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영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드러났다.마음속에서도 두 가지 목소리가 거세게 맞서고 있었다. 이 코트가 어젯밤 식사 자리와 같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냥 사소한 일이었다.하지만 지금 송원영은 을의 처지였다. 비록 계약도 체결했고 공장도 넘겨받았지만 지금 이 순간 거절하든 수락하든 둘 다 이상한 상황이었다.거절하자니 체면이 걸렸다. 이재균의 다른 공장이 주얼리 원재료 공급상이기에 나중에 또 거래할 수도 있는데 괜히 불편해 지기 싫었다. 그렇다고 받자니 온몸이 찝찝했다.어젯밤 서은석이 했던 말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받으면 결국 이재균한테 뭔가 바라는 게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거라고 했다.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송원영이 이재균의 원재료 공급 라인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허설아는 송원영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불편함을 눈치채고 코트를 슬쩍 바라봤다.자연스럽게 송원영 앞을 막아선 허설아가 이재균에게 단아한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바로 앞에 세탁소가 있으니까 제가 맡기고 비용도 지불할게요. 주소 남겨주세요, 세탁소에 얘기해서 직접 보내드리라고 할게요.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이재균이 웃으며 시선을 거뒀다.자리를 뜨려던 이재균이 송원영을 돌아봤다."곧 해외 나가는 데 필요한 거 없어요? 사다 줄게요."이재균과 최대한 거리를 두고 싶었던 송원영은 고개를 저었다."저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는 게 더 좋아요. 포인트도 쌓이고요.""면세점 할인이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요."송원영은 잠깐 굳어버렸다.벌레라도 씹은 것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이태균이 지금 어젯밤 밥 한 끼로 할인을 받아낸 걸 비꼬는 걸까? 송원영은 속으로 꾹 참으며 고개를 들어 이재균을 바라봤다."이재균 씨, 할인해 준 게 아까우면 원래 가격으로 구매할게요.""농담이에요, 너무 진지하게 그러지 마요. 먼저 갈게요, 또 봐요."이재균이 차를 몰고 떠났다.허설아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저 사람, 좀 이상하네."권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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