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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부군의 형님: Chapter 491 - Chapter 500

600 Chapters

제491화

사냥터.이 좨주가 습격을 받은 일로 황제를 비롯한 무리는 모두 천막으로 돌아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황제의 천막 안, 황제의 안색은 몹시 굳어 있었다.“무슨 일인지 반드시 명백히 밝혀내라!”순조로워야 할 가을 사냥에, 감히 황제인 자신의 눈앞에서 사람을 해치는 자가 있다니!상덕 태감은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폐하, 고정하시옵소서. 고 대인께서 조사 중이시니, 틀림없이 금방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황제의 안색이 조금 누그러지며 물었다.“이연 그자는 어찌 되었느냐?”“폐하께 아뢰옵니다. 방금 전 태의가 보고하기를, 천만다행으로 이 좨주의 목숨은 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그러나 무어란 말이냐?”상덕 태감이 사실대로 아뢰었다.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편고가 와서 몸의 반쪽이 마비되어 감각이 없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황제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리 심각하단 말이냐? 고칠 수는 있고?”“이 좨주는 연세가 있으시어 완치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황제는 즉각 명을 내렸다.“전력을 다해 치료하라고 이르라. 그리고 네가 이연과 그 부인에게 가서, 거동이 가능해지면 마차를 수배해 저택으로 돌려보낼 테니 국자감 일은 신경 쓰지 말고 마음 편히 몸이나 추스르라고 전하여라.”상덕 태감의 눈빛이 미세하게 차가워졌다.“명 받들겠습니다. 소인, 당장 다녀오겠습니다.”그는 황제의 말에 담긴 속뜻을 분명히 알아들었다.이 좨주가 저런 꼴이 되었으니, 더는 쓸모가 없어졌다는 뜻이었다.앞으로 국자감의 주인이 바뀔 터였다.참으로 애석하고 탄식할 노릇이었다.……이 좨주의 천막에는 병문안을 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이때 이 좨주는 평상에 누운 채 말도 하지 못하고, 절박함이 가득한 눈빛만 띠고 있었다.류아연은 침상 곁에 앉아 그를 돌보며 수건을 꽉 쥔 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대인들께서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나으리 대신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그들이 위로의 말을 건넸다.“부인, 안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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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강지영이 육황자에게 접근한 것은 아버지가 연루된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였다.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그녀는 고준형을 원망했다.고준형에게 복수하고 싶기도 했다.그러나 무고한 사람까지 끌어들일 수는 없었다.원래 그녀는 자신이 독하게 마음먹고 육황자가 유소영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줄 알았다.그러나 아민이 칼에 찔려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하자, 두려움과 후회가 밀려왔다.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자신은 공범이었다! 살인 공범이란 말이다! 게다가 겨우 육황자의 그 황당한 사욕을 채워주기 위해서라니!그러다 문득, 육황자가 유소영까지 죽이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곧장 고준형을 찾아온 것이었다.고준형이 제시간에 도착하기만 한다면 유소영을 구할 수 있었다.머지않은 곳.아직 멀리 가지 않았던 구공주는 면사포를 쓴 그 몸종이 여섯째 오라버니 곁에 있던 사람임을 단번에 알아보았다.몸종이 고준형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야기를 다 들은 고준형이 무척 다급하게 자리를 뜨는 모습이 보였다.구공주는 의아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동림.마차 안.육황자는 유소영의 어깨를 짓누르며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있었다.“그대, 두려워하지 마시오. 내가 잘 보살펴 줄 테니. 피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고통스러울 것이오.”말을 하는 동시에 그는 유소영의 허리띠를 잡아당겼다.유소영은 약에 당해 힘이 하나도 없었지만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황자 전하! 제게 손을 대시면 후회하실 겁니다!”육황자의 손이 멈칫했지만, 미소는 한층 더 오만해졌다.“더 일찍 손을 쓰지 않은 것만 후회될 뿐이지. 자, 이리 오시오, 그대! 밤이 턱없이 짧다오!”그는 유소영의 허리띠를 풀어헤치고는 당장이라도 덮칠 듯 몸을 들이밀었다.유소영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으며 정신이 아득해졌다.이런 쓰레기 같은 자에게 능욕당할 수는 없었다!