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全部章節:第 591 章 - 第 600 章

754 章節

제591화

그 모습을 상상하니 허설아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허설아는 핸드폰을 들고 걸으면서 àl'aube 산하에 서브 브랜드를 새로 만들 생각이라고 얘기했다.권지헌은 그 말을 듣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너희 브랜드는 운영 상태도 좋아서 많은 브랜드들이 따라 배우고 있잖아. 데이터와 거래량만 봐도 새 브랜드 런칭할 타이밍이 맞아. 며칠 있다가 골드 전시회가 있는데, 서진이 보내. 초대권은 서진이 이메일로 보낼게.""왜 서진 씨만 보내? 나는 안 돼?"권지헌이 화면 너머로 허설아를 흘끗 쳐다봤다."다음 주 금요일에 넌 못 가.""다음 주 금요일에 왜?"허설아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권지헌과 눈을 마주쳤다. 둘 다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잠시 후, 권지헌은 멍하니 있는 허설아를 보며 결국 두 손을 들고 미간을 꾹 눌렀다."가고 싶으면 가."전화를 끊자 김지유는 눈이 휘어지게 웃는 허설아를 보며 팔꿈치로 쿡쿡 찔렀다."다음 주 금요일이 왜요? 권 대표님 표정 보니까 살짝 삐진 것 같던데요?""별거 아니야. 지헌이 생일인데 내가 잊은 줄 알았나 봐. 게다가 다음 주 금요일에 우리 웨딩드레스 피팅 예약도 했거든."결혼식 식장과 날짜는 작년에 이미 잡아뒀다.다른 건 다 권지헌한테 맡길 수 있어도 웨딩 사진과 웨딩드레스만큼은 허설아가 직접 골라야 했다.전에 드레스 피팅 날짜를 예약할 때 허설아는 이미 그날이 권지헌 생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나름의 생일 선물인 셈이었다.조금 전 권지헌이 물었을 때, 허설아는 일부러 모르는 척했다. 덕분에 권지헌의 허탈한 표정을 실컷 구경했다.권지헌 생일을 허설아가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헤어졌던 동안에도 한 번도 잊은 적 없었다. 다만 스스로 지우려고 애를 쓰며 권지헌에 관한 모든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건 결국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법이었다.-골드 시티에서 나오는 권서진의 손에 박스가 여러 개 들려 있었다. 집에 있는 여자들 선물을 샀다며 돌아가서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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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권서진은 폭우 속에서 운전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더구나 교외에서는 더 운전하지 않았다.도로에는 다른 차도 없고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어 권서진은 조심조심 운전하고 있었다.원래도 속도가 느린 편이었다.허설아가 말하자마자 권서진은 갓길에 차를 댔다.그제야 우비를 걸친 남자가 보였다. 머리 위에 쓰고 있는 우산은 품에 안긴 아이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있어 빗물이 남자의 얼굴 위로 쏟아지면서 꼴이 말이 아니었다.남자는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신분증을 내밀었다."저기, 차 좀 태워주실 수 있을까요? 아이가 고열이라 병원에 가야 하거든요. 3km만 가면 병원 있어요."요즘 세상에 처음 만난 사람한테 이렇게 정중하게 부탁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뒷좌석에 타고 있던 송원영이 신분증을 받아 들었다."근처 마을 담당 공무원이세요?""네, 제 차가 고장 나서 시동이 꺼졌거든요. 혹시 지나가는 분 중에 도움을 주실 분이 있을까 싶어서 손을 흔들어봤습니다."비가 너무 세게 퍼붓고 있었고 병원에 데려다주는 것쯤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권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3km면 금방이니까 타세요. 저 운전 좀 천천히 해요." "감사합니다."차 문을 열어주자 온몸이 거의 흠뻑 다 젖어서 뭍으로 올라오는 물귀신 같은 몰골의 남자가 올라탔다. 