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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부군의 형님: Kabanata 1 - Kabanata 10

30 Kabanata

제1화

“형님이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도와드린다고요? 어떻게 돕는단 말입니까?”유소영은 파르르 떨리는 눈빛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부군인 고장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전장에서 승리하고 오늘 막 돌아온 고장훈은 두터운 갑옷을 입은 채, 단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오늘밤부터 난 청우각에서 묵을 것이오. 형수가 회임할 때까지.”유소영은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아주버님께서 돌아가신지 한달이 넘었는데 아버님, 어머님께서 지금까지 사실을 숨기고 상을 치르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요.”말을 마친 그녀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그러니까 이미 상의가 끝난 일이고 제게는 통보하러 오신 겁니까?”고장훈은 혼례식만 치르고 곧바로 변방으로 출정했기에 두 사람은 지금까지도 첫날밤을 보내지 않은 상태였다.원래는 승리하고 돌아온 오늘 미뤘던 첫날밤을 치를 줄 알았건만, 그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다른 여인을 품에 안겠다고 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상대가 그의 형수라니!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고장훈은 비꼬는 듯한 그녀의 말투에 싸늘히 대꾸했다.“부모님이 결정하신 일이고 당신에게 허락받을 필요도 없었소. 형수께서 굳이 나한테 당신 의견을 물어보라고 해서 온 것뿐이오.”유소영의 눈빛이 싸늘해졌다.“형님은 참으로 사려 깊으신 분이로군요. 이렇게 인륜을 저버린 일을 형님께서도 동의하셨나요?”그 말을 들은 고장훈은 버럭 화를 냈다.“형수는 고상하고 순결하신 분이오! 이 모든 것은 오로지 충용 후작부를 위한 일이란 말이오! 형님의 후대를 남기기 위해! 당신은 괜한 고집부리지 말고 고개만 끄덕이면 돼. 형수가 안심할 수 있게!”유소영이 물었다.“만약 제가 허락 못하겠다면요?”고장훈이 말했다.“그렇다면 휴처(休妻: 고대에 사내가 부인을 집안에서 내치는 경우) 절차를 밟고 새 부인을 들여야겠지!”유소영의 동공이 흔들렸다.휴처라니?지난 2년간의 헌신과 기다림이 참으로 우스워진 순간이었다.유소영은 더 이상 그에게 어떤 기대도 품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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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고장훈은 임유정을 조심스럽게 침상에 눕혔다.임유정이 그의 옷깃을 잡으며 말했다.“도련님, 동서를 원망하지 마세요. 같은 여인으로서 그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저는 알아요.”고장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형수님은 역시 사려 깊으시네요.”‘형수는 부군을 잃고도 남을 생각해 주는데, 유소영은 시기와 질투에 눈이 멀어 대국을 전혀 보지 않는구나.’그는 사내가 첩을 두는 건 너무 흔한 일이고 하물며 그는 단지 형님의 혈통을 이어주려고 씨를 빌려주는 것일 뿐이니 크게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임유정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다 제가 부덕하여 부군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이죠. 만약에… 부군께서 살아계셨더라면 우리가 이 지경까지….”고장훈은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자책하지 마십시오, 형수님. 형님은 어릴 적부터 병약하셨으니, 이를 어찌 형수님 잘못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없는 법, 미래를 생각하셔야지요.”임유정은 고개를 들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맞아요. 사람은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죠.”세자가 죽으면 그녀는 이 집안에서 의지할 곳이 사라질 테니, 그녀는 반드시 고장훈을 붙잡고 그의 아들을 낳아야 했다.고장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목이 메었다.형수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마음을 주었던 사람이었다.그런 그녀가 형님과 혼례를 올리자, 그는 딴마음을 품지 않고 그 감정을 접어두기로 했다. 그래서 유소영과 혼인을 한 후, 그녀와 잘 살기 위하여 자신에게 마음을 추스를 2년의 시간을 주었다.그런데 형님이 병으로 돌아가시고 형수에게 자식을 줄 중임을 떠안게 되자, 결국 사심이 동해 버렸다.그는 하늘이 그의 오랜 순정을 측은히 여겨 숙원을 이뤄준 것이라 여기기로 했다.그는 맹세코 이 일이 끝나면 완전히 마음을 접고 부인만 지킬 것이라 확신했다.“형수님, 이만 취침하시지요.”