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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의 형님》全部章節:第 731 章 - 第 740 章

762 章節

제731화

그래.고준형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 속에 무엇이 감춰져 있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부인이 말한 대로 하겠소.”그가 허락하자, 유소영은 마음을 짓누르던 큰 돌이 내려앉는 듯했다.양주행을 위해 유소영은 적잖은 준비를 했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을 모두 고준형에게 말했고, 사람 하나를 빌려 달라고 청했다.“세자의 호위 중에 변장술에 능통한 이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을 함께 데려가도 되겠습니까?”고준형은 정색하며 말했다.“내가 사람을 더 붙여 주겠소.”만약 위험에 처한다면, 반드시 전력을 다해 그녀를 안전하게 지켜야 했다.유소영이 말했다. “하지만 저는 이미 충분한 인원을 가지고 있는데요.”그 오백 명의 정예는 노부인이 그녀에게 내어 준 사람들이었다. 전에 그들에게 고작 정보를 캐게 한 것은, 생각해 보면 실로 재능을 썩히는 일이었다.할머님의 말씀에 따르면, 그들은 모두 장병의 기준에 맞춰 세심하게 길러진 이들이었다. 전장에 나서면 능히 백 명을 상대할 수 있는 자들이라고 했다.이번 양주행에 그녀는 이 정예들을 데려갈 생각이었다.오백 명이면 충분했다.고준형은 그녀 너머로 손을 뻗어 탁자 밑 비밀 서랍을 열고, 통행 패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유소영은 손 안의 나무 패를 의아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무엇입니까?”고준형이 엄숙하게 말했다. “이 통행 패가 있으면 모든 호위를 부릴 수 있소. 이번 양주행에는 그들을 모두 따라가게 하시오. 그래야 내가 안심할 수 있소.”유소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손안의 통행 패가 매우 뜨겁게 느껴졌다.“이건…… 이렇게까지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게다가 사람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들키기 쉽습니다.”고준형은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목소리는 부드럽고 평온했다.“괜찮소. 이 통행 패는 어차피 언젠가 부인에게 줄 것이었소. 필요한 만큼만 골라 부리면 되오. 그들을 바깥쪽에 배치해 두었다가 만일의 경우에 돕게 하시오. 그래야 부인에게도 퇴로가 하나 더 생기지 않겠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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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심씨 어멈이 나가자 아민이 곧바로 들어와 시중을 들었다.아민은 서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제법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심지어 유소영에게 농담까지 건넸다.“아씨, 못 보셔서 그렇지, 심씨 어멈이 그 연세에 아직도 그렇게 얼굴을 잘 붉히신다니까요! 제가 아까 마주쳤는데 목덜미까지 새빨개져 있었어요! 혹시 시집을 안 가신 거 아닐까요?”유소영은 침구 한쪽을 걷어 내며, 고운 눈매로 성난 듯 흘겨보았다.“말이 많구나.”아민은 히죽히죽 웃으며 국 한 그릇을 가져왔다.“아씨, 배고프시죠? 세자께서 주방에 특별히 끓이라 분부하신 겁니다!”유소영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 눈빛에는 무거운 기색이 어려 있었다.아민은 그녀의 감정 변화를 알아차리고 물었다.“아씨, 왜 그러세요?”유소영은 답답한 듯 낮게 말했다.“아냐, 그냥 혼자 쓸데없는 걱정을 해서.”세자가 당장은 아이 갖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줄곧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걸려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물어도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됐다.지금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어머니를 구해 내는 것이었다.유소영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국 사발을 받아 들었다.그와 동시에 아민에게 당부했다.“오늘 마셔야 할 약도 잊지 마.”아민은 조금 머뭇거렸다.“아씨, 사실 이미 지난 일을 어느 정도 떠올리셨잖아요. 이제는 약을 더 드시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닐까요? 어제 아씨 안색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계속 머리가 아프다고도 하셨고요. 저는 정말 아씨 몸이 걱정돼요.”유소영의 눈빛은 단호했다.“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과거를 마주하지 못하면 지금과 앞으로의 일도 담담히 마주하지 못할거야.”자신의 괴이한 버릇을 제대로 알아내고 고치기 위해서라도, 그녀는 반드시 그 뿌리를 끝까지 파헤쳐야 했다. ……밤이 찾아왔다.충용 후작부의 분위기는 더없이 무거웠다.고 부인은 이마를 짚은 채 집안의 장부를 들여다보며 근심에 잠겨 있었다.