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Capítulo 561 - Capítulo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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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몸이 순간 굳어버린 강희진은 거의 반사적으로 하늬의 손을 뿌리쳤다.전혀 대비하지 못했던 하늬는 그대로 세면대에 몸을 부딪쳤고, 맑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에서 과도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형광등 아래에서 칼날이 차갑게 번뜩였다.강희진은 숨이 턱 막혔다.시선이 마주친 순간, 서로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넌 애초에 날 도울 생각이 없었어. 그냥 대충 얼버무린 거지. 나 갖고 놀려던 거야?”하늬의 말투가 갑자기 격해졌다.“아니에요.”강희진은 천천히 출구 쪽으로 발을 옮겼다.“난 그냥… 연락처를 교환하려던 것뿐이야.”하늬는 사고 이후 예전 번호를 쓰지 못하고 있었다.“그런데 왜 이렇게 과민하게 반응해?”“갑자기 잡아서 놀랐을 뿐이에요.”“내 이 얼굴이 그렇게 역겨워? 그렇게 소름 끼쳐?”“아니에요.”“거짓말! 넌 애초에 날 도울 생각이 없었어!”하늬는 혹시라도 왕 사장의 와이프가 또 사람을 보내 괴롭힐까 봐 방어용으로 늘 과도를 들고 다녔다.하지만 칼자루가 떨어진 순간, 두 사람 사이의 공기는 단숨에 살얼음판처럼 얼어붙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그날 축하 파티에서 강희진과 서은주에게 농락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그 서은주라는 여자는 애초에 그녀의 디자인을 받아줄 생각도 없으면서 그녀를 마치 광대처럼 온갖 아첨을 하게 만들었다.그리고 개인전에서는 강희진이 루시를 시켜 조작된 영상으로 그녀를 함정에 빠뜨렸다.정말 교활하기 짝이 없다.“너 같이 집안 좋은 인간들은 원래 남을 농락하는 낙으로 사는 거야? 바닥까지 몰린 우리가 고개 숙이고 빌빌 기는 거 보면 아주 통쾌하지?”“난 그런 적 없어요.”강희진은 슬쩍 출구 쪽을 훑어봤다.“지금 내 꼴 보니까, 엄청 통쾌하겠지? 넌 이미 모든 걸 다 가졌잖아. 내 인생 전부를 빼앗아 놓고도 성에 안 차는 거야? 너희가 대체 무슨 자격으로!”분노와 원망, 그리고 그동안 겪었던 온갖 치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핏빛으로 물든 눈을 한 하늬는 마치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악귀처럼 강희진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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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거기 안 서!”강정한이 이를 악물고 곧장 뒤쫓았다.이거 완전 미친 년이잖아!병원까지 따라와 흉기를 휘두른 걸 보면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모양이었다.“정한아! 강정한!”이미 다쳤으면서 굳이 하늬를 쫓아가는 강정한의 모습에 강희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신고만 하면 경찰이 알아서 잡을 것이다.하지만 강정한은 하늬가 숨어 버릴까 봐 걱정됐다.노설연처럼 잠적해 있다가 다시 무슨 짓을 벌일 것 같아 서둘러 뒤를 쫓았던 것이다.강희진 역시 걱정이 되어 뒤따라 달렸다.두 사람이 병원 주차장까지 쫓아갔지만, 하늬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넓은 주차장에는 차 몇 대만 듬성듬성 세워져 있었다.점점 매서워지는 가을바람만 휘몰아칠 뿐, 사람 그림자조차 없었다.“젠장!”평소 침착한 강정한조차 욕설을 내뱉었다.“그만하고 돌아가자!”그를 따라 온 강희진이 그의 상처를 바라봤다.스며 나온 피가 옷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분명 여기 어딘가에 있어요.”강정한이 주변을 둘러봤다.하지만 불빛이 어두워 눈에 보이는 범위가 너무 좁았다.“경찰에 신고하자. 저 여자는 신경 쓰지 말고 상처부터 치료해야 돼.”강희진은 그의 팔을 잡아끌며 억지로라도 데려가려 했다.그 시각, 하늬는 이미 자신의 차에 숨어 있었다.몸을 웅크린 채,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는 하늬는 온몸이 체에 걸리듯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그녀가 찌른 사람은 강정한이었다.대대로 외아들로 이어져 온 강씨 집안, 강지택에게는 손자는 강정한뿐이었다.갑자기 튀어나온 그가 스스로 화를 부른 것이다!애초에 칼을 쓸 생각은 없었는데 강희진이 그녀를 몰아붙여 순간적으로 손이 나간 것이다. 그러니까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늬는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하지만 그들은 이미 하늬가 한 짓이란 것을 알고 있다.이제 정말 끝이었다.그들은 분명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 사람들 심기를 건드리고 무사한 사람은 없었다. 