임유정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그녀의 목소리는 모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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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임유정은 대놓고 경멸에 찬 미소를 짓더니, 유소영의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말했다.“사람은 자기 주제를 알아야 하는 법이야. 용과 봉황이 짝을 이루는 건 예나 지금이나 쭉 이어져 온 진리이지. 지금 스스로 물러나면 체면은 지킬 수 있을 것이야. 내 말 한마디면 도련님은 언제든 너를 내칠 수 있지.”유소영은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제가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후작부에서 이리 저를 내칠 수는 없어요.”임유정의 눈빛이 싸늘해졌다.“대체 왜 이렇게 사람 말을 못 알아들어? 죽어라 매달리면 나중에 도련님의 자식을 잉태할 기회가 생겨 아들 하나 믿고 이 후작부의 안주인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거야? 미리 말해두지만 내가 과부가 되었다고 하여 너 따위가 내 세자 부인의 입지를 흔들 수는 없어.”그녀는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도련님은 정이 깊은 사람이야. 그분은 세자 자리를 원치 않으며, 내 아이에게 세자의 자리와 후작부를 물려준다고 하였어. 그러니 너는 평생 날 넘어설 수 없지. 이제 알겠니?”유소영의 눈빛도 싸늘해졌다.여자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다니!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었다.이제는 그가 그녀를 내치는 문제가 아니라, 그녀가 부군을 바꿔야 할지 고민할 때였다.임유정은 유소영이 말이 없자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재상부의 딸로서 그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안방 여인들의 수싸움을 배웠다.그러니 유소영이 무슨 수로 그녀와 대적할 수 있겠는가?세자 부인의 자리든, 고장훈의 애정이든, 모두 그녀의 것이 될 것이다!임유정이 돌아가자, 아민이 분개한 듯 눈을 흘겼다.참으로 건방진 아낙네가 아닐 수 없었다.“아씨, 대체 저 사람은 무슨 자격으로 아씨에게 스스로 물러나라고 하는 거죠?”유소영은 고개를 들고 아민을 향해 미소 지었다.“넌 세자 부인의 자리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느냐?”아민이 당황한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유소영은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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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고 부인은 재삼 고민했지만 유소영의 말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그럼 준형이를 청우각으로 옮기자꾸나. 시신의 부패를 늦추기 위해 얼음을 많이 두고….”유소영이 제안했다.“매일 처소로 얼음을 나른다면 필히 의심을 살 것입니다. 차라리 한옥관(寒玉棺: 차가운 옥으로 만든 관)을 하나 구해오시는 건 어떨까요?”한편으로는 지하실에 사람이 드나들면 세자의 독을 해독하는 그녀의 치료를 방해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세자가 당한 독은 열독이라 한옥관이 독소를 흩어지게 하는데 유리했다.고 부인이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한옥관? 그건 만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유소영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대국을 중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고 부인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아이라 참으로 통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임유정이 언제 회임할지 알 수 없으니, 시신 보존이 급선무였다.“이리도 세심하게 생각해 주니 참 다행이구나. 그럼 네 뜻대로 하거라.”“예.”찻잔을 내려놓은 고 부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넌 네 형님에게 잘해야 한다. 그 아이는 우리 집안의 큰 은인이야. 장훈이가 이번에 관직과 작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유정이 아버지인 임 재상 나으리 덕분이다. 재상께서 너를 좋게 기억하신다면 네 아버지도 출세하여 황상(皇商: 황실에 물자를 공급하는 상단)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고 부인의 거만한 태도에 아민은 이를 꽉 악물었다.유소영은 태연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어머님은 부군께서 무조건 작위를 받으실 거라고 확신하시는군요.”“물론이지. 유정이가 말하길, 이 일을 위해 임 재상께서 폐하께 입이 침이 마르도록 장훈이를 치하했다고 하더구나.”유소영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고장훈은 앞으로 태어날 형수의 아이를 위해 후작부의 작위를 포기하고 자신은 새로운 작위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는 모양이었다.