본래는 봉지에서 수확이 올라오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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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고장훈은 눈앞의 여인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가 누구인지, 또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여인이 던진 그 한마디는 마치 갈고리처럼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욕망을 끌어냈다.“대체 누구냐.”여인이 면사포를 걷어 내자, 임유정과 닮은 얼굴이 드러났다.“저는 유정의 언니, 임수옥입니다.”임수옥…… 임근이 궁에 들여보냈던 그 적녀 말인가?!임근이 처벌을 받은 뒤, 임수옥 역시 연루되었다. 다만 황제를 모신 적이 있다는 이유로 죽음은 면했고, 본래 미인이었던 신분에서 채녀로 강등되었다.“당신은…… 궁 안에 있어야 하지 않소?”고장훈의 눈빛이 긴장으로 굳어졌다.임수옥은 태연하게 말했다.“태후 마마를 따라 출궁해 복을 빌러 나왔습니다. 본래는 임유정을 만나려 했는데, 당신이 후작부를 나서는 것을 보고 따라온 것입니다.”고장훈은 경계심을 곤두세웠다.그는 임근이 형님에게 적발돼 벌을 받은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임수옥은 분명 충용 후작부를 뼛속 깊이 원망하고 있을 터였다.고장훈이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임수옥은 과자 하나를 집어 한입 베어 물었다.하얀 과자 위에 여인의 입술 자국이 고스란히 남았다.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는 은혜와 원한을 분명히 가리는 사람입니다. 내 아버지를 죽게 만든 자는 고준형이지요. 내 동생 유정이는 당신의 보살핌을 받고 있고요. 따지고 보면 우리는 한집안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당신을 찾아온 것은 당신을 돕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나 자신을 돕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고장훈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를 돕다니! 대체 뭘 하겠단 말이오!”“고준형을 무너뜨리고, 당신이 세자 자리를 얻도록 돕겠습니다.”임수옥이 느릿하게 말했다.고장훈은 웃음을 터뜨렸다.“겨우 당신 같은 여인이?”의지할 친정도 없고 제 한 몸 보전하기도 어려운 여인이 참 큰소리 치는군.그녀는 말할 것도 없고, 임근이 살아 있었을 때, 그것도 재상이었을 때조차 고준형을 이기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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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충용 후작부, 영향원.고 부인은 잠이 얕았다. 문득 침상 곁에 무언가 있는 듯한 느낌에 눈을 떴다.그런데 눈앞에 사람 형상이 서 있는 게 아닌가…… “누구냐!”고 부인은 크게 놀라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그때 그 사람이 입을 열었다.“어머니, 접니다.”“장훈이냐?”고 부인은 아직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정말 네가 맞느냐?” 그녀는 말하면서 침상에서 내려와 머리맡의 등잔에 불을 붙였다.등불에 비친 고장훈의 얼굴은 초췌하고 무기력해, 예전의 준수한 모습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 고장훈의 얼굴을 확인하고서야 고 부인은 완전히 안심할 수 있었다..다만 심장은 여전히 조금 빠르게 뛰고 있었다.그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나무라듯 말했다.“한밤중에 여기엔 왜 온 것이냐?”고장훈은 이를 악물고 물었다.“모자는 마음이 통한다고들 하지요. 어머니께서 보시기에, 형님은 정말 어머니가 낳으신 자가 맞습니까?”짝!고 부인은 스스로도 미처 반응하기 전에 손이 먼저 나갔다. 손바닥이 고장훈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고장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형님은 정말 어머니의 친아들이 맞습니까?”“이런 천벌 받을 놈!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부인의 눈에서 분노가 불길처럼 치솟았다. 그 시선은 고장훈을 태워 버릴 듯했다. 그녀는 경계하듯 문과 창문 쪽을 살핀 뒤, 다시 고장훈을 향해 낮게 경고했다.“내가 보기엔 네가 미친 게 분명하다! 네 형님이 그렇게도 못마땅하더냐! 네 형님이 재상이 된 것이 그리 질투가 나느냐!”“그러나 너희는 친형제가 아니냐! 어찌 됐든 그런 말은 절대 해선 안 되는 거다!”“들었느냐! 내 말 똑똑히 들었느냐!”고장훈의 눈빛은 멍하니 풀려 있었다. “하지만 형님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밖으로 보내졌습니다. 만에 하나 누군가 바꿔치기했다면, 어머니와 아버지도 알 수 없었겠지요……”“그럴 리 없어!”고 부인이 단호하게 부정했다.“네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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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서재 안, 햇살이 내실로 비쳐 들었지만 여인의 모습은 조금도 드러나지 않았다. 