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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부군의 형님: Capítulo 471 - Capítulo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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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세자, 이틀 동안 석심이 보이지 않던데 어찌 된 일입니까?”유소영은 화제를 돌리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내심 정말로 궁금하기도 했다.그날 밤 염방 일당을 소탕한 이후로 석심의 모습이 통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고준형의 눈빛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묘하게 엄격한 기운마저 감돌았다.“벌을 받아 지금은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있소.”같은 시각.후작부.“아! 아파, 아프다고! 좀 살살 해!”석심은 침상에 엎드려 있었고, 그의 등 뒤에서는 다른 호위가 약을 발라주고 있었다.호위가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이깟 고통도 못 참으시는 겁니까? 형님이 그러고도 사내 대장부라 할 수 있느냐 말입니다! 그나저나 형님도 참 간이 배 밖으로 나오셨더군요. 감히 세자의 명을 어기고 세자 부인을 해독제로 모셔 가다니요. 만에 하나 그날 밤 부인께서 위험에 처하시거나 염방 놈들에게 변이라도 당하셨으면 대체 어쩌려고 그러셨습니까?”“벌을 받아도 쌉니다!”석심이 정색하며 대꾸했다.“내 생각엔 그것 때문에 벌을 받은 게 아닌 것 같아. 넌 그날 밤 세자께서 사람을 베시던 모습을 못 봐서 그래. 세자와 부인...... 난 두 분 사이가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진단 말이지.”“뭐가 이상하다는 겁니까? 제 눈엔 형님이 제일 이상합니다!”“진짜라니까! 말꼬리 잡지 마!”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창밖에 서 있던 심씨 어멈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후작부로 돌아온 유소영과 고준형은 각자 흩어졌다. 한 사람은 곧장 안방으로 향했고, 다른 한 사람은 서재로 발걸음을 옮겼다.서재.심씨 어멈이 안으로 들어왔다.정무를 보던 고준형은 심씨 어멈이 다과를 내오는 것을 보고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러나 심씨 어멈은 다과를 내려놓고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그녀의 시선이 깊고 무겁게 고준형을 향했다.“세자, 아직 부인과...... 잠자리를 갖지 않으신 겁니까?”고준형의 미간에 일순간 차가운 기색이 스쳤다.“심씨 어멈, 선을 넘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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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서재.고준형이 막 염방 사건에 대한 상소를 다 작성했을 때, 심씨 어멈이 문을 두드렸다.“세자, 부인께서 뵙고자 하십니다.”고준형은 더 묻지 않고 곧장 안방으로 향했다.그러나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고준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주위를 둘러보아도 유소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의 시선이 침상 휘장에 머물렀다.이내 그는 걸음을 옮겨 다가갔다.휘장을 걷어내는 찰나, 작은 형체가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고준형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굳어 버렸다.고개를 숙이자 저를 올려다보는 유소영이 보였다. 붉게 달아오른 눈시울과 눈물 자국이 얼룩진 두 뺨, 흐드러지게 피어난 한 송이 꽃처럼 짙고 매혹적인 자태는 평소의 그녀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더워……”그녀는 핏기 없이 하얗게 질린 입술을 깨문 채, 바스라질 듯 연약한 몸을 그에게 기대며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실로 애처롭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고준형은 단박에 이것이 심씨 어멈의 짓임을 알아차렸다.자신에게 후계를 남기게 하겠다는 이유로 이토록 비열한 수단을 동원해 유소영에게 약을 먹이다니......고준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것이 대체 유소영을 괴롭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너무 더워…… 괴로워……”유소영은 그의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한 줄기 서늘함을 찾으려 애썼다.고준형은 짙게 그늘진 눈빛으로 한 손을 뻗어 유소영을 부축했다.“부인, 약에 당한 것이오.”그는 사뭇 진지한 어조로 말했으나, 정작 지금 그녀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고준형은 곧바로 그녀를 침상에 눕히고는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두 손을 꽉 붙잡았다.