유씨 가문의 후원이 없이 오로지 임 재상의 세치혀로 고장훈이 작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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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유소영은 이곳에서 밤을 자겠다는 고장훈의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게다가 마치 큰 은혜를 베푸는 듯한 그의 거만한 태도가 더 불쾌했다.정말로 자신을 지고지상의 존재로 여기는 것인가?그녀는 차라리 그가 밤낮으로 청우각에 머물며 임유정과의 사이에서 하루라도 빨리 귀한 자식을 보길 바랐다.고장훈은 그녀가 침묵하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2년이나 이날을 기다렸으니 어찌 안 그렇겠는가!그러나 고개를 든 유소영의 얼굴에는 그 어떤 희열도 느껴지지 않았고 눈은 죽은 호수처럼 평온하여 아무런 파동도 보이지 않았다.“아주버님의 시신이 나날이 부패하고 있으니, 장군께서는 응당 모든 정력을 형님께 집중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이렇게 사려가 깊은 사람이었다니.하지만 왠지 모르게 고장훈의 마음에는 묘한 불편함이 일었다.그는 옷자락을 걷어 올리고 식탁 앞에 마주 앉았다. 꽤나 풍성한 저녁상이 차려져 있었다.삼계탕, 굴비 구이 등등 그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값비싼 요리들까지 없는 게 없었다.그러나 시녀는 그의 앞에 수저도 가져다주지 않았다.‘난향원 사람들은 참으로 눈치가 없구나.’그는 청우각에서 먹었던 음식상을 떠올렸다. 비교를 해보니 그야말로 조촐한 음식상이었다.고장훈은 순간 불만이 치밀었다.“당신이 형수께 보양품을 사주려 한다는 얘기는 어머니께 들었소. 형수는 동산방의 제비집을 좋아하니 많이 사두게. 그리고 앞으로 청우각의 식사도 부인의 처소와 똑같은 격식으로 차리게. 다른 사람이 보면 부인만 호사를 누린다고 오해받을 수 있고 또한 후작부가 과부가 된 형수를 박대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아민은 듣고 있자니 부아가 치밀었다.살림살이는 모두 마님이 주관하고 매달 각 처소에 배정하는 예산이 그 정도였다. 난향원의 음식이 풍성한 것은 유소영이 자신의 지참금을 보태서 마련한 것인데 청우각이 무슨 자격으로 끼니마저 난향원이 책임지라고 한단 말인가.“장군, 예산이 그렇게 충족하지 않습니다.”유소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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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그날 저녁, 군영에서 돌아온 고장훈은 먼저 난향원을 찾았다.그러나 돌아온 답은 유소영이 몸이 불편하여 일찍 탕약을 복용하고 잠에 들었다는 내용이었다.안방.유소영은 침상에 기대에 의서를 읽고 있었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방 안에 가득했다.밖에서 돌아온 아민이 말했다.“아씨, 장군은 제가 말해서 잘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장군을 피하는 것도 일은 아니에요.”유소영은 손등으로 입을 살짝 가리고 기침을 했다.“최대한 피할 수 있을 때까지 피해야지. 보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는 것보다는 나아.”고개를 든 그녀가 물었다.“내가 당부한 일은 어찌 되었느냐?”아민이 웃으며 답했다.“안심하세요, 아씨. 소인이 이미 세자를 청우각으로 모셨습니다. 비록 술 저장고가 지하에 있지만 아씨의 분부대로 대나무 통과 실로 본채와 연결시켜서 안채에서 나는 소리가 모두 저장고 쪽에서 또렷이 들을 수 있도록 조치하였습니다.” “쿨럭….”유소영은 세게 기침을 하더니 안색이 창백해졌다.“아씨, 풍한이 든 것 같은데 오늘 저녁은 침술을 잠시 미루는 것이 어떤가요?”유소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난 괜찮으니 부축 좀 해주거라.”청우각은 임유정의 거처로, 은밀한 추태를 다른 이들이 알지 못하도록 고 부인은 내원의 시종들을 모두 물리고 오직 임유정의 측근 시녀만 남아서 시중을 들도록 했다.그러고는 대외적으로 세자가 조용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는 오히려 유소영에게 편리를 제공한 셈이었다.한밤중이 되자, 그녀는 아민과 함께 청우각 지하실에 도착했다.지하실에 있는 술 저장고는 오랫동안 방치되어 평소에는 아무도 오지 않고 또 지하에 위치해 있어 더욱 은밀했다.세자 고준형의 시신은 바로 이곳에 놓여 있었다.희미한 촛불이 한옥관 속 사내의 얼굴을 비추자, 옥처럼 고운 피부와 맑고 우아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아민이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아씨, 세자는 참으로 빼어난 용모를 갖고 계시군요. 마치 잠든 선인 같아요!”유소영은 한옥관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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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다음 날, 영향원.유소영과 임유정은 함께 아침 문안을 왔다.고 부인은 다정하게 임유정의 손을 잡으며 관심을 표하면서도 유소영은 한 켠에 세워두고 무시로 일관했다.