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ício / 사극 로맨스 / 부군의 형님 / Capítulo 461 - Capítulo 470

Todos os capítulos de 부군의 형님: Capítulo 461 - Capítulo 470

600 Capítulos

제461화

유소영은 그를 등지고 돌아누운 채,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늦게 오셨네요. 계속 관서에서 바쁘셨나요?”“오늘 공무가 좀 많았소. 내게 찾아왔었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었소?”유소영이 나직하게 말했다.“아니에요. 그저 지나가는 길이었어요.”고준형의 말투는 평온했다.“어서 주무시오.”“세자께서 예전에 말씀하셨죠. 비열하고 간사한 자들을 상대하려면 그들보다 더 비열해져야 한다고요.”고준형의 목소리에는 피로가 묻어났다.“그랬었지.”“만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비열해져도 되는 건가요?”“어찌하여 그리 묻는 게요?”“아무것도 아닙니다.”유소영은 더 말하기 귀찮다는 듯 침구를 끌어당겨 몸을 꽁꽁 감쌌다.그러나 고준형은 이렇게 흐지부지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속 시원히 말해보시오.”확―유소영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원래는 묻지 않으려 했는데 도저히 잠이 오질 않아서요.”“세자와 구공주, 두 분 사이에 사적인 감정이 있나요? 복양 군주의 일도 세자께서 꾸미신 건가요? 그래야 구공주가 화친을 가지 않아도 되니까…….”고준형도 몸을 일으켜 앉았다.어둠 속이라 유소영은 그의 표정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부인 마음속에 그토록 많은 의심이 숨겨져 있을 줄은 몰랐소.”고준형이 말했다.“오늘 밤 제가 관서 쪽에 갔다가 직접 봤습니다…….”“나와 구공주를 본 것 말이오? 그 때문에 우리를 의심하고, 심지어 군주의 일까지 내가 한 짓이라 여긴 게요? 부인,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았다면 그리 의심하지는 않았을 거요.”유소영이 반문했다.“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만약 세자께서 제가 다른 사내와 껴안고 있는 걸 보셨다면, 그저 우연히 부딪친 거라고만 생각하시겠어요?”고준형은 오랫동안 침묵했다.“그렇소. 난 부인을 충분히 믿으니 말이오.”“그래서 왕세자가 부인을 집까지 배웅해준 것도 문제 삼지 않았고, 강 소저와 두 번이나 사적으로 만난 것도 캐묻지 않았소. 부인이 정말 태자비가 되고 싶었던 건지
Ler mais

제462화

“오늘 밤은 서재에서 자겠소.” 고준형은 서둘러 그녀를 놓아주었다. 자칫하면 짐승만도 못한 짓을 저지를 것만 같아, 스스로를 다스리기 위함이었다.유소영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휘장을 걷고 나가 버렸다.그녀는 방금 세자가 한 말을 곰곰이 되새겨 보았다.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보아하니 자신이 정말 과한 걱정을 한 모양이었다…….그제야 유소영은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황궁.양화전.구공주는 술이 깨어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부드러운 걸상에 기대어 있었다.조금 전 궁 밖에서 있었던 일을 그녀는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특히 고준형의 그 차갑고 매정한 모습이 생생했다.기억을 떠올리던 그녀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곁에서 시중들던 몸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공주 마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폐하께서 가장 아끼시는 분이 마마 아니십니까. 분명 화친을 보내지는 않으실 겁니다.”구공주가 슬픈 것은 비단 화친 때문만은 아니었다.그러나 마음속의 이 괴로움을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 있겠는가?답답하기는 조담 또한 마찬가지였다.그는 여전히 유소영이 걱정되었다.고준형과 구공주가 껴안고 있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으니, 유소영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게 분명했다.만약 고준형과 말다툼이라도 벌어진다면 고준형은 여인을 아끼는 위인이 아니니 혹시라도…….이리저리 생각하던 조담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향 두 대가 타는 시간이 지났을 무렵, 그가 후작부에 나타났다.이 시각이면 보통 사람들은 이미 잠자리에 들었을 때였다.조담은 정식으로 방문하는 대신 도둑처럼 후작부 담장을 넘었고, 익숙한 듯 유경원으로 향했다.그는 비범한 솜씨로 입구의 호위들을 피해 곧장 월하각으로 들어갔다.그러나 그가 더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고수 몇 명이 앞을 가로막았다.복면을 쓴 그들은 내공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왕세자 전하, 멈추십시오.”조담은 조금도 기죽지 않고 말했다. “고준형을 보러 왔다.”…….잠시 후, 조담은 서재로 안내되었다.고준형은 아직 잠자리에 눕
Ler mais