육가희, 양이나…그녀보다 집안 좋고 힘 있던 사람들조차 전부 처참하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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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내가 늦었죠?”방주헌의 차는 개조된 차량이라, 속도를 순식간에 끌어올릴 수 있었다.차가 강희진을 향해 돌진하는 걸 봤을 때, 심장이 그대로 멎는 줄 알았던 방주헌은 그녀를 품에 안고 나서야 겨우 안도할 수 있었다.“아니야. 늦지 않았어.”강정한이 입을 열었다.아무리 평소 침착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라 해도 이런 상황을 겪으면 심장이 내려앉는 건 어쩔 수 없었다.방주헌은 강희진이 무사하다는 걸 확인한 후에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이제 괜찮으니 무서워하지 마요.”강희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방주헌은 강정한이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끼고 미간을 찌푸렸다.“형도 놀랐어요?”“좀 식겁하긴 했지.”“그럼 안아줄까요?”“……”강정한은 자신이 언젠가 방주헌의 도움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방금 그의 행동은 솔직히 꽤나 무모했다.자칫하면 그도 큰일을 당할 뻔했다.그것을 계기로 강정한이 방주헌을 보는 시선은 확실히 달라졌다.오늘 하루 사이, 방주헌에 대한 강정한의 평가는 단숨에 치솟았다.적어도 중요한 순간에는 목숨을 걸고 고모를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래서 몇 번 더 쳐다봤을 뿐인데, 누가 안아 달랬냐고!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게다가 다 큰 남자 둘이 껴안고 있는 꼴이라니, 말이 되나!“새벽에 병원에서 저렇게 난폭하게 운전하는 걸 보니 술 마신 거 아니에요?”방주헌은 상대가 음주 운전이라 생각하고 중얼거렸다.“술 마신 거 아니야. 하늬가 그런 거야.”강정한이 말했다.“하늬라고요?”방주헌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그는 곧장 부서진 차로 달려가 안을 뒤졌다.하지만 하늬는 이미 도망쳐서 차에는 아무도 없었다.“젠장, 뭐 이런 쓰레기 같은 년이 다 있어!”방주헌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차를 걷어찼다.그 잘생긴 얼굴에는 강희진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음침하고 차가운 기색이 서려 있었다.설령 경성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그 여자를 찾아낼 생각이었다.*곧 경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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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강정한이 칼에 찔린 사건은 병원에서 벌어진 일이라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하루 종일 지인들뿐 아니라 회사 관계자와 협력사 사람들까지 병문안을 와서 병실은 꽃다발과 보양식, 과일이 가득 쌓였다.하늬의 가족들도 지방에서 급히 달려와 사과했다.해가 완전히 지고 나서야 병실은 겨우 조용해졌고, 어른들도 모두 지쳐 있었다.강희진은 밤에 병실에 남아 간병하려 했지만, 방주헌이 이를 막았다.“오늘 밤은 내가 있을게요. 희진 씨도 몸 안 좋으니, 집에 가서 쉬어요.”강희진이 뭐라 할 틈도 없이, 방주헌은 이미 비서 조우리에게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라고 지시해 버렸다.오늘의 그는 유난히 단호했고, 거절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강정한이 방주헌에게 약간의 거리감을 두고 있다는 걸 느낀 강희진은 단둘이 시간을 보내면 관계가 나아지길 바라며 하는 수 없이 병실을 나섰다.그렇게 곧 병실에는 방주헌과 강정한 둘만 남았다.두 남자가 서로 마주 보고 있으니, 어딘가 어색했다.그러다 강정한이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어디 가요?”방주헌이 물었다.“화장실.”“도와줄까요?”강정한은 잠깐 멈칫했다.“팔만 조금 다친 거지, 불구 된 건 아니야.”“한 손으로 바지 올리기 불편할까 봐 그러는 건데요.”“……”“샤워할 거예요? 내가 도와줄 수도 있는데.”“괜찮아. 혼자 할 수 있어.”하지만 한 손으로 샤워하는 건 정말 불편했다.방주헌은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다 같은 남잔데, 설마 부끄러운 거예요? 강민 형이랑 다들 함께 온천도 자주 가고, 다 남자라 형이 있는 건 나도 있는데 뭐가 부끄러워요? 본다고 닳는 것도 아니잖아요. 근데 평소엔 옷 입고 있어서 몰랐는데 은근히 근육질이네요?”강정한은 언젠가 정말 이 녀석 때문에 화병 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참새마냥 시끄러운 놈을 고모는 왜 좋아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게다가 TV 리모컨까지 틀어쥐고는 꼭 무슨 멜로 드라마를 보겠다고 우겼다.그렇게 기어이 멜로드라마를 틀어 놓고는 또 강정한이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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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분위기는 몹시 기괴했다.