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Capítulo 791 - Capítulo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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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먹어, 얼른 먹어. 영감이 네가 온 걸 알면 얼마나 반가워할까. 안타깝게도 밥 한 끼 먹는 사이에는 못 돌아오겠지만."양지현이 웃으며 말했다."서진이 며칠 지내다 갈 거예요. 엄마, 복잡하다고 나무라면 안 돼요." 이윤화의 눈이 반짝였다."정말이니? 그거 잘됐구나, 그런데 아쉽게도 준우 요즘 휴가가 없잖아…… 아이고!"이윤화는 둥그스름한 얼굴에 하얀 머리를 흐트러짐 없이 틀어 올린 인자한 이미지의 어르신이었다. 위에는 고급스러운 실크 조끼까지 갖춰 입고 있었다.양지현도 그게 못내 아쉬웠다.고개를 들자 양준우가 한 손으로 권서진의 허리를 감싸안고 코끝을 맞댄 채 낮게 속삭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필요한 거 있으면 나한테 말해요.""서진 씨 집이라고 생각해요. 밖에는 권 대표님이 막아주고 있으니 권지호 씨도 여기까지는 못 찾아와요. 설령 찾아낸다 해도 들어오지 못해요.""요즘은 밖에 나가지 말고 관사 안에서만 움직여요. 어릴 때부터 나를 봐온 어르신들이라 얼굴 익혀두면 좋아요." 권서진이 고개를 들어 양준우를 바라보았다.사실 권서진은 허설아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반드시 구조될 거라는 확신 같은 건 없었다. 정신을 잃기 전까지 틀림없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인생에서 생사만큼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 심지어 진하윤의 목소리까지 들렸다. 권서진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였다."서진아, 서진아. 정신 차려……"정말 죽는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허설아에게는 함께 더 많은 주얼리를 디자인하기로 약속했다.연희에게는 며칠 뒤에 놀이공원에 데려가겠다고 약속했다.권지혁에게는 영원히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다.그런데 유독 양준우에게는 아무것도 약속한 것이 없었다.양준우에게 아무것도 약속한 것이 없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지난번 순간 충동적으로 양준우와 결혼하려 했던 날, 권지혁이 나서서 제지한 뒤로는 별다른 진전도 없었다.지금 두 사람은 사귄다고 하기도 애매한 사이였다.권서진은 그냥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생사의 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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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양준우가 밖으로 양지현에게 알렸다."서진이네 집에 일이 좀 생겼어요, 요 며칠 맛있는 것 좀 해 먹여서 몸보신시켜 줘요. 어젯밤에 바다에 빠져서 섬에서 밤을 새우다가 아침에야 구조되었어요.""그런 걸 왜 이제야 얘기해? 이 못난 놈!"양지현이 서둘러 차 키를 챙겨 장을 보러 나가려 했다.문을 여니 밖에 군복을 입은 젊은 청년이 서 있었다."양 여사님, 밖에 댁으로 보내신 물건을 한 트럭 실은 차가 도착해 있는데 확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무슨 물건인데요?""건영시 권씨 집안에서 어르신 건강이 안 좋으시다는 얘기에 보낸 것들이라고 합니다." 양현성 앞으로 온 것 말고도 요즘 권서진에게 먹이라고 보낸 것도 있을 게 뻔했다.권씨 집안이 워낙 통이 크다는 걸 아는 양지현은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집에 들어간 뒤, 양지현은 이윤화에게 숨기지 않고 자초지종을 다 이야기하고 걱정스레 말했다."엄마, 우리가 권씨 집안 일에 이렇게 엮여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이윤화도 나름 산전수전 다 겪어본 사람이었다.조용히 손에 든 염주를 담담히 굴리더니 차분하게 말했다."큰집이 집안일을 도맡고 있다는 건 차치하고 권 사모가 너한테 직접 전화하고 물건까지 보내는 거 우리 집에서 서진이를 홀대할까 봐 걱정하는 거잖아. 그것만 봐도 이번 일은 서진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거야." "방금 보니 준우도 저렇게 감싸고도는데 네 아들 마음도 모르겠어?" "게다가 내가 보니까 서진이도 준우한테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생각해 봐, 네 며느리 될 아이가 물에 빠져서 섬에서 밤을 새웠다면 마음이 안 아프겠어?"양지현이 말했다."마음이야 당연히 아프죠! 다른 속사정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돼서……"이윤화가 웃으며 여유롭게 말했다."다른 속사정이 있다 해도 큰집에서 대놓고 서진이를 감싸는 게 안 보여?"역시 어른들은 보는 눈이 달랐다. 양지현도 꼬치꼬치 따지는 성격은 아니었기에 사정을 대충 알고 나자 마음이 놓였다."