여인은 사내의 품 안에, 그 넓은 도포 아래에 가려져 있었다.유소영은 힘없이 그의 가슴에 기대어 있었다. 그녀의 옷차림은 다소 흐트러져 있었다.고준형은 한 손을 그녀의 다리 위에 올려 치맛자락 사이로 슬쩍슬쩍 스치듯 만지작거렸다.“벌써 지친 것이오?”고준형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유소영은 뺨이 붉게 물든 채 말했다.“저는…… 여기서는 싫습니다.”고준형은 웃으며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그렇소? 방금 전에는 그렇게 열심이더니, 내게 더……”그가 더 말하기 전에 유소영은 곧장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아닙니다! 세자가 잘못 들으신 겁니다!”고준형은 그녀가 부끄럼을 많이 탄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의 눈매에 한층 짙은 웃음이 번졌다.“그럼 방으로 돌아갈까?”“네?”유소영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다음 순간, 고준형은 의자 등받이에 걸려 있던 큰 겉옷을 끌어 내려 그녀에게 둘러주었다.그리고는 그녀를 안아 들고 서재를 나서 안방으로 향했다.방 안.유소영의 얼굴은 온통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고준형은 그녀를 침상 위에 내려놓고 겉옷을 풀어낸 뒤, 침구 속에 넣어 따뜻하게 덮어 주었다.그 모든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도 능숙했다.유소영은 온몸을 침구 속에 감추고 머리만 살짝 내놓고 있었다.고준형은 침상 가장자리에 앉아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불편하오? 조금만 참으시오. 뜨거운 물이 준비되면 안고 가서 씻겨 주겠소.”유소영은 확실히 조금 불편했다.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그런 불편함은 아니었다.침상 휘장이 살짝 흔들렸다.유소영은 두 팔을 뻗어 사내의 목을 감싸고, 턱을 올려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고준형의 동공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내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는 먼저 움직이지도, 유소영을 밀어내지도 않았다. 아직 서툰 부인이 제멋대로 손을 더듬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그러다 그는 끝내 웃음을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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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충용 후작부.밤이 되어 충용 후작이 돌아오자, 고장훈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아버지, 형님 어깨에 있던 붉은 점을 기억하십니까?”충용 후작이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기억한다. 그런데 그건 왜 묻느냐?”고장훈이 재차 캐물었다.“형님이 후작부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께서 그 붉은 점을 직접 확인하셨습니까? 진짜였습니까?”충용 후작의 얼굴이 곧장 굳어졌다.“네가 그 일은 왜 묻느냐?”“당연히 확인했지. 몇 년이나 보지 못했던 아들이 갑자기 돌아왔는데, 어찌 몸을 확인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그게 정말이냐고 묻다니, 참으로 우습구나. 붉은 점이 가짜일 수도 있단 말이냐?”고장훈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세상일에 절대란 없으니까요.”그는 본래 자신의 의심을 아버지에게 털어놓으려 했다.하지만 아직 증거가 없었다. 이대로 말해 봐야 아버지는 그가 허튼소리를 한다고만 여길 터였다.어쩌면 후작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가 더 조사하지 못하게 막으실지도 몰랐다.결국 고장훈은 붉은 점에 관한 일을 확인한 뒤 그대로 자리를 떴다.충용 후작은 영문을 알 수 없어 어리둥절했다.그는 안방으로 들어가 고 부인에게 말했다.“장훈이가 요즘 좀 이상하지 않소? 방금 준형이 몸에 있는 붉은 점을 묻더니, 진짜니 가짜니 하는 말까지 하더군. 참으로 괴상한 일이오!”고 부인은 수를 놓고 있었다. 고개를 반쯤 숙인 얼굴은 한없이 단아하고 고요했다.“그러게 말입니다.”“어젯밤에도 바깥에서 술에 취한 뒤 갑자기 제 방으로 뛰어들어 왔습니다.”“제가 보기엔 아직도 사내 구실을 못 하게 된 일로 우리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괜히 다른 일을 들쑤셔서라도 체면을 세워 보려는 것이겠지요.” 충용 후작은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했다.“그래서였군.”“묻는 것마다 전부 준형이와 관련된 일이더니.”“그 망할 녀석, 설마 아직도 버릇을 못 고치고 형을 모함할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고 부인이 고개를 들고 그를 향해 웃었다.“나으리, 너무 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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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고준형이 나직이 중얼거렸다.