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씨는 사옥현이 계연수가 돌아왔다는 말을 듣자마자 곧장 돌아가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고 문득 입을 열었다.“돌아가서 이 일도 잘 이야기해 두거라. 그 아이가 더는 헛된 기대를 품지 않도록 말이다!”사옥현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음속에서는 드물게도 계연수의 일로 인해 긴장이 감돌았다.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섰다.오늘 밤의 눈은 유난히도 거셌다. 그날 밤보다도 더 많이 쏟아지는 듯, 찬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수행인이 우산을 받쳐 눈을 막아 주었지만 사옥현은 그대로 눈밭 속으로 발을 들였다. 그러다 문득, 그날 밤 마차에 갇혀 있던 계연수의 모습이 떠오른 것이었다.사실 그날, 계연수는 애초에 가고 싶어 하지 않았었기에, 그녀가 겪은 모든 어긋남은 마치 그날 돌아온 이후부터 시작된 것 같았다. 사옥현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계연수가 여전히 그날의 일로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면 이번에 매형을 통해 그녀의 사촌을 돕는 것으로 그 빚을 갚는 셈 치면 될 것이다.한편, 계연수는 자신의 뜰로 돌아왔다. 대문 앞을 지키던 장씨 어멈이 곁에 붙어 사옥현이 다녀갔다가 임씨에게 불려간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러고는 사금희가 아직 저택에 있는데 들러 인사를 할건지도 물었다.예전 같으면 예를 잃지 않기 위해, 계연수는 늘 시금희가 오면 함께 자리를 지켰다. 계연수는 사옥현이 불려간 이유를 알았다. 오늘 외숙모가 다녀간 일에 대한 이야기일 터였다.사씨 집안에서는 중요한 일을 논할 때, 늘 그녀를 부르지 않았다. 겉으로는 아무 내색이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외부인으로 대한다는 느낌은 분명히 전해졌다.계연수는 고개만 끄덕였을 뿐, 찾아갈 뜻은 없었다.그러다 잠시 멈칫하고는 장씨 어멈에게 물었다.“오후에 나으리 서재로 보내라던 물건은 잘 전달했느냐?”장씨 어멈이 곧바로 대답했다.“문 앞을 지키던 래원에게 전해 주어 나으리 책상 위에 올려두겠다고 했습니다.”래원은 사옥현의 앞마당 서재를 전담해 시중드는 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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