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공주는 다소 격앙된 모습이었다.그녀는 탁자 모서리를 부여잡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막북 전쟁에서 부마는 일부러 죽음을 택한 것입니다! 그저 저를 고통스럽게 만들려고요! 그이는 차라리 죽을지언정 제 곁에 남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토록 오랜 세월 그리워한 사내가 저에게 이리도 잔인할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몰랐습니다!”황제의 낯빛은 차가웠다.“아상, 그자는 이미 죽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면, 짐이 그 유골이라도 파내게 해 주마…….”장공주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저는 그이가 밉지 않습니다. 제가 미운 건 바로 당신들입니다!”그녀가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분노 어린 손끝으로 황제의 등 뒤에 놓인 왕좌를 가리켰다.“저는 저 왕좌가 밉습니다! 부황이 밉습니다! 그토록 잔혹하게 일을 처리하시고, 모든 것을 제멋대로 결정하신 그분이 밉습니다…….”장공주의 눈에서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 그대로 울다 혼절할 것만 같았다.그 모습을 보고도 황제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그 역시 이제 같은 자리에 앉고 보니 부황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사랑하는 딸을 위해서라면, 사람 몇쯤 죽이는 것이 무슨 대수랴?오히려 부마야말로 공주에게 불임약을 몰래 먹였으니, 그 죄야말로 죽어 마땅한 것이었다!황제가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그자에게 조금이라도 기개가 있었다면, 애초에 처자식과 함께 죽음을 택했어야 했다.”“너와 혼인한 뒤로, 선제께서는 그 가문을 결코 박대하지 않으셨다.”“그 일족의 자제들이 얼마나 많이 덩달아 출세하여, 그 얼마나 위세를 떨쳤더냐!”“아상, 너는 사내라는 것을 모른다. 사내란 죽은 처자식을 두고 슬퍼하고 원통해할 수는 있으나, 그 뿌리에는 결국 제 무능이 자리하고 있어, 머잖아 스스로 현실을 깨닫게 마련이다.”“너는 선제를 원망해선 안 된다. 선제께 잘못이 있었다 한들, 그 모두가 너를 위한 것이었다.”“차라리 너 자신을 원망하거라. 어찌하여 그런 사내를 사랑했는지, 어찌하여 그자의 본색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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