그와 반대로 품에 안긴 아이는 비도 맞지 않고 말끔했다. 아이는 의식이 흐려지는지 멍한 눈으로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권서진이 티슈통을 꺼내 남자에게 건네다가 눈이 마주쳤다."당신이었어요?"몇 시간 전, 추돌 사고로 만났던 사람이었다.양준우라고 했던 것 같은데.진짜 이런 우연이 다 있나.양준우가 티슈를 받으며 깍듯하게 말했다."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세차비는 제가 드릴게요.""됐어요. 그 꼴로 타서 안팎으로 전체 정비를 다 해야겠네요."권서진이 두터운 티슈를 건넸지만 양준우는 자기 얼굴에 흐르는 빗물은 닦을 겨를도 없이 아이 얼굴부터 먼저 닦아주었다.다시 내비를 찍어 양준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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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권서진은 금세 그 일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며칠 후, 긴 시간 이동한 탓인지 지친 기색이 역력한 권지호가 권씨 가문 둘째네 별채에 돌아왔다. 권지민은 아직 입원 중이었다.별채에는 일부 도우미들만 있었다. 미처 가져가지 않아 2층 방에 남아 있는 여자 물건들을 힐끗 보던 권지호가 불쾌해하며 말했다."이거 누구 거예요?""전에 넷째 도련님과 약혼하셨던 분 건데 도련님께서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습니다."권지민과 한예린은 이미 파혼했고 한씨 가문도 이미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었다. 파산 후엔 완전히 힘을 쓸 수 없는 신세가 되어 재기하려고 발버둥 칠 여력도 없었다.권지호가 차갑게 말했다."다 버려요.""네, 도련님."이런 사소한 일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한씨 가문도 정말 한심했다. 권지민과 약혼한 후 한씨 가문은 주가가 쭉쭉 올라가고 업계 평판도 나쁘지 않았다.그런데 마치 든든한 방패라도 생겼다고 착각했는지 파멸을 재촉하듯 무덤을 파는 짓만 골라 했다. 권지호가 방에 앉아 넥타이를 느슨하게 잡아당겼다.도우미가 물었다."본채에서 식사하러 오실 거냐고 여쭤보라 하셨어요.""돌아왔는데 당연히 가야지."겸사겸사 권지헌과 결혼한 여자가 궁금해졌다. 전에 전화로 인사는 나눈 적 있지만 직접 얼굴을 본 적은 없었다. -본채 다이닝룸에는 가장 큰 조명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식탁 위에는 열댓 가지 요리가 차려져 있었다.권지호가 돌아오자 권씨 가문 사람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권정우도 서재에서 나와 식탁 앞에 앉았다.권지호가 한 명씩 인사를 돌렸다. 먼저 박희수와 진하윤을 보며 말했다."큰아버지, 큰 숙모, 셋째 숙모. 요즘 지민이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진하윤은 권지민에게 챙겨주겠다고 말한 그날 이후로 이틀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았다.박희수는 매일 사람을 시켜 권지민에게 밥을 날라 주었다. 하루 세 끼, 한 끼도 빠짐없었다.이 정도면 충분히 잘한 셈이었다.권정민과 고연정은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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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끈적하고 이글거리는 시선이 허설아에게 잠시 머물렀다. 시선을 거둔 권지호는 권지혁과 권서진에게 인사를 건넸다.마지막으로 연희에게 시선이 향했다. 연희도 마찬가지로 포도알처럼 까맣고 맑게 빛나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집으로 돌아온 권지호를 살피고 있었다.연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지호 삼촌."권지호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주머니에서 해외에서 사 온 어린이 장난감을 꺼냈다."연희라고 했지? 선물이야.""감사합니다, 지호 삼촌."선물을 받은 연희는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얌전히 자기 자리에 앉아 어린이용 보조 젓가락을 들고 조심조심 그릇 안의 브로콜리를 집어 먹었다.