제463화

그날 밤은 유난히 길었다.조담은 후작부를 떠난 뒤 초왕부로 돌아가지 않고 어느 주막으로 향했다.그는 술을 잔뜩 마셨다. 그러나 시름을 덜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정신이 흐릿해질수록 애써 묻어두었던 기억들이 자꾸만 튀어나왔다.진영, 하늘을 뒤덮은 거센 불길, 산채로 타죽은 병사들…… 무력한 여인이 울부짖으며 어린아이를 그에게 넘겨주던 모습까지.그는 그 아이의 손을 잡고 끊임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공자? 공자?”날이 밝았고, 조담은 주모가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눈을 떴다.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이 탁자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그는 술값에 두 푼을 더 얹어두고는 검을 집어 들고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아침 해가 떠오르는 풍경은 마치 오래전,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맞이했던 그날의 새벽 같았다.……후작부.유소영이 잠에서 깼을 때, 방 안에는 고준형이 있었다.그는 병풍 뒤에 서서 옷을 갈아입는 듯했다.유소영이 몸을 일으키자 칠흑 같은 머리칼이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세자, 관서로 가시는 겁니까?”병풍 안쪽에서 고준형이 온화한 어조로 설명했다.“관서로는 가지 않소. 요 며칠 소금 밀매 사건을 조사해야 해서, 미복 차림으로 구매자로 위장해 약속 장소에 가야 하오.”유소영은 단번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럼 너무 위험한 것 아닙니까?”그녀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소금을 밀매하는 자들은 대개 생계에 쫓긴 평범한 백성들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 배후는 모두 염방이 조종하고 있었다.이 염방의 무리들은 결코 평범한 자들이 아니었다. 애초에 도적이거나, 도적을 뒷배로 둔 자들이었다.그들은 흉악무도하여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어릴 적, 강주 쪽 염방이 관원 몇 명을 살해한 적도 있었다.유소영의 기억 속에는 그 일이 아직도 생생했다.고준형은 옷을 다 갈아입고 병풍 뒤에서 걸어 나왔다.그는 얇은 휘장을 사이에 두고 담담하게 말했다.“아무리 위험해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오. 소금 밀매가 판을 치면 화근이 끝이 없을 것이오.”유소영이 고개를 끄덕였
Ler mais

제464화

석심은 몹시 다급한 어조로, 미처 자초지종을 설명할 새도 없이 다짜고짜 유소영을 데리고 가려 했다.유소영이 다급히 물었다. “세자께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석심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염방 놈들이 새로운 소금을 정제해 냈다며 세자께 맛을 보라 권했습니다. 그런데 그 소금에 대체 무얼 탔는지, 세자께서 맛을 보신 직후부터 온몸에 고통을 호소하며 부인을 모셔 오라 명하셨습니다.”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한 유소영은 즉시 아민에게 약상자를 챙겨 따라오라 지시했다.석심은 두 사람을 이끌고 번화가로 나섰다.이리저리 굽이진 골목을 지나, 그들은 어느 저택 앞에 다다랐다.마차에서 내리기 전, 석심이 유소영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부인, 저는 기생집에 가서 여인을 데려오겠다는 핑계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잠시만 수모를 견뎌 주십시오.”유소영도 그 뜻을 알아차렸다.그녀는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뒤, 중요한 은침과 약재를 품속에 단단히 숨겼다.아민은 밖에서 대기하며 그들이 무사히 빠져나오기를 돕기로 했다.저택 입구에는 사람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석심이 능청스럽게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형님들, 접니다!”그 두 사람은 유소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의심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기생집 여인네 차림새가 어째 이리 수수해?”석심이 너스레를 떨며 대답했다. “형님들께서 황성에 처음 오셔서 잘 모르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기생집 여인들이라고 다 똑같은 줄 아십니까? 저희 공자님의 안목이 워낙 드높으셔서, 뻔하고 속된 것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으십니다요.”유소영은 다소곳하게 눈을 내리깔며 순종적인 척 연기했다.문지기들은 그 모습을 보고는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순순히 길을 비켜주었다.내원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왁자지껄하고 거친 웃음소리가 유소영의 귓가를 때렸다.방들 중 한 곳에 유독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듯했다.석심은 행여나 그녀가 놀랄까 봐 조심스레 말했다. “부인, 이쪽으로 오십시오. 세자께서는 지금 곁채에 갇혀 계십니다.”유
Ler mais