“사내가 부인 없음을 걱정할 이유가 없듯, 여인도 지아비 없음을 걱정할 이유가 없겠지.”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심씨 어멈에게 당부했다.“내가 죽거든, 부인이 나를 위해 오 년만 홀로 지내다가 다른 곳으로 시집가게 하시오…… 아니, 오 년도 필요 없소. 언제든 부인이 다시 혼인하고 싶어 한다면 그 뜻대로 하게 두시오.”“다만, 그 모든 것은 내가 죽은 뒤여야 하오.”그것은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었으나, 반드시 마련해 두어야만 했다.심씨 어멈의 얼굴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예.”심씨 어멈은 서재를 나와 처마 아래에 서서 먼 곳을 아득히 바라보았다.그해 사씨 가문에게 닥쳤던 멸문지화는 참혹하기 그지없었다.그 지난 일들을 그녀는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깊은 밤 꿈에서 깨어날 때마다 여전히 악몽에 사로잡히곤 했다.그녀는 이미 돌아갈 집을 잃은 지 오래였다.다만, 세자가 한창 빛날 나이에 저 원한 속에 묻혀 버릴까 안타까울 뿐이었다.그리고 부인도……세자 부인과 세자께서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볼수록, 심씨 어멈은 세자 부인이 더욱 가엾게 느껴졌다. 이 재앙은 너무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휘말리게 했다.그렇게 생각하자, 심씨 어멈의 눈시울이 희미하게 붉어졌다. 그녀의 시선은 더욱 아득해졌다.……설이 지나 닷새째 되던 날, 백관들이 다시 조회에 나가기 시작했다.조회에서 황제는 사황자의 구제 일에 대해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사황자를 지지하는 관원들은 오히려 앞다투어 아뢰었다. “폐하, 구제 일이 큰 성과를 거두었으니 사황자 전하의 공이 실로 큽니다!”“폐하, 염주의 재해 상황은 이미 통제되었습니다!”“폐하, 민간에서는 사황자 전하를 칭송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그러자 기세를 타고 누군가 태자 책봉의 일을 꺼내 올렸다.황제의 눈빛이 차갑고 날카롭게 변했다. “새해가 막 밝았으니, 나라 안팎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 “지난해 짐은 많은 일을 겪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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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고준형은 해가 저물 무렵이 되어서야 유소영을 놓아주었다.유소영은 이미 기진맥진해 있었다.이제야 그녀는 깨달았다. 세자가 그동안 얼마나 자신을 자제해 왔는지......이번에는 정말이지 녹초가 되고 말았다. 세자는 몇 번이고 그녀를 원했다. 몇 번이었는지조차 셀 수 없을 정도였다.씻고 몸을 정돈한 뒤, 고준형은 그녀를 침상 위에 안아 올리고 침의까지 갈아입혀 주었다.유소영도 처음에는 부끄러워했지만, 나중에는 그냥 얌전히 누워 있었다.어차피 위아래, 안팎 할 것 없이 그가 건드리지 않은 곳이 없는데, 이제 와 옷을 입혀 주는 것쯤이야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었다.게다가 그녀는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움직일 기운도 없었다.힘없이 축 늘어진 유소영과 달리, 고준형은 유난히 정신이 맑아 보였다. 뜨겁게 달아오른 눈동자에는 더없이 만족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 그는 유소영의 머리카락을 말려 준 뒤에야 아쉬운 듯 그녀의 귓불에 입을 맞추고 낮게 속삭였다.“서재에 다녀오겠소.”유소영은 그저 쉬고 싶었다. 그에게 대꾸할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런데 세자가 돌연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이 아닌가!다음 순간, 그녀는 몸이 가볍게 들리는 것을 느꼈다.유소영은 머리가 몽롱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한 채, 본능적으로 항의하듯 중얼거렸다.“너무 피곤합니다…… 저는 이제 못 하겠어요…… 더는 못 해요……”이윽고 맑고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괴롭히지 않겠소. 서재로 데려가 공문서를 보는 동안 곁에 두려는 것뿐이오.” 유소영은 자신이 무엇을 들은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비몽사몽인 와중에, 자신에게 공문서를 보라는 말로 알아들었다.그녀는 눈을 감은 채 웅얼거렸다.“안 됩니다…… 규율에 어긋나요……”사실 그녀는 그저 자고 싶을 뿐이었다.서재.고준형은 유소영이 정말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녀를 평상 위에 눕힌 뒤 침구를 덮어 주었다. 그렇게 자신의 눈앞에서 잠들게 해 두었다. 그는 책상 뒤에 앉아 공문서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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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눈 깜짝할 사이, 어느덧 새해도 열흘이 훌쩍 지나 있었다.그날, 진평강이 사람을 보내 유소영에게 그녀가 필요로 하던 기관이 완성되었다고 전해왔다.