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를 위해 출발을 준비하던 사황자는 떠나기 전부터 기세가 등등했다.그는 이번에 큰 공을 세우면 부황께서 자신을 태자로 책봉해 주실 거라고 확신했다.부중의 막료들 대부분이 그를 향해 축하의 말을 올렸다.오직 두 사람만이 간언했다. “황자 전하, 이 일은 간단치 않을 듯하오니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셨으니......”사황자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구제는 본 황자 자신뿐 아니라 그 백성들과도 관련된 일이다! 본 황자가 한 발 늦게 가면 그들은 더욱 굶주리게 될 것이란 말이다!”그는 비록 황자의 신분이지만 민간의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평범한 황자든, 태자든, 더 나아가 황제라 해도 마땅히 백성을 가장 중히 여겨야 했다.그가 직접 이 길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었다. 설령 공을 세우지 못하더라도, 백성들에게 먹을 것을 전해 굶주림을 면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다.사황자는 기쁜 마음으로 십만 석의 곡식을 싣고 염주로 가는 길에 올랐다.염주는 황성에서 보름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다.도중에 도적을 만날 것을 대비해 사황자는 많은 호위를 데리고 갔다.그러나 조정의 구제 양식을 감히 약탈할 자는 몇 없었기에, 사황자는 이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다른 황자들은 모두 그를 부러워하고 시기했다. 오직 이황자만이 복잡하고도 체념한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넷째는 이번 길에 오르는 순간, 부황의 손 안에 든 장기말이 될 운명이었다. 황실의 부자는 어찌 이토록 매정하단 말인가.부황께서는 이토록 아들들을 계산하고 이용하시면서도, 조금도 죄책감이나 후회를 느끼지 않으시는 걸까?그도 언젠가 아버지가 될 터인데, 지금의 그로서는 자신의 아들을 원수를 대하듯 대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이날, 조회가 끝난 후.고준형은 이황자가 며칠째 기운 없이 축 처져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넌지시 일렀다.“구제가 끝나고 나면 폐하께서 태자 자리를 정하실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전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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