연희가 먹기 싫어하는 거였지만 허설아가 꼭 먹으라고 했다.허설아와 권지헌이 이야기하느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틈에 연희는 브로콜리를 집어 몸을 돌리더니 권지혁 입에 쏙 넣어버렸다.권지혁은 티슈를 꺼내 연희 젓가락을 닦아줬다. 두 사람의 손발이 척척 맞는 걸 보니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식탁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다 보았다. 허설아가 고개를 돌리고 연희 그릇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브로콜리를 발견하고 눈썹을 치켜올렸다."대단한데? 벌써 다 먹었어?"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응응, 먹었어!"'어차피 엄마가 누가 먹었는지는 안 물어봤잖아.''지혁 삼촌이 먹은 것도 먹은 거지.'허설아가 "아~" 하고 말하더니 옥수수를 조금 잘라서 연희 그릇에 담아줬다.연희는 또 추가된 채소를 보고 고민에 빠졌다. 허설아가 한눈을 판 틈에 옥수수를 집어 들더니 다시 권지혁 입에 쏙 넣어버렸다.허설아가 고개를 돌린 순간, 연희가 통통한 손으로 옥수수를 쥐고 권지혁 입에 통째로 밀어 넣고 있었다. 허설아는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연희와 눈이 마주쳤다. 연희가 어색한지 헤헤 웃었다.권지혁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였다.허설아가 연희를 보며 말했다."지혁 삼촌한테 그렇게 큰 옥수수를 먹여주다가 체하면 어떡해?"권지혁이 옥수수를 들고 군말 없이 베어 먹으며 머쓱하게 웃었다."제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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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허설아가 먹기 싫은 티를 내자 권지헌은 그릇을 밀어 놓으며 말했다. "방금 연희한테 뭐라고 했어? 아이한테 본보기를 보여야지."허설아가 당당하게 말했다."나는 키 안 커도 되잖아.""왜 안 커도 돼? 나보다 더 커지면 그때 안 커도 된다고 해."허설아가 씩씩거리며 권지헌을 째려봤다.'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두 사람 키 차이가 20cm나 났다. 허설아가 지금 당장 소 한 마리를 통째로 먹어도 키는 절대 안 크고 살만 찌겠지. 하지만 권지헌은 요즘 허설아를 살찌우려고 작심한 것 같았다.그릇에 든 새우를 다 먹은 허설아는 또 까줄까 봐 얼른 그릇을 안고 품에 숨겼다.그 모습이 연희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권지헌이 애정 가득하게 웃으며 허설아가 품에 안고 있던 그릇을 받았다."기름 묻으면 어떡해. 더 안 줄 테니까 걱정 마."권씨 가문 사람들은 이런 모습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여도 아무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권지호가 시선을 내리고 식탁 위의 요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지헌이 형이랑 형수님, 정말 사이가 좋네요. 언제쯤 연희한테 동생 만들어줄 거예요?"권씨 가문 사람이라면 모두 허설아가 전에 유산한 일을 다 알고 있었다.권지호가 무슨 의도로 지금 갑자기 이 얘기를 꺼냈는지 알 수 없었다.허설아는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차분하게 대답했다."순리에 맡겨야죠. 연희처럼 다 인연이 있는 거예요.""맞아요. 이런 일은 억지로 바란다고 되는 게 아니죠."허설아가 다시 말을 바로잡았다."모든 일이 다 억지로 원하면 안 되죠.""형수님 말씀이 맞네요."권지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권서진에게 시선을 옮겼다."서진이도 이제 어리지 않네. 지난번에 돌아왔을 때만 해도 학교 다니고 있었는데 말이야." "나 졸업한 지 얼마 안 됐거든. 오빠야말로 이제 나이가 적지 않지. 지헌이 오빠는 벌사 애가 세 살인데 지호 오빠는 언제 새언니 데려올 거야?""