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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부군의 형님: Chapter 371 - Chapter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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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고장훈은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유소영과 이 년이나 부부로 살았으면서도 그녀가 거문고를 탈 줄 알고 악보를 볼 줄 알며, 퉁소까지 불 줄 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니…….예전엔 그녀가 설 신의의 제자라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그는 유소영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다.만약 그때 그녀에게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먼저 다가가 묻고 이해하려 노력했더라면...... 가문의 격차라는 헛된 편견에 사로잡혀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자신의 잘못이 너무나 컸다!고장훈은 또다시 깊은 후회에 잠겼다.임유정 역시 유소영이 단순히 연습 상대가 아니라, 실제로 거문고를 연주할 줄 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지금 그녀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오로지 어젯밤 발각된 횡령 자금과 그로 인해 아버지와 재상부가 어떻게 될지, 그 걱정뿐이었다…….그녀는 줄곧 안절부절못하며 앉아 있느라 황제와 유소영이 나누는 대화조차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복양 군주는 구공주와 선곡이 겹쳐 당황했던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다소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황 백부님! 만약 기분이 좋으시고 이 선물이 마음에 드신다면…….”조카딸이 상을 청하려는 눈치이자, 황제가 말을 끊었다.“짐이 마음에 들어 할지는 너희가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달렸다. 가령, 어찌하여 장생선을 연주하며 나무 상자를 준비하고 그 안에 그리 많은 풍경을 담았는지 말이다.”“황 백부님, 불공평하십니다! 방금 구공주도 장생선을 연주했는데, 구공주에게는 아무것도 묻지 않으셨잖아요.”구공주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 유소영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이제야 그 여자의 생김새가 똑똑히 보였다. 전형적인 미인형 얼굴이었다.커다란 눈, 조막만 한 얼굴, 오뚝한 코……. 그 외에는 딱히 내세울 게 없었다.황성, 특히나 이 황궁에는 미인이 넘쳐났다.그러니 구공주가 보기에 유씨의 외모는 나라를 기울게 할 만큼 경국지색이라거나 남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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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고장훈은 임유정이 엎지른 술잔을 주워 들며 나직이 타일렀다. “부인, 대체 왜 이러시오? 여긴 궁중 연회장이란 말이오…….”임유정은 고장훈에게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입술은 파르르 떨렸고, 손가락 또한 걷잡을 수 없이 떨려 왔다.소식을 전하러 온 저 관원을 그녀는 알아보았다. 바로 어젯밤 사람들을 이끌고 자신을 미행하여 횡령 자금을 찾아낸 그자였다!횡령 자금이라는 말에 전각 안의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황제가 물었다. “이삭이 횡령한 그 자금 말이냐?”임 재상의 안색은 차분했다.연극을 하려면 끝까지 해야지. 이삭이 죽기 전에 좋은 일 하나는 하고 갔군.그러나 이삭이 횡령한 것만으로는 그리 많지 않을 터였다.그 관원은 의분에 차 임 재상을 향해 돌아섰다.“아니옵니다, 폐하! 바로 임 재상이 횡령한 자금이옵니다!”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좌중의 표정이 일제히 변했다.황제 또한 마찬가지였다.황제는 먼저 고준형을 바라보았다.다른 관원들의 시선도 그를 따라갔다.이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준형이 주관해 왔다.횡령 자금에 관한 일을 그가 모를 리 없었다. 만약 모른다면 직무 유기이거나, 심지어 수사가 잘못되었다는 뜻이니…….평소 지략이 뛰어나고 총명하기로 소문난 고준형도 이제 위태로워진 것이다!유소영은 서둘러 걸음을 옮겨 제자리에 앉았다.그녀는 횡령 자금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세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손을 썼는지는 알지 못했다.지금의 분위기는 분명 생신 연회가 아니라 마치 재판장 같았다.임 재상이 침착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폐하, 신은 결백하옵니다. 이 횡령 자금이 어디서 났는지, 또 누가 신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지 알 수 없사오니 부디 철저히 조사해 주시옵소서!”