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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부군의 형님: Chapter 341 - Chapter 350

413 Chapters

제341화

고준형이 몸을 기울여 고개를 숙이더니 그녀의 입술에 귀를 가져다 대었다.“잘 들리지 않소. 방금 뭐라 했소?”“저는…… 후작부를 떠나,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읍!”한 손이 유소영의 턱을 움켜쥐었다.머릿속이 진흙을 부어 넣은 듯 먹먹한 가운데 어렴풋이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취중진담이라도 하려는 게요? 그러나 내가 부인에게 그 이야기를 한 건 이런 목적이 아니었소.”고준형은 깊은 심연 같은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알 수 없는 깊은 곳으로 그녀를 끌어들였다…….이튿날.이른 아침, 잠에서 깬 유소영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지난밤 과음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세자가 방까지 부축해 주었던 것 같았다.문을 열고 나갔다.마당에 서 있던 석심과 수하들이 그녀를 향해 공수하며 예를 갖췄다.“부인. 형부에 급한 일이 생겨 세자께서는 먼저 가셨습니다. 저희더러 부인을 후작부까지 호위하라고 명하셨습니다.”유소영은 마당 한가운데 놓인 석탁을 바라보았다.탁자 위는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여 술을 마신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사실 그녀의 주량은 그리 약하지 않았다.어젯밤 마신 술이 예사 술이 아니었던 모양이다.그러나 숙취가 있는데도 몸이 특별히 불편하지는 않았다.……해질 무렵, 고준형이 하인을 보내 오늘 저녁은 저택에서 드시지 않겠다고 전해왔다.유소영은 그가 하루빨리 사건을 해결하여 오라버니 사건의 배후와 과거 대리 시험 부정행위의 진상을 밝혀주기만을 바랐다.그녀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세자가 맡긴 가업이 워낙 방대하여 일일이 정리해야 했다.게다가 그녀 명의로 된 점포의 지난달 장부도 도착해 있었다.깊은 밤.잠귀가 밝은 유소영은 주렴이 걷히고 누군가 휘장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다.“누구냐?!”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났다.어둠 속에서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나요.”“세자?”유소영이 자세히 보니, 방 안으로 스며든 달빛에 남자의 형체가 어렴풋이 드러났다.침상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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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다음 날.초왕부.“유소영! 대체 무슨 일이에요?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어서 곡조를 틀린 것도 눈치채지 못한 겁니까?”복양군주가 손을 뻗어 그녀의 눈앞에서 흔들었다.유소영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미안한 듯 미소를 지었다.“송구합니다, 군주. 다시 한번 연주해 주십시오.”복양군주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손을 놓았다.“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아무래도 세자 부인 상태가 이상해요. 예전에는 안 이랬잖아요.”그녀는 유소영에게 바짝 다가앉으며 은밀한 미소를 지었다. “설마…… 부부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겠지요?”유소영은 담담하게 부인했다.“그렇지 않습니다.”복양군주의 눈빛에 실망감이 스쳤다.“정말요? 고 세자처럼 재미없는 사람이랑 사는 게 좋을 리가 있습니까?”유소영은 빙그레 웃었다.“군주, 계속 연습하시지요.”복양군주는 꼼짝도 하지 않고 그녀를 뜯어보았다.“분명 무슨 고민이 있는데...... 그것도 고 세자와 관련된 일이에요.”유소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어찌 그리 생각하십니까?”“부인과 같은 표정은 지겹도록 봤습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연정이지요.”유소영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 복양군주를 빤히 바라보던 그녀는 말문이 막혔다.복양군주는 그 반응을 보자마자 헛웃음을 터뜨렸다.“하! 하! 진짜 제 말이 맞았네요? 세자 부인, 고 세자를 좋아하게 된 겁니까? 예전엔 그 사람 얘기만 나오면 무덤덤하더니 오늘은 아주 딴판이잖아요!”유소영은 얼굴을 굳힌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설렘이 무엇인지 몰랐다.예전 고장훈의 부인이었을 때, 그녀는 그저 아내로서 본분을 다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세자와는…… 뭔가 좀 다른 것 같았다.특히 한 침상에서 잠들기 시작한 뒤로, 예전처럼 태연하게 대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남편을 연모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하물며 세자처럼 좋은 분이라면…….