“여기 사람 있어요. 거기 누구 없어요? 살려 주세요!”하늬는 목이 터져라 외쳤다.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제발 저 좀 살려줘요!”하루 종일 소리를 질러댄 탓에 목은 이미 쉬어버렸고, 아무것도 먹지 못해 속은 텅 비어 어지럽고 눈앞이 빙글빙글 돌았다.아무리 외쳐도 소용없자, 급기야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고, 부모님에 대한 원망부터 시작해 온갖 상스러운 말들을 쏟아냈다. 자신을 이 꼴로 만든 놈들을 저주하듯 악을 쓰며 욕설을 퍼붓고 있던 그때, 멀리서 차 소리가 들리고 헤드라이트 불빛과 함께 차 한 대가 그녀 쪽으로 다가오다 조금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살려 주세요! 제발 저 좀 살려 주세요!”하늬는 목청껏 소리쳤다.마침내 구조된 줄 알았다.하지만 차는 멈춘 채 헤드라이트만 끄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하늬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귓가에는 매서운 산바람이 울부짖고 있었다.그 순간, 차 헤드라이트가 갑자기 다시 켜지고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 차는 미친 속도로 바닥을 긁으며 소음을 터뜨렸다.하늬는 그 자리에서 완전히 얼어붙었다.저건 그대로 그녀를 들이받아 죽이려는 것이다.본능적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살려 달라고 외쳤지만, 쉬어버린 목소리는 갈라지고 메말라 있었다.하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하지만 차는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었다.눈 부신 헤드라이트에 시야가 순식간에 새하얗게 번져버렸다.“아아악!”비명이 밤하늘을 찢었다.“끼이익!”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차는 그녀 앞 1미터 지점에서 멈춰 섰다.하늬는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버려 옷은 축축해졌다.숨을 헐떡이고 있는 하늬는 넋이 나간 듯 정신이 아득해졌다.두 다리는 힘이 빠지고 몸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죽음 바로 코앞까지 들이닥친 감각에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어버렸다.차가 돌진해 오던 순간에는 모든 감각이 한순간에 끊겨버린 듯했다. 이미 망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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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자리를 떠나던 중, 방주헌이 육강민을 바라보며 갑자기 물었다.“형, 아까 나 진짜 멋있지 않았어?”“완전히 2미터 8센티급 아우라, 완전 압도적인 그 포스! 문득 나도 카리스마 대표님 기질이 있는 거 같아.”육강민은 머리를 싸쥐었다.말만 안 하면, 확실히 카리스마가 넘치는 데 입만 열면 모지리 본성이 드러나 버리니 문제인 것이다. “참, 이 일은 희진 씨나 강씨 가족한테는 말하지 마.” 방주헌이 당부했다.“왜?”“옛날에 정의로운 영웅들은 다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고 하잖아. 내가 그 시절에 살았더라면, 분명 전설적인 협객으로 남았을 텐데 말이야.”상상에 취해 있는 방주헌의 모습에 육강민은 다시 머리가 지끈거렸다.방주헌이라는 인간은 진지한 순간이 삼 초를 넘기지 못했다.“너랑 이모 어디까지 간 거야?” 육강민이 드물게 두 사람 관계를 물었다.“우리?” 방주헌은 잠시 멈칫했다.“어때 보여?”“잤어?”지난번 육씨 가문에서, 방주헌은 강희진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했었다. 불붙은 장작과 같은 남녀가 단둘이 있었으니, 상상하게 되는 게 당연했다.방주헌은 헛기침을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혹시 안 되는 거야?” 육강민이 낮게 웃었다.“무슨 소리야! 난 안 되는 거 없거든! 내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형은 모를걸.”육강민은 대놓고 비웃으며, 그가 하는 헛소리를 믿지 않았다. *병실로 돌아온 방주헌은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은 강정한 때문에 조금 놀랐다. “어디 갔다 온 거야?” 강정한이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병원은 좀 답답해서, 나가서 좀 돌아다녔어요.”“혼자?”“네!”“두 시간 넘게 혼자 돌아다녔다고?”“……”방주헌은 대답을 피했고, 강정한도 더 묻지 않았다.다만, 하늬 소식을 듣고 나서야 마음속 의문이 조금씩 풀리면서도, 믿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다.강정한이 방주헌을 바라보는 시선은 점점 묘해졌다.*하늬는 사건 발생 이튿날, 산을 오르던 사람들에 의해 발견됐다.산에서 구른 듯한 상태였고, 경찰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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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반대로 방주헌은 낮게 웃음을 흘렸다.