제465화

유소영은 서둘러 마음을 진정시켰다.“무슨 약이든 우선 해독부터 해야 합니다.”고준형은 짙은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약간 쉰 목소리로 물었다. “어찌 해독한단 말이오?”유소영은 먼저 그의 맥을 짚어 현재 상태가 어떤지 살폈다.맥을 짚자마자 유소영의 동공이 잘게 떨렸다.“원앙취입니다!”미약 중에서도 가장 독한 약이었다.강호의 소문에 따르면 단 한 방울만으로도 이성을 잃고 고분고분 말을 들으며, 상대가 원하는 대로 다 내어주게 된다고 했다.설령 상대가 같은 사내라 할지라도 완벽하게 길들일 수 있을 정도였다.게다가 이 원앙취는 이성을 완전히 앗아가 버리기에, 그 상태가 되면 무슨 질문을 받든 무방비하게 진실을 털어놓게 된다.염방 놈들이 세자에게 이런 약을 쓴 것은 분명 그의 정체를 의심했기 때문일 터였다.아까 그 여인 역시 세자를 시험하고 정보를 캐내기 위해 보낸 것이 틀림없었다.다행히 세자가 지금까지 버텼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못했다면 이미 모든 것이 탄로 났을 것이다.원앙취의 약효가 이토록 지독한데, 세자가 이렇게 오래 버텨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그러나 곧바로 가장 큰 문제가 닥쳐왔다.대체 이를 어찌 해독한단 말인가?유소영은 본능적으로 두 걸음 뒷걸음질 쳤다.그녀가 낮게 속삭였다.“원앙취는…… 제 수중에 있는 약과 침구술만으로는 해독할 방도가 없습니다. 세자, 조금만 참으십시오. 제가 석심에게 약을 가져오라고 이르겠습니다!”고준형이 돌연 몸을 일으켜 그녀를 덥석 붙잡았다. 그의 목소리는 한층 더 탁해져 있었다.“지금 밖으로 나가면 놈들의 표적이 될 것이오.”그의 울대가 미세하게 일렁였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누가 보아도 필사적으로 욕망을 억누르고 있는 기색이 역력했다.유소영도 밖이 위험하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방 안이라고 해서 딱히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그녀는 속으로 석심을 원망했다.그가 진작에 미약이라고 귀띔이라도 해주었다면, 상황에 맞춰 쓸 만한 약을 더 단
Ler mais

제466화

염방 사람들이 방 안을 살펴보더니, 의심으로 가득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묘하게 일그러졌다.그 초 공자가 정인을 무릎 위에 끌어안은 채 끈적하게 입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갑작스러운 기척에 남자가 살짝 눈을 치켜떴다. 칼날처럼 매서운 시선에 염방의 셋째 두목조차 흠칫하여, 거의 본능적으로 문을 닫아버리고 말았다!문밖.셋째 두목은 다짜고짜 문지기를 걷어찼다.“빌어먹을! 누가 수상하다고 했어? 네놈 눈깔이 삔 게지! 문이나 잘 지켜라! 누구도 초 공자를 방해해선 안 돼!”“예! 알겠습니다!”멀지 않은 곳에서 석심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방 안.고준형은 본래 가볍게 입만 맞출 생각이었다. 염방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동시에, 제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불쾌감을 달래기 위함이었다.그러나 이 입맞춤은 상태를 호전시키기는커녕, 본디 뜨거웠던 몸을 한층 더 펄펄 끓게 만들었고 솟구치는 충동마저 더욱 거세게 지펴 올렸다!그는 점차 이성을 잃어갔다…….그의 품에 안긴 유소영은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이내 단단히 억눌리고 말았다.그녀는 당황하여 두 손으로 남자의 가슴팍을 짚은 채 밀쳐내려 바둥거렸다.“읍, 으음…….” 모든 말은 목구멍에 막혀 비명조차 내지를 수 없었다.돌연 남자의 손이 허리춤으로 내려오더니 허리띠를 거칠게 잡아당기는 것이 느껴졌다.그녀는 곧장 더 격렬하게 저항했다.그 몸부림이 통했는지 남자의 움직임이 멈칫했다.유소영이 방심한 찰나, 곧바로 그녀의 몸이 번쩍 들려 올랐다.그리고 곧바로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듯하더니 침상 위로 거칠게 내던져졌다.가까스로 몸을 뒤집어 일어나려는데 육중한 무게감이 덮쳐왔다. 남자의 뜨거운 가슴팍이 그녀의 등에 바짝 밀착되었다.얼굴이 이부자리에 파묻힌 채 등 위로 거대한 산이 짓누르는 것 같아 몸을 가누기 힘들었고, 두 손으로는 사람을 밀어낼 힘조차 들어가지 않았다.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뒷덜미 위로 잘게 떨어지는 입맞춤은 마치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빠르고 갑작스러웠으며 몹시 거칠었다.유
Ler mais