넋을 잃은 유소영을 지켜보던 복양군주가 팔짱을 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차라리 은혜를 핑계로 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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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세자, 어찌 이곳에 오셨습니까?”“지나는 길에 부인을 데리러 왔소.”고준형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는군. 군주가 부인을 곤란하게 했소?”유소영은 잠시 침묵했다.“군주께서 제게 구공주와, 세자 때문에 목을 매 자결했다는 그분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고준형의 얼굴은 평온했다.“군주는 아직 어리오. 부인이 두 살이나 많으니 굳이 똑같이 상대할 필요 없소.”그는 해명할 생각도 없는 듯, 그녀에게 다과 한 봉지를 건넸다.유소영은 받지 않은 채,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단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고준형은 살짝 멍하니 멈칫했다.“그렇소?”유소영이 솔직하게 말했다. “세자께서 이전에 보내주신 것들도 다 버렸습니다. 성의를 생각해서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을 뿐입니다.”고준형은 별일 아니라는 듯 다과를 거두었다.“상관없소. 다음부턴 솔직히 말해 주시오.”그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다소 피곤해 보였다.앞에 놓인 찻상 위에는 공문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그가 쓴 상소문도 있었다.유소영이 훑어보며 물었다. “세자, 지금 후작부로 돌아가시는 길입니까?”고준형이 눈을 살짝 들어 올렸다.“유씨 저택으로 가는 길이오. 부인과 장인어른께 물어볼 것이 있소.”알고 보니 일부러 데리러 온 것이 아니었다.유소영은 마음속에 인 작은 파동을 가라앉히며 정색하고 물었다.“혹 제 오라버니의 사건 때문입니까?”고준형은 가볍게 턱을 끄덕이더니, 이내 탐색하듯 유소영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정말 아무 일 없는 게요? 안색이 그리 좋지 않아 보이는데.”유소영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세자께서 너무 염려하시는 겁니다. 전 괜찮습니다.”고준형은 시선을 거두고 무심하게 공문서 한 권을 집어 들었다.가는 내내 말이 없었다.이윽고 그들은 유씨 저택에 도착했다.유성천은 황실 상인이 된 뒤로 열흘이나 보름씩 집을 비우는 일이 다반사였다.고준형은 그가 오늘 집에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아보고 찾아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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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유소영이 말을 하며 관원을 막아서려 했으나, 고준형이 그녀를 제지했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준형을 바라보았다.“세자께서 시키신 일입니까?”고준형은 부인하지 않았다.그가 정색하며 말했다.“군량 횡령 사건을 조사하던 중, 장인어른께서 뇌물을 쓴 정황이 드러났소. 지금은 공무를 집행하는 것이오.”유소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뇌물이라니요?!”유 대감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도리어 유소영을 달랬다.“이 아비가 큰 죄를 지은 게 맞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거라. 세자가 널 보살펴 줄…….”“아버지!” 유소영이 그의 말을 끊었다. “정말입니까!”유 대감은 차마 딸에게 사실을 설명할 면목이 없어 고개를 숙였다.고준형이 손짓하자 관원들이 유 대감을 끌고 갔다.“아버지!”유소영이 몇 걸음 쫓아가려 했으나 고준형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놓으세요!” 그녀가 분연히 그의 손을 뿌리쳤지만, 다시금 붙잡히고 말았다.“보지 못했소? 장인어른께서는 부인을 마주하고 싶어 하지 않으시오.”고준형의 목소리에는 차분한 힘이 실려 있었다.유소영은 우뚝 멈춰 서서 몸을 굳혔다.고준형은 그녀의 어깨를 돌려 자신을 마주 보게 하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장인어른께서 조사에 협조하신다면 기껏해야 삼년 형일 것이오.”유소영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세자, 저를 달래려 하지 마십시오!""평상시라면 삼년으로 족하겠지만, 지금은…… 군량 사건과 얽혀 있지 않습니까! 아버지가 연루되어 중형을 받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장담하십니까?”고준형이 단호하게 말했다.“양나라에는 법도가 있고, 폐하께서도 현명하게 판단하실 거요.”유소영은 그의 손을 떼어내며 싸늘한 눈빛을 보였다.“법도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습니까!""설령 아버지가 정말 뇌물을 쓰셨다 해도 어쩔 수 없으셨을 겁니다! 관원들이 협박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왜 그랬겠습니까…… 세자는 모르십니다. 장사 하나를 성사시키기 위해 윗사람들이 얼마나 목을 조여오는지...... 