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이 옆에서 조심스럽게 말했다."그게, 우리 이사는 안 하면 안 돼? 그냥 여기 살면 안 될까? 원영아, 엄마가 여기서 평생을 살았는데 다른 데로 이사 가면 진짜 적응하기 힘들 것 같아."송원영이 딱 잘라 말했다."안 돼요. 방 세 개짜리 집 마련해 뒀으니 지낼 수 있으면 지내고, 싫으면 알아서 해요. 별장은 이미 팔았으니까 최대한 빨리 짐 빼요."뭐라고?별장을 팔았다고?김수진은 욕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송동건이 말렸다.전화를 끊은 송동건은 김수진을 보며 말했다."원영이 성격이 지 할아버지를 쏙 빼닮은 거 안 보여? 전에 집에서는 착한 척했던 거야! 진짜로 건드렸다간 방 세 개짜리 집도 없어! 일단 참아. 사람 찾아서 민재부터 빼내고 나서 그다음 생각해."송동건이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였다.마음속으로 왠지 겁이 났다.송원영이 왜 이렇게 변한 거지?인정하기 싫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밀려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송원영은 송민재와 달랐다.딸이라는 이유로 많은 부분에서 매정하게 대했다. 어차피 시집갈 테니 딸을 이용해 송씨 가문에 더 많은 이득을 가져오는 게 중요했다.원하지도 않는 송원영을 귀국시켜서 권지헌과 만나게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김수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송동건을 보자 불안해하며 물었다."설마 원영이가 우리 모른 척하는 건 아니겠지?""그동안 원영이 교육에 우리가 얼마나 쏟아부었는데. 피아노며, 가야금이며, 바이올린까지 다 합치면 지방 도시에서 집 한 채는 충분히 살 수 있어!"송동건이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잘 가르쳤지. 그러니까 지금 그룹 최대 주주가 됐잖아. 어릴 때 아버지도 원영이가 자기를 가장 닮았는데 딸인 게 아깝다고 하셨잖아."송영식은 송원영이 어릴 때부터 송동건에게 잘 키우라고 했었다.하지만 그때 송씨 가문 사람들은 어차피 딸인데 설마 가업을 잇겠냐고 반신반의했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어떤 의미에서는 성공한 교육이었다.김수진 뒤에서 송원영이 최대 주주가 됐다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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