서진이 먹을 국이나 좀 끓여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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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권서진이 서둘러 말했다."제가 먹으려고 꺼낸 건데 준우 씨가 너무 차갑다고 못 먹게 했어요."양지현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식사 중에 양미현이 갑자기 양현성을 모시고 함께 집으로 들어왔다.양준우가 일어나 부축하며 양현성의 손을 잡고 나직이 말했다."할아버지, 병원에 계셔야죠.""싫다, 싫어. 서진이가 왔는데 집에 와야지. 서진이 가고 나면 그때 다시 병원 가마!"양현성이 고집스레 말했다."내가 앞으로 살면 얼마나 살겠니. 너희들 내가 좀 즐겁게 지내는 게 싫어?"양현성의 슬하 자식들 중 곁에 남은 건 양지현과 양미현 자매뿐이었다.양지현은 양현성의 막내딸이기도 했다.이 나이가 되면 치료를 받는 것도 사실 고생이었다. 하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하면 자식들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도 양현성은 다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계속 병원에 있는 건 너무 답답했다. 권서진이 집에 와서 며칠 지낸다는 얘기에 양현성은 바로 기운이 났다. "차라리 집에 돌아오는 게 낫지. 기분이 좋아지면 몸도 좀 좋아질지 몰라."양미현이 입을 열었다."의사한테 물어봤는데 집에 와도 된대. 며칠 동안 수치도 다 안정적이었어."양현성은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권서진을 보더니 가까이 오라며 손짓했다."서진아, 집에서 편히 지내렴, 부족한 거 있으면 할아버지한테 말해, 할아버지가 사 줄 테니까!"권서진이 사랑스럽게 웃었다."감사합니다, 할아버지."가족들도 양현성이 몸에도 큰 이상이 없고 또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에 뜻대로 하게 두었다. 이 나이에는 기분 좋은 게 무엇보다 귀한 것이었다. 기분이 좋아진 양현성은 밥도 반 그릇이나 더 먹었다."서진아, 너희 둘은 언제쯤 할아버지한테 잔치국수 먹여줄 생각이니?"권서진이 턱을 괴고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할아버지, 그건 너무 이른 거 아니에요?""뭐가 일러? 저번에 네가 그랬잖아, 준우가 건영시로 승진해서 가면 그때 생각해 본다고? 이번에 준우가 건영시로 발령 갔잖아?"권서진의 시선이 옆에 있는 양준우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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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양준우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아주 울림이 있었다. 양현성의 화도 점점 가라앉았다.직접 키운 아이였으니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권서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아쉽게도 지금은 우리 혼인신고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때 갔어야 한다니까요." "급할 거 없어요. 서진 씨네 집안일이 다 정리되면 부모님이랑 나랑 인사 드리러 서진 씨 집에 찾아갈게요."권서진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인사하러 따로 찾아온다고? 요즘 세월에 아직도 이렇게 고리타분한 순서라니……양현성이 흡족해하며 말했다. "그래야지, 사람들이 우리 집안이 서진이를 푸대접한다고 생각하게 해서는 안 돼."양지현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그럼 아버지는 몸이나 잘 챙기세요, 나중에 아버지도 모시고 갈 테니까요." 양현성도 지지 않았다."당연히 나도 가야지! 서진이 부모님도 다 안 계신데 진씨 집안에 가는 자리는 내가 꼭 가야지!"양현성이 흡족해하며 양준우가 성급하다고 나무라지 않았다. 서둘러 출근해야 해서 양준우는 오후에 서경시를 떠났다.권서진은 양준우가 새로 사준 휴대폰으로 허설아에게 연락했다."언니, 집안 분위기는 어때요?""지헌이는 아직 서진 씨를 못 찾았다고 하고 있고 권지호 씨도 풀려났어요. 경찰도 권지호 씨한테서 의심스러운 점을 못 찾았어요, 서진 씨랑 얘기할 때 녹음펜까지 준비해뒀더라고요."권서진은 눈을 감자마자, 자신을 밀어 떨어뜨린 뒤 권지호 얼굴에 스쳤던 찰나의 통쾌한 표정이 떠올랐다.뜻대로 되었다는 기쁨과 마침내 권서진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렸다는 흥분이 뒤섞인 표정이었다.권서진은 마음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내가 죽었다고 믿는 잠깐 동안은 지혁 오빠는 건드리지 않을 거예요.""걱정 마요, 지혁 씨한테는 사람을 붙여서 지키고 있어요. 지헌 씨가 예비역 특수부대원 몇 명을 구했는데 다 준우 씨 예전 전우들이라 믿을 만해요."양준우가 권서진을 안심시키려고 직접 나서서 연락한 사람들인 게 분명했다. 권서진은 침대에 누워 몸을 뒤척였다.