위기일발의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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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세자…….”유소영은 쉰 목소리로 무언가를 꾹 억누르며 먼저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그녀는 너무나도 지쳐서 제대로 서 있을 힘조차 없었다.그제야 비로소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고준형은 유소영의 느슨해진 허리띠와 흐트러진 머리, 그리고 얼굴에 난 찰과상을 보고는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그는 즉시 몸에 두르고 있던 외투를 벗어 그녀를 단단히 감싸준 뒤, 번쩍 안아 올렸다.유소영을 뒤쫓던 호위들은 고준형을 보자마자 걸음을 멈추고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뭘 멍하니 서 있는 게야! 어서…….”육황자 역시 호위들과 함께 뒤쫓아왔다. 그는 몸이 불편한 탓에 한 호위의 부축까지 받고 있었다.거리가 멀었기에 그는 이쪽의 상황이 어떤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그러다 갑자기 고준형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내지르던 목소리를 뚝 멈추었다.고준형이 고개를 들어 육황자를 쳐다보았다.그의 눈빛은 평소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기색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날카롭고 서늘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서늘한 가을밤의 공기가 더해져 그 눈빛은 더욱 뼈가 시리도록 차갑게 느껴졌다.유소영은 그의 품에 기댄 채 가슴팍으로 고개를 파묻었다. 육황자 무리를 꼴도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그녀는 그저 당장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육황자는 고준형을 보고도 물러가기는커녕 뻔뻔하게 다가와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고 세자였군. 마침 잘 왔소.”“본 황자가 방금 세자 부인을 우연히 만났소. 본디 좋은 마음으로 이 야심한 시각에 어찌하여 동쪽 숲을 서성이는지 물었건만, 본 황자를 악인으로 오해하고는 내내 도망치지 뭐요.”말을 하는 내내 육황자의 음흉하고 괴팍한 시선이 유소영에게 머물렀고, 그의 말투에는 다분히 위협적인 기색이 섞여 있었다.“생각건대 부인이 길을 잃어 여기까지 흘러들어온 모양이오. 설마 외간 남자와 밀회를 즐기러 온 것은 아닐 테니 말이오. 그렇지 않소?”그 말은 듣기에 따라 마치 유소영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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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구공주는 줄곧 고준형과 유소영이 허울뿐인 부부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고준형이 먼저 유소영에게 입을 맞추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구공주는 순간적으로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녀는 마치 크나큰 충격을 받은 듯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내 전쟁에서 진 패배자처럼 황급히 그곳을 도망치듯 벗어났다.사냥터로 돌아온 그녀는 마주 오던 복양 군주와 맞닥뜨렸다.복양 군주가 물었다.“공주? 대체 어디 가셨던 거예요? 참, 혹시 유소영 못 보셨어요? 한참을 찾았거든요!”구공주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몰라. 묻지 마. 앞으로 그 사람들 일은 내게 묻지 마.”마치 큰 병이라도 앓은 사람처럼 그녀의 안색은 형편없었다.복양 군주는 영문을 몰랐으나 깊이 캐묻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계속해서 유소영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한편, 그 시각 유소영은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복잡한 감정과 함께 그 아득히 기나긴 입맞춤 속에 깊이 빠져 있었다.그녀는 눈앞의 사내를 꽉 붙잡은 채 감히 손을 놓지 못했다.마침내 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가 고준형의 품으로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고준형은 그녀의 정수리에 가볍게 턱을 댄 채 살며시 비비적거리며 다정한 음성으로 말했다.“이제 괜찮소.”그 말에 유소영은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옷깃을 쥔 채, 억눌린 소리로 가만히 흐느껴 울었다.…….천막으로 돌아온 후.고준형은 사람을 시켜 연고를 가져오게 한 뒤, 유소영의 곁에 앉아 직접 그녀의 얼굴과 목 언저리에 난 찰과상을 치료해 주었다.유소영은 미동도 없이 고요히 앉아 있었다.다만 시선은 내내 한 곳을 응시한 채 근심이 가득한 기색이었다.고준형이 맑은 물로 그녀의 얼굴에 묻은 흙먼지를 닦아낼 때, 그녀가 얕은 고통을 느끼며 작게 신음을 흘렸다.그 덕에 정신을 차린 그녀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아민은요?”“칼에 한 번 찔렸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소. 허나 아직 의식을 잃은 상태요.”유소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두 손을 꽉 쥐었다.