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은 주씨 가문 저택을 나서자마자 곧장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왔다.사람을 죽였으니...... 아무런 감정이 없을 리 만무했다.처자식은 이미 잠든 뒤였다. 그는 휘장을 걷어내고 곤히 잠든 가족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이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비몽사몽간에 잠에서 깬 이씨 부인은 남편이 침상 머리맡에 소리 없이 서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나으리, 이 밤중에 어딜 다녀오셨습니까?”그녀는 몸을 일으키며 걱정스레 물었다.이삭은 부인의 손을 꽉 잡더니 와락 품에 끌어안았다.“부인, 몇 년만 더 지나면 우리 고향으로 내려가세. 그때 가서 큰 저택을 하나 장만하는 거요. 정자도 있고 연못도 있는 마당 딸린 집으로 말이오. 당신이 꽃과 나무를 좋아하니, 심고 싶은 만큼 실컷 심을 수 있게 해주겠소.”“그리고 시중들 노파도 몇 명 들이는 게 좋겠소. 겨울에 당신이 직접 온 식구 빨래를 하느라 고생하지 않게…….”그는 아내의 거친 손을 어루만지며 안타까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이씨 부인은 그저 그가 술에 취해 훗날을 꿈꾸는 것이라 여겨 그 말을 곧이듣지 않았다.“나으리, 저는 나으리를 따르며 부귀영화를 바란 적 없습니다. 그저 온 식구가 평안하고, 사람으로서 부끄러움 없이 살기만을 바랄 뿐입니다.”이삭의 등이 순간 뻣뻣하게 굳었다.잠시 후,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평안…… 그래, 평안할 것이오.”쾅!누군가 대문을 박차고 들어왔다.침상에서 곤히 자던 아이들이 놀라 깼고, 이삭의 동공도 심하게 흔들렸다.밖에서 누군가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형부에서 나왔습니다! 이 대인께서는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객잔.고준형은 호위를 남겨 유소영을 보호하게 한 뒤, 자신은 형부로 향했다.방 안에 남은 유소영은 만감이 교차했다.그녀는 장부에서 찢어낸 종이 뭉치를 꺼내어 그 위에 적힌 이름과 거래 내역을 꼼꼼히 살폈다.이 부분에는 이삭의 이름이 없었다.오히려 임 재상에 관한 내용이 수두룩했다.설마 임 재상이 강회산의 배후이자, 오라버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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