보고를 올린 관원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마침내 손을 들어 한 곳을 가리켰다.“폐하! 횡령 자금은 재상의 친딸인 충용 후작부의 둘째 부인이 직접 지목한 것이옵니다! 바로 어젯밤 일이니 틀림없사옵니다!”임 재상의 동공이 순식간에 확장되었다.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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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고준형이 공손히 예를 갖췄다.“지난밤 형부의 모든 관원이 이 사건의 공문서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신 또한 관서에서 상소문을 작성하며 이번 사건의 횡령 자금 흐름을 계산해 보았으나, 아귀가 맞지 않았습니다.”“마침 송명 대인이 찾아와 횡령 자금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저의 제수가 대의를 위해 고발한 것이라 하였습니다.”“신이 즉시 가서 확인해 보았습니다. 재물이 워낙 방대하여 잠시 잠깐 사이에 헤아릴 수 있는 양이 아니었습니다. 하여 송 대인에게 계수를 명하였고, 비어 있는 자금과 수치가 맞아떨어지면 그때 폐하께 아뢰려 했습니다.”황제는 즉시 보고를 올린 관원에게 고개를 돌렸다.“네가 송명이냐?”“예! 그러하옵니다! 임 재상이 형부로 압송되어 조사를 받게 된 후, 신은 명을 받들어 재상부와 관련된 모든 인물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온데 지난밤, 고씨 가문의 둘째 부인이 몰래 저택을 빠져나와 황무지로 향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송명은 자신이 요점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황급히 말을 돌렸다.“폐하, 아무튼 신들이 확인해 보니 횡령 자금의 액수와 정확히 일치하였습니다. 그 가치가 무려 오천만 냥에 달합니다! 하여 신이 즉시 입궁하여 아뢰는 것입니다!”“폐하! 임 재상의 횡령은 의심할 여지가 없사옵니다!”뭇 관원들이 크게 동요했다.“뭐라! 오천만 냥이라니!!”임 재상은 은밀히 임유정을 노려보았다.저런 불효막심한 것! 멍청한 놈! 뇌가 없어도 유분수지!모든 준비를 완벽히 마쳤건만, 어찌 저런 멍청한 것을 놓쳤단 말인가!!그러나.그 오천만 냥이라는 횡령 자금은 절대 그의 것일 리가 없었다!횡령한 재물은 진작 다른 성에 분산하여 숨겨두었고, 무엇보다 은화는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임 재상은 즉시 황제를 향해 공수했다.“폐하! 이는 모함이옵니다!!”저 미련한 딸년이 이용당한 게 분명했다!그러나 남들이 보기엔 그렇지 않았다.한 관원이 지적했다.“폐하, 다른 이가 고발했다면 모함일 가능성도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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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임유정은 혼절하자 즉시 태의원으로 이송되었다.그러나 그녀가 남긴 난장판은 여전히 수습이 필요했다.황제가 질문하기도 전에 유소영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폐하, 신부는 억울하옵니다!”“동서가 재상부 서재에서 지도 한 장을 발견하고는 제게 가져와 횡령 자금이 숨겨진 곳이 아니냐고 물었을 뿐입니다.”“그때 동서는 잔뜩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만약 임 재상이 정말로 횡령을 저질렀고 지도에 표시된 곳에 그 자금이 있다면 어찌해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신부는 그저 악행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그것이 대의일 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일이라고 조언했을 뿐입니다.”“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으며, 어젯밤에 그리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도 방금 알게 되었습니다.”임 재상이 즉각 반박했다.“완희는 그대와 사이가 좋지 않은데, 어찌 그대에게 조언을 구했겠는가?”“폐하! 유씨가 거짓을 고하고 있습니다! 필시 저 여자가 꾸민 짓일 것입니다!”유소영은 지지 않고 맞섰다.“재상 어른, 요 며칠 사이 많은 일이 있어 저와 동서는 이미 묵은 감정을 털어냈습니다.”“제가 이 판을 짰다고 하신다면,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겁니다.”“무려 오천만 냥, 즉 오천 금이나 되는 거금입니다. 폐하, 사람을 보내 유씨 가문의 장부를 확인해 보십시오. 보유한 현금과 은자를 모두 합쳐도 그만큼이 되는지 말입니다. 설령 있다 해도 다른 성의 전장에서 조달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그러니 저희 유씨 가문은 하룻밤 사이에 오천만 냥이라는 거금을 마련해 권세 높은 재상 어른과 맞설 재력이 없습니다.”그녀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그러나 유씨 가문은 당장 내놓을 수 없어도, 세자라면 가능했다.