제467화

처마 한구석에서 웬 여인이 미친 듯이 기둥을 부둥켜안고 있었다.고준형을 보자마자 기겁하며 몸을 떨더니, 그를 손가락질하며 비명을 질렀다.“사람을 죽였어…… 네가 사람을 죽였다고!”유소영은 그 여인이 조금 전 세자의 방에 있었던 미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보았다.어쩌다 갑자기 저렇게 미쳐버린 걸까?여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는 그대로 끌고 갔다.유소영도 그제야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세자, 이만 내려주세요. 혼자 걸을 수 있어요.”다친 곳도 없었으니까.그러나 고준형은 그녀를 내려주지 않았다.“바닥이 지저분하오.” 그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회랑에는 등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그 탓에 유소영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이 기나긴 회랑 곳곳에 핏자국이 흥건하다는 사실이 말이다.아민은 입을 굳게 다문 채 그들의 뒤를 바짝 따랐다.그녀는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씨보다 훨씬 잘 알고 있었다.이 저택에 들어설 때, 회랑 쪽에서 시신을 옮기는 사람들을 힐끗 보았기 때문이다…….회랑을 완전히 빠져나온 뒤에야 고준형은 유소영을 내려주며 마차에 태웠다.“부인을 후작부까지 무사히 호송해라.” 고준형이 석심 일행에게 명했다.석심이 즉시 명을 받들었다.“예!”유소영은 원앙취에 중독된 세자가 걱정되어 다급히 마차의 휘장을 들췄다.“세자……”그녀가 막 입을 떼려던 찰나, 웬 여인 하나가 사나운 기세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그러나 겉모습은 분명 여인인데, 입을 열자 굵직한 사내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고 대인! 대체 무얼 하신 겁니까! 저더러 대인의 부인으로 위장해 연회 도중 단서를 찾으러 가기로 해놓고, 어째서 갑자기 주살령을 내리신 거냔 말입니다! 단서가 다 끊어졌으니 이제 무슨 수로 꼬리를 밟아 염방 전체를 소탕한단 말입니까?!”고준형의 눈빛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너는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대인께서 생존자를 단 한 명도 남겨두지 않으셨으니, 제 입장에서는 무언가를 숨기려
Ler mais

제468화

이황자가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부인, 예를 갖출 것 없소.”“고준형을 찾으러 온 것이오? 아침 일찍 입궁하여 폐하를 뵙고 있소. 안에서 잠시 기다리면 곧 돌아올 것이니 앉아서 쉬고 계시오.”유소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예, 전하.”육황자에 비해 이황자는 한결 너그럽고 온화해 보였다.어찌하여 다들 이황자가 폐하의 눈 밖에 났다고 하는지 모를 일이었다.……유소영은 관서에 앉아 기다렸고,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세자가 돌아왔다.그녀를 본 고준형은 짐짓 놀란 기색이었다.“부인이 여긴 어쩐 일이오?”“초왕부에 들러 운 측비 일에 대해 알아볼 참이었습니다. 가는 길에 세자께 아침을 전해 드리려 들렀습니다.”아민은 곧장 망강루에서 급히 사온 아침상을 차려냈다.고준형은 식함을 힐끗 쳐다보고는 몸을 돌려 탁자 쪽으로 걸어갔다.“두고 가시오. 일이 끝나는 대로 먹겠소.”유소영이 눈짓을 보내자 아민은 곧장 물러났다.방 안에 단둘만 남게 되자, 유소영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물었다.“세자, 어젯밤 당하셨던 원앙취는…… 다 해독하신 겁니까?”손에 든 서책을 넘기던 고준형이 번쩍 고개를 들자, 그의 깊은 눈빛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다.“날 걱정해서 묻는 거요, 아니면 내가 다른 여인에게 가서 해독했을까 봐 따져 묻는 거요?”유소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전…… 세자, 혹 제게 언짢은 마음이 있으신 겁니까? 저를 보고 싶어 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고준형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부인은 여길 오지 말았어야 했소. 적어도 어젯밤 그런 일을 겪고 나서 다음 날 아침 이리도 태연하게 나를 찾아오진 말았어야지.”유소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고준형이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숨 막힐 듯 압도적인 기세로 옥죄어 오는 기운에 유소영은 뒷걸음질을 칠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몸이 탁자에 부딪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되자, 그제야 고준형은 걸음을 멈추고는 지극히 냉혹한 태도로 말했다.“보시오, 이것이 정상적인 반응이오.
Ler mais

