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 할아버지 거잖아요. 나랑 준우 씨 할아버지한테 월세라도 드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양현성은 그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방금까지 우울했던 기분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제 나이가 든 것이다.젊은 시절에는 어떠했든 나이가 들면 결국 자식들한테 폐를 끼치고 부양과 병수발의 부담을 주게 할까 걱정하기 마련이었다.권서진이 다가가 양현성 귀에 속삭였다."나 지금 준우 씨 고모님이랑 협업하고 있는데요, 할아버지가 안 계시면 아무도 내 편 안 들어줘요. 협업을 무기로 나 압박하면 어떡해요? 할아버지가 계속 내 편 들어주셔야 해요!"양현성이 껄껄 웃었다."그래, 그래. 할아버지가 네 편 해줄게. 준우가 널 서운하게 하면 할아버지한테 다 얘기해."그 모습을 지켜보던 양준우는 감탄했다.양현성은 사실 꽤나 괴팍하고 강압적이고 때로는 과하게 고집이 셀 때도 있었다. 군에 있을 때는 지휘관 자리에 익숙했던 터라 집에 돌아와서도 지시하는 습관이 남아 있어 자식들한테 이렇게 너그럽게 구는 일은 드물었다.김아림 아들조차 양현성이 웃는 얼굴을 보는 일이 거의 드물었다.유독 권서진만큼은, 처음 봤을 때부터 양현성 스스로도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예뻐했다.모든 걸 다 받아주었다.밥을 먹을 때도, 권서진은 양현성 옆에 앉아 반찬을 집어주었다. 그 모습에 이윤화가 말했다."서진아, 번거롭게 그러지 마. 할아버지 알아서 먹을 수 있어.""괜찮아요, 할머니. 번거롭지 않아요. 할머니도 드세요."권서진이 생선살 중에서도 아가미살을 한 점 집어 이윤화 그릇에 놓아주었다. 이윤화가 마침 좋아하는 부위였다.양준우가 입을 열었다."이렇게까지 안 해도 돼요. 우리 집에 와서 지내라고 한 건 서진 씨 좀 편히 쉬라고 그런 거예요.""나 완전 잘 쉬고 있어요, 안 그랬으면 그 여자도 못 만났을 텐데…… 이름이 뭐랬더라?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준우 오빠라고 했는데, 아이고!"권서진이 한껏 놀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당황한 양준우가 안색이 몇 번씩 바뀌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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