유소영은 당당하게 말했지만, 막상 내뱉고 나니 뒤늦게 두려움이 밀려온 듯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하물며 친정아버지가 며칠 전 변을 당해 가문의 사업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신부가 무슨 여유가 있어 재상 어른을 모함하겠습니까.”복양 군주도 그녀를 거들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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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임 재상은 눈앞의 이들이 자신에게 칼을 겨눌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그러나 영리한 그는 금세 깨달았다.풀려난 이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자신을 자백한 자들이라는 것을.반면 자신을 불지 않은 자들은 오히려 형부에 갇혀 있었다!좋다! 좋아! 아주 좋아!고준형, 정말 대단한 계략이구나!만약 저런 아들이 있다면, 자신의 모든 자식과 맞바꿔서라도 데려오고 싶을 정도였다.그러나 하필…… 하필이면 적이라니!관원들은 임 재상의 시선을 애써 외면했다.“폐하, 저희 모두가 증인입니다!”“폐하, 임 재상이 저희 가족들을 볼모로 잡고 있었습니다. 하오나 고 대인의 도움으로 노인과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으니, 이제 저희는 두려울 게 없습니다! 임 재상이 주모자입니다!”“폐하, 신이 목숨을 걸고 간언하나이다!”“이 죄신 또한 목숨을 걸고 고하겠나이다!”…….빗발치는 고변에 다른 관원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임 재상은 여전히 딱 잡아뗐다.그는 이런 변고에 쉽사리 무너질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확신했다. 이들의 말은 그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그는 일 처리가 빈틈없어 그들에게 어떠한 약점도 잡히지 않았을 터였다.“폐하! 저자들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떠들고 있습니다!! 필시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신을 모함하는 것입니다.”“저 오천만 냥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것 또한 신을 옭아매려는 모함입니다!”“폐하, 부디 통찰하여 주시옵소서! 신은 양나라를 위해 평생을 바쳐 청렴하게 살아왔습니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오명을 쓰고 죽을 수는 없습니다!”유소영의 눈빛은 고요하기만 했다.관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더니, 정말 끈질기군.그러나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는 것을.내막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쉽게 속아 넘어갈 법했다.백발이 성성한 관원 한 명이 나서서 예를 갖췄다.“폐하, 이삭은 이미 처형되었고 율법상 횡령 사건은 종결되었습니다.”“일전에 형부에서 이 사건을 지나치게 서둘러 조사하는 바람에 조정의 인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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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이삭의 얼굴에는 다급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폐하, 아뢰옵니다! 증거가…… 이 죄신에게 증거가 있습니다!”유소영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그녀는 고준형을 바라보았다.고준형은 깊은 눈빛으로 이삭을 응시하고 있었다.그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는 차가운 기운이 깊게 서려 있었다.이삭은 떨리는 손으로 증거물 뭉치를 꺼내 들었다.“폐하…… 죄신은 고 대인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실은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미리 암암리에 조사를 하고 있었습니다.”“임 재상은 매사에 용의주도하여 저희가 함께 횡령을 저질렀음에도 저희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가 저희의 약점을 쥐고 있을 뿐, 저희는 그의 허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하오나 하늘이 무심치 않아, 결국 제가 찾아냈나이다……”그는 두 손으로 증거물을 바쳐 들었다. “이것들은 모두 임 재상이 각 성으로…… 각 성으로 보낸 횡령 자금의 행방입니다. 조사해 보시면 금방 아실 것입니다. 또한 그가 어떻게 그 횡령 자금을 도박장을 통해 깨끗한 금전으로 세탁했는지도 나와 있습니다. 그 도박장 사람들을 잡아 심문해 보시면 명백히 밝혀질 것입니다.”바닥에 꿇어앉은 임 재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삭! 이삭, 이 천한 놈이! 감히 이렇게까지 뒷조사를 하다니……설마 정말로 이삭의 손에 무너지는 것인가?유소영의 눈빛이 흔들리며 의혹이 스쳐 지나갔다.이 증거들, 정말 이삭이 직접 찾아낸 것일까?황제는 상덕에게 눈짓하여 그 증거물들을 가져오게 했다.상덕은 행여나 실수할까 싶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임 재상은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비 오듯 땀을 흘렸다.