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Capítulo 811 - Capítulo 820

889 Capítulos

제811화

전남편이 대체 무슨 자신감인지 알 수 없었다.허설아가 유혜원 맞은편에 앉았다."서준이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내가 못 만나게 한 것도 아니고 애는 원래 아빠가 있어야죠. 특히 남자애는 더더욱 아빠가 필요하고요. 그런데 그 인간은 서준이 데려가기만 하면 험담만 늘어놓는다니까요!"유혜원은 이 생각만 하면 화가 치밀었다."내 사생활을 캐묻지 않나, 서준이한테 내가 얼마 버는지, 재혼할 생각 있냐고 묻지를 않나. 심지어 내가 결혼해서 애가 생기면 서준이 버린다는 소리까지 했어요! 이게 인간이 할 소리예요?"바람피워서 혼외자까지 낳은 남자가 이런 소리를 하다니, 우습기 짝이 없었다.허설아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온 세상 사람이 다 자기랑 똑같은 줄 아나 봐요.""알 게 뭐예요! 그 인간이 양심이라도 생겨서 애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나 했더니, 글쎄 서준이 성을 바꾸는 데 사인해줄 테니 10억 원을 달라잖아요! 진짜 염치없어요!"화가 잔뜩 치민 유혜원은 물컵을 들어 물을 마시고 나서야 겨우 화를 참을 수 있었다."성 바꾸는 거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니잖아요.""전에는 내가 귀찮아서 미뤘던 거고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요. 내가 그 인간 회사에 손 좀 써서 지금 주가가 바닥까지 떨어졌거든요. 어제 제발 좀 봐달라고 사인까지 했어요.""그런데 사인을 마치고 나한테 집안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이라고 하지 뭐예요! 서준이도 결국 기생충으로 키울 거래나, 뭐래나!"유혜원이 이렇게 화난 것도 당연했다.전남편이 연기조차 하지 않으려는 인간 말종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두 사람 사이에 남아 있던 추억의 조각들은 산산이 부서져 서로를 공격하는 흉기가 되어버렸다.유혜원의 눈에 서늘한 빛이 스쳤다."오늘 온 것도 우리 엄마랑 서준이를 이모한테 며칠 맡기려고 온 거예요. 요즘 프로젝트 때문에 좀 바쁘거든요.""그 사람 회사 망하게 하려고요?""그럼 너무 재미없잖아요? 아예 그 인간을 외국으로 보내버릴 거예요! 평생 나랑 서준이 앞에 얼씬도 못 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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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한 아이는 활발하고 다른 아이는 차분한 성격이었다.옆에 서 있던 박시연은 그 모습에 결국 참지 못하고 따라 웃었다."사모님 배 속 아기까지 태어나면 앞으로 집안이 더 북적북적하겠어요."유혜원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임신했어요?"전혀 모르고 있었다!원래 마른 데다 헐렁한 홈웨어까지 입고 있어서 임신한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 허설아가 웃으며 말했다."4개월 됐어요. 연희 임신했을 때도 배는 별로 안 나왔어요.""확인해 봤어요? 아들이에요, 딸이에요?"허설아가 유혜원을 흘겨보며 말했다."연희 같은 딸이든 서준이 같은 아들이든 다 좋아요.""그런 말은 말아요."역시 친엄마답게 전서준한테 콩깍지라곤 전혀 없었다."서준이 같은 애면 살 뺄 걱정부터 해야 해요. 머리도 안 좋은데 먹는 것만 밝히는 게 완전 돼지라니까요."전서준이 투덜거렸다. "엄마, 내 체면도 좀 생각해!"이 나이의 아이들도 이제는 다른 사람 앞에서 흉을 보면 속상해하곤 했다.허설아가 씻어둔 딸기 접시를 들고 전서준한테 몇 개 건네주었다.통통한 얼굴에 드러났던 서운함은 이내 음식에 대한 기쁨으로 바뀌었다."고마워요, 외숙모!""서준이는 순수하고 귀엽고 착하기까지 하잖아요. 아이가 이런 성품을 갖춘 거면 충분하죠."전서준이 처음엔 연희를 괴롭히긴 했지만 나중에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항상 연희를 지켜주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지금은 하교할 때마다 연희를 챙기며 다른 아이들이 밀치지 못하게 막아주고 책가방도 종종 대신 들어주었다. 힘도 세고 남자애인 자신이 당연히 연희를 지켜줘야 한다면서 말이다. 어릴 때 연민규도 이렇게 허설아를 지켜주었다.남매 사이의 정을 허설아는 다 기억하고 있었다.연민규가 출국한 뒤, 허설아는 외국 회사에 연락해 연민규가 잘 지내고 일도 순조롭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다만 우연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연민규 회사 소재지가 안지혜가 공부하는 곳과 같은 도시였다.두 사람은 서로 앙금이 남아 다시 돌아갈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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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나도 예상하고 있어요."유혜원이 다시 물었다."서진이는 어떻게 됐어요?""내년 9월에 결혼한대요."유혜원이 물었다."……네?"