“가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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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이 좨주가 다친 사건에 대해 고준형은 황제의 명을 받들어 철저히 조사하고 있었다.그가 용의자라고 지목하면 누구든 잡아들여 심문해야만 했다.설령 황자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니었다.육황자는 곧장 황제 앞으로 끌려갔다.그는 고준형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나 욕설이 튀어나올 뻔했다.“부황! 소자는 억울합니다!”“소자는 결단코 이 좨주를 해치지 않았습니다!”황제는 용상에 앉아 있었고, 그 곁에는 조정의 중신들이 여럿 서 있었다.이 사건에 대해 대신들은 모두 폐하의 의중만을 살피고 있었다.황제가 크게 노하여 호통을 쳤다.“입을 다물라! 네가 진정 결백하다면 어찌 널 잡아들였겠느냐! 왜 다른 사람들은 놔두고 너를 지목했겠냔 말이다!”육황자는 이를 뿌득 갈았다.“그것은…… 그건……”고준형의 여자를 건드렸기에 고준형이 앙심을 품고 보복하는 것이겠지!그러나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육황자는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이 좨주의 일은 그도 이미 전해 들어 알고 있었다.그 사건은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지 않은가.고준형 역시 그가 이 좨주를 해쳤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을 리 만무했다.육황자는 돌연 방금 전까지의 분노를 거두고 황제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부황, 소자는 한 점 부끄럼 없이 떳떳합니다! 소자에게 혐의가 있다고 하니, 그렇다면 부디 그 증거를 내놓으라 하십시오!”황제가 고준형을 바라보았다.“고준형, 황자를 잡아들인 건 그대이니 이제 말해 보아라.”고준형의 눈빛은 유달리 차분했다.“신이 이 좨주가 변을 당한 현장 근처의 나무에 걸려 있던 천 조각을 발견했습니다.”“조사해 본 결과, 그 천 조각은 육황자 전하의 호위가 입던 옷의 일부였습니다.”그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수하 관원이 천 조각을 받들어 올렸다.육황자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천 조각은 분명 그의 황자부에서 사용하는 것이 맞았다.그러나…… 어째서 저기에?고준형이 대체 언제 저 천을 입수한 거란 말인가!황제는 옅은 분노를 띤 얼굴로, 마치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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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육황자는 즉시 경악하며 발버둥 쳤다.“안 돼! 싫어! 오지 마!! 아아아!”그는 젖먹던 힘까지 다해 몸부림치며, 겁에 질려 두 다리를 꽉 오므렸다. “치워! 치우라고!!! 난 아니야! 난 이 좨주를 해치지 않았다고! 아아아!”육황자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이 천막은 황제의 천막과 멀리 떨어져 있어 황제는 전혀 들을 수 없었다.천막 밖은 온통 고준형의 사람들이었다.……밤이 깊었다.유소영은 이리저리 뒤척이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 밖으로 나갔다.천막 밖에는 두 명의 호위가 지키고 있었다.그들은 곧바로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었다.“부인, 세자께서 돌아오시기 전까지는 안에 계시라고 하셨습니다.”유소영은 아민의 상태를 살피러 가고 싶었다.세자가 저와 함께 가주겠다고 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세자가 돌아오지 않자 마음이 조금 조급해졌다.그녀가 물었다.“세자께서는 어디로 가셨나요?”호위가 대답했다. “세자께서는 지금 이 좨주 습격 사건을 심문하고 계십니다.”세자에게 정무가 남아 있다니, 유소영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또다시 위험에 처할까 봐 그녀는 천막 안으로 돌아갔다.복양 군주는 유소영을 찾아가려 했다. 그러나 호위에게 가로막혔다.군주는 유소영이 앓아누웠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걱정하고 있었다.그러나 곧 자신에게도 성가신 일이 찾아왔다.영국공부의 이공자이자 그녀의 정혼자인 위명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일부러 그녀를 찾아온 것이다.“군주, 내가 잡은 토끼이니 받으시오.”위명은 고지식한 성격이라 여인의 환심을 살 줄 몰랐다.토끼를 선물하는 것조차, 가을 사냥을 떠나기 전 어머니가 신신당부한 일이었다.그래서인지 그의 얼굴에는 티끌만 한 다정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복양 군주 역시 그가 선물한 토끼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억지로 기뻐하는 흉내를 냈다.“아! 정말 고맙습니다! 잘 키우겠습니다!”위명이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군주, 잠시 다른 곳을 거닐다 오겠소?”복양 군주는 속으로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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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상덕 태감은 깜짝 놀라 뒤로 나자빠졌다.