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건 사람이 누군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어요.”홍일이 적절한 순간에 입을 열었다. 늘 그렇듯 표정 변화는 거의 없었다.“그래도 이 바보야, 지금은 혼자가 아니잖아.”이미 마음을 추스른 신동이 어이없다는 듯 받아쳤다.“왜 갑자기 욕을 하고 그래?”홍일이 강솔을 바라봤다.“아가씨, 제가 욕했습니까?”“어떤 경우에는 욕처럼 들릴 수도 있지.”홍일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잔뜩 떠오른 듯했다.‘또 내가 말실수라도 했어?’“그 ‘바보’란 말... 욕한 거 아니야.”정작 중요한 때에는 홍일만큼 든든한 사람도 없었다.“내 말은, 친구야, 네 옆에는 나도 있고 아가씨도 있다는 뜻이야.”“응.”강솔도 맞장구쳤다.“돈이 필요하면 아가씨가 해결해 줄 거고, 싸워야 하면 내가 나가.”홍일은 한마디 한마디 또렷하게 말했다.그 말을 듣는 신동의 가슴 한편이 따뜻해졌다.신동은 눈앞의 강솔과 홍일을 바라봤다. 두 사람 모두 걱정스러운 눈으로 신동을 보고 있었다. 다만 강솔은 신동이 스스로 정리할 시간을 주었고, 홍일은 언제든 기댈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정말 큰일은 아닙니다.”신동이 입을 열었다.“예상도 못 한 사람한테 갑자기 전화가 와서 좀 놀랐던 것뿐이에요.”홍일은 전혀 믿지 않았다.‘그저 당황한 정도로 사람이 넋이 나간 것처럼 보일 리가 있나?’“아가씨, 제가 정말 도움이 필요해지면 절대 사양 안 하고 부탁드리겠습니다.”신동이 말을 이었다.“그때 가서 홍일이 멀리 도망가지만 않으면 되죠.”“내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이야.”“아니라고 할 수 있어?”홍일이 강솔을 바라봤다.“아가씨, 얘 좀 보세요.”강솔은 신동의 상태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걸 확인한 뒤 마음속 이야기를 꺼냈다.“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말해. 어떤 일이 생겨도 우리는 네 편이야.”반년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강솔의 경호원이었다.수많은 일을 함께 겪은 지금은 이미 가족이나 다름없었다.강솔이 위험에 빠졌을 때마다 가장 먼저 나서 문제를 해결해 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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