낯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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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허설아 배 속 아이와 권서진을 위해서 향을 피우고 기도를 올렸다.셋째네 집안은 요즘 들어서도 여전히 우환이 끊이지 않았다.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스님 몇 분이 불경을 읽고 있었다.향을 사온 박희수가 불을 붙인 뒤 허설아에게 건넸다."조심해.""고마워요, 어머니."향은 법당 안으로 들이지 않는 법이었기에 법당 밖에서 절을 올렸다.향을 꽂고 법당에 들어간 뒤 허설아는 방석 위에 무릎을 꿇고 눈앞의 부처님께 소원을 빌었다.첫째, 만물이 평안하고 나라가 태평하기를.둘째, 가족이 건강하고 근심 걱정 없고 즐겁기를.셋째,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기를.넷째, 사랑하는 사람과 한마음으로 매일 마주볼 수 있기를. 허설아는 소원을 다 빌고 정성스레 절을 올렸다.절을 올리고 일어나자 연희도 허설아의 행동을 따라 하며 제법 그럴듯하게 중얼거렸다.이제 곧 네 살이 되는 꼬마인지라 소원은 밖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는 걸 알 리 없었다. 연희가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부처님, 평안하세요!"법당 안 다른 참배객들도 그 말에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얼굴로 다들 웃으며 쳐다보았다. 허설아도 시선을 떨구고 따라 웃었다.아이의 소원에 비하면 어른들은 바라는 게 너무 많고 늘 욕심이 넘쳤다.어른의 소원에는 그만큼 담긴 것도 더 많았다.연희는 일어난 뒤 허설아를 따라 법당을 나섰다.절을 마치고 돌아온 박희수의 손에는 권서진을 위해 받아 온 부적이 들려 있었다.허설아와 연희는 이미 권지헌이 받아 온 부적이 있으니 과유불급이었다. 세 사람은 절 안을 둘러보았고 연희는 연못 속 비단잉어를 따라 입을 뻐끔거렸다. "엄마, 뱃속에 있는 남동생 애칭을 '꼬마 물고기'라고 지어도 돼?"허설아가 부드럽게 말했다."여동생일 수도 있어. 그래, 우리 연희가 동생한테 이름 지어주는 거야?""응, 저번에 아기들 보니까 뻐끔거리는 모습이 물고기 같았어.""그럼 연희 말대로 '꼬마 물고기'로 하자."연희가 눈이 휘어지게 활짝 웃고는 다시 연못 속 비단잉어를 구경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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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건영시의 해 질 녘,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며 찬란하고도 차가운 강물처럼 이어졌다.권지호는 권율 그룹 빌딩 위에 서서 불빛이 환하게 켜진 도시를 내려다보았다.비서가 뒤에서 입을 열었다."권서진 씨는 아직 새로운 소식이 없습니다. 구조대 십여 팀이 움직이고 있는데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 보이네요."권지호는 속에서 차오르는 설렘과 흥분, 그리고 의구심을 꾹 참고 일부러 안타까운 척 말했다."그래? 지헌이 형은 뭐래?""허 대표님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셔서 병원에 모시고 가셨습니다. 지금도 시립병원에 계세요.""그래, 사람 더 붙여서 서진이 꼭 찾아내야 해.""알겠습니다, 바로 구조대에 연락하겠습니다."비서가 사무실 문을 닫고 나가자 권지호는 휴대폰에 오랫동안 저장해둔 전화번호 하나를 바라보다가 전화를 걸었다.-병원 안.허설아는 방금 받은 산전 검사 결과지를 손에 들고 복도에 앉아 있었다.흰 종이에는 몇 가지 항목이 고위험군으로 표시되어 있었다.결과지를 본 순간, 허설아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결과지에는 배 속 아이가 초기 다운증후군 선별검사에서 고위험으로 나왔다고 적혀 있었다.그 순간, 허설아는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다른 일이면 바로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을 떠올렸을 것이다.하지만 유독 아이 일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권지헌이 허설아 앞에 쪼그려 앉아 조용히 말했다."자기야, 의사가 고위험군이라고 해서 아이한테 꼭 문제가 있는 건 아니래. 우리 다른 병원 가서 검사 더 받아보자."허설아는 결과지에 적힌 모든 수치를 꼼꼼히 살펴보고 휴대폰을 꺼내 병원 앱을 열었다. "왜 결과지 전자 파일이 없지."요즘 같은 세상에는 무슨 검사 결과든 다 휴대폰으로 찾아볼 수 있었다.예전 산전 검사 때도 데이터 파일을 함께 줬었다.그때 간호사가 설명했다."최근 저희가 시스템 업그레이드 중이라 전자 파일 발송이 안 되고 있어요."손에 든 종이 결과지를 든 허설아는 방금까지 당황스러워하던 표정을 지우고 차분해진 얼굴로 말했다."지헌아,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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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의사의 이마에 콩알 같은 식은땀이 맺혔다.허설아가 이렇게 빨리 결과지의 문제를 알아챌 줄은 생각도 못 했다."아무튼 병원 옮기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저희 병원에서 검사받으시는 게 산모님과 아이한테 가장 좋아요!"