제469화

유소영의 눈빛에는 확신이 서려 있었다.“초왕께서 수년 동안 운 측비를 만나려 하지 않으신 까닭은 두 분 사이에 감정적인 문제가 생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부분을 철저히 조사하면 운 측비께서 어째서 팔년 전 상령원에 연금되셨는지 그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 것입니다!”고준형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자신은 진지하게 두 사람 사이의 문제를 짚어가고 있었건만, 유소영은 엉뚱하게도 초왕의 일을 떠올리고 있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유소영이 몹시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세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 일의 핵심이 운 측비께 있다고 생각합니다.”고준형은 이상하리만치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유소영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이 일을 조사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세자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자, 그녀는 지체 없이 인사를 올리고 물러났다.어차피 세자도 이제 무사한 것을 확인했으니 저로서는 더 이상 마음을 졸일 필요가 없었다.유소영은 마치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는 돌풍처럼, 주변을 온통 어질러놓고는 무책임하게 훌쩍 떠나버렸다.결국 고준형 홀로 그 난장판이 된 감정의 잔해를 추스를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자리에 앉은 뒤에도 그 수많은 공문서의 내용이 단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어젯밤의 일이 떠오를 때마다, 특히나 자신은 밤새 자책하며 괴로워했건만 유소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구는 모습에 답답함만 커져갔다.그는 심지어 지금까지도 어떠한 해답을 얻지 못한 상태였다.어젯밤, 유소영이 도대체 왜 눈물을 흘렸던 것인지......마차 안.유소영은 여전히 가슴을 쓸어내리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방금 전 그녀는 그야말로 도망치듯 빠져나온 참이었다.아까는 운 측비의 일이 번뜩 떠오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자의 물음에 도무지 무어라 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세자가 건넨 말들은 그녀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극심한 혼란에 빠뜨렸다.마치 어젯밤으로 되돌아가 그의 품에 갇힌 채 주체할 수 없이 몸을 떨던 그 순
Ler mais

제470화

유소영은 지체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고준형은 그녀를 보자마자 물었다. “운 측비의 일에 대해 무언가 알아낸 것이 있소?”유소영 역시 그와 이 일에 대해 논의하고 싶던 참이었다.“제가 짐작건대, 운 측비와 초왕 사이에 불화가 생긴 듯하여 현재 그 원인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고준형이 몹시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방금 소식을 하나 들었소. 운 측비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오.”유소영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고, 손끝이 가늘게 떨려왔다.“그, 그럴 리가요? 전에 뵈었을 때만 해도 병색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으셨는데…….”고준형의 낯빛이 엄숙하게 굳어졌다.“현재로선 밝혀진 바가 그렇소. 그러나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이미 초왕부에 사람을 보내 뒷조사를 지시해 두었소.”유소영이 반문했다.“다른 가능성이라 하심은…… 세자께서는 운 측비께서 병사하신 게 아니라, 초왕이 의도적으로 꾸민 일이라 의심하시는 겁니까?”고준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옅게 찌푸려진 미간에는 진중한 기색이 역력했다.“부인이 운 측비를 캐고 다니자마자 그녀가 병사했다니, 우연치고는 너무 공교롭지 않소. 오늘 초왕부에 갔을 때 운 측비와 접촉한 적이 있었소?”유소영은 고개를 저었다.“상령원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줄곧 군주의 처소에만 머물렀지요.”“게다가 제가 초왕부에 머무는 동안, 상령원 쪽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습니다.”“이건…… 너무 갑작스럽습니다.”“설마 초왕께서 제가 방문한 것을 아시고 제가 무언가 알아챌까 염려하여 손을 쓰신 걸까요?”그녀는 절박한 시선으로 고준형을 마주 보았다.고준형은 덤덤히 대답했다.“우선 들어오는 소식을 기다려 보지.”유소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게 좋겠습니다. 현재로선 운 측비의 생사조차 불분명하니까요.”……운 측비의 장례는 무척이나 간소하게 치러졌다. 초왕은 운 측비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대외적으로 공표했고, 시신은 그날로 곧장 화장되었다.운
Ler mais
ANTERIOR
1
...
4546474849
...
60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