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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 Kapitel

제601화

서원.노부인은 숨을 몰아쉬며 침상 머리맡에 기대어 있었다.그녀는 아들 내외를 보며 절박한 눈빛으로 힘겹게 입을 열어 물었다.“준형이…… 준형이는 어찌 되었느냐? 유배를 당한 것이냐!”“그리 중대한 일을…… 너희들은, 너희들은 어찌하여 내게 말해주지 않은 것이냐!”충용 후작은 한숨을 내쉬었다.“어머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다 어머니께서 심려하실까 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이제는 아무 일도 없습니다. 폐하께서 준형이를 사면하셨으니 곧 돌아올 것입니다.”노부인은 즉시 캐물었다. “그럼 그 아이는 지금 어디 있느냐! 그리고 소영이, 소영이는 어째서 보이지 않는 게야! 설마 너희가…… 너희가 소영이를 내쫓은 것이냐?”고 부인의 안색이 굳어졌다.“어머님, 저희도 준형이가 걱정됩니다. 하지만 유소영은 제 발로 도망친 것인데 저희와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 애를 믿고 보물처럼 여기신 건 어머님뿐입니다. 막상 일이 닥치니 누구보다 먼저 달아났지 않습니까!”충용 후작은 미간을 찌푸리며 낮게 꾸짖었다. “그만하시오! 부인, 말 좀 줄이시오!”노부인은 너무도 놀라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아니다, 그럴 리가 없어. 소영이는 착한 아이인데……”고 부인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 아이가 어디가 좋다는 말씀이십니까!”“그런 재수 없는 것을 며느리로 들이지만 않았어도, 가문에 이리 골치 아픈 일들이 수두룩하게 생기진 않았을 것입니다!”이 노친네가 참으로 정신이 나간 모양이다. 유소영을 친손자인 장훈이보다 더 예뻐하다니.노부인은 유소영을 굳게 믿었기에 며느리의 이간질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아들에게 당부했다.“준형이의 일은 두 번 다시 내게 숨겨서는 안 된다. 그리고…… 소영이는 네가 직접 찾아오거라.”충용 후작은 겉으로는 알겠다고 대답했다.그러나 이런저런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와중에 그가 어찌 유소영까지 챙길 겨를이 있겠는가.부부는 얼마 머물지도 않고 나란히 인사를 올리며 자리를 떠났다.이씨 어멈이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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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눈앞의 복면인은 놀랍게도 세자였다!유소영은 순간 멍해졌다.고준형은 복면을 벗었지만, 휘장 안은 빛이 들어오지 않아 유소영은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그는 여전히 유소영의 손목을 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고, 이내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왜, 날 알아보지 못하겠소?”유소영은 조금 화가 난 채로 답했다.“세자께서는 어찌 이런 차림을 하신 겁니까? 방금 전에는 도적인 줄 알고 하마터면…….”고준형이 가차 없이 비꼬았다.“쓸데없는 걱정이오. 부인의 지금 실력으로는 내게 털끝만 한 상처도 입힐 수 없으니.”유소영은 할 말을 잃었다.고준형이 이어서 설명했다. “어째서 이런 차림을 했냐고 묻는다면, 그저 부인의 반응을 시험해 보고 싶었을 뿐이오.”유소영은 더욱 어이가 없어졌다.그녀가 손목을 빼내며 물었다. “일은 모두 끝나신 겁니까?”고준형은 대답 대신 다시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이번에는 무척이나 깊고 농밀한 입맞춤이었다.유소영은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며 그의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쾅!아민은 안에서 나는 기척을 듣고 문을 열어젖히며 들어왔다.“아씨! 괜찮으십니까!”밖을 지나가다가 이상한 소리를 들어 놀라 달려온 것이었다.방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아민이 미처 다가가기도 전에, 낮고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다.”아민은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세, 세자? 돌아오신 겁니까?”언제 돌아오신 거지!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아민의 그 외침에 밖의 석심도 그 소리를 들었다.“뭐라고? 세자께서 돌아오셨다고? 어디에?”휘장 안에서 고준형이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이불을 끌어당겨 유소영의 어깨를 덮어준 뒤, 자리에서 일어나 휘장 밖으로 나갔다.한편 유소영은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상황을 지켜보며 즐겼다.갑자기 돌아와서 자신을 깜짝 놀라게 했으니 자업자득이었다.마당.석심은 세자가 안방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머리를 긁적였다.맙소사! 세자께서 언제 돌아오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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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고준형의 목소리는 한없이 평온했다.