한 기색만 가득했다. “민하 드레스 배상금을 전부 갚는 날, 그때부터 예전처럼 다시 지원해 주겠다.”“아버지!” 현명이 불만스럽게 외쳤다.지민천이 눈길 한 번 보내자,현명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혹시 모르니 이따가 드레스 몇 벌 더 보내라고 하지.”지민천은 민하를 보며 말한 뒤 강솔에게 시선을 옮겼다. “오늘 일은 감사합니다.”“제가 괜히 나섰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면 됐습니다.” 강솔은 예의 바르게 답했다.“민하에게 생길 문제를 미리 막아 주셨는데 저희가 감사해야죠. 왜 탓하겠습니까.” 지민천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넸다. “시간 나시면 민하랑 같이 집에 한번 들르세요.”“기회가 되면 찾아뵙겠습니다.” 강솔도 격식을 갖춰 대답했다.지민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도명란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남은 사람들은 강솔 일행뿐이었다.“안 나가? 사람 불러서 끌어내야 나갈 거야?”민하는 현명과 효정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자연스럽게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현명은 강솔을 매섭게 노려본 뒤 효정을 데리고 나갔다.강솔과 민하가 할 이야기가 있다는 걸 눈치챈 홍일과 신동도 자리를 비켜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는 강솔과 민하만 남았다.강솔은 방금 일을 떠올리며 화장대에 기대섰다. 망가진 드레스 앞에 선 민하를 바라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 “이걸로 끝이야?”“응.” 민하가 고개를 끄덕였다.강솔의 미간이 가볍게 좁혀졌다. 생일 파티를 일부러 망치려고 드레스를 열 벌 넘게 잘라 놓고도, 겨우 1년 동안 경제적 지원을 끊는 것으로 끝이었다. 사과 한마디조차 없었다.“우리 집은 원래 그래.” 민하는 드레스들이 더는 손쓸 수 없다는 걸 확인하고 미련 없이 시선을 거뒀다. “우리 아버지는 지현명이랑 지효정이 나한테 이런 짓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 삼지 않아. 수법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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