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에워싼 마을 사람들은 일순간 입을 다물었다가, 이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강지현의 발언은 파격 그 자체였다.서지아가 은근한 비아냥으로 공세를 펼쳤다면, 강지현은 자기 남편을 가로채려 했다는 그녀의 속내를 만천하에 폭로한 셈이었다.체면 따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거침없는 일갈이었다.“말조심하세요. 전, 전 그냥 일 때문에...”“태하한테 얼마나 지극정성이었는지는 여기 계신 분들이 더 잘 아시겠죠.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건 사실이지만, 우리 부부 사이의 감정은 서지아 씨가 함부로 판단하거나 끼어들 영역이 아니에요.”강지현이 다시 한번 서지아의 말을 잘라냈다.낮게 깔린 목소리에는 서늘한 무게감이 실려 있었다.그 압도적인 기운에 마을 사람들은 머리털이 쭈뼛 서는 기분을 느꼈다.서지아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가 이내 수치심으로 벌겋게 달아올랐다.주변의 시선이 변했다는 건 그녀도 눈치챘다.조금 전까지 자신을 감싸려던 호의적인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엔 차가운 의구심과 경악만이 가득했다.강지현의 말을 듣고 나서야 사람들은 깨달았다.서지아의 헌신이 순수한 선의가 아니라, 남의 남편을 탐낸 불순한 욕심이었다는 사실을.겉보기엔 선하고 상냥한 여자가 본색이 이토록 추악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강지현 씨! 소문에 예민한 건 알겠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죠. 어떻게 사람을 대놓고 모함할 수 있어요?”서지아는 잠시 당황한 듯하더니, 금세 다시 억울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시작했다.“내 아내가 그런 터무니없는 헛소리에 신경 쓸 이유가 뭐 있지?”강지현이 반박하려던 찰나, 허스키하면서도 익숙한 목소리가 뒤편에서 들려왔다.순식간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렸다.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김태하가 등 뒤에 서 있었다.환자복 차림에 겉옷 하나를 어깨에 대충 걸친 모습이었고, 곁에는 최동윤 일행이 따르고 있었다.비록 옷차림이 초라하고 안색도 여전히 창백했지만, 훤칠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여전했다.강지현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찰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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