허설아는 아예 뒤로 물러나 앉았다.가방에서 텀블러를 꺼내 아침에 박희수가 담아준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럼 신고하죠, 저도 제 산전 검사 결과지가 어떻게 오늘 나온 건지 정말 궁금하네요."권지헌이 손을 올리자 복도 끝에서 기다리던 경호원 몇 명이 달려와 허설아를 둘러쌌다. 권지헌은 덜덜 떠는 의사를 마주 보며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의사가 가운 소매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도망치려 했지만 경호원에게 잡히고 말았다. 결국 병원 보안 요원과 원장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나타난 원장은 귀하신 몸인 권지헌을 발견하고 아부 섞인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권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사모님이 저희 병원에 산전 검사받으러 오셨나요?"권지헌이 코웃음을 쳤다."내가 우리 집사람 병원을 옮기려는데 이 병원 의사가 못 나가게 앞을 가로막네요. 그리고 이 산전 검사 결과지에 대해서도 확실한 설명을 들어야겠습니다."원장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검사 결과지를 살펴보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허설아를 바라보았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고위험군이라고 해도 괜찮아요, 다른 검사를 좀 더 꼼꼼히 받으시면 되거든요. 이걸로 문제가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어요!" 원장은 허설아의 산전 검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와서 소란을 피우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돈 있는 사람들은 성질이 모나다고 하면서 말이다. 허설아가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이 결과지에는 제 나이도 두 살이나 어리게 적혀 있어요, 병원 의술이 참 대단한 모양이에요. 출력한 결과지에 오류가 다 있는 걸 보니."이런 결과지는 전산 시스템에 연동되어 있었다.원장도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이건…… 시스템 오류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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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순간 복도에 정적이 흘렀다.원장은 나중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되었다."권 대표님, 제 사무실 가서 얘기 나누실까요? 여기는 검사 기다리시는 산모님들도 많아서……"권지헌이 허설아를 바라보았다."안 갑니다."허설아가 태연하게 원장을 흘겨보며 말했다."방금 가려고 했을 땐 이 병원 의사가 저한테 제멋대로 한다고 손가락질했잖아요. 그러더니 이제 와서 나가라면 순순히 나갈 것 같아요?""이렇게 많은 산모들이 병원을 믿고 있는데 다들 이해할 만한 설명은 해줘야죠. 제 결과지가 잘못 나왔다는 건 다른 분들 결과지도 잘못 나올 수 있는 거잖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이랑 돈을 더 써가면서 병원 장단 맞춰줘야 해요?""다들 아이가 태어나길 손꼽아 기다리는 부모로서 아이들로 장난치는 의사를 절대 넘어갈 수는 없어요!"원장은 속으로 화가 치밀었다.허설아는 오늘 이 일을 개인의 문제에서 자리에 있던 모든 임산부들의 문제로 확대시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원장은 어쩔 수 없이 허설아를 막아섰던 의사를 돌아보았다."허 선생, 자네가 설명해 봐,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이미 이를 바득바득 악물고 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장이라도 낙하산으로 들어온 의사의 뺨을 후려치고 싶은 심정이었다.허 의사가 인맥을 찾은 것만 아니면 원장은 애초에 받아주지도 않았다. 한씨 병원 출신인 데다 사건이 터진 산부인과 소속이라 어느 병원에 가든 골칫거리였다.원장은 지금 후회를 금치 못했다. 허 의사가 발뺌하며 말했다."저는 몰랐어요, 방금 나가시는 걸 막은 것도 산전 검사 결과에 책임을 지려는 태도였을 뿐이에요."인내심이 바닥난 권지헌은 이 소란에 더 장단 맞춰줄 마음도 없었다."원인을 찾지 못하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원장님이 저번에 말한 협업도 없던 걸로 하죠.""그러지 마세요, 권 대표님. 다시 잘 얘기 나눠봅시다……"권지헌의 뜻은 분명했다.돌아선 권지헌은 허설아의 손을 잡고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병원을 떠났다.권지헌과 허설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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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이미 조 비서 시켜서 조사하라고 해뒀어."