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Chapter 781 - Chapter 790

889 Chapters

제781화

감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완전히 자기만의 사람이 아니라면 원하지 않았다.설령 법적인 의미일 뿐이라 해도 역시 하나의 증명이었다.이제부터 완전히 자기 사람이라는 뜻이었다.권서진이 말을 이었다."그때, 오빠가 나한테 소란 피우지 말라고 했잖아. 우리한테는 소란 피울 기회조차 없었다는 거 나도 알아."설령 소란을 피워도 남매 편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결국은 권율 그룹이 돈 버는 것과 관련 있었다. 주얼리 디자인 출신도 아니고 졸업도 안 한 학생을 디자인팀에 들어가게 하는 것만 해도 이미 특혜나 다름없었다.거기다 서명까지 바란다는 건 완전히 헛된 꿈이었다.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권서진이 권지혁의 팔을 끌어안고 기대며 애교를 부렸다."오빠, 나 좀 봐줘."권지혁은 순간 마음이 약해져 안타까운 마음에 나무랐다."너 결혼은 다 이혼하려고 하는 거라며?""맞아, 그러니까 이혼하기 전에 연애를 제대로 해봐야지. 최소한 그 사람이 나한테 못할 짓 하면 재산 절반이라도 나눠 받아야 공평하잖아.""공평하기는 무슨!"정말 따지고 보면 권서진의 재산이 양준우보다 적어봤자 얼마나 적을까. 이혼한다 한들, 누가 손해고 누가 득일지 알 수 없었다.결국 권지혁도 권서진 고집을 꺾지 못했다.권지혁이 단호하게 말했다."오늘 혼인신고 하는 건 안 돼. 먼저 변호사부터 찾아서 혼전 계약서부터 확실히 작성하고 이어서 얘기해."적어도 권서진이 손해 보게 둘 수는 없었다.양준우가 입을 열었다."제가 전에 이미 작성해서 공증까지 마쳤어요. 서진 씨 모든 재산은 전부 혼전 재산으로 서진 씨 소유예요. 제 것도 전부 증여 재산으로 서진 씨 소유가 될 거예요." 권지혁이 순간 멈칫했다."진심이에요?""전에 얘기를 꺼냈다가 서진 씨가 엄청 화를 내서 다시 얘기를 안 꺼냈어요, 그때는 확실히 좀 성급했죠. 하지만 지내보니 정말 서진 씨가 좋아서 계약서도 그대로 남겨뒀고요."양준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언젠가 그 계약서를 쓰게 된다면 좋고 못 쓰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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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있는 두 사람. 서로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양준우가 일어나 권서진 옆에 앉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우리 어머니가 전화해서 부담줬다면 내가 대신 사과할게요."손톱을 물어뜯던 권서진은 며칠 전 네일숍에서 몇 시간이나 앉아 받은 네일이 떠올랐다.물어뜯으면 모양이 안 예뻐질 텐데.손을 떼어내도 손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았다."어머님 때문이 아니에요. 그냥 이렇게 생각해 줘요, 준우 씨랑 결혼 안 하면 연애도 하고 싶지 않아요."양준우는 눈을 감고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결혼은 프로젝트가 아니에요. 서진 씨가 맡은 프로젝트라면 당연히 계약부터 하고 나서 노력을 쏟아붓겠지만 결혼은 달라요."양준우는 손을 뻗어 권서진의 손을 잡았다.권서진의 손은 여전히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양준우는 권서진의 손을 끌어다 뛰고 있는 자신의 가슴 위에 얹었다.간절한 말투로 말하는 내내 권서진에게서 시선을 떼지도 않았다."나는 달라요. 모험할 필요 없어요, 나는 이미 서진 씨 사람이에요.""내가 계약을 안 하면 감히 진행 못 하는 프로젝트라면 내가 서진 씨한테 믿음을 못 준 거니까요."권서진에게 충분한 안정감을 주지 못한 탓이었다.양준우는 차근차근 설득하며 최대한 말투가 엄격하지 않도록 애썼다.양준우는 권서진이 결혼하려 했다는 게 무척 기뻤다.하지만 이런 마음가짐을 원한 건 아니었다. 양준우에게 결혼이란 서로가 인정한 거래일 수는 있었다.서로 마음이 맞아서, 기꺼이 함께 결혼 생활로 시작하는 건 가능했다. 하지만 믿음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얼떨결에 결혼을 택하는 건 안 되었다.