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유시진은 지나윤의 감정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충격을 받은 지나윤이 더 얌전해지고 순순히 자기 말을 따를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예상과 달리 지나윤은 이혼을 요구했다.“그때 내가 널 존중해주고, 제대로 대화하려고 했더라면...”말하던 유시진은 문득 입을 다물었다.만약이라는 가정 자체가 우스운 일이었다.현실에는 가정이 존재하지 않으니까.“다 내 잘못이야.”유시진이 고개를 들어 지나윤을 바라본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지나윤의 핸드백이었다.“당연히 네 잘못이지!”지나윤은 제법 묵직한 핸드백을 들어 유시진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이번에는 정말 봐주지 않았다.잘생긴 얼굴에 멍이 들고 붓기 시작했는데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유시진은 당시 자신의 마음을 산산조각 낸 것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자신을 속이기까지 했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두 사람이 HF그룹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우원재도 그 자리에 있었다.유시진의 얼굴을 본 우원재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형...”기억 속에서 우원재는 한 번도 유시진이 이렇게 얻어맞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얼굴은 멍투성이였고 옷차림도 엉망이었다.우원재는 슬그머니 유시진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설마 어디 가서 덮친 거예요?”하지만 목소리를 낮추려는 시도는 완벽하게 실패했다.아직도 씩씩거리던 지나윤은 그 말을 듣자마자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유시진은 분명 자신에게 맞은 것이었다.지나윤이 웃는 모습을 본 유시진은 옆눈으로 힐끗 바라보았다.“이제 좀 화 풀렸어?”“어림도 없어.”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우원재는 입을 떡 벌렸다.‘설마 형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지나윤이었다고?’그날 이후,지나윤이 유시진을 가정폭력으로 제압했다는 소문은 우원재의 지인들 사이에서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그날 지나윤은 D시로 향했는데 LY그룹 대표 취임 서류에 서명하기 위해서였다.이전에 악영파와 거래하면서 사실상 LY그룹을 맡기로 한 상태였기 때문이다.이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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