저기 묶인 채 숨이 간당간당해 보이는 이가 정녕 육황자 전하란 말인가?!나무 형틀에 묶인 육황자는 창백한 안색으로 기운 없이 중얼거렸다.“살…… 살려 다오…….”상덕 태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목숨은 붙어 있었다.그러면 되었다.그는 서둘러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그러나 황자의 몸에는 이렇다 할 외상이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어찌하여 이토록 고통스러워하신단 말인가?육황자는 음침한 눈빛을 번뜩였다.“고준형…… 그, 그놈이 나를 함정에 빠뜨렸어…….”어젯밤, 그는 이미 결단을 내렸다. 조정 관원을 모해하는 것보다는 한낱 여인을 욕보이려다 미수에 그친 것이 명백히 더 가벼운 죄였으니까.그리하여 그는 유씨의 일을 순순히 자백했다.자기 죄를 인정하고 서명하여 지장을 찍으면, 고준형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놓아줄 것이라 여겼다.그러나 고준형이 심문을 핑계로 자기를 고의로 잡아두고 사람을 시켜 구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때리는 수법이 어찌나 교묘한지 죄다 내상을 입히는 것들이었다!겉으로 보아서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꼼짝없이 앉아서 억울하게 당하고 만 셈이었다!눈앞에 있는 상덕 태감만 해도 고준형이 사적인 감정으로 형벌을 가했을 리 없다고 굳게 믿으며, 오히려 그에게 노파심에서 우러난 충고를 건넬 정도였다.“황자 전하, 폐하께서는 그저 전하를 태묘로 보내시는 것으로 이번 일을 덮고자 하십니다.”“전하께서도 더는 고 대인을 물고 늘어지지 마십시오.”“전하께서 그런 짓을 벌이셨는데도 고 대인은 더 이상 파고들지 않았습니다…….”육황자는 이를 뿌득 갈았다.“너희 모두 속고 있는 것이다!”상덕 태감은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황제의 명을 받들어 말했다.“여봐라! 육황자 전하께서 괴질에 걸리셨으니, 당장 태묘로 모시어 요양토록 하라!”육황자는 걷잡을 수 없이 분노했다.“난 가지 않겠다! 부황을 뵙게 해다오!”상덕 태감이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황자 전하, 폐하께서 크게 진노하시어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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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유소영은 한참을 망설였다.등의 상처를 보려면 필시 옷을 벗어야만 했다.생각만 해도 다소 쑥스러운 일이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세자의 말처럼 이 상처들을 남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그가 무슨 험한 일을 당했는지 지레짐작할 것이 뻔했다.또 한편으로는 예전 온천 산장에서 쓰러졌을 때, 다급해진 세자가 자신을 구하려다 이미 그의 몸을 본 적이 있었다.게다가 세자는 군자이니, 허튼짓은 하지 않을 터였다.이리저리 득실을 따져본 유소영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녀 역시 차일피일 미루다 상처가 덧나는 것은 두려웠다.“부탁드리겠습니다, 세자.”그녀는 모기만 한 목소리로 기어들 듯 말했다.고준형은 몹시 담담해 보였다.“약을 가져오겠소.”“예.”천막을 나선 고준형은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움켜쥐었다.그가 약을 가지고 천막 안으로 돌아왔을 때, 유소영은 이미 윗옷을 벗은 채 벗어 둔 옷가지로 가슴을 가리고 등을 보이고 있었다.겉으로는 태연해 보였지만 귓불은 이미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고준형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분명 약을 발라주려는 것뿐이니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건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어쩐지 스스로가 몹시 파렴치하게 느껴졌다.그가 다가가자, 유소영의 등에 길게 난 찰과상이 한눈에 들어왔다.특히 견갑골 부근의 타박상이 심각했다.그는 시선을 고정한 채 침상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조금 아플 수도 있으니 참으시오.”유소영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복양 군주는 구공주 역시 앓아누웠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왔다.천막 안으로 들어서자, 탁자 앞에 앉은 구공주는 얼빠진 사람처럼 잔뜩 기가 죽어 있었다.이 상황은 예전 사랑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의 모습과 몹시 흡사했다.설마 또 고 세자에게 상처를 받은 것은 아니겠지?복양 군주는 조심스레 다가갔다.“공주?”구공주가 번쩍 고개를 돌렸으나, 표정은 멍하기만 했다.“복양, 왔어?”복양 군주는 그 곁에 앉으며 조심스레 떠보듯 물었다.“어젯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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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유소영은 지난 이틀 동안 류아연이 보였던 기이한 언행들을 떠올렸다.그녀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이 부인께서 이 좨주 어른께 어떤 불만을 품고 계신 것 같습니다.”