뭐라도 쥐여주지 않고서야 어찌 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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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어떻게 돕겠다는 말씀이십니까?”유소영은 의아한 듯 몸을 돌려 조담을 바라보았다.“마침 내가 안으로 들어갈 참이니, 유 당주가 내 호위로 변장하시오.”유소영은 망설임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고맙습니다, 조 대인.”달리 방도가 없었다.어찌 됐든 아버지를 한 번 뵙고 감옥의 상황을 살펴야만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반 시진 후.유소영은 옷을 갈아입고 조담을 따라 형부 감옥으로 들어갔다.이곳은 처음이었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음산하고 차가운 기운이 확 끼쳐 왔다.공기 중에는 피비린내와 썩은 악취가 진동했다.귓가에는 온갖 신음과 애원, 비명 소리가 떠돌았다.안으로 더 들어가자 감방들이 보였고, 그 안에는 갖가지 죄인들이 갇혀 있었다.그들은 마치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호시탐탐 밖을 노려보고 있었다.발밑에는 물웅덩이가 고여 있었다.유소영이 물웅덩이를 무심코 밟았는데 느낌이 끈적끈적했다…….그제야 깨달았다. 이건 물이 아니라 피였다!순간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바짝 따라오시오.”앞서 걷던 조담이 낮게 말했다.유소영은 대답을 하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독방은 많지 않았는데, 유성천이 그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다.그는 죄수복으로 갈아입은 채 심문을 기다리고 있었다.무료함을 달래려 벽을 보고 가부좌를 튼 채, 마치 도를 깨우친 고인인 양 신선이 되는 길을 명상하는 척하고 있었다.그때, 어느 소리가 그를 몽상에서 현실로 끌어당겼다.“아버지!”그가 홱 고개를 돌렸다. 이내 딸이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헌데, 저 차림새는 대체 뭐란 말인가?“아버지, 세자를 뵙지 못해서 조 대인의 도움을 받아 들어왔습니다. 몸은 괜찮으세요?”유소영의 눈빛이 슬픔으로 일렁였다.“이 녀석아, 뭐 하러 이런 고생을 해!”유 대감이 나무랐다. “난 아주 잘 지내고 있다. 내 사위…… 네 부군이 있는데, 여기 옥졸이나 죄인들이 감히 날 어찌하겠느냐. 얼른 나가거라. 네가 오래 머물 곳이 못 된다.”유소영이 진지하게 물었다.“뇌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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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조담이 즉시 몸을 돌렸다. “고 대인, 내 호위를 붙잡고 뭐 하는 겐가.”고준형은 그의 뻣뻣한 태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유소영을 뚫어지게 응시할 뿐이었다.유소영은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들지 못했다.“고 대인, 무례하군!”조담이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의 다른 쪽 팔을 잡으려 했다.고준형이 별안간 유소영을 등 뒤로 확 잡아당겨 자신과 조담 사이에 세우더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조 대인, 한 번은 몰라도 두 번은 안 되오. 이 일이 폐하의 귀에 들어가면 결과가 어찌 될지 알 텐데.”결과야 당연히 그와 유소영에게 불리할 터였다.조담은 미간을 찌푸렸으나, 결국 참아내었다.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유소영을 한 번 쳐다보고는 먼저 자리를 떴다.유소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즉시 고개를 들어 책임을 지려 했다.“조 대인께 도움을 청한 건 저…….”“일단 밖으로 나가지.”고준형이 말을 끊었다. 마치 변명 따위는 듣고 싶지 않다는 듯했다.관서.고준형 전용의 작은 방 안.유소영은 호위 복장을 하고 있었으나,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가 도드라져 전혀 호위 같지 않았다.그녀는 고준형 앞에 서서 이치에 맞게 따졌다.“아버지께서 뇌물을 쓰신 건 탐관오리들 탓입니다. 군량을 횡령하신 게 아니라 오히려 사재를 털어 장병들을 지원하셨다고요. 공을 세운 분입니다. 제가 면회를 간 건 그저 무사하신지 확인하려던 것뿐이었어요…….”촛불이 옥 같은 사내의 얼굴 윤곽을 비추자 냉정한 기운이 감돌았다.그가 한 걸음 다가오자 유소영은 어쩔 수 없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뒤이어 또 한 걸음 다가오고, 또 한 걸음 물러났다.유소영의 허리가 창틀에 닿아 더는 물러설 곳이 없을 때까지.그녀는 고준형을 똑바로 쳐다보았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는 당혹감이 서려 있었다.심연처럼 깊고 그윽한 사내의 눈빛이 그녀를 응시하더니 이내 손을 들어 올렸다.유소영은 즉시 숨을 죽이고 눈도 깜빡이지 못했다.차가운 긴 손가락이 턱을 들어 올려 시선을 맞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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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유소영이 옷을 갈아입은 후, 고준형은 그녀와 함께 후작부로 돌아갔다.