기다리는 시간은 고문과도 같았다.특히 황제가 자신의 죄증을 확인하는 것을 기다리는 일은 더욱 그랬다……그는 정말로 끝장난 것이다.촤르르―황제는 증거물들을 내던지며 버럭 화를 냈다.“임근! 똑똑히 보라. 이것들은 모두 너를 겨냥한 진술서다! 그리고 그 자금의 행방까지! 당장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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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임 재상은 시위들에게 붙들려 끌려나가면서도 쉴 새 없이 악을 썼다.“신은 잘못이 없습니다! 틀리지 않았단 말입니다! 틀린 것은 폐하이십니다! 신 또한 한때는 전전긍긍하며 청렴한 관리가 되고자 했으나, 폐하께서 허락지 않으셨습니다! 전부 폐하께서 강요하신 일입니다!”“하하…… 국고가 비었다느니, 탐관오리가 나라를 망친다느니! 남쪽으로, 북쪽으로 순행을 떠나실 때마다 쓰시는 은전이 어찌 백만 냥뿐이겠습니까! 궁 안에서 생신 연회를 열어 기분 내키는 대로 하사하시는 금은보화가 탐관오리의 소행과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릅니까! 폐하께서도 똑같이 백성의 고혈을 낭비하고 계시니, 변방의 장병들에게 볼 낯이 없기는 마찬가지란 말입니다!”“어찌하여 폐하께서는 쓰시는데 신들은 쓰면 안 된단 말입니까? 폐하께서는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시면서, 어째서 신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단 말입니까!”“신은 승복할 수 없습니다!”“하늘이 어질지 못하니,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그 말들은 쟁쟁하게 울려 퍼지며, 마치 무수한 화살이 되어 왕위에 앉은 황제의 심장을 겨누는 듯했다.황제는 넋이 나간 듯 앉아 있었으나, 의자 팔걸이를 꽉 움켜쥔 손과 이마에 솟아오른 푸른 힘줄이 그의 분노를 짐작게 했다.황후가 즉시 호령했다.“방자한 것! 어서 저자의 입을 틀어막지 못할까!”전각은 쥐 죽은 듯 고요에 잠겼다.고 부인은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워낙 겁이 많은 성정이었다.임 재상이 저토록 막대한 금액을 횡령했으니, 만약 구족을 멸한다는 명이라도 떨어진다면 후작부까지 연루되는 것은 아닐까!그러나 고준형이 있으니 폐하께서 설마 그리 매정한 판결을 내리시지는 않으리라.가장 큰 충격을 받은 이는 다름 아닌 고장훈이었다.그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던 장인어른이자 든든한 뒷배가 이리도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 것이다.무너진 것까진 그렇다 쳐도, 감당하기 힘든 난제들만 잔뜩 남겨 놓았으니…….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단 말인가!그가 가장 증오하는 것이 바로 군량을 횡령하는 탐관오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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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복양 군주는 마음속으로 천 번 만 번이나 거부하고 싶었다.원래 황 백부께서 보내신 군량이면 충분했을 텐데, 다 저 탐관오리들 탓이다!“황 백부님, 저도 기부하겠습니다!”이때, 이 장군이 나섰다.“폐하, 세자 부인과 군주께서 이리 마음을 써 주시니 참으로 귀한 일입니다.”“그러나 이는 조족지혈에 불과합니다.”“임근을 필두로 한 탐관오리들이 횡령한 군량이 실로 막대한데다, 그로 인해 수많은 장병이 목숨을 잃었으니 이 손실을 어찌 다 환수하겠습니까?”한 관원이 떠올렸다. “어젯밤에 오천만 냥을 압수하지 않았소?”그러나 즉각 반박하는 이가 있었다.“이상하지 않나? 방금 이삭이 올린 증거를 보면 임근이 횡령한 재물은 응당 다른 성에 있어야 하거늘, 간밤에 고씨 가문 둘째 부인이 찾아낸 오천만 냥은 대체 어디서 난 거란 말이오?”그들은 모두 고준형을 바라보았다.그러나 황제가 입을 열었다.“그건 짐의 뜻이었다!”그가 그리 말하자, 감히 이의를 제기하는 자가 없었다.비록 곰곰이 따져 보면 말이 안 되는 일이었지만, 황제께서 어찌 누명을 씌우는 짓을 하시겠는가?황제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고준형을 쳐다보았다.이 방법은 그가 동의한 것이었다.그러나 고준형이 어디서 오천만 냥을 구해왔는지는 그로서도 의아했다.어쩌면 상인들의 도움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가령 양나라에서 이름난 거상인 그의 장인 유성천 같은 이들에게 말이다.아니면 가짜를 섞었거나.그것도 아니면 애초에 그만큼 있지도 않았는데, 그가 배치한 송명이 거짓말을 한 것일 수도.......기왕 사건이 해결되었고 임근도 죄를 시인했으니, 황제인 자신이 굳이 꼬치꼬치 따질 필요는 없었다.생신 연회는 이쯤에서 마무리되었다.한바탕 큰 풍파를 겪은 문무백관의 안색은 하나같이 편치 않았다.성문에 불이 나면 해자 속 물고기까지 화를 입는 법이다.일국의 재상인 임근조차 군량을 횡령했으니, 앞으로 관원들을 향한 폐하의 감시는 더욱 혹독해질 것이 뻔했다.게다가 이번 횡령 사건에 연루된 관원이 워낙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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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고 부인은 임유정의 꼴도 보기 싫어, 고장훈 혼자 가서 그녀를 데려오게 했다.