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휘는 강솔의 설명을 듣고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강솔과 눈이 마주치자, 예전에 단아에게 했던 것과 비슷한 말을 다시 꺼냈다. “지금의 단아도, 내가 기억하는 단아도 둘 다 단아야. 나한테는 다를 게 없어.”그제야 강솔은 단아가 왜 태휘의 고백을 거절했는지 알 것 같았다.태휘에게는 그 말이 진심이었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은 마음을 보여 주는 말이기도 했다.하지만 단아에게는 너무 성급하게 들렸을 것이다.혹시 태휘의 감정이 잠깐의 호기심은 아닐지, 막상 가까워지고 난 뒤 ‘너 왜 이렇게 변했어?’, ‘미안한데 우리는 안 맞는 것 같아.’와 같은 말을 듣게 되지는 않을지 두려웠을 테다.단아의 삶은 이미 위태로웠다. 작은 충격 하나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였다.“태휘 오빠한테는 다를 게 없겠죠.” 강솔은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했다. “그런데 지금 단아 씨가 뭘 좋아해서 먹는지, 어디 가는 걸 좋아하는지, 요즘 어떤 취미가 있는지는 아세요?”태휘는 대답하지 않았다. 몰랐으니까.다만 그런 건 사귀면서 천천히 알아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그럼 어떻게 해야 내가 지금의 단아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하지?” 이해가 완전히 된 건 아니었지만, 고백을 거절당한 이상 강솔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수밖에 없었다.강솔이 답했다. “서두르지 마세요. 부담 주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단아 씨 생활에 가까이 가시면 돼요.”태휘가 물었다. “단아가 찍는 작품에 투자하는 건?”강솔은 괜찮다고 말하려 했다.그러다 단아와 도현의 관계가 떠올랐다.도현이 단아와 태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분명 보이지 않는 수를 쓸 테고, 그렇게 되면 단아가 더 불리해질 수 있었다.“안 돼?” 태휘가 물었다.“안 되는 건 아닌데요.” 강솔은 잠시 생각한 끝에 조언했다. “단아 씨를 제외한 누구도, 단아 씨 때문에 투자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게 하셔야 해요.”태휘가 담담하게 물었다. “하도현 같은 사람도?”강솔은 대답하지 않고 태휘를 바라봤다.머리가 지나치게 빠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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