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남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육강민으로서 알 길이 없었다.다만 그 이후로 한동안, 육남혁은 집에 자주 들어오긴 했지만, 연주가 수업하는 시간은 교묘하게 피해 다녔다.그래서 두 사람은 다시 마주칠 일이 없었다.그쯤 되자, 육강민은 오히려 자신이 잘못 짚은 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형이 그 연주라는 여자에게, 감정이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육남혁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니, 그로서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결혼식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더 이상 다른 일에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어쨌든 기회는 만들어줬고 그걸 못 잡는다면, 동생으로서도 더는 해줄 게 없었다.*결혼식을 앞두고, 육씨 가문은 유난히 분주해졌다.외지에서 올라온 친척과 지인들이 많아 집 안은 어수선했고, 육민찬도 집중력이 흐트러져 공부할 마음이 없어 결국 연주와의 수업도 잠시 중단됐다.서은주는 연주에게 청첩장을 건넸다.“제 결혼식, 꼭 와주세요.”“당연하죠.”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말이 잘 통했다.연주가 과외를 하는 동안, 가끔 서은주의 의학 논문 번역도 도와주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결혼식을 앞둔 며칠 전, 서은주는 강씨 가문으로 들어갔다.결혼식 당일, 그곳에서 시집을 가게 되어 있었으니까.강지택 역시 이 기회를 빌어, 그녀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그는 중년에 딸을 잃었고, 딸 강여진을 직접 시집보내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으로 남아 있었다.그래서 그 사랑을 전부 서은주에게 쏟고 있었다.육수린은 엄마와 떨어질 수 없어 함께 갔고, 심지어 육민찬까지 캐리어를 끌고 강씨 가문에 눌러앉았다.아이들이 모두 빠지자, 순식간에 육씨 가문은 한산해졌다.퇴근해 돌아온 육강민은 텅 빈 집이 어딘가 낯설게 느껴졌다.특히 아이들이 없는 게 크게 와닿았다.평소 같으면 육수린이 해맑게 “아빠!” 라며 달려왔을 것이고 한밤중에도 일어나 아이가 또 울지는 않는지 살피는 게 일상이었다.그런데 지금은 갑자기 혼자가 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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