권지헌이 병원을 신고하긴 했지만 병원 명예를 위해서라도 원장이 허 의사를 어떻게든 감쌀 게 뻔했다.차에 탄 권지헌이 몸을 숙여 허설아의 안전벨트를 채워주었다.그때 전화를 걸어온 조민규가 말했다."대표님, 허 대표님한테 산전 검사 결과지 받으러 오라고 연락했던 허 의사가 전에 지호 씨와 연락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통화는 바로 어제였고요.""허 의사가 통화를 마치고 전화 유심까지 해지해서 저희도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권지호. 또 그놈이라니. 권지헌은 놀라지 않은 듯했다. "알겠어요, 병원에 압박 넣어요.""네, 대표님."전화를 끊고 권지헌이 핸들을 돌리며 말했다."권지호는 그저 시간을 끌고 싶은 거야."권지헌이 허설아한테만 신경 쏟게 만들어서 권지호가 회사에서 벌이는 일은 신경 쓸 겨를이 없게 만들려는 속셈이었다.하지만 권지헌을 너무 우습게 보았고 허설아도 너무 얕잡아 본 것이다. 아이 일이라고 해서 절대 검사 결과지 한 장 때문에 자책하며 무너질 허설아가 아니었다.반드시 바로 명확히 조사할 사람이었다.돈만 있으면 검사 결과도 그렇게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권지호는 어쩌면 허설아가 공립 병원을 택한 게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병원이 허설아의 회사와 가깝다는 이유가 다였다. 그래서 그 병원에 산전 관리 등록을 한 것뿐이었다."권지호 씨가 요즘 이사회를 소집하려고 한다고?""응, 이미 동의했어. 뭘 하려는 건지 지켜볼 거야."이미 미끼는 던져뒀으니 물고기가 걸려들기만 기다리면 되었다.-지난 한 주 동안 서경시.권서진이 양현성의 휠체어를 밀고 군 관사 단지 안을 산책하고 있었다.양현성은 얼마 전에 여러 번 위독 판정을 받았던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력이 좋았다. 태극권을 하던 옛 전우들이 양현성을 마주치자 걸음을 멈추고 인사를 나눴다."어이구, 양 영감. 웬일로 퇴원했어?""병원에 누워만 있으면 뭐 해? 멀쩡한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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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말을 꺼낸 그 젊은 여자는 그 말에 억울한 얼굴로 양현성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예전엔 저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예원이 아니냐? 어릴 때부터 준우 뒤를 그렇게 졸졸 따라다녔지. 그때는 동네 아이들이 다들 준우를 따라다니길 좋아했어."정예원이 턱을 치켜들고 권서진을 바라보았다.정예원은 양준우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나 다름없었다. 관사 단지에서 정예원이 양준우를 좋아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니 어디서 굴러들어왔는지도 모를 여자 따위는 알아서 물러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었다. 권서진 눈에 관사 단지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딘가 순진하고 천진했다.너무 곱게만 자란 것이다.어릴 때부터 오로지 다투고 권호성 비위를 맞춰야만 뭔가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게 몸에 밴 권서진과는 완전히 달랐다.권서진은 어릴 적부터 사회생활이란 걸 실감하며 자란 것이다. 권지헌을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권호성의 눈치를 봐야만 했다.눈치를 보고 속마음을 읽어내는 건 권서진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 정예원의 얼굴에는 양준우를 좋아한다는 마음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권서진에게 알아서 물러나라는 태도였다. 권서진이 턱을 괴고 팔꿈치를 양현성의 휠체어 팔걸이에 올린 채 한 손으로는 양현성 어깨를 주무르며 혀를 끌끌 차더니 말했다."양준우 씨 좋아해요? 안타깝네요, 고백은 왜 안 했어요? 준우 씨 은근히 츤데레라 고백하면 한번 생각해 볼지도 모르는데.""무슨 허튼소리예요!"정예원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부끄러워서인지 아니면 날씨가 추워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권서진이 양현성의 손을 어루만지며 말했다."할아버지, 추우시죠? 우리 들어갈까요?""그래, 네 말대로 하자."양현성은 권서진 앞에서 거의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권서진 말은 다 따랐다.다른 할아버지들은 물론이고, 정예원 같은 젊은이들조차 이렇게 다정한 양현성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권서진을 정말 집안 식구로 여긴다는 뜻이었다.권서진이 가려는 걸 본 정예원이 서둘러 앞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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