동시에 유성천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은 이미 널리 퍼져 있었다.특히 후작부가 그러했다.고 부인의 말 속에는 경멸이 가득했다.“내 그럴 줄 알았지, 그의 돈이 깨끗하게 번 게 아니란 걸 말이야.”“이번에 그 사람이 들어간 건 상관없지만, 우리 후작부의 명예까지 더럽혀서 우리가 유씨 가문과 한통속이라고 떠들게 만들어선 안 돼!”국씨 어멈이 말했다. “마님, 유씨 가문이 아무리 형편없다 해도 이제 우리와 사돈을 맺었으니 피할 수 없습니다. 영예와 치욕을 함께하는 처지니까요. 차라리 세자께 여쭈어 사돈 어르신께서 얼마나 중한 죄를 지으셨는지 알아보시는 게 어떻습니까?”고 부인도 그 말에 동의했다.“가서 세자가 돌아왔는지 보고 오게.”“예.”고준형과 유소영이 막 저택에 들어서자마자 국씨 어멈이 그들을 불렀다.그래서 고준형은 유소영에게 먼저 유경원으로 돌아가 있으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유소영은 이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고준형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의 뒷모습을 깊이 응시했다.……도중에 유소영은 고장훈과 마주쳤다.그는 유경원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었는데, 마치 일부러 기다린 듯했다.그녀를 보자 고장훈이 다가와 걱정스레 물었다.“형수님, 유 대감은 어찌 되었소? 정말 뇌물을 썼단 말이오? 내 진영에서도 그 이야기를 들었소! 형님은? 형님께서 좀 손을 쓰셨소?”그는 친딸인 유소영보다 더 급해 보였고, 연거푸 많은 것을 물었다.유소영의 눈빛은 차가웠고, 고장훈을 대하는 표정 또한 좋지 않았다.“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정 궁금하시면 형님께 직접 여쭈어보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자리를 떴다.고장훈은 제자리에 서서 그녀의 태도에 화를 내기는커녕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유소영이 이제 형님의 각박한 본성을 똑똑히 보았겠지?많은 일에 있어 형님은 전혀 의지가 되지 않을 테니……영향원.유씨 가문의 일에 대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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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난향원.임유정은 복양군주가 왔다는 소식에 의아해하면서도, 곧장 유경원으로 향했다.군주와 유소영이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자, 임유정은 심기가 불편해졌다.“신첩 임완희, 군주 마마를 뵙사옵니다!”임유정은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복양군주에게 다가가 짐짓 무심한 척 자신을 소개했다. “이 댁의 안살림 권한은 제가 맡고 있는데, 군주께서는 귀한 손님이시니 소홀히 대할 수야 없지요.”복양군주는 웃음을 거두고 참을성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고장훈의 처란 말이냐?”임유정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합니다, 군주. 친정아버지는 임 재상이시고, 친언니는 운 좋게 입궁하여 성상을 모시고……”복양군주는 오만하게 턱을 치켜들었다.“지금 내 앞에서 가문 자랑이라도 하겠다는 게냐?”임유정은 잠시 멍해졌다가 황급히 부인했다.“아닙니다, 군주. 신첩은......”그녀는 단지 군주에게 자신이 유소영보다 훨씬 고귀한 출신이며, 군주의 곁에 서기에 더 걸맞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을 뿐이었다!복양군주는 그녀에게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그럼 쓸데없는 소리 늘어놓지 마라!”“나는 지금 세자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둘째 부인, 더 할 말이라도 있느냐?”대놓고 쫓아낸 것이나 다름없었다.임유정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예…… 예. 신첩,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그녀는 분한 듯 유소영을 힐끗 쳐다보았다.재상부의 권세가 아무리 크다 한들, 초왕부 같은 진정한 황실의 친인척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하물며 복양군주는 폐하와 태후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지 않은가.유소영 따위가 군주의 거문고 연습 상대를 해준다는 이유로 군주와 친구라도 되었단 말인가?임유정은 눈앞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물러나기 전 용기를 내어 자천했다.“군주, 신첩의 거문고 솜씨 또한 나쁘지 않사옵니다. 혹 군주께서 연습 상대가 필요하시다면, 신첩이…….”유소영이 눈살을 찌푸렸다.임유정이 너무 성급하게 굴고 있었다.“임완희!”예상대로 복양군주가 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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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아민이 들어와 보고할 때, 복양군주도 그 자리에 있었다.