이건 권서진이나 양준우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았다.권지혁이 화를 낸 것도 잘못된 건 아니었다.권서진보다 사회 경험이 훨씬 많은 양준우조차 영문도 모른 채 함께 구청까지 따라갈 뻔했으니까.양준우가 진지하게 말했다."나 정말 서진 씨랑 결혼하고 싶어요. 하지만 결혼은 상대를 묶어두는 조건이 아니에요. 서진 씨가 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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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권서진은 용기를 낸 것이지, 한순간의 충동으로 결혼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권서진은 핑계를 댔다. "준우 씨 어머님이 할아버지가 위독하신데 여한을 남기고 싶지 않다고 하셔서요. 생각해 보니 우리 엄마가 위독할 때 결혼하는 걸 보고 싶어 했다면 나도 소원 들어줬을 거예요."반대로 권서진도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허설아는 그냥 넘어가지 않고 바로 정곡을 찔렀다."할아버지가 여한을 안 남기시게 하려는 거예요, 아니면 양준우 씨한테 아쉬움을 남겨주기 싫은 거예요?" 권서진이 우물쭈물하며 퍼즐 조각까지 잘못 맞췄다. 연희가 권서진을 바로잡아 주었다. "고모, 틀렸어요. 이 조각은 여기 놓는 게 아니에요!"권서진이 고개를 숙여 보니 모양이 맞지 않은 조각을 엉뚱한 자리에 억지로 끼워 놓고 있었다. 다시 빼고 한참을 찾아서야 맞는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허설아가 턱을 괴며 물었다."정말 마음 정한 거예요?""확실하진 않아요. 그런데 그 사람 보면 또 결혼하고 싶어져요."허설아가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나도 대학교 때 그랬어요, 지헌이만 보면 그냥 결혼하고 싶더라고요."허설아는 지금 권서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양준우를 보면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이 정도면 안 좋아한다는 말은 아무도 믿지 않을 정도였다.권서진이 손을 뻗어 미간을 지그시 눌렀다.어젯밤 잠을 제대로 못 자서인지 지금도 머리가 다 흐리멍덩했다. 어쩌면, 정말 순간 정신이 나갔던 걸지도 몰랐다.아니면 아직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걸지도 몰랐다.-봄날과 유금각의 협업 소식은 순식간에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명실상부한 유금각이었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가연 시리즈가 홍보용으로 게시되어 있었다. 링크가 공개되자마자 유금각의 오랜 단골 고객들이 대거 몰려들며 판매량은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권지호의 사무실에서, 비서가 수직으로 치솟는 판매량 그래프를 보며 입꼬리를 파르르 떨었다. 권율 그룹과 협업했어도 판매량이 이렇게 좋았을까?업계에서 혈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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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이사회 쪽은 권지호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항상 일이 터지면 참견질인 늙은이들이었다.지금 와서 권지호를 나무라 봤자 아무 소용없었다.권서진도 너무 어렸다.디자인 재능 외에 다른 건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었다. 간단한 거래도 제멋대로인 성질머리 때문에 협상이 틀어지곤 했다. 디자인이니 재능이니 하는 것들은 권지호의 눈에 너무 허황된 것들이었다.권지호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낮게 말했다."돈 좀 들여서 마케팅을 해, 마케팅만 제대로 하면 안 팔리는 금은 없어." 마케팅이 부족했을 뿐이라고만 생각했다. 비서가 조심스레 말했다."이미 돈을 많이 들여서 애초 책정했던 프로젝트 예산도 초과했어요. 