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는 처음엔 그 일을 태휘에게 털어놓으려 했다. 하지만 태휘가 교수와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돼 당분간 연락하기 어렵다고 하자,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전부 삼켰다.그 이후,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 끝에 단아의 멘탈은 결국 버티지 못할 만큼 무너졌다.태휘의 어머니는 다시 단아를 찾아와 선을 그었다. 계층의 벽은 단아가 올라갈 수도, 태휘가 내려올 수도 있는 게 아니며, 진씨 집안이 시골에서 자란 단아 같은 아이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일은 없다고 했다.태휘가 결혼할 나이가 되면 집안에 맞는 맞선 상대를 따로 정해 줄 거라고도 했다.태휘를 발판으로 삼아 신분 상승할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몰아붙였고, 계속 헤어지지 않으면 대학도 다니지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단아는 감히 모험할 수 없었다. 그동안 태휘의 어머니가 벌인 일들은 단아에게 돈과 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깊이 새겨 놓았다. 태휘를 좋아하는 마음도 중요했지만 공부 역시 포기할 수 없었다. 대학에 가야만 자신을 옥죄던 집안에서 벗어나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다.결국 단아는 굴복했다. 그렇다고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었다. 단아 역시 마지막 한 번의 승부를 걸고 있었다.태휘가 자신을 얼마나 아끼는지 믿어 보고 싶었다. 자신이 먼저 헤어지자고 해도 태휘만은 끝까지 마음을 놓지 않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하지만 단아는 어린 태휘의 자존심을 너무 얕봤다. 태휘의 어머니가 시킨 대로 모진 말을 내뱉자 태휘는 화를 내며 분노했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느냐며 상처받았다.단아는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그날부터 정말 태휘를 놓고 학업에만 집중하기로 했다.밤새 대학 지원서를 다시 고쳐 지원 지역을 J시로 바꿨다. 그래도 태휘는 여전히 단아의 마음속에서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사춘기 내내 가장 버티기 힘든 시기를 함께 지나 준 사람이 태휘였다. 부모가 몇 번이나 자퇴를 강요하고 학교까지 찾아가 소란을 피울 때마다 단아가 버틸 수 있도록 붙잡아준 사람도 태휘였다.단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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