약기운을 참아 내느라 붉게 달아오른 눈동자를 바라보는 그의 숨결이 미세하게 거칠어졌다. 맑은 호수처럼 온화했던 그의 눈동자에도 마치 매질을 당한 듯 탁한 욕망이 일렁이기 시작했다.그는 무의식중에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으며 가볍게 매만졌다.이내 고개를 숙인 그가 그녀의 입술 위로 가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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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고준형은 평온한 기색으로 심씨 어멈을 물러가게 했다.그러고는 침상으로 다가가 도포 자락을 걷어 올리며 유소영의 곁에 앉았다.유소영은 순간 온몸이 잔뜩 긴장되었다.“세자, 심씨 어멈이......”“그녀가 부인에게 최음제 같은 것을 먹였소.”그 말을 듣자 유소영은 순간 머리가 쭈뼛해졌다.고준형의 눈빛은 온화했다.“심씨 어멈이 부인을 염려하는 마음이 지나쳐 일을 그르친 것이오.”“부인이 용서할 수 없다면, 그녀를 유경원에서 내보내겠소.”유소영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그 약...... 제가......”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무의식중에 두 손을 꽉 쥐었다.고준형은 아주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약을 먹은 뒤에 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은 거요?”유소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 없는 시선으로 고준형을 바라보았다.고준형은 진지한 얼굴이었다.“아무 일도 없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오.”그 말에 유소영은 숨이 턱 막혔다.그러나 연이어 고준형이 말했다. “부인이 스스로 옷깃을 헝클어뜨리며 내게 안기려 하기에, 난 그저 부인의 손을 붙잡고 억누를 수밖에 없었소. 그러다......”“그 후엔 어찌 되었습니까?”고준형이 손을 들어 길고 수려한 검지 끝으로 유소영의 입술을 가볍게 덮었다.“약기운을 이기지 못하는 듯하여, 난 그저 이곳에만 입을 맞추었소.”유소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세자를 믿습니다. 다만, 심씨 어멈은......”고준형이 딱 잘라 말했다. “부인의 뜻대로 처치하시오. 어찌 됐든 그녀가 잘못한 일이니.”유소영은 아무래도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어멈도 세자께 충성하려다 그런 것이니, 앞으로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만 하면 됩니다.”고준형은 그녀를 가만히 응시했다.“이리도 관대하단 말이오.”유소영이 서둘러 덧붙였다.“그러나 이번 일이 있었으니 저도 다소 마음이 쓰입니다. 당분간 심씨 어멈을 월하각에서 내보내 주세요. 앞으로 제 시중을 들 필요도 없고, 제 곁에 가까이 오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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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유소영은 무언가를 느꼈지만, 감히 확신할 수 없었다.그녀는 떠나겠다는 자신의 결심이 흔들릴까 두려웠다.서재.심씨 어멈이 허리를 굽혀 예를 올렸다.그녀는 애처로운 목소리로 탄식했다.“세자, 선나라 쪽에서…… 세자께 드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이번에 선나라로 가시면 분명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텐데, 후계를 남기셔야 적어도 핏줄은 이으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이것은 세자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또......”고준형은 그곳에 앉아 더없이 침통한 안색을 띠고 있었다.“어떤 일은 심씨 어멈이나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아이는 내게 그리 중요치 않소.”심씨 어멈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세자, 이 세상일이라는 게 뜻대로 되지 않는 법입니다. 부디 서둘러 결단을 내리십시오.”고준형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물러가시오.”“예.”서재를 걸어 나오는 심씨 어멈의 표정이 무겁게 굳어졌다.그녀는 줄곧 세자를 곁에서 모셔왔고, 그 오랜 세월 동안 세자의 일이라면 그녀보다 더 잘 아는 이가 없었다.선나라 쪽 일로 세자는 필연적으로 그곳을 다녀와야만 했다.그러나 한번 가면 목숨을 잃을 위험이 컸다.그렇기에 그녀는 세자가 후계를 남기기를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것이다.그러나 세자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는 듯했다.……이날 밤, 고준형은 유소영과의 약속을 지켜 서재에서 잠을 청했다.안방에서 홀로 잠든 유소영은 마음이 뒤숭숭했다.다음 날.아침 일찍 고준형은 관서로 향했다.유소영은 벙어리 일행이 조사해 온 팔 년 전에 일어난 무관해 보이는 여러 사건을 살펴보며, 그 속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저녁이 되자, 그녀는 세자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그녀는 어제 있었던 일을 최대한 잊으려 애쓰며 입 밖에 내지 않았다.