본사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권율 그룹이라는 거대한 사업체의 매년 이익 중, 주얼리 라인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했지만 전부는 아니었다.권지호가 미간을 누르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어차피 쓰는 돈, 제대로 써야지.""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권지호가 몸을 뒤로 젖히고 앞에 놓인 컴퓨터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쉼 없이 치솟는 그래프가 권지호의 안경알에 빛을 반사하며 속이 쓰리게 했다. 이사회가 찾아온다 해도 권지호가 쥐고 있는 걸 진짜 권서진한테 넘겨줄 리는 없다고 믿었다. 다만 권지헌이 중간에서 훼방을 놓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권서진이 아니면 권지헌도 주얼리 그룹 쪽에는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이다.권지헌은 다른 건 몰라도 사업에서만큼은 자신감이 남달랐다.이미 충분히 많은 걸 쥐고 있다고 믿었기에 남의 것까지 뺏으려 들지 않았다. 그런데 하필, 권서진이라는 존재가 있다니. 권서진이 주얼리 업계에서 점점 눈부시게 빛날수록 권지호의 눈엣가시였다. 만약 권서진만 없었다면……만약……권지호가 담배를 길게 빨아들이더니, 갑자기 스치는 무서운 생각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늦가을이 지나자, 건영시의 날씨는 마치 빨리 감기 버튼이라도 누른 것처럼 순식간에 쌀쌀해졌다.권율 그룹은 매년 한 번씩 전 직원 워크숍이 있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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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던 허설아가 안초희한테 물었다."초희 씨, 서진 씨 봤어요?""아니, 아까 작은 권 대표님이 전망대로 가자고 부르는 것 같던데." 지금 그룹에는 권 대표가 두 명이었기에 작은 권 대표는 자연히 권지호를 가리켰다.허설아의 눈꺼풀이 순간 파르르 떨렸다.왠지 마음이 불안했다.이 근처 해변은 다 관광지였지만 일부는 무인 구역이라 출입이 제한되어 있었는데 바로 전망대 아래쪽이었다.허설아가 휴대폰을 꺼내 지도를 확인해 보니 지금 있는 곳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서진 씨한테 볼일이 좀 있어서 찾으러 가볼게.""나도 같이 갈까?"허설아가 거절했다."아니야, 가희랑 형부도 있는데 초희 씨가 자리 뜨는 건 좀 그래. 전망대 가는 거야, 멀지도 않아."김아림이 몸에 묻은 모래를 털며 일어섰다."내가 같이 갈게."김아림의 아들은 요즘 서경시에 가 있고 남편은 근무 중이라 둘 다 오지 않았다. 둘 다 임산부인 허설아를 혼자 보내는 게 마음에 걸려 산책 삼아 섬을 이리저리 둘러보기로 했다. -전망대 위.사방에서 불어온 바닷바람이 권서진의 치맛자락을 흔들었다.권서진이 겉옷을 여미며 재촉했다."지호 오빠, 무슨 일로 나 불렀어?" 권지호의 보물이라도 건네듯 방수 봉투 하나를 권서진에게 건넸다."전에 셋째 삼촌이 나한테 맡기신 일부 가족 신탁 기금인데 너랑 지혁이가 아직 서명을 안 한 게 문득 생각나서 일부러 갖고 왔어.""우리 아빠가?"권서진이 봉투를 열고 살펴보니 정말로 가족 신탁 기금 위임 서류였다.뒤에는 권정열이 확인 서명한 흔적까지 있었다.권정열의 필적이 틀림없었다.권서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바닷바람에 펄럭이는 종이 문서에 적힌 글자를 똑똑히 읽으려 애썼다. "그럼 이건 일단 가져갈게. 고마워, 지호 오빠.""아니, 서진아. 먼저 서명부터 해. 오늘 밤이면 신탁 창구가 마감이야. 이 문서는 나도 확인했고 지혁이한테도 한 부 보냈어. 너희가 셋째 삼촌 신탁을 상속받는다는 걸 확인하는 것뿐이야."권서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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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권서진은 허설아의 목소리에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바다 위로 안개가 끼기 시작했고 노을이 비친 전망대에서 앞쪽 갈림길까지는 한참 거리가 있어 맞은편이 잘 보이지 않았다.