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서진이 힐끗 쳐다봤다."양준우 씨?""네, 맞습니다."권서진이 남자를 다시 한번 훑어봤다.반듯한 분위기에 눈썹도 짙고 눈도 커서 나름 잘생긴 외모였다. 하지만 상대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아서 괜히 어디 숨고 싶고 왠지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권서진이 핸드폰을 넣고 코웃음을 쳤다."나중에 연락할게요. 다음엔 앞을 잘 보고 운전해요!""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권서진이 다시 차에 올라타더니 바로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권서진의 차가 떠나자 양준우는 허리를 굽혀 자기 차 앞 범퍼를 살펴봤다. 마음이 무거워졌다.핸드폰 벨소리가 울리자 양준우가 전화를 받았다. "주임님, 마을 쪽에 폭우로 도로가 막혔어요. 몇몇 주민들이 집에 가족들 못 찾았다고 합니다!" "바로 갈게요."-권서진 차 안, 허설아가 방금 일에 대해 물었다."추돌 사고예요. 뒤차 아저씨가 무슨 일인지 앞을 제대로 안 봤나 봐요. 보험 처리한다고 친구 추가까지 하더라고요. 쯧, 어떻게 배상하나 두고 봐야죠."김지유가 장난스레 말했다."잘생겼어요? 잘생겼으면 서진 씨한테 밥이나 한 끼 사는 걸로 퉁치라고 해요.""잘생기긴 했어." 권서진이 혀를 차며 신나서 말했다. "그런데 나같이 대단한 미녀랑 밥을 먹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야 하는데 배상까지 퉁쳐준다고? 어림도 없지!" 양준우라는 남자가 확실히 봐줄 만하긴 했지만 권서진 스타일은 아니었다. 권서진 스타일이 맞다 해도 배상까지 퉁쳐줄 순 없었다. 권씨 가문 아가씨인 권서진과 밥을 먹을 수 있는 남자는 평소에 덕을 많이 쌓아서 하늘의 은총을 받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송원영이 깔깔 웃었다. 웃고 나더니 서은석의 마음이 이해됐다.어쩌면 서은석도 송원영한테 선뜻 사귀자고 했다는 것만으로 이미 하늘이 내린 은총을 받은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닐까.방금 권서진이 한 말이 지나친 것 같으면서도 또 틀린 말도 아니었다.어릴 때부터 모든 것이 다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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