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영이 밀어내려던 손이 무색하게, 상대는 잠자리 날개처럼 가볍게 스치기만 할 뿐 미련 없이 물러났다.그녀의 호흡이 미세하게 흐트러졌다.“세자?”그가 몸을 숙여 바짝 다가오자, 그녀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놀랐소?”유소영은 두 손을 그의 가슴팍에 올렸다. 겉보기엔 친밀해 보였으나, 실상은 지극히 방어적인 자세였다.그녀가 나직이 말했다.“꿈결이라…… 조금 놀랐습니다. 세자께선 일을 마치신 겁니까?”고준형이 몸을 일으켜 앉았다.그는 그녀를 등진 채 침상 옆에 걸터앉았다.“초왕부에 다녀왔소.”유소영의 마음이 조금 어지러워졌다.이전에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 탓이었다.“아, 강 소저의 일 때문에요?”고준형은 오랫동안 침묵했다.“부인의 일 때문이오.”유소영의 숨이 잦아들었다.“저요? 무슨 일 말씀이십니까?”“만약 기회가 있다면 후작부의 세자 부인보다, 부인은…….”유소영은 어렴풋이 무언가를 감지했다.그녀는 즉시 말을 끊었다.“세자! 예전에는 확실히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온천 산장에서 그날 밤, 세자께서 제게 해주신 많은 말씀을 저는 다 새겨들었습니다.”“후작부든 다른 명문가든, 사실 다 똑같은 저택이고 고인 물일 뿐이지요.”“제 본심을 따르자면, 사실 저는…….”그녀는 후작부를 떠나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었다.그러나 지금은 그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첫째는 오라버니의 사건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폐하께서 내리신 혼인이니 어찌 말 한마디로 떠날 수 있겠는가?유소영은 눈을 내리깔았다.“사실 삶을 다시 살고 싶었습니다.”“허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니 지금이 최선이라 여깁니다. 다른 선택은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특히 초왕부를 선택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했다.고준형은 그 말을 듣고는 그저 물었다.“여전히 후작부에 남아 아들을 낳고 싶은 게요?”유소영은 응당 그렇다고 답해야 했다.그러나 그녀는 망설였다.“그 일은…… 그리 급할 것도 없지요.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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