하나같이 유혜원한테 충격적인 소식을 던져주었다.유혜원은 미처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었다!"저번에 워크숍 갔다가 바다에 빠진 거 아니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해요?"유혜원은 바로 권서진을 무사히 찾았고 최근 기사들은 다 권지헌이 눈속임을 위해 일부러 흘린 거라는 걸 알아챘다.다만 누구를 속이려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허설아가 그제야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권지헌의 사촌누나이자 권율 그룹의 고위 임원인 유혜원은 남도 아니었다. 얘기를 다 들은 유혜원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호가…… 완전히 미쳐버린 거예요?"허설아가 차분하게 말했다."둘째 삼촌은 재혼해서 아이까지 낳았대요. 3kg가 넘는 아들이래요."권정민이 재혼해 아이를 낳은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아직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나이는 아니니까. 하지만 권지호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다.권정민한테 다른 아들이 생겼는데 곁에 두고 키우기까지 한다면 권지호는 안중에도 없을 게 뻔했다.물러날 곳도 없는 데다 곁에 같이 의논할 사람 하나 없었던 권지호는 결국 극단적인 수를 둔 것이다. 유혜원이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그렇지…… 서진이도 자기 여동생인데. 게다가 밀수까지, 앞으로 남은 자기 인생 완전히 포기하는 거잖아요." "서진 씨가 잘못됐으면 지호 씨는 밀수 사건을 서진 씨와 지혁 씨한테 뒤집어씌우려 했을 거예요. 서진 씨가 무사하면 황금들을 갖고 튀면 그만이고요. 어느 쪽이든 손해 볼 게 없다고 생각한 거죠."다만 권지호는 권율 그룹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너무 쉽게 보았다. 권지호가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지켜보는 눈들이 있었다.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바로 조사를 받아야 했다. 지금은 모든 게 평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뒤에는 다시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권지호를 집어삼키기에 충분한 거센 파도가 숨어 있었다. 유혜원이 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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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전에는 권지헌도 허설아 말대로 선행을 위해서라도 동생인 권지호를 손 볼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권지호가 한 짓들은 절대 넘지 말았어야 할 선을 건드렸다. 권서진을 바다로 밀어뜨린 순간, 이미 인간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마음이 약해져 눈 감아준다면 언젠가 법의 심판을 받거나 더 큰 재앙이 될 뿐이었다. 앞으로도 권지호는 분명 권지혁을 위협적인 존재로 여길 것이다. 훗날 연희의 존재조차도 자신의 지위를 위협할 거라고 생각하겠지. 권지헌은 그런 일이 생기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회사 자체 조사팀도 권지호가 벌인 일들을 조사하고 있었다.적지 않은 사람이 권지호를 주시하고 있었다.권지헌이 입을 열었다."주얼리 라인은 지혁이한테 맡기기에 적합하지 않아. 지혁이는 아직 혼자 모든 걸 책임질 능력이 부족하고 서진이도 사업할 체질은 아니야. 동창 한 명을 영입했어, 다음 달부터 입사해서 당분간 회사 업무를 대신 할 거야.""네 동창?""노현우."허설아가 그제야 생각이 났다."기억나, 너희 전공에서 항상 2등 하던 사람 맞지!"매번 1등은 권지헌이 차지했지만 노현우도 당시엔 나름 화제의 인물이었다.국가 장학금이나 대회에서도 노현우는 항상 권지헌 다음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권지헌과 노현우를 커플링으로 엮는 사람들까지 있어서 두 사람 사이가 껄끄러워지기도 했었다. 졸업할 때까지 딱히 왕래도 없었다."우연히 노현우가 제출한 이력서를 봤거든. 전 회사가 강성시에 있는 한 주얼리 브랜드였는데 별로 좋지 않게 끝난 모양이야." 권지헌이 브랜드 이름을 말하자 허설아는 깜짝 놀랐다."그거 유금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4대 골드 브랜드잖아?""맞아, 업계에서도 노현우 능력은 다들 인정하는데 회사가 의리를 지키지 않았나 봐. 본인이 운영하는 병원이 하나 있는데 요즘 적자가 나서 임대료도 못 낼 정도래.""저번 달에 네가 인수한 병원이야?""응. 그땐 나도 넘긴 사람이 노현우인 줄 몰랐어. 저번에 계약 때문에 한 번 만나긴 했는데 그렇게 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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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선천성 심장병 환아의 부모들은 대부분 스스로를 자책하곤 했다. 