고준형이 물었다. “어찌 그리 생각하시오?”“확실한 것은 아닙니다만, 가끔 내뱉으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마치 이 좨주 어른이 일찍 죽기를 바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지난번 대리시 밖에서 이 부인을 뵈었을 때도, 세자께 말씀드린 것처럼 그분의 반응이 무척이나 이상했습니다.”고준형은 그녀의 말을 진지하게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소영이 먼저 물었다.“세자께서는 어찌하여 이 부인을 의심하시는 것입니까?”고준형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건이 일어난 뒤, 이 좨주를 문안하러 간 적이 있었소. 그는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내게 거듭 눈빛으로 이 부인을 가리켰소.”“물론 그것을 증거로 삼을 수는 없겠지만 말이오.”유소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다.“만약 이 부인이 범인이라면, 반드시 범행을 저지를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지난 이틀 동안 이 부인은 숲에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이 좨주 어른께 변고가 생긴 날에도 부인은 저희와 함께 엽자패를 놀다가 아주 늦게야 자리를 뜨셨지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부인이 숲으로 달려가 범행을 저지르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만약……”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고준형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만약 이 부인께 조력자가 있는 것이라면요?”그러나 조정의 관리를 모해하는 이토록 끔찍한 일에 누가 감히 조력자로 나서겠는가?고준형은 그녀의 추측을 부정하지 않았다.“만일 범인이 이 부인이라면 범행 동기, 즉 어째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부터 명확히 밝혀내야 할 것이오.”유소영이 선뜻 나섰다.“남녀가 유별하니 세자께서 직접 알아보시기는 불편하실 텐데, 제가 이 부인께 접근하여 남몰래 동태를 살펴보겠습니다.”고준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것도 좋겠소. 부인이 여인의 몸이니 그 자도 한결 경계를 늦출 것이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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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유소영이 입을 열었다. “세자께서 말씀하시길, 이 좨주께 일어난 일은 그저 불의의 사고였다고 하셨습니다.”하지만 그 결과는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을 납득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부인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사고라고요? 그럼 범인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세자께서 제대로 조사하신 게 맞습니까? 정말 이대로 사건을 종결지으신다고요?”그때, 류아연이 눈에 띄지 않게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한 부인이 의구심을 품고 물었다.“듣자 하니 이 좨주께서 타시던 말에 상처 입은 흔적이 역력했다던데, 어찌 단순한 사고일 수 있단 말입니까?”유소영이 낯빛을 굳히며 단호하게 대답했다.“그 상처들은 사냥 중에 생긴 것일 뿐, 이 좨주께서 낙마하시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자와 일행이 그 어떤 수상한 흔적도 발견하지 못하셨다는 점이지요.”부인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더니, 이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군요…….”바로 그때, 침상 쪽에서 갑자기 쾅 하는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모두가 소리가 난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좨주가 어찌 된 영문인지 사력을 다해 침상 머리맡에 놓인 협탁의 약그릇을 엎질러버린 것이다.경련이 일어 일그러진 늙은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 서려 있었다. 마치 그들에게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전하려는 듯한 표정이었다.부인들은 그 돌발 상황에 멍하니 선 채,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류아연이 황급히 다가가 허둥지둥 침상 주변을 수습하기 시작했다.“나으리, 어디가 불편하신 겁니까? 아유! 이리 조급하게 굴지 마셔요. 무얼 원하십니까, 물이라도 드시겠습니까? 아니면 사건이 종결되었다는 소식에 기뻐서 이러시는 겝니까?”아무리 보아도 이 좨주가 기뻐서 저러는 것 같지는 않은데......유소영은 속으로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자리에서 차례로 일어난 부인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이 부인, 어서 나으리를 돌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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