형수님이 방금 말씀하셨잖아, 모든 건 억지로 원하면 안 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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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병실에 잠시 침묵이 흐르고 권지민이 다시 한번 물었다."권율 그룹 원했잖아, 가졌어? 지분 원하던 것도 가졌어? 아빠가 자기 지분을 권지헌한테 줄지언정 형 생각은 하지도 않았잖아." 권지호가 이를 아득바득 갈았다. "닥쳐!""내가 틀린 말 했어?"말할 때마다 권지민은 목에서 통증이 심하게 느껴져 기침을 몇 번씩 해야 입안의 피비린내를 겨우 삼킬 수 있었다.사실 권지민은 어릴 때부터 권지호가 무서웠다.권정민과 고연정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권지호는 권지민한테 늘 엄격하게 요구했다. 권지헌에게 도저히 못 미친다는 걸 알기에 남몰래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하지만 재능이라는 건 때로는 신의 짓궂은 장난 같았다.노력만으로 안 되는 일들이 있었다.권지민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밤늦게 탁상등 아래서 이를 악물고 공부하던 수많은 밤이 생각났다. 그러다 가끔 권지헌 방을 지나다가 문을 살짝 열고 들여다보면 권지헌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그때 권지민은 이미 아무리 같은 형제여도 차이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물론 인정할 수는 없었다.그렇다고 권지호의 생각이 권지민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었다.권지민이 기침을 하며 말했다."지헌이 형이 나한테 돌아오지 말라고 했으니 나도 건영시에 남아 있을 빌미가 있어야지. 해주시는 재미도 없어. 건영시에도 못 있게 하면 유배 보내는 거랑 뭐가 달라.""이건…… 그 여자와 상관없어. 감정 따위는 가치도 없으니까."그 말에 권지호 표정이 한결 나아졌다."아무리 건영시에 있고 싶어도 그렇지, 너무 극단적이잖아.""남자가 얼굴에 흉이 좀 생기면 어때. 형, 내가 안 다쳤으면 형이 무슨 명분으로 돌아오겠어?"권지헌이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그전에 권지호는 설 연휴에도 돌아오지 못했다.말하지 않아도 돌아오지 말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권씨 가문의 베이스인 건영시에 돌아오지도 못하면 원하는 걸 어떻게 얻고 관리할 수 있을까. 권지호가 어두워진 얼굴로 탁한 숨을 내뱉었다."일단 먼저 쉬어. 할아버지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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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누구랑 선 보는데요?""몇 명 있어. 네가 어색해할까 봐 그냥 가족 모임이라고 하고 같이 오라고 했어. 네 오빠 친구들도 몇 명 오니까 걱정 마."진하윤도 처음부터 권서진에게 평범한 일대일 맞선을 밀어붙일 생각은 아니었다.아예 파티로 열 생각이었다. 권서진은 두 명의 헤어 디자이너한테 스타일링을 받으며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무슨 핑계로 파티를 주최했어요?""너희 오빠 생일이라고 했지."권서진이 입꼬리를 씰룩였다. 진하윤은 진짜 친엄마가 맞는 걸까? 권지혁 생일은 하반기인데 권서진 소개팅 자리를 만들겠다고 생일을 반년이나 앞당겨버리다니.진하윤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나중에 사람들이 오면 잘못 들었다고 곰돌이 생일이라고 해. 하반기에 지혁이 진짜 생일 때는 재벌가 딸들 좀 더 불러야겠다. 기회를 낭비하면 안 되지."곰돌이조차도 견생 첫 번째 생일 파티가 이렇게 성대하게 열릴 줄은. 피할 수 없다는 걸 아는 권서진은 진하윤의 말을 따라 화장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별채에는 허설아와 김아림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김아림은 전에 권씨 가문 자식들이 다 멀지 않은 곳으로 분가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적 있었다. 막상 와서 허설아가 별채에서 유유자적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심 부럽기도 했다. "우리 집은 식구가 많아서 보기만 해도 피곤하거든. 