태의원.임유정은 깨어나긴 했으나, 눈동자가 몹시 흐릿한 것이 마치 넋이 나간 사람 같았다.다시 그 전각으로 돌아가 온갖 시비와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이리라.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고장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부인, 부인?”임유정은 뻣뻣하게 몸을 돌리더니, 이내 눈물을 왈칵 쏟으며 고장훈을 껴안았다.고장훈의 마음은 무감각해져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임유정에게 느끼는 감정이 안쓰러움인지, 아니면 원망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어찌 됐든 그의 아내였고, 어린 시절부터 연모했던 여인이 아니던가.재상부에 변고가 생겼다고 해서 유정을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생신 연회는 끝났으니 이제 후작부로 돌아가지.”고장훈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그만 놓으라는 신호를 보냈다.임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감히 묻지 못했다. 아버지의 일이 어떻게 결론 났는지에 대해서는.두 사람이 막 태의원을 나설 때였다. 정면에서 누군가 달려들더니 다짜고짜 임유정의 뺨을 때렸다.재상 부인은 임유정의 멱살을 움켜쥐고서 처절하게 고함쳤다.“네년이 네 아비를 죽이려 드는구나! 이 빚쟁이 같은 년, 이 머저리 같은 년!”“임씨 가문이 네게 뭘 그리 잘못했더냐! 충용 후작부에 시집보내 줬더니, 은혜도 모르고!”“이 천한 것, 죽어야 할 건 바로 너야! 너라고! 재상부가 망하면 네게 무슨 이득이 있다고! 어? 말해 보란 말이다!!”얻어맞고 얼떨떨해 있던 임유정은 잔뜩 성이 난 큰부인의 눈을 마주하자 온갖 감정이 뒤섞였다. 그녀는 불현듯 힘을 주어 상대를 밀쳐 냈다.“내 탓이 아니에요! 내가 그런 게 아니라고요! 내가 아니야……!”고장훈이 두 사람을 떼어 놓으며 임유정의 앞을 막아서서 재상 부인을 가로막았다.“그만! 다들 그만하십시오! 임근 그자가 자업자득한 일이지, 우리 충용 후작부 사람들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내 부인은 죄가 없어요. 오히려 대의를 위해 혈육의 정을 끊어 낸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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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장공주 저택은 화려하고 웅장하여 마치 하나의 궁전과 같았다.유소영은 이전에 팔음아사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었으나, 장공주를 뵌 적은 없었다.그 시절의 장공주는 아마도 그녀를 눈에 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오늘, 장공주는 그녀를 단독으로 불렀다.운수원.장공주는 물가에 지은 정자에 앉아 있었는데, 사방에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유소영은 그녀 앞으로 인도되어 공손히 예를 올렸다.“신부, 장공주 전하를 뵙습니다.”장공주는 궁중 연회 때의 화려한 예복을 벗고 소박하고 우아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그녀의 눈매는 매서웠고, 황궁 특유의 위엄과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서려 있었다.그녀는 단 한 번의 시선으로 유소영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앉거라.”유소영은 순순히 자리에 앉아 고개를 반쯤 숙이고 경청하는 자세를 취했다.장공주가 입을 열었다.“너는 총명하고 배포도 크구나. 상인의 딸에서 세자 부인으로 변할 수 있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지.”유소영은 겸허한 태도를 보였다.“전하의 과찬이십니다. 지혜와 배포를 논하자면 신부는 전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일찍이 전하께서 어린 시절 선제 폐하를 따라 전장을 누비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그런 아부 섞인 말은 지겹도록 들었다.”장공주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유씨, 네 그 입으로는 남들과 좀 다른 말을 할 수 있지 않느냐?”유소영은 입술을 달싹였다.“신부는 출신이 비천하여 전하를 기쁘게 해 드리는 법을 모릅니다. 용서하십시오.”장공주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으나, 눈에는 웃음기가 없었다.“자신을 낮추는 것, 그것 또한 너의 생존 방식이 아니더냐.”“긴장할 것 없다. 본궁이 널 부른 건 그저 말동무나 하며 정식으로 팔음아사에 초대하기 위함이니.”유소영은 경계심을 품었다.단순히 담소를 나누자는 뜻은 아닐 터였다.……형부.주 대인과 인 대인은 모진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자백하며 서명했다.임근은 독방에 수감되었는데, 며칠 전 그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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