아민은 고 부인이 속물이라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대놓고 편애하며 둘째 며느리의 체면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것을 보고 분노했다.유소영은 이미 익숙한 상황이라 고 부인의 태도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녀는 홀로 차를 마시며 고 부인과 임유정의 대화를 들었다.“장훈이에게 작위를 하사한다는 교지가 어찌하여 지금까지 내려오지 않는 거지? 무슨 변고라도 생긴 게 아니야?”임유정은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안심하세요, 어머니.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이번 작위 선정에 조정에서 거의 대부분 관원들이 도련님을 추천했다 하십니다. 폐하께서는 대신들의 의견을 가장 중시하시니 거의 확정이나 다름없죠. 생각건대 예부에서 교지를 작성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니, 조급해하실 필요 없습니다.”고 부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장훈이를 추천한 관원들은 재상 나으리의 안면을 봐주신 것이겠지.”‘봤지? 이게 바로 귀족가 규수의 능력이야. 조정의 일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알고 있지. 어디 상인의 딸 따위가 감히.’임유정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늘은 친정에 가서 어머니를 뵈려 합니다. 들렀던 김에 아버지께 언제 교지가 내려질지 여쭤보고 오려고요. 그래야 어머니께서도 잔치 준비를 하시죠.”고 부인은 너무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래, 그래야지.”곧이어 고 부인은 유소영에게로 고개를 돌렸다.“어서 형님에게 감사드리지 않고 뭐 하고 있느냐.”유소영은 찻잔을 내려놓고 미소 띤 얼굴로 유유히 말했다.“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형님.”재상부.서출인 임유정이 병든 적모에게 문안을 드리는 것이 마땅하지만, 그녀는 먼저 아버지의 서재로 찾아갔다.세자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그녀를 대하는 임 재상의 태도는 늘 냉랭했다.“아버지, 고장훈이 작위를 하사받는 건 이미 확정된 일이겠지요?”임유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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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유소영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형님, 사양 말고 받아주세요. 어차피…”그녀는 일부러 숨을 고르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이 정도는 우리 집안에서 푼돈에 불과하거든요.”고 부인의 안색이 차가워졌다.참으로 고약한 말이었다.그들의 눈에는 엄청난 재산이 고작 푼돈이라니!“되었다. 이 일은 네가….”“어머님! 부군의 출세와 관련된 일입니다. 제게도 뭔가를 할 기회를 주십시오!”유소영은 격앙된 말투로 고집했다.출세가 뜻하는 무거운 의미가 고 부인의 가슴이 와닿자, 고 부인은 순간 갑갑해졌다.잠깐의 침묵 후, 고 부인은 임유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되었다. 유정이 네가 일단 먼저 받아 두거라.”임유정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받아들이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다.“예, 어머님.”난향원으로 돌아온 아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물었다.“아씨, 왜 혼수를 임유정에게 주신 겁니까?”유소영은 곱디고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렇게라도 안 하면, 영향원에서 내 혼수를 언제 내놓겠어?”그 말을 들은 아민은 더욱 분개해했다.고 부인은 검소한 가풍을 실천한다는 말도 안 되는 구실로 유소영의 혼수를 봉인해 두고 돌려줄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이는 강제로 빼앗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아민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아씨, 혼수품들이 임유정의 손에 들어가면 혹 그 여자가 다 써버리면 어떡하나요?”유소영은 확신에 찬 어투로 답했다.“감히 그러지는 못할 거야.”이는 인간의 본성을 안다면 누구나 확신할 수 있는 문제였다.임유정이 오늘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녀는 고장훈이 반드시 작위를 하사받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유소영과 공로를 나누는 것을 허용할 리 없었다.아민이 또 물었다.“그럼 언제 되찾아오실 건가요?”유소영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때를 기다려야지.”아민은 부지런히 유소영의 머리 장신구를 풀었다.“아씨, 오늘 저녁에도 세자께 침을 놓아드리러 가실 건가요?”“그래야지.”“소인이 궁금한 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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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영향원.