그 원인이 방주헌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두 사람은 돌아가는 길에도 이 얘기를 계속했지만, 방주헌은 완벽한 백치 연기를 하며 자업자득이라는 식으로 말하며 아마 하늘이 노하여 그녀를 벌한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강희진도 더 이상 파고들지 않았고, 그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한편, 서은주는 육수린을 데리고 강정한을 문병하러 왔다. 강희진과 방주헌도 함께 있었고, 그 외에도 회사 직원들이 찾아와 업무 보고를 하고 있었다.거기에 임주도 있었는데, 전에 서은주의 디자인을 도와주던 담당자로 두 사람은 접촉이 잦아 서로 잘 알고 있어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그러다 서은주의 시선은 이내 다른 한 사람에게 향했다.바로 주얼리 전시회에서 만난 여성 통역사였다.서은주는 예전에 그녀의 연락처를 받아, 의학 관련 논문 번역을 부탁하려 했지만, 임신으로 일이 많아져 연락하지 못했다.친근하면서도 우아한 그녀는 목소리까지 너무 고와 서은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두 시선이 마주치자, 서로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왜 혼자야?” 강희진이 웃으며 서은주 품에 안긴 육수린에 장난을 쳤다.“강민 씨는 민찬이 데리러 갔어요. 이따 함께 올 거예요.”서은주는 목소리를 낮춰, 강정한의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했다.하지만 강정한은 업무를 잠시 내려놓고 직원들에게 기다리라고 한 뒤, 육수린을 향해 웃었다.그러자 육수린은 바로 안아달라고 손을 내밀었다.육수린이 태어났을 때, 육강민은 없었고 대신 강정한이 아이를 달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에 육수린 역시 그에게 친근감을 보였다.강정한은 한 손으로 그녀를 품에 안자, 아이는 그의 목을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며 볼에 입술을 맞췄다.직원들은 강정한이 평소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라 누군가에게 이토록 다정한 모습은 처음 봤다. 육수린은 강정한의 품에 안겨, 낯선 얼굴들을 번갈아 관찰하더니, 결국 그 통역사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안아, 안아.”그러자 서은주는 급히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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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주든 직원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나고, 서은주 일행도 오래 머물지 않았다.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서은주는 딸의 코를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육수린, 그 아줌마를 잘 모르면서 꼭 안기겠다고 하면 어쩌겠다는 거야? 앞으로는 그러면 안 돼.”“예뻐, 예뻐.” 육수린은 그저 해맑게 웃었다.서은주도 예전에 그 통역사를 넋 놓고 바라본 적이 있었다.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쫓게 되는 건 아이도 마찬가지였다.육수린은 작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아줌마 음~ 좋아!”녀석은 통역사의 몸에서 풍기는 향이 좋았던 모양이다.그러자 육민찬이 다가와 오빠는 어떠냐고 장난을 치자, 아이는 얼굴을 찡그리며 코를 틀어막았다.두 아이가 장난을 치는 동안, 육강민은 오늘따라 이상한 형을 눈치챘다.병원을 떠난 이후, 그는 침묵만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평소 아이들이 떠들어대면 진작 독설을 날렸을 텐데, 오늘은 묘하게 조용했다.밤이 깊어지자, 아이를 재우고 방으로 돌아온 육강민은 서은주와 다정한 시간을 보내려 했지만, 그녀 입술을 맛보고 잠옷 속으로 손을 넣으려는데 서은주는 몸 상태가 안 좋다며 생리 중이라고 알렸다. 육강민은 조금 실망했지만, 그녀를 안고 계속 키스를 퍼부었다.“일부러 그러는 거지? 생리인데도 감히 나를 꼬셨어?” 육강민이 그녀의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서은주는 그저 웃기만 하며 몸을 이불 속으로 파묻었다.“배 아파? 내가 홍탕물 끓여줄까?”서은주는 고개를 끄덕였다.화장실에 들어간 육강민이 낮게 신음하는 소리를 들은 서은주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급히 이불 속에 파묻었다.한참 스스로 열기를 식히고 난 육강민은 내려가 홍탕물을 끓이려다가 형을 발견했다.아직 잠들지 않은 육남혁은 정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육강민이 다가가자, 바닥에는 이미 꽤 많은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었다.“무슨 고민 있어?” 육강민이 살펴보았다.“아무것도 아니야.” 그의 목소리는 거칠었다.담배를 깊게 빨아들이던 육남혁은 눈빛이 짙게 내린 어둠보다 더욱 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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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나뿐만 아니라, 민찬이도 눈치챘는걸요.”