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생각에 계연수는 멈칫했다. 이런 심문에도 아무런 슬픔이 없다니. 그녀는 사옥현이 정말로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졌다고 생각했다. 기억 속의 옥처럼 따뜻했던 사옥현, 가세가 기울었을 때 그녀의 가정 형편을 신경 쓰지 않는다며 혼인을 청하러 왔던 사옥현, 외부인들에게 청렴한 군자인 사옥현,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엔 남아 있던 마지막 온기마저 사라졌다. 그녀가 잠시 딴생각을 하자 사옥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연수야, 넌 명유처럼 침착한 법을 배워야 해. 후원에 틀어박혀 질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다시 걸어 나갔다. 계연수는 사옥현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책을 펼쳤다. 사 씨 가문으로 시집을 온 지 3년 동안 그녀는 정성을 다해 후원을 관리했고, 그가 필요로 하는 모든 물건을 준비하며 그가 사소한 일로 신경을 쓰게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시어머니가 가끔 가혹하게 굴어도, 그녀는 그에게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사옥현의 부인으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그에게 질투심 많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따지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사옥현의 마음이 이미 기울었기 때문이었다. 용춘은 계연수 곁에 서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요 몇 년 동안 소부인과 나리님 사이에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나리님을 다시 모셔올 테니 소부인께서 몇 마디 설명하십시오. 사촌 아가씨께서 앞으로도 이간질을 할 텐데 시간이 지나면 더 멀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계연수는 입술을 가리고 기침을 두 번 하더니 다시 책에 시선을 고정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필요 없다.” 그녀는 예전에 천만 번 설명했지만 그는 믿지 않았다. 눈보라에 휩쓸린 연회처럼, 설명을 해도 다시는 원래 모습으로 회복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러니 그가 믿거나 말거나,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드디어 자신을 알게 되었다. 눈 속에서 그녀가 사옥현에게 마음이 식었다면, 방금 사옥현에 대한 그 지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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