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형의 목소리는 한없이 평온했다.“그런가. 생각은 다 정리한 것이오?”유소영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 몸을 일으켜 앉았다.“네, 사실 제 마음은 정해졌어요……”고준형도 따라 일어났다. 장막 안이 어두워 서로의 표정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오히려 그래서 다행이었다.눈에 보이지 않으니, 도리어 서로를 더욱 진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유소영은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세자, 염치 불구하고 여쭙겠습니다. 혹 첩을 들이실 생각이십니까?”고준형은 어둠 속에서 유소영을 바라보았으나, 그저 그녀의 윤곽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듣기 좋은 말로 부인을 속일 수는 없소. 한평생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어서 나조차도 감히 예측할 수 없으니. 부인을 만나기 전의 내가 평생 혼인하지 않고 그 누구와도 평생을 함께하지 않겠다고 굳게 맹세했던 것처럼 말이오……”유소영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제가 만약 남기로 선택한다면, 제가 원하는 것은 그저 세자 부인의 자리만이 아닙니다.”“그렇다면 또 무엇을 원하시오.”고준형이 진지하게 물었다.“감히 바라옵건대…… 세자의 곁에 오직 저 혼자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세자의 마음속에도 저 하나뿐이기를 원합니다.”유소영이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입 밖으로 내뱉자,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이 훨씬 홀가분해졌다.그녀는 이 말을 꺼내기가 몹시도 어려울 것이라 여겼었다.도대체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요구를 한단 말인가.처첩을 여럿 두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이 양나라에서, 그녀의 바람은 참으로 터무니없는 망상일지도 몰랐다.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말이 끝나자 세자는 오랫동안 침묵했다.그 적막 속에서 유소영은 두 손을 꽉 쥐었다.“만약 내가 그리하지 못한다면, 부인은 남지 않을 생각이오?“ 고준형이 되물었다.유소영은 미간을 가볍게 찌푸렸다.“……그렇습니다.”고준형이 다시 물었다. “어째서 마음이 바뀐 것이오? 예전에는 내가 첩을 들이든 개의치 않겠다고 하지 않았소.”유소영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그것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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