권서진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지호 오빠, 나 그래도 서명 안 할래. 엄마, 아빠가 정말 뭔가 남기셨다면 내가 지혁이 오빠랑 잘 처리할게."권지호가 한숨을 길게 내쉬며 경계심으로 무장한 권서진을 바라보았다.순간 마음속에서 사악한 생각이 치밀었다.권지호가 권서진 손에 든 문서를 확 빼앗으며 말했다."됐어, 이렇게까지 오빠를 못 믿겠다면야……"권지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권서진이 본능적으로 손을 놓았지만 권지호가 팔을 확 붙잡더니 난간을 향해 사정없이 밀쳐버렸다!나무 난간이 우지끈 부러져 버렸다!권서진이 짧고 날카로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하지만 아래는 온통 깎아지른 암벽이라 손을 뻗어도 붙잡을 곳이 없어 균형을 잃고 말았다. 권서진이 다급한 와중에도 마지막으로 전망대를 바라보니 권지호가 한쪽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고 있었다. 손에 든 문서들을 꽃잎처럼 흩뿌리며 뜻대로 되었다는 표정이었다. 권서진은 바닷속으로 추락했다. 11월의 밤바다는 수온이 무척 낮았다.권서진이 아무리 수영을 잘한다 해도 저 밑에서는 도무지 올라올 수가 없었다.이곳 바닷가에서 최근 몇 달 동안 등반을 하다 목숨을 잃은 실종자만 해도 십여 명이었다.야외 등반 경험이 풍부한 사람도 요행을 바랄 수 없는 곳인데 곱게 자란 권서진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권지호가 순간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수면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서진아! 서진아!"그 소리를 들은 허설아와 김아림이 서둘러 걸음을 재촉하며 다가왔다. 바닥에 흩어진 문서들과 땅바닥에 엎드려 통곡하는 권지호가 눈에 들어왔다.권지호가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 말했다."형수님! 서진이, 서진이가 떨어졌어요! 구조 전화 하려는데 계속 신호가 안 잡혀요! 이걸 어떡해요, 형수님!"권지호가 무릎으로 기어와 허설아의 다리를 붙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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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바닥에 흩어져 있는 신탁 문서들도 사실이었다.오늘 밤 자정에 신탁 창구 일부가 마감되어 다시 시작하려면 긴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도 다 사실이었다.하필 모든 게 딱 맞아떨어졌다.미간을 찌푸린 권지헌이 얼굴에 설명하기 힘든 싸늘함이 드리워졌다. 권지호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짙은 불신으로 가득했다. 그때, 김아림이 맨몸으로 바위를 타고 물 밖으로 올라와 허설아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서진 씨는 못 찾았는데 지금 물살 상태를 보면 떠내려간 것 같지는 않아요, 혹시 권 이사님이 수영할 줄 알아서 다른 데로 갔을 수도 있어요."안초희가 놀라서 새파랗게 질린 채 급히 달려가 김아림에게 타월을 덮어주었다."아림 씨, 왜 혼자 뛰어들었어?""괜찮아, 사람 구하는 게 중요하지. 물에 빠진 건 다른 상황들과 달라서 골든타임이 얼마 안 돼. 군대 있을 때도 물에 자주 들어가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못 찾아서 아쉽긴 하지만."게다가 지금 권서진은 양씨 집안에서 애지중지하는 보물 같은 존재였다. 이 사실을 양준우한테 어떻게 알려야 할지도 막막했다.바다 수평면을 바라보는 허설아도 마음속에 확신이 없었다.구조대도 다 물속으로 투입되었다. 김아림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바다를 보며 침착하게 말했다."신고하자,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야. 사람을 찾든 못 찾든 일단 신고는 해야 해."권지호가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신호가 약하게 잡힐 때 이미 신고했어요."잠시 후, 경찰이 도착했다.