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월거로 돌아오자, 하인들은 뜨거운 물을 준비해 두었다. 규안이 하진의 목욕 시중을 들었고, 부드러운 명주 적삼으로 갈아입혔다. 작은 난로로 검은 머리를 반쯤 말린 후, 침상에 부축하여 눕히고 휘장을 내리고 방을 나섰다.하진과 함께 평곡에서 온 공씨는 난월거의 하인들에게 은자를 챙겨주었다. 나이가 많고 세상 물정에 밝았던 공씨는 명문 세가의 하인일수록 더 세속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비록 육 노부인께서 하진을 댁에 불러 잠시 머물게 하셨다 하나, 하진은 어쨌든 손님이었다. 하인들이 그녀를 냉대한다고 해도, 하진은 이 사실을 고할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아랫것들에게 은자를 후하게 주어, 번거로움을 미리 피하는 것이 나았다. 그 후로 하진은 일찍 일어나 몸단장을 마친 후 안채로 가서 육 노부인께 문안을 올리고, 함께 식사를 하였다. 육완아, 육희아, 사미정도 함께 했고, 둘째 부인과 셋째 부인도 가끔 들렀다.식사를 마친 후, 다른 세 사람은 물러갔지만, 하진은 여전히 육 노부인 곁에 남아있었다. 안채에서 육명장과 마주친 이후부터는, 노부인과 저녁 식사를 마는 대로 일찍 물러났다. 그와 다시 마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였다.그녀는 육명장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아무 말도,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쉬이 다가갈 수 없었다. 차분하고 단정한 모습은 남에게 보여주는 겉모습일 뿐, 실은 온화하면서도 엄격했다. 평온할수록 더욱 위험했다.다행히 그날 외로, 다시는 그와 마주치지 않았다.막 안채를 나섰는데, 뒤에서 누군가 하진의 어깨를 쳤다. 뒤돌아보자, 육희아였다.그녀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여기 온 지 여러 날이 되었는데, 낮에는 늘 안채에서 노부인을 모시고, 저녁에는 일찍 쉬니, 아가씨를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기다렸습니다.”“왜 기다렸습니까?” 하진이 웃으며 물었다.“완아는 늘 미정 아가씨와 어울려서, 그들과 같이 있기 싫었습니다. 아가씨를 뵈니 친근함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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