유소영은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그녀의 요구대로 마차에는 여러 기관이 더해져 있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을 숨길 수 있는 은밀한 은신 공간이었다.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그 안으로 몸을 피할 수 있는 구조였다.진평강이 은신 공간을 열어 보이며 말했다.“바깥쪽 전체를 보강해 두어 보통 마차보다 훨씬 튼튼합니다. 기관 조작은 모두 마차 내부에서 할 수 있으니, 당주께서 직접 시험해 보시지요.”유소영은 마차에 올라 이것저것 조작해 보았다.마차 아래에는 화살통이 설치되어 있었다. 기관을 작동시키면 날카로운 화살이 사방으로 쏘아져 나갔다. 동시에 마차 안쪽에서는 단단한 철판이 내려와 방패처럼 마차 전체를 빈틈없이 감쌌다.가장 신기한 것은 진평강이 따로 더 설치한 기관이었다. 마부석에 앉은 사람이 습격을 당하더라도, 마차 안에 있는 사람이 계속 마차를 몰 수 있도록 해 둔 것이었다. 그는 마차의 휘장 쪽 가림판에 작은 기관을 만들어 두었다. 그곳을 조금 열면 앞길을 볼 수 있었고, 아래에는 예비 고삐가 연결되어 숨겨져 있었다.그 밖에도 이런저런 방어용 기관이 아주 많았는데, 유소영은 하나하나 꼼꼼히 익힌 뒤 무척 흡족해했다.그녀는 진평강에게 정중히 예를 올렸다.“수고 많으셨습니다.”진평강은 곧바로 손사래를 쳤다. “유 당주께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기관 마차까지 준비되자, 유소영은 더는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당장이라도 양주로 떠나 어머니를 찾아내 구해 오고 싶었다.햇살이 먹구름을 뚫고 나와 그녀 앞의 길을 비추었다. 유소영은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그녀의 눈빛 속에는 굳은 의지와 비장함이 깃들어 있었다.……그날 밤.재상부.고준형이 돌아오자, 유소영은 그에게 양주행 이야기를 꺼냈다.“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내일 바로 출발하려 합니다.”고준형은 언젠가 이날이 오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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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고준형은 팔을 들어 유소영을 감싸안으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부인, 내가 곁에 없더라도 부디 평안하고 기쁘게 지내시오.”유소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정말 제게 하실 말씀이 없습니까?”말하는 사이,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미간을 어루만졌다.“요 며칠 계속 근심이 깊어 보이셨습니다. 정말 공무 때문만입니까?”고준형은 온화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렇소. 나는 괜찮소.”유소영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가, 이내 몸을 일으켜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 그녀는 그의 목을 끌어안고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고준형의 눈에는 수많은 감정이 숨겨져 있었으나, 이 순간만큼은 모두 아쉬움으로 변했다. 그는 품 안의 사람을 더욱 단단히 끌어안았다……한 시진 뒤.성문 앞.고준형은 마차에서 내려, 유소영을 태운 마차가 멀어지는 것을 말없이 바라보았다.그는 찬바람 속에 오래도록 서 있었다.심씨 어멈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줄곧 뒤를 따르고 있었다.그녀가 본 세자의 모습은 마치 껍데기만 남은 사람 같았다. 몸은 굳어 있었고, 시선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그렇게 어느 한곳만 똑바로 바라본 채 멍하니 서 있었다.그런 모습은 세자가 열두 살 되던 해, 후작부로 돌아오기 전의 그 비 내리던 밤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그때 세자에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이 떠났었다.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심씨 어멈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세자는 세자 부인과 헤어지고 싶어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아쉬워하면서, 왜 세자 부인을 데리고 함께 선나라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위험이 도사리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해도, 만에 하나 부인도 원한다면?그러나 곧 심씨 어멈은 그 순진한 생각을 거두었다.사씨 일족의 그 많은 목숨들은 결코 요행을 용납하지 않았다.세자께서 이렇게 하는 데에는 반드시 그만의 생각이 있을 터였다.심씨 어멈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발길을 돌렸다.성문 앞.고준형은 해가 질 때까지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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