특히 엄마들이 아이를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했다고 더 심하게 자책했다. 많은 가정이 수술비를 감당할 형편도 안 되고 초기 검사비용도 만만치 않은 지출이었다.노현우가 이런 마음을 가진 건 분명 좋은 일이었다. 다만 필요한 비용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다. 허설아는 노현우가 못 다 한 일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다."너랑 내가 좀 투자하고 주변에 관심 있는 친구들한테도 투자받으면 우리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야."권지헌이 허설아를 바라보았다.임신 중기에 접어든 허설아는 아이보리색 홈웨어를 입고 있었다. 풍성한 치맛자락이 발목까지 겹겹이 드리워져 있고 온몸이 반짝반짝 빛났다. 마치 후광이 비추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도와줄 얘기를 할 때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눈동자에 생기가 돌았다. 기대감에도 가득 차 있었다. 권지헌이 허설아의 부드러운 손을 잡으며 나직이 말했다."자기야, 쉽지 않을 거야.""돈만 있으면 어려울 거 없어!""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아이들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아. 노현우가 맡아서 관리했던 아이들만 해도 만 명이 넘고 수술 성공한 아이들도 수천 명이야."의료 기기 투입만 해도 큰 비용이 필요했다. 게다가 많은 의사들을 초빙하고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것 외에, 모든 아이들이 다 수술받을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노현우는 수술 후 관리까지도 다 떠맡아서 수술 후 3년까지 계속 추적하고 관찰했다. 때문에 자금줄이 한 번 끊기자 밑 빠진 독처럼 새어 나가는 병원 지출을 더는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허설아가 권지헌의 손을 잡았다."천천히 하자, 나도 열심히 돈 벌게!"허설아의 커다란 눈이 반짝였다. 마치 앞으로 힘써야 할 새로운 목표를 찾은 것처럼 온몸에 활력이 돌았다.권지헌이 눈앞에 있는 허설아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허설아의 부드럽고 따뜻한 뺨에 입을 맞췄다."그래, 네가 하고 싶으면 해야지." 아무리 어려워도 허설아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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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건영대, 기말고사 주간이자 대학원 입시 준비 기간까지 겹쳐 도서관은 24시간 개방하고 있었다. 공부에 몰두한 학생들로 도서관이 빈 자리 하나 없이 가득 찼다.김지유는 지도교수가 맡긴 일을 마무리하고 휴대폰을 들어 àl'aube의 업무도 처리했다.àl'aube의 업무량은 상당했다.연말까지 겹쳐 재무팀은 휴가도 없이 거의 24시간 대기 상태였다.끊어야 할 영수증과 정산할 영수증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다행히 김지유는 이미 이런 업무 강도에 익숙해져 있었다.김지유는 일과 학업에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허설아가 학업과 일을 병행할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큰 배려였다.어느 하나도 실수해서는 안 되었다.재무제표를 컴퓨터에 옮기고 데이터를 하나하나 처리하다 고개를 숙인 김지유 앞에 누군가 놓아둔 쪽지 한 장이 보였다. [학생, 공부 안 할 거면 자리 좀 비워줄래요?]김지유가 멈칫하며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옆 사람한테 방해되지 않으려고 타이핑도 하지 않고 마우스도 쓰지 않은 채 터치스크린으로만 조작해 소음이 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었다.컴퓨터 화면에는 온통 재무 데이터뿐이었다.김지유는 웃음이 났다.지도교수가 보낸 보고서를 열어 보니 àl'aube 보고서와 거의 같은 격식이었다.옆에도 컴퓨터로 데이터 도표 작업 중인 수학과 학생이 있었다.그런데 왜 김지유만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공부를 안 하는 걸로 보인 걸까?설마 화면 속 데이터를 본 건가? 하지만 àl'aube라는 글자조차 안 보였을 텐데 어떻게 공부를 안 하고 일을 한다고 단정 지었을까?김지유가 뒤를 돌아보았지만 눈이 마주치는 사람은 없었다.고개를 저으며 쪽지를 구겨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 다시 과제에 몰두했다. 기말고사 주간이라고 특별히 힘들 건 없었다. 다만 자격증 시험 몇 개를 신청했기에 한동안은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에 집중해야 했다. 김지수가 숙제를 다 했으니 이제 자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지유는 이모티콘 하나를 답장으로 보냈다.