고준형이 그녀에게 운 측비의 이야기를 꺼냈다.“운 측비는 아직 살아 있는 것이 맞소.”유소영은 즉각 고개를 들었다. “그럼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아직 황성 안에 있소. 서교에 머물고 있지.”말을 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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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왕불지?”고 부인이 회상하며 말했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구나.”유소영은 두 손을 살며시 쥐며 진실에 다가섰다는 흥분을 억누르고 더욱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왕불지는 서예의 대가라, 며느리인 저 역시 그분의 글씨를 각별히 흠모하고 있습니다.”“안타깝게도 남기신 서첩이 많지 않아, 현재 세상에 남아 있는 것은 천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 들었습니다.”“혹여 다섯째 외숙 어른께서 왕불지의 서첩을 소장하고 계시진 않는지요?”고 부인은 그녀가 그저 서첩을 구하고 싶어 이것저것 캐묻는 것이라 여겼다.“그런 서첩 따위는 다 쓸모없는 물건이다. 규방 아녀자가 시간이나 때우는 용도라면 모를까, 그런 데 신경 쓸 바엔 차라리 후작부의 사업을 도울 생각이나 하거라.”유소영의 표정은 유난히 진지했다.“어머님, 저는 어떻게든 왕불지의 서첩을 구하고 싶습니다. 큰돈을 내어줄 의향도 있습니다.”“번거로우시겠지만 어머님께서 저를 위해 한 번만 알아봐 주실 수 없겠습니까?”그녀가 기꺼이 돈을 주고 사겠다는 말에 고 부인의 안색이 조금 누그러졌다.“알았다. 내가 확실히 물어봐 주마. 그러나 그 서첩이 도대체 은전 몇 냥의 가치가 있다는 말이냐?”방금 전 유소영은 분명 천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고 말하지 않았던가.유소영이 공손히 대답했다.“만약 왕불지가 말년에 남긴 마지막 서첩이라면 일만 금이라도 내어드릴 수 있습니다.”그녀가 말한 그 마지막 서첩은 바로 오라버니의 유품으로, 현재 자신의 수중에 있었다.시어머니에게 알아보게 한 것은 단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영성이 바로 그 서첩의 이전 주인이 맞는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바로 죽중군인지 말이다…….“일만 금이라고?”그토록 엄청난 가치가 있다는 말에 고 부인은 몹시 놀랐다.그녀는 지체하지 않고 곧장 그 못난 막내 동생에게 서신을 썼다.그와 동시에 국씨 어멈에게 직접 영씨 가문으로 가, 영성이 예전에 머물던 처소에 들러 자초지종을 알아보라 지시했다.……대리시.감옥.유소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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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고준형은 따른 물을 정작 본인이 마시지도 못한 채, 유소영이 고스란히 들고 가는 것을 빤히 지켜보기만 했다.유소영은 서둘러 잔을 내려놓았다. “죄송합니다. 제가 방금…….”그녀가 더 해명하기도 전에 고준형이 너그럽게 말했다.“괜찮소. 난 개의치 않소.”그러고는 그녀가 입을 댄 찻잔을 들어 그대로 마시려 했다.유소영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세자, 아무래도 잔을 바꾸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고준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소.”입도 맞춘 사이에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리가 있겠는가.무의식중에 그의 시선이 유소영의 입술에 머물렀다.마치 깃털로 간지럽힌 듯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간질거렸다.그는 이내 잔에 남은 찻물을 단숨에 들이켰다.목울대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자 유소영은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왠지 모르게 세자가 원앙취에 중독되었던 그날 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그녀는 서둘러 뇌리를 스치는 야릇한 장면들을 떨쳐 내고 본론으로 돌아갔다.“세자, 듣자 하니 이번 가을 사냥 때 폐하와 동행하신다지요.”고준형이 가볍게 턱을 당겨 끄덕였다.“그렇소. 부인은…….”그가 말을 반쯤 꺼냈을 때, 유소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가을 사냥은 적어도 사나흘은 걸릴 터이니, 제가 내일 세자께서 입으실 옷가지를 몇 벌 챙겨 두겠습니다.”고준형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나를 서둘러 쫓아내려는 거요?”유소영이 즉각 반박했다.“그런 뜻이 아닙니다.”어찌 그런 생각을 한단 말인가?고준형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온화하면서도 어딘가 명령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가을 사냥에 부인도 함께 가야 하오. 폐하의 뜻이오.”유소영은 살짝 놀란 기색을 보였다.“폐하께서 어찌하여…….”고준형이 말을 이었다.“이번 가을 사냥에 가는 대신들은 가솔을 대동해도 좋다는 것이 폐하의 어명이오.”