군주는 대리시와 형부의 악연을 떠올리고는 유소영의 면전에서 불평을 늘어놓았다.“고 세자도 참, 하필 이런 때에 부인 부친을 대리시로 보내다니,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밀어 넣는 꼴이 아닙니까?”“대리시는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 벼르고 있을 텐데 말이에요!”“내가 오라버니에게 데려다줄게요. 오라버니라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복양군주는 그렇게 말하며 유소영을 끌고 가려 했다.유소영은 침착함을 되찾고 정색하며 거절했다.“군주의 호의는 감사하나, 일단 세자께서 돌아오시길 기다려 보겠습니다.”신중한 세자의 성격상 그런 사정을 생각지 못했을 리가 없다.괜히 충동적으로 행동했다가 일을 그르쳐서는 안 되었다.복양군주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아직도 그를 믿나요? 그는 사건 해결에만 신경 쓸 뿐, 남이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강지영의 결말을 부인도 보았잖아요. 그 여자도 예전엔 고준형을 믿었지만 결과가 어땠지요?”유소영은 마음을 다잡으며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군주, 이건 제 집안일입니다.”복양군주는 즉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내가 쓸데없이 참견한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좋아, 알았어요! 그럼 나도 더는 상관 안 해요!”그녀가 소매를 떨치며 자리를 뜨자, 오히려 아민이 다급해졌다.“아씨, 군주께서도 좋은 뜻으로 그러신 건데, 아씨께서는…….”유소영이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너는 군주가 내 일에 지나치게 관심을 둔다고 생각하지 않니?”아민은 순간 멍해졌다.곰곰이 생각해보니, 과연 그랬다.나으리께 변고가 생긴 후, 군주는 위로한답시고 찾아와 아씨와 잡담을 나누며 한나절을 머물다 갔다.어쩌면 군주가 아씨를 친구로 여겨 진심으로 돕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문득 아민에게 짚이는 것이 있었다.“아씨! 알겠어요! 군주께서는 아씨와 세자 사이를 이간질해서 왕세자가 그 틈을 타게 하려는 속셈인 거예요!”유소영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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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유소영은 입을 달싹였으나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뻣뻣하게 굳은 목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예.”그저 세자의 목욕 시중을 드는 것뿐이니 별일은 없을 것이었다.고준형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본래 유성천의 일로 인해 감도는 긴장감을 풀고자 던진 농담이었는데, 덜컥 수락하는 그녀를 보니 순간 불길에 뛰어든 듯한 기분이 들었다.……뜨거운 물이 준비되었다.유소영은 고준형의 앞에 서서 그의 허리띠를 풀기 시작했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오로지 허리띠에만 집중했다.어찌 된 영문인지 허리띠는 좀체 풀리지 않았다.관인과 옥패가 매달린 비단 수실이 허리띠와 엉켜 있었다.그녀가 힘을 주어 잡아당기자, 관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죄송합니다……”유소영은 사과하며 한 걸음 물러서서 허리를 굽혀 주우려 했다.“괜찮소.”고준형이 그녀를 제지하며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긴장한 것 같군.”유소영이 문득 고개를 들었다. 평온한 눈빛 속에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조금 긴장했습니다. 누구든 처음부터 능숙할 수는 없으니까요.”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가 손을 잡아당기자, 남자의 허리띠가 스르르 풀렸다. 옷깃이 느슨해지며 그 안의 하얀 속옷이 드러났다.“세자, 계속하겠습니다.”유소영은 겁 없는 얼굴로 말했다.그녀의 손가락이 옷깃에 닿으려는 순간, 덥석 손목이 잡혔다.강한 악력에 꼼짝할 수가 없었다.남자의 차분하고 서늘한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했다.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나가 보시오.”유소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왜 이리 변덕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유소영이 나가자 고준형은 겉옷을 벗고 속옷 차림 그대로 욕조에 들어갔다.약간의 취기는 이미 가시고 정신이 맑아졌다.하지만 정신을 차리려 애를 쓰면 쓸수록, 오히려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었다.마치 대나무 잎처럼 누르면 누를수록 그 반동이 더욱 거세졌다.욕조 안에서 남자는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고 눈을 감아, 속에서 끓어오르는 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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