그제야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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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김지유는 아예 몇백만 원짜리 중고차를 하나 장만했다. 두 자매가 타기엔 충분했다. 말을 마친 김지유는 남학생을 내버려 둔 채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이 일도 금세 잊고 지냈다. -올해 àl'aube는 생산 규모를 확대했는데 탈피 시리즈와 에덴 시리즈 모두 실적이 아주 좋았다. 봄날은 유금각과 협업한 뒤, 가연 시리즈 판매량이 예상을 뛰어넘었다.다음 분기 유금각과 협업할 특별판 디자인 도안은 이미 임서리한테 전달되어 생산에 들어간 상태였다.권율 그룹 일만 마무리되기를 기다려서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분명 또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다. 허설아는 모든 직원한테 두둑한 연말 보너스를 지급했다.동시에 àl'aube와 봄날에 안 맞는 직원 몇 명을 권고 사직하면서 다른 회사로의 추천을 원하는지 보상금을 원하는지 확인했다. 대부분은 서로 좋게 헤어지는 편이었다. 서명을 하던 허설아가 웃으며 말했다."매년 이 절차가 제일 싫어요.""정직원 되고 나서 노력을 안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구직하기 편하게 설연휴 지나고 퇴사시키는 거잖아요. 그 정도면 잘해준 거죠."허설아가 서류에 붙은 사진을 보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몇 명은 내가 직접 면접 봐서 뽑은 사람들인데 해고하려니 좀 아쉽더라고요."하지만 실적이 없는 건 사실이었고 심지어 기본적인 요구에도 못 미치는 사람도 있었다.지각과 조퇴를 일삼고 팀원들 노력을 존중하지 않거나 심지어 발목을 잡는 건 무시할 수 없는 문제였다. 허설아가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나도 독해지는 법을 배워야 해요. 아니면 사업 계속 못해요." "독한 걸로 치면 내가 대표님보다 한 수 위예요."허설아가 송원영을 바라보았다.1년여 동안 송원영은 이제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여리여리하고 착하기만 했던 예전 모습 대신 단호하고 거침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허설아가 하나씩 서명하며 물었다."또 헤어졌다면서요?""네, 권 대표님이 얘기했어요?""은석 씨가 전화해서 울어서 지헌이가 데리러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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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서명을 다 마친 허설아가 송원영한테 서류를 건넸다."나는 원영 씨 편이에요."송원영이 허설아한테 눈을 찡긋하며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미소를 지었다."그럼 나 며칠 재워줄래요? 전에 은석 씨 집에 들어가 살다가 아직 새 집을 못 구해서 지금은 호텔에서 지내고 있거든요.""그래요, 대신 우리 연희 좀 봐줘요."연희는 워낙 착해서 천사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아직 미혼에 아이도 없는 송원영한테 육아는 여전히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바로 나가려 했다. 나가려던 그때, 허설아가 말했다."서진 씨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 거기서 지내요.""서진 씨…… 실종된 거 아니에요? 거기서 지내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허설아가 가볍게 웃었다."그럼 서진 씨가 너무 그리워서 그 집에서 지내면서 돌아오길 기다린다고 해요!""좋은 생각이네요."송원영이 바로 허설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저녁에 퇴근한 뒤 바로 권서진의 집으로 짐을 옮겼다.호텔에 도착해서야 송원영이 체크아웃하고 떠났다는 걸 안 서은석은 순간, 송원영이 어디 갔을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겨울밤, 기온이 뚝 떨어지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차창을 적셨다. 와이퍼를 아무리 작동해 봐도 닦으면 또 다시 빗물이 떨어졌다. 전화를 열 몇 통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자 서은석은 조바심이 났다.집에 돌아와 막 문을 열려는데 현관 앞에 누군가 쭈그려 앉아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당신은……"문 앞에 쭈그려 앉아 있던 여자가 고개를 들고 서은석의 바짓단을 잡더니 갸름한 얼굴에 절박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부, 저예요, 송수정! 저 송원영 동생이에요, 저희 언니 찾으러 왔어요!"송수정?아, 그런 사람이 있었지. 몇 달 전, 김수진이 송수정이 실종됐다며 송원영한테 찾아보라고 한 탓에 신고까지 했지만 그 뒤로는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그런데 지금, 서은석의 집 앞에 나타난 것이다.서은석이 미간을 찌푸리고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았다.