유소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꼭 저를 지목하신 건 아니군요?”고준형이 정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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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월하각.유소영은 임유정이 이토록 이상한 부탁을 해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여인의 회임을 돕는 약 말씀이십니까?”임유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바로 그 약입니다. 진수가 하루빨리 아이를 가졌으면 해서요. 형님은 설 신의의 제자로서 아는 것이 많으시니, 필시 그런 약도 알고 계실 겁니다.”유소영은 무척이나 차분한 태도로 그녀에게 말했다.“회임이란 결코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남녀 양측 모두 서서히 몸을 조리해야만 하지요.”“게다가 진수나 작은 아주버님 두 사람 모두 후사를 보기 어려운 몸도 아닐 터인데, 동서는 어찌 이리 조급해하시는 겁니까?”임유정은 분통이 터진다는 얼굴을 했다.“제가 어찌 조급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두세 달만 지나면 영선화가 시집을 온단 말입니다!”“그런데도 부군께서는…… 그분은 여태껏 진수를 건드리려 하지도 않으십니다.”말을 마친 그녀가 유소영의 손을 부여잡으며 애절한 눈빛을 보냈다. “제가 기댈 곳이라곤 형님뿐입니다! 유소영…… 아니, 형님, 부디 저를 도와주십시오.”임유정은 자신의 처지를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그녀는 더 이상 후작부에서 적을 만들어서는 안 되었다.도리어 유소영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야만 했다.유소영은 은전도 넉넉하고 의술에도 능한 데다, 세자라는 든든한 뒷배까지 있지 않은가.유소영이 자신과 뜻을 함께해 주기만 한다면, 영선화 따위는 감히 날뛰지 못할 터였다!그렇기에 그녀는 유소영을 설득하려 들었다.“형님,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합니다. 제가 진수를 회임시키려는 것은 비단 저 자신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생각해 보세요. 밖에서는 민씨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고, 집 안에는 시어머니가 계십니다. 시어머니께서는 필시 영선화를 편애하시어 훗날 후작부의 모든 것을 영선화가 낳은 손주에게 물려주려 하실 것입니다!”유소영은 잡힌 손을 빼냈다.“만약 참으로 사람을 신속하게 회임시키는 약이 존재했다면, 저부터 진작에 아이를 가졌을 겁니다.”임유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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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두 시진 뒤.궁문 앞.대신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제각기 집으로 돌아갔다.이황자가 고준형을 불러 세웠다.“오늘 한참을 논의했건만 여전히 누가 재상 자리에 오를지 정하지 못했소. 자네,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이 급하지 않다면 근처 주루라도 함께 가겠소?”고준형은 정중히 거절했다.“황자 전하, 이미 해시옵니다.”이황자는 머쓱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군. 벌써 시간이 이리 늦었소. 그럼 자네 먼저 돌아가시오. 다음을 기약하지.”월하각.고준형은 마당으로 들어서며 안방 쪽을 힐끗 바라보더니, 이내 발길을 돌려 서재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세자, 부인께서 저녁은 드셨는지 여쭈어보라 하셨습니다.”고준형이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아직이다.”조금 뒤, 유소영이 직접 서재로 찾아왔다.식함에 담긴 따뜻한 음식들이 탁자 위로 차례차례 차려졌다.유소영이 설명했다. “세자께서 입궁하여 정무를 논의하신다는 것만 알고, 언제 돌아오실지 몰라 주방에 일러 아궁이에 음식을 데워두라 하였습니다. 아쉬운 대로 조금이라도 드시겠습니까?”사실 고준형은 늦은 밤에 식사를 하는 습관이 없었다.그는 손에 쥐고 있던 붓을 내려 붓받침 위에 얹었다.“부인은 먹었소?”“예, 먹었습니다.”“매번 조금밖에 먹지 않는 것 같던데, 곁에서 조금 더 드시오.” 그러고는 그릇과 수저를 더 가져오라 일렀다.……육황자부.안방.육황자가 길길이 날뛰며 화를 냈다.“다 같은 아들이거늘, 어째서 둘째 형님만 입궁해 정무를 논한단 말이냐!”강지영은 그의 앞에 서서 무척이나 침착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황자 전하, 이런 사소한 일에 괘념치 마십시오.”육황자는 여인을 아끼는 기색이라곤 조금도 없이 강지영의 목을 조르며 분통을 터뜨렸다.“이 쓸모없는 것! 날 태자로 만들어 주겠다더니, 네가 도대체 한 일이 무엇이냐!”강지영은 목이 졸리는 고통을 참아내며 얼굴엔 미소를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황자 전하, 전하를 위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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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강지영은 방으로 돌아와 맥없이 침상에 주저앉았다.