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그때 유시진은 자기 자신에게 확신이 없었다.지나윤은 자신을 피하기 위해 죽은 척까지 했다.그런 지나윤이 어떻게 자기 아이를 낳았겠냐는 생각뿐이었다.그래서 처음에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아니, 감히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지우가 자기와 지나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특히 두 사람이 함께 C국에 온 뒤부터 유시진은 점점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신고혁은 줄곧 지우 친아빠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연기가 너무 어설펐다.지나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남자 같지도 않았고, 지우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피가 이어진 아버지 특유의 애정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진심인지 거짓인지 정도는 유시진도 충분히 구분할 수 있었다.유시진 눈에 지금 신고혁은 한때 지나윤에게 마음이 있었던 적은 있을지 몰라도, 이제는 완전히 여자의 밑에서 일하는 직원일 뿐이었다.두 사람 관계는 철저한 상하 관계였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그리고 지우 역시 신고혁에게는 그저 대표님 아이, 딱 그 정도였다.남자가 여자에게 마음이 있는지, 그리고 그 아이가 자기 친자식인지 아닌지 정도는 유시진도 알아볼 수 있었으니까.그랬기에 유시진은 지나윤이 자기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굳이 신고혁을 지우 아빠인 척 세워야만 했던 이유는 단 하나, 지우 친아빠가 사실 자기였기 때문이다.유시진이 진실을 눈치챈 건 비교적 최근 일이었다.그런데 백이천 표정을 보니, 남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유시진 기억이 맞다면 백이천은 얼마 전 고아라와 함께 처음 C국에 왔고, 그때 처음 지나윤과 지우를 만났다.단 한 번 본 것만으로 지우 친아빠가 자기라는 걸 알아챘다는 건, 솔직히 대단한 일이었다.“예전엔 눈썰미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었는데...”분명 칭찬이었지만 백이천 얼굴에는 기쁜 기색이 조금도 떠오르지 않고, 오히려 표정은 미묘하게 굳어졌다.“그건 내가 유시진 씨보다 나윤이를 더 잘 아니까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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