“그런가. 생각은 다 정리한 것이오?”유소영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 몸을 일으켜 앉았다.“네, 사실 제 마음은 정해졌어요……”고준형도 따라 일어났다. 장막 안이 어두워 서로의 표정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오히려 그래서 다행이었다.눈에 보이지 않으니, 도리어 서로를 더욱 진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유소영은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세자, 염치 불구하고 여쭙겠습니다. 혹 첩을 들이실 생각이십니까?”고준형은 어둠 속에서 유소영을 바라보았으나, 그저 그녀의 윤곽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듣기 좋은 말로 부인을 속일 수는 없소. 한평생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어서 나조차도 감히 예측할 수 없으니. 부인을 만나기 전의 내가 평생 혼인하지 않고 그 누구와도 평생을 함께하지 않겠다고 굳게 맹세했던 것처럼 말이오……”유소영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제가 만약 남기로 선택한다면, 제가 원하는 것은 그저 세자 부인의 자리만이 아닙니다.”“그렇다면 또 무엇을 원하시오.”고준형이 진지하게 물었다.“감히 바라옵건대…… 세자의 곁에 오직 저 혼자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세자의 마음속에도 저 하나뿐이기를 원합니다.”유소영이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입 밖으로 내뱉자,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이 훨씬 홀가분해졌다.그녀는 이 말을 꺼내기가 몹시도 어려울 것이라 여겼었다.도대체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요구를 한단 말인가.처첩을 여럿 두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이 양나라에서, 그녀의 바람은 참으로 터무니없는 망상일지도 몰랐다.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말이 끝나자 세자는 오랫동안 침묵했다.그 적막 속에서 유소영은 두 손을 꽉 쥐었다.“만약 내가 그리하지 못한다면, 부인은 남지 않을 생각이오?“ 고준형이 되물었다.유소영은 미간을 가볍게 찌푸렸다.“……그렇습니다.”고준형이 다시 물었다. “어째서 마음이 바뀐 것이오? 예전에는 내가 첩을 들이든 개의치 않겠다고 하지 않았소.”유소영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그것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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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고준형은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려 입가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진지하게 말했다.“부인도 나중에 알게 될 거요. 남녀의 정이란 순식간에 변하기 마련이라는 것을 말이오. 부인이 지금 이곳에 남겠다고 한 것은 나를 연모하기 때문이지. 그러나 부인이 이 마음 하나에 기대어 아무런 원망도 후회도 없이 몇 년이나 버틸 수 있겠소?”“어쩌면 삼 년도 채 되지 않아 후회할지도 모르오. 사소한 일들로 원망하게 될 것이고, 애초에 떠나는 길을 택했다면 지금쯤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기 시작하겠지. 나는 그런 상황을 원치 않소.”“그러니…… 부인의 초심을 단단히 지키시오. 일시적인 감정에 눈이 멀어 밑지는 장사를 해서는 안 되오.”“내게 당당하게 요구해도 좋소. 훗날 부인이 나를 향한 마음을 잃게 되더라도, 아무런 원망이나 후회 없이 내 곁에 남으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말이오. 스스로 잘 생각해 보시오.”유소영은 세자의 대답에 깜짝 놀랐다.그가 이토록 많은 것을 헤아리고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그러나 이 말들은 모두 지극히 타당했다.게다가 온전히 저를 배려해서 꺼낸 이야기였다.유소영은 한참을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세자의 재산을 원합니다. 만약 훗날 세자께서 첩을 들이다 하시면 세자의 재산 절반을 제게 주세요…… 아니, 칠할을 주세요. 그리고 아이도...... 아이 역시 제게 넘기셔야 합니다!”말을 마치고 나니, 답을 기다리는 서신을 보낸 것처럼 그녀는 스스로도 조금 자신이 없어졌다.이렇게 억지스러운 요구를 누가 흔쾌히 수락하겠는가.그러나 고준형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했다.“좋소.”이것은 그에게 첩을 들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보다 훨씬 더 든든하게 느껴졌다.유소영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묘한 기분에 휩싸였다.세자는 분명 실질적인 이득은 주었지만, 감정적인 측면에 있어서 어떠한 확답도 주지 않았다.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이미 이득을 톡톡히 얻었는데 어찌 이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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