시부모님이랑 친정 부모님, 남편에 아들까지. 설아 씨 이렇게 편하게 지내는 거 보니까 너무 부럽다." 허설아가 흔들의자에 앉아 몸을 세우며 말했다."사촌 동생은 왔어?""왔어, 본채로 갔어. 오는 길에 운전도 내가 했는데 옆에서 내내 굳은 얼굴을 하고 있더라니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어디 정부 회의 참석한 줄 알았을 거야."김아림은 이번 소개팅에 별로 기대가 없었다."솔직히 말하면 우리 동생 권 이사 눈에 안 찰 것 같아. 나이 차이도 꽤 나고 평소에 재미도 없고 고리타분하거든."오늘 소개팅에 별로 관심 없던 허설아는 김아림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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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욕을 퍼붓고도 분이 안 풀렸는지 권서진은 신발을 벗어서 남자의 뒤통수를 향해 던지려 했다.허설아가 황급히 권서진을 말렸다. "이 신발 서진 씨가 제일 아끼는 거 아니에요? 진정해요, 진정해!"권서진은 예쁘게 꾸미라는 진하윤의 성화에 못 이겨 하이힐까지 신고 본채로 온 것이다. 그래서 실력발휘에 영향을 미쳤다. 아니었으면 조금 전 더 속 시원하게 발차기했을 텐데.허둥지둥 뒤따라 나온 진하윤과 박희수의 얼굴에도 분노가 가득했다. 진하윤이 고르고 골라 데려온 남자가 감히 권씨 가문에서 권서진한테 저렇게 막말을 쏟아낸다는 건 상류층 사회에서도 꽤 망신스러운 일이었다.박희수는 화가 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권씨 가문이 눈에 안 차면 왜 왔대?"권씨 가문은 탐나지만 셋째네 집안을 무시하는 거였다. 집안에서 유일한 딸인 권서진 혼사에 권씨 가문이 인색하게 굴 리 없다는 건 온 세상이 아는 사실이었다. 집안 어른들이 만나보라고 자리를 마련해 주었는데 저렇게 예의 없이 구는 건 상식 밖의 행동이었다. 박희수가 권서진 손을 꽉 잡았다."화내지 마. 내일 내가 직접 찾아가서 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 따질 거야!"권서진은 팔다리를 좀 놀렸더니 어느새 화가 좀 가라앉아 오히려 진하윤과 박희수를 달랬다."처음 봤는데 저 꼬라지면 더 볼 것도 없죠. 그런데 엄마, 혹시 다른 두 사람도 저런 건 아니죠?""아니……겠지."진하윤도 조금 전 남자의 꼬라지를 직접 보고 나니 자신 있게 말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이번 남자는 무수히 많은 전화를 돌려서 난잡한 사생활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에 고른 사람이었다.진하윤이 고민하다 말했다."일단 나머지 두 명은 만나만 봐. 네 오빠 친구들도 와 있으니까 혹시 불편하면 그냥 돌려보내면 되잖아. 오늘은 그냥 젊은 사람들끼리 모인 거라 생각해."권지혁 친구들이라면 권서진도 다 얼굴을 아는 사이였다. 기대를 잔뜩 품었던 진하윤이 풀이 죽은 모습을 본 권서진은 실망시키기가 미안했다."알겠어요. 하지만 방금 그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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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두리번거리던 김아림이 눈을 반짝이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남자를 향해 손을 흔들며 불렀다."준우야, 여기야."디저트 테이블 앞에서 키가 훤칠한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김아림이 부르는 소리에 옆 사람한테 고개를 끄덕이고는 걸어왔다.남자는 더없이 평범한 야구점퍼에 안에는 셔츠를 입었는데 컬러감이 있는 셔츠 패턴이 드러나 있어 자연스럽고 세련돼 보였다. 그날 봤을 때와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권서진은 앞에 있는 남자와 추돌 사고로 만난 적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보지 못했다. 김아림이 웃으며 소개했다."사촌 동생 양준우예요. 준수하고 우수하게 자라서 좋은 말 많이 하라고 우리 이모가 지어준 이름인데 바람이 완전 빗나갔죠."좋은 의미의 이름과 달리 양준우 입에서 듣기 좋은 말은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열받게 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양준우가 소파에 앉은 여자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대신했다. 