마르고 얼굴은 지저분했으며 사이즈도 맞지 않은 패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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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아마 송수정의 몰락한 처지를 알고 더는 상종하고 싶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기생충처럼 달라붙을까 봐 걱정됐을 것이다. 송수정은 이런 사람들이 항상 강약약강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다.그때가 돼도 지금처럼 무시할지 두고 볼 것이다! 송수정은 서은석이 문을 닫기 직전에 죽기 살기로 문을 잡으며 매달렸다."형부! 저 쫓아내지 마세요! 제가 언니한테 다 해명할게요, 언니 좀 만나게 해주세요!"송수정의 눈에 집 안의 여성용 슬리퍼가 들어왔다.현관에 놓인 사진도 보였다. 송원영과 서은석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두 사람이 다정하게 웃는 그 사진이 눈에 밟혔다. 서은석이 송수정의 초라한 몰골을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꺼져, 안 그럼 신고할 거야. 오늘 밤 유치장에서 보내고 싶어?"서은석은 요즘 계속 심란했다.이번엔 송원영이 정말로 화났다는 걸 알지만 대체 어떻게 만회해야 할지 몰랐다.그런 자리에 다시는 안 가겠다고 할 수는 있었다.하지만 그런 약속만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었다. 송원영은 아주 고집스러운 여자였다.송원영이 정말 괜찮다고 여길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이번 고비는 넘기기 힘들었다.송수정을 보고 있던 서은석은 그나마 남아 있던 인내심마저 바닥났다."송수정, 너희 집안은 어쩜 하나같이 거머리처럼 원영이한테 달라붙어서 피를 빨아먹으려고 들어?"송수정은 서은석의 살벌한 눈빛에 겁을 먹고 말았다. 순간, 마음속에서 주체할 수 없는 두려움이 솟구쳤다!손을 놓은 순간, 문이 닫혔다.문 앞에 주저앉은 송수정은 크게 숨을 헐떡이며 겨우 두려움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서은석은…… 너무 무서웠다.송수정이 일어나 비틀거리며 단지 입구로 뛰어갔다. 한시라도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다.동창 집으로 돌아갔지만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송수정이 전화를 걸었다."준서야, 언제 와? 나 혼자 있으니까 너무 무서워……"전화기 너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아직 공부 중이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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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주얼리 업계라.같은 업계라는 이유만으로 김지유는 저도 모르게 조금 더 마음이 쓰였다."주얼리 업계요? 신기하네요, 저도 주얼리 회사에서 일해요. 겨우 회계팀 직원이지만요.""일도 해요?"김지유가 차 문을 열며 문에 쌓인 눈송이를 털어냈다."많은 사람들이 일하며 공부도 해요. 흔한 일이잖아요. 학교도 허락하고 회사도 허락하는데 안 될 게 뭐 있어요?""맞는 말이네요."노준서와 더 얘기를 나눌 생각이 없었던 김지유는 택배 상자를 차에 싣고 차를 몰고 떠났다.12월 말, 건영시에 첫눈이 와서 기온이 많이 낮아졌다. 주차장에 서 있으니,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마다 냉기가 서려 뼛속까지 시렸다.노준서는 외투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김지유의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걸 지켜보다가 그제야 자기 차로 돌아가 집으로 향했다.집에 도착해 문을 들어서자마자 여자 하나가 바로 달라붙었다.송수정을 밀어내는 노준서의 안경 너머로 날카로운 기색이 드러났다. "언니와 형부 만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왜 벌써 돌아왔어?"송수정이 노준서의 팔을 끌어안으며 투덜거렸다."말도 마, 우리 언니 진짜 못됐어, 형부한테 무슨 나쁜 말을 했는지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더라……""못 들어가게 했다고?"노준서가 목소리를 높였다."너 전에는 언니와 사이 좋다고 하지 않았어? 나한테 거짓말한 거야?"건영시에 다시 돌아온 송수정은 꽤 오랫동안 발붙일 곳도 찾지 못했었다. 나중에야 예전에 자기를 쫓아다녔던 남자와 연락이 닿았다.그때는 노준서가 키도 작고 집안도 별로인 데다 선천성 심장병까지 있었다. 비록 완치했다고 해도 늘 병약한 이미지라 도무지 정이 안 간다며 무시했었다.그때 송수정은 노준서를 거절했다.하지만 이번엔 노준서만이 송수정을 받아주며 지낼 곳까지 내주고 밖에 나가 일할 필요도 없게 해주었다.송수정은 마음속으로 너무 고마웠다.그리고 역시 자기가 매력이 넘쳐서 노준서가 지금도 받아주는 거라 확신했다. 송수정이 송원영과 서은석을 찾아가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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