혼수품이 하도 많은 탓에 시종들은 하루 종일 왔다 갔다 하며 물건을 나르느라 분주했다.고 부인은 안방에 앉아 염주를 만지작거렸지만 마음속은 거센 파도가 일렁이고 있었다.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시녀에게 물었다.“다 옮겼느냐?”시녀가 답했다.“예, 마님.”곧이어 눈을 뜬 고 부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봉인은? 다 확인하였어?”“예, 봉인은 모두 멀쩡합니다.”고 부인은 그제야 살짝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유소영의 혼수품 중 이미 절반 이상은 고 부인이 친정에 보태느라 써버린지 오래였다.그래서 들키지 않기 위해 봉인 딱지를 붙여둔 것이다.고 부인은 임유정에게 절대 딱지를 뜯지 말 것을 경고했다.다행히 순종적이고 착한 임유정은 순순히 시어머니의 뜻에 따라주었다. 며칠 후, 작위만 하사받은 후, 다시 돌려달라고 하면 될 것이다.청우각.임유정의 시녀 춘화는 정원에 들어서는 상자들을 보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부인, 이 많은 것들이 모두 부인 것이 되는 건가요?”그러나 임유정의 얼굴에는 기쁨이 전혀 없고 오히려 초조함만 가득했다.‘유소영 이 간사한 년! 장훈이 곧 작위를 받을 것을 알고 내 공로를 가로채려고? 그렇게는 안 되지!’“이것들은 모두 창고로 옮겨라. 절대 건들지 말고!”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게 다 뭐야?”고장훈은 청우각에 도착하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며 정원에 있는 상자들을 바라보았다.임유정은 즉시 표정을 바꾸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설명을 들은 고장훈의 입가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지어졌다.‘역시 유소영은 나를 깊이 연모하고 있는 것이야. 내 작위를 위해 혼수를 모두 꺼내다니.’임유정은 그의 표정을 관찰하며 말을 돌렸다.“하지만… 도련님의 작위 문제는 이미 확정된 일인데 이런 것들을 쓸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교지가 내려오면 돌려보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사람들이 도련님께서 부인의 혼수로 작위를 바꾼다고 오해하여 평판이 안 좋아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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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대문 쪽으로 향한 가운데, 고장훈이 급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섰다.관복을 입은 모습은 꽤나 늠름하고 준수했지만, 얼굴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었다.고장훈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털썩 자리에 앉더니 찻잔을 들고 찻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살벌한 그의 표정에 고 부인은 미리 준비해 둔 축하의 말이 목구멍에서 맴돌 뿐이었다.그녀는 의문의 눈초리로 임유정을 바라보았다.임유정 역시 무슨 상황인지 몰라 조바심이 났다.원래대로면 오늘은 작위를 하사받는 날이니, 고장훈은 기뻐해야 마땅했다.방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하고 오직 그가 차를 들이키는 소리만이 선명하게 들릴 뿐이었다.이때, 유소영이 걱정스러운 어투로 그에게 물었다.“부군, 형님께서 말씀하시길, 오늘 작위를 하사받게 될 거라고 하시더군요.”쾅!고장훈은 들고 있던 찻잔을 탁자에 힘껏 내려놓았다.그의 얼굴은 퍼렇게 질려 있었고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누가 봐도 문제가 생긴 상황이었다.고 부인은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장훈아, 말을 해보거라. 대체 무슨 일이니?”오랜 침묵 끝에, 고장훈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작위는… 무산되었습니다.”“뭐라?”고 부인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임유정의 얼굴도 하얗게 질렸다.“어떻게 이럴 수가! 아버지께서는 분명 조정의 대신들이 모두….”“그 자식들이 중간에 다 말을 바꾸었습니다!”고장훈의 성난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그는 고 부인을 바라보며 절규했다.“그 인간들은 원래 바람 따라 움직이는 갈대와 같은 자들입니다! 갑자기 한 가문에 두 개의 작위는 있을 수 없다고 하더니, 폐하께서도 이를 동의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제가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렸어요!”유소영이 놀란 눈으로 물었다.“형님, 제가 관원들을 잘 구워삶으라고 혼수도 모두 드리지 않았습니까?”임유정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녀라고 일이 이리 될 줄 어찌 알았겠는가!고 부인은 분노에 이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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