권서진을 보고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시선을 옮겼다. 진하윤과 박희수는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잘생긴 데다 반듯하고 눈빛도 힘 있고 날카로워 눈에 확 들어왔다.딱 봐도 착실한 성격 같았다.김아림이 물었다."준우야, 형부가 전에 맡았던 사건 중에 원주시 옥 사업 조사하던 거 기억나지? 타 지역 수사였던 거 같은데 네 관할 지역이었지?" 양준우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간단명료하게 말했다."진품에 가품 섞어서 판매해서 과태료 처분 후 사건 종결했지."보안 절차에 해당하는 부분은 더 말할 수 없었기에 바로 입을 닫았다.다음 말을 기다리던 김아림이 고개를 들며 눈이 마주치자 양준우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 외엔 말 못 해."김아림은 기가 막혔다. "성이 박씨 맞아?""응."김아림이 또 물었다."아까 그 남자 집안과 관련 있어?""있지."이렇게 묻는 답에나 겨우 답하는 사람한테서 제대로 된 유용한 정보를 얻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웠다. 김아림은 양준우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허설아 쪽을 향해 손짓하며 '봐봐, 내가 말했지.'라는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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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던 진하윤은 연신 양준우한테 앉으라고 권했다.진하윤이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준우 씨, 오기 전에 집에서 뭐라고 당부하던가요?"양준우가 고개를 저었다."맞선 보러 가라고 했어요." 사실 당부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절대 열 살은 더 많아 보이는 행정 재킷 입지 말고 깔끔하게 차려입고 나가서 제발 집안 망신시키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이른 아침부터 양준우 엄마는 가서 머리도 좀 스타일링하고 옷도 사라며 전화를 걸어 닦달했다. 평소 양준우라면 절대 입지 않을 옷들을 골랐다. 영상 통화로 확인하던 양준우 엄마는 그제야 흡족해했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굳이 할 필요는 없었다.선 보러 가라고 해서 왔지만 양준우는 정작 상대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지금 보니 눈앞에 앉은 젊은 여자는 사촌 누나인 김아림을 제외하면 둘이었다.허설아는 결혼반지를 끼고 있었고 품에 귀여운 여자 아이까지 안고 있는 걸 보니 권씨 가문 큰아들의 집사람인 듯했다. 남은 한 명은 아까부터 쳐다보지도 않고 앞에 놓인 마카다미아만 까먹는 권서진이었다.어쩐지 그날 수리비도 신경 쓰지 않더라니, 권씨 가문 딸이었다.양준우가 시선을 내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진하윤이 또 물었다."지금 마을에서 일하는 거예요? 앞으로 계획은 있어요?""당분간은 없습니다."분위기가 순간 어색해졌다. 김아림이 얼른 나서서 수습했다."준우가 제대 후 공무원 시험을 봐서 실무에 배치됐거든요. 집안에서도 일단 현장에서 실무부터 익히게 할 생각이에요. 나중에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지는 본인 의지와 역량에 달렸다고 보고 있어요.""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집은 준우 일에 관여를 안 해요. 도와줄 수 있는 건 딱 하나예요. 언젠가 준우 이름이 승진 명단에 오르면 아무도 막을 수는 없다는 것뿐이에요."그것 말고는 양씨 가문은 자식들한테 다른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다. 힘을 실어주는 건 없었다.김아림이 이렇게 말하는 건 권씨 가문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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