그녀의 안색은 몹시 굳어 있었다.육황자의 황당한 행각은 그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감히 대신의 부인까지 건드리다니, 고준형의 보복이 두렵지도 않단 말인가!그야말로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꼴 아닌가!그러나 고준형이 아버지를 해쳤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강지영은 내심 묘한 쾌감을 느꼈다.고준형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그녀는 무슨 짓이든 할 의향이 있었다!하지만 고준형이 유소영을 얼마나 마음에 두고 있겠는가?그것은 아직 알 수 없는 일이었다.……다음 날, 유소영은 이삭의 부인을 살피러 사람을 보내며, 혹여 요 며칠 사이 무슨 단서라도 찾았는지 이씨 부인에게 슬쩍 물어보게 했다.이삭의 배후에 있는 자, 즉 오라버니의 대리 시험 부정 사건의 진짜 주동자는 아직까지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였다.이씨 부인 쪽이 이 단서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오후.호위가 돌아와 유소영에게 보고했다.“이씨 부인께서는 별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은전은 늘 아무도 모르게 마당에 놓여 있었고, 부인께서도 은전을 주는 사람의 얼굴을 본 적이 없으시답니다. 이삭이 남긴 물건들도 전부 찾아보았지만 어떠한 죄증도 발견하지 못하셨다고 합니다.”그자들이 그토록 주도면밀하게 일을 처리했을 것이란 점은 유소영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그러나 이삭이 정말로 그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았단 말인가?생각에 잠겨 있을 때, 아민이 급히 뛰어 들어왔다.“아씨, 설 신의께서 서신을 보내셨어요!”스승님의 소식이 드디어 도착하자, 유소영은 곧바로 서신을 뜯어보았다.아민은 몹시 마음이 급했다.“아씨, 어때요? 설 신의께서 이쪽으로 오신답니까?”유소영은 서신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스승님께서 지금 맡고 계신 환자가 있는데, 그 사람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황성으로 오시겠다고 하시는구나.”아민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다행이에요, 아씨! 이제 아씨께서도 큰 걱정거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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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황제는 높은 자리에 있는 만큼 직접 전장에 나아가 대승을 거둘 기회가 없고, 어쩌면 그럴 능력조차 없을지도 모른다.그러나 군주 된 자로서 신민들의 우러름을 받으려면 용맹한 이미지를 세워야 했고, 그리하여 전장을 모방한 사냥터가 생겨난 것이다.황제의 가을 사냥 행렬은 참으로 장대했다.백성들은 길 양옆에 늘어서서 마치 출정하는 장병들을 환송하듯 열렬히 환호했다.사내들은 모두 말을 타고 있었다.여인들만이 마차에 올라탔다.유소영은 마차의 창 휘장을 내리고, 고개를 돌려 마차 안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세자를 바라보았다.그래.모든 사내가 다 말을 타는 것은 아니었다.“세자, 말은 타실 줄 아십니까?”고준형은 책장을 넘기며 무심하게 대답했다.“육예 중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한 적 없소.”육예란 예법, 음악, 활쏘기, 마차 몰기, 글쓰기, 산수를 일컫는 말이었다.현 왕조의 궁술은 기마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보통 궁술이 뛰어나면 기마술 또한 절대 뒤처지지 않았다.유소영은 헛웃음을 지었다.“그럼 세자께서는 말 타는 것을 즐기지 않으시는 겁니까?”고준형은 돌연 주먹을 쥐어 입가에 대고는 몇 번 기침을 내뱉었다.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병색이 완연한 얼굴이었다.창백한 안색과 초췌한 표정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만들어진 것이었다.“보시오. 이 몸으로 말을 탈 수 있겠소?”유소영은 그가 꾀병을 부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시다면 세자께서 폐하의 가을 사냥에 동행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고준형이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군주가 신하에게 죽으라 명하면 꼼짝없이 죽어야 하는 법인데, 하물며 가을 사냥쯤이야 어찌 감히 거역하겠소.”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복양 군주가 말을 타고 달려와 그들을 따라잡았다.“세자 부인! 그 안에 있어요?”복양 군주는 한 손으로 고삐를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마차 벽을 두드렸다.유소영이 창 휘장을 걷어 올렸다. “군주?”복양 군주는 그녀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의기양양하게 자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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