“뭐라고 했어?”“오늘 숙제를 봐주면서도 혼 내지 않았대요. 그러면서 오늘은 웬지 슬퍼 보였다고 했어요.” 육강민이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그동안 연애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거예요?” 서은주가 호기심을 보였다.육강민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사실 형에 대해서 다 아는 건 아니었다.몇 년 전, 박사 과정 때문에 형은 학교 근처에 따로 집을 얻어 살았었다.그 당시 육강민은 군에 입대해 거의 집에 돌아오지 못했고 임무 수행 중에는 휴대폰도 제출해야 했기에 형이 뭐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아마 그가 군대에 있던 그 몇 년 동안, 형에게 정말 무언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다음 날 아침, 식사 자리에 앉은 육남혁은 여전히 금테 안경을 쓰고 있었고 평소와 전혀 다를 바 없어 보였다.육강민은 강정한이 며칠 뒤 퇴원할 예정이고 방주헌이 불운을 털고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로 작은 파티를 준비한다고 했다. 육남혁은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시간 나면 갈게.”*강정한이 입원해 있는 동안, 방주헌은 자주 병원에 들러 밤까지 곁을 지키곤 했고, 덕분에 강씨 집안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사실 강정한은 방주헌이 병실에 있는 걸 원하지 않았다.그놈 입에서는 늘 예상치 못한 헛소리가 튀어나오곤 했기 때문이다.게다가 강희진과 신체적 접촉은 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농밀하고도 끈적한 시선을 주고받으며 시도 때도 없이 염장을 지르고 있었다.반면 아들의 달라진 모습에 라미현은 감동해서 눈물을 흘렸다.“아들이 드디어 철이 들었구나.”게다가 자기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살필 줄 알았다.어떤 것에도 무심하던 아들이 드디어 마음을 쓸 줄 알게 된 것이다. 강씨 집안 사람들은 원래 시끌벅적한 걸 좋아하지 않고, 사교적이지도 않다.강정한은 조용히 퇴원하고 싶었지만, 사회성 만렙 방주헌은 이미 모든 걸 꼼꼼히 준비해 놓았다.게다가 강희진이 단호히 못 박았다.“퇴원을 축하해주려고 며칠 동안 준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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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깊은 밤, 달빛은 모래시계처럼 은은히 흘러내렸다.강정한은 시곗바늘이 흘러가는 걸 바라보며, 점점 더 찌푸린 미간을 풀지 못했다.방주헌은 진짜 대담하네?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경성에 계신데, 감히 고모와 밤은 보내려 하고 있었다.요즘 세상에 혼전 관계를 갖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어르신들의 생각은 여전히 보수적이다.할아버지에게 다리가 부러지게 맞을려고 작정한 모양이다.하지만 실제 대담했던 쪽은 방주헌이 아니라 강희진이라는 것을 강정한은 미처 몰랐다.두 사람은 파티장을 나와 거리를 따라 산책했다. 기온이 점점 떨어지면서 원래는 따뜻한 실내로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하늬 사건 이후 두 사람은 나름 유명 인사가 되었기에, 어디를 가도 시선이 집중되었다.그래서 방주헌이 자기 집 근처에 그가 머무는 거처가 있는데 그곳은 어떠냐고 제안했다.잠시 망설이던 강희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넓은 평수의 아파트였는데 사람이 자주 머문 느낌은 아니었다.창가의 화초들은 시들었지만, 내부는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작은 노래방에 영화관까지 마련되어 있었고 천장은 별을 수놓은 밤하늘 같았다. “영화 볼래요?” 강희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뭐 먹고 싶어요? 슈퍼 가서 사 올게요.” 방주헌은 요즘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 이곳에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었고 냉장고 맥주만 들어 있을 뿐이다.“저는 상관없어요.”편의점에 도착한 방주헌은 대충 간식거리 몇 개를 집어 들었고 계산 대 앞에 다다르자, 가지런히 놓인 다양한 콘돔들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혈기 왕성한 나이의 평범한 남자가 좋아하는 사람과 단둘이 있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의식의 흐름이었다.계산대에 있는 아줌마는 40~50대 정도로, 방주헌을 알지 못했지만, 그가 진열대를 계속 쳐다보는 걸 보고 곧바로 물었다.“젊은이, 하나 살래요?”“저….”“세일 중이라 하나 사면 하나 더 드려요, 하나 가져가요.”“세일도 해요?” 방주헌은 이해하지 못했다.“네, 아주 저렴해요. 아이를 원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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