몇 마디 물은 뒤, 권지호와 김아림을 데려가고 현장을 봉쇄했다.안초희가 걱정스레 말했다."설아 씨, 먼저 호텔로 돌아가. 혼자 몸도 아닌데 이렇게 기다리는 거 너무 힘 빼는 일이잖아."허설아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서진 씨가 걱정돼서 그래."안초희가 급히 권지헌을 바라보자 남자가 다가와 허설아의 손을 잡았다."구조대도 사람을 찾아도 지금 당장 올라오기는 어렵대. 우리는 호텔 가서 기다리자. 의료팀도 호텔에 있어."허설아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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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 바닷가에서 소식이 전해졌다.권지헌이 품 안의 허설아를 조용히 흔들어 깨우며 나직이 말했다."찾았어."허설아가 권지헌의 팔을 잡고 눈이 휘둥그레진 채 제일 궁금한 결과를 차마 묻지 못하고 있었다. 권지헌이 알아채고 말했다."살아 있어, 바로 옆방에 있어."권지헌이 허설아를 안고 욕실로 향했다."먼저 씻고 보러 가자."권지헌은 모든 준비를 꼼꼼하게 해 두었다.직접 허설아를 안고 씻기고 나서 옆방으로 데려다주었다.깨어 있는 권서진은 이불을 두른 채 뜨거운 물을 조금씩 마시고 있었다.온몸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양준우가 권서진 앞에 반쯤 쭈그려 앉아 조심스레 손을 문질러주며 이불 속 온도까지 재고 있었다.그리고 돌아서더니 방 안 히터 온도를 높였다.권서진이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전기장판도 켜고 있어요.""서진 씨 저체온증 걸릴 뻔했어요. 지금은 관찰 기간이라 일단 체온부터 올리는 게 중요해요. 더워도 얘기해야 해요."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면 저체온증이 더 심해질 수 있었다.밤새 밖에 있었던 권서진은 지금 몸이 얼음장처럼 손만 닿아도 차가웠다.허설아는 권서진이 무사한 걸 보고서야 마음을 놓았다.그래도 눈물이 흐르는 건 주체할 수 없었다. 허설아가 우는 걸 본 권서진이 서둘러 달랬다."언니, 나 괜찮아요. 나 살아 있잖아요, 준우 씨가 나를 찾았어요."김아림은 어제 이미 양준우한테 연락해 두었다.분명 걱정할 게 뻔했고 게다가 이런 일에 경험이 많은 양준우가 오히려 구조대보다 더 믿음직할지도 몰랐다. 양준우는 도착한 뒤, 바닷속을 몇 번이고 오가며 해안가 구석구석을 다 뒤지다 몇백 미터 떨어진 작은 섬에서 홀로 바닷바람을 맞고 있던 권서진을 겨우 찾아냈다.정신을 잃은 상태였지만 다행히 살아 있었다.그렇게 구조대 배에 연락해 권서진을 데리고 돌아왔다.권서진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나 헤엄쳐서 건너갔어요, 대단하죠? 밤에는 좀 추워서 저체온증이 올까 봐 계속 스쿼트에 팔벌려뛰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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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우리 엄마도 그래. 엄마 돈은 다 나한테 있는데 어떻게 재단까지 설립했다는 거지? 나도 모르는 일을 권지호가 다 알고 있다니 뭔가 이상해."만약 권지호가 위조한 거라면 그나마 다행이었다.하필 문서들이 다 진짜라는 게 뭔가 의미심장했다. 권지헌이 고개를 끄덕였다."계속해 봐.""권지호는 결국 내가 주얼리 그룹 지분을 포기하길 바랐던 거야. 하지만 또 눈엣가시 같은 내가 살아있는 것도 걱정되었겠지.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내가 죽은 척하고 권지호가 뭘 하려는지 지켜보는 게 나을 것 같아."권서진의 눈에 서늘한 빛이 스쳤다."받은 대로 똑같이 갚는 건 못하지, 난 법을 엄격히 준수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사회에서 그 인간 가면을 벗겨내는 건 할 수 있어."권지호가 가장 아끼는 걸 완전히 부숴버릴 생각이었다.그런 것들 때문에 권지호는 가족한테까지 손을 쓰는 지경이 되었다.정말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권지헌이 잠시 생각에 잠기자 허설아가 소매를 잡아당겼다.권지헌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그렇게 해. 하지만 그 뒤에는 내가 지호 일 확실히 처리해 줄게."