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운각은 경성의 절반을 내려다볼 수 있어 시야가 탁월했다.하진은 오늘 밤 능운각에서 노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저잣거리의 화등 놀이를 구경할 생각이었고, 외출할 계획이 없었다. 그런 것을 알 리 없는 승호는 신이 나서 밤에 외출할 생각을 했다.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으니, 취소하면 안 됩니다.”육승호가 의자에 기어 올라앉았다.하진은 아이의 반짝이는 눈을 보며 미소 지었다. “좋아, 취소 안 하마.”말이 끝나자마자, 아이는 기뻐서 두 짧은 다리를 흔들었다.얼마 후, 음식이 상에 오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순서대로 자리에 앉았다.밝은 등불 아래, 식탁에는 소, 양, 닭, 오리 등 각종 신선한 고기가 찜, 튀김, 볶음 등으로 요리되어 가득 쌓여 있었고, 전에 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 과일과 채소 요리도 있었다. 몸종들이 주전자를 들고 다니며 옆에서 술을 따르고 있었다.특별한 날이었던 만큼 밥상에서 말하지 않는다는 규칙은 잠시 제쳐두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남자 석의 말소리와 귀를 즐겁게 하는 관현악 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왔다.잠시 식사를 하다가, 사람들은 놀이를 시작했다.하진은 술을 잘 못 마셔서 겨우 한 잔만 마셨다. 자리에 앉아 있으면 또 술을 권할까 봐,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쪽으로 나갔다.난간에 기대앉아 턱을 괴고 저잣거리의 등불을 구경했다. 점처럼 빛나는 불빛들이 반딧불같이 보였다.이때, 안에서 사람들의 외침 소리가 들렸다. “불꽃놀이다, 불꽃놀이다!”방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밖으로 나왔고, 하늘에는 불꽃이 오색찬란하게 터졌다. 저잣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며 환호성을 질렀다.하진이 넋을 잃고 구경하고 있을 때, 누군가 그녀를 잡아당겼다.“밖에 나가서 구경해요.” 육승호가 하진을 잡아당겼고, 하진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육희아가 멀지 않은 곳에서 손짓하는 것이 보였고, 그녀는 육승호를 이끌고 그쪽으로 걸어갔다.“노부인께 허락을 받았으니, 외출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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