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훈은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유소영과 이 년이나 부부로 살았으면서도 그녀가 거문고를 탈 줄 알고 악보를 볼 줄 알며, 퉁소까지 불 줄 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니…….예전엔 그녀가 설 신의의 제자라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그는 유소영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다.만약 그때 그녀에게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먼저 다가가 묻고 이해하려 노력했더라면...... 가문의 격차라는 헛된 편견에 사로잡혀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자신의 잘못이 너무나 컸다!고장훈은 또다시 깊은 후회에 잠겼다.임유정 역시 유소영이 단순히 연습 상대가 아니라, 실제로 거문고를 연주할 줄 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지금 그녀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오로지 어젯밤 발각된 횡령 자금과 그로 인해 아버지와 재상부가 어떻게 될지, 그 걱정뿐이었다…….그녀는 줄곧 안절부절못하며 앉아 있느라 황제와 유소영이 나누는 대화조차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복양 군주는 구공주와 선곡이 겹쳐 당황했던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다소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황 백부님! 만약 기분이 좋으시고 이 선물이 마음에 드신다면…….”조카딸이 상을 청하려는 눈치이자, 황제가 말을 끊었다.“짐이 마음에 들어 할지는 너희가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달렸다. 가령, 어찌하여 장생선을 연주하며 나무 상자를 준비하고 그 안에 그리 많은 풍경을 담았는지 말이다.”“황 백부님, 불공평하십니다! 방금 구공주도 장생선을 연주했는데, 구공주에게는 아무것도 묻지 않으셨잖아요.”구공주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 유소영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이제야 그 여자의 생김새가 똑똑히 보였다. 전형적인 미인형 얼굴이었다.커다란 눈, 조막만 한 얼굴, 오뚝한 코……. 그 외에는 딱히 내세울 게 없었다.황성, 특히나 이 황궁에는 미인이 넘쳐났다.그러니 구공주가 보기에 유씨의 외모는 나라를 기울게 할 만큼 경국지색이라거나 남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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