권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권지헌이 많이 양보했다는 걸 알기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고마워, 지헌 오빠. 선 지키면서 할게. 준우 씨도 나를 도와줄 거야." 이런 쪽에는 확실히 양준우가 권서진보다 더 재능이 있었다.정계에 뜻을 두지 않고 사업에 뛰어들었다면 역시나 크게 성공했을 사람이었다.양준우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애처롭게 애원하는 권서진의 눈빛과 표정 앞에서는 마지막 경계심마저 와르르 무너졌다. "그래요, 서진 씨 뜻대로 할게요. 하지만 몸조리는 건 내 말 들어요.""네, 알겠어요."밤새 몹시 지쳐 있었던 권서진은 권지헌과 상의를 마치고는 곧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양준우는 권서진의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온 걸 확인하고 에어컨 온도를 조절한 뒤, 권지헌을 향해 발코니를 가리켰다."대표님, 잠깐 얘기 좀 하시죠."권지헌은 허설아한테 방 안에 남아 권서진 곁을 지키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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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무슨 말 하려는지 알아요."권지헌의 손바닥으로 발코니 난간을 짚으며 말했다. "권지호는 정말 멍청한 놈이에요, 그동안 가만 둔 건 우리 아내가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 손 볼 거라고 해서예요." 양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허 대표님, 참 착하신 분이에요." "내가 선을 넘어서 너무 과하게 굴까 봐, 나까지 발목 잡힐까 봐 걱정한 거지, 아내는 그냥 나를 잘 아는 것뿐이에요."권지헌이 씨익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방 안에서 조용히 권서진을 지켜보며 이따금 손을 뻗어 체온을 확인하는 허설아를 바라보았다."아내가 어젯밤 한숨도 못 잤어요, 임신만 아니었어도 나 혼자 힘으로는 못 말렸을 거예요.""내가 권지호를 감싸면서 눈감아주면 아내가 나를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걱정 덜어도 돼요." 권지헌은 입장을 밝힌 뒤, 포인트만 명확하게 말했다."어젯밤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겠어요.""누나 전화 받고 달려와서 이 일대 바다를 한참 뒤졌어요. 서진 씨가 떨어진 전망대에도 가서 물에 빠지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시뮬레이션도 해봤어요.""다행히 근처에 있던 여러 개의 섬 중에서 서진 씨를 발견했는데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어요. 대표님이랑 허 대표님 오시기 전에 서진 씨가 그러더라고요, 권지호가 곧 서진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발표할 거라고요."양준우가 잠시 말을 멈췄다."난간에 누군가 손을 댄 흔적이 있지만 알아보기도 어렵고 증거로 채택하기도 힘들어요."권지헌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양준우가 밤늦게 달려온 것만으로도 권서진을 향한 마음은 충분히 증명할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서진 씨 데리고 저희 집으로 갈게요, 서경시면 권지호도 못 찾을 거예요. 권씨 집안에는 수고스럽겠지만 대표님께서 서진 씨를 여전히 못 찾았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해주세요."권지헌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서진이 안전은 보장할 수 있어요?""서경시 군 관사 아파트 단지입니다."안전을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안전한 곳도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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