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를 사지에 혼자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아요.”현다영은 이미 결심을 굳힌 듯했다.“주단우와 너무 깊게 엮일 생각은 없어요. 그자가 저한테 조금이라도 흥미를 보이는 걸 이용해서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약점을 잡거나 정보를 캐내면 되니까. 그리고...”그녀는 말을 아꼈다. 친구의 비극까지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주단우가 저지른 파렴치한 짓들은 죽어 마땅한 죄였으나, 동시에 절친의 명예도 지켜줘야 했기 때문이다.“그리고, 또 뭐?”“저 그 사람 정말 싫어해요. 내 손으로 직접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싶어요.”현다영의 목소리에 난생처음 보는 살기가 서렸다.강지현은 내심 적잖이 놀랐다.예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주단우에게 당했던 수모가 그녀에게 이토록 처절한 증오심을 심어주었을 줄이야.하지만 충분히 이해가 갔다. 주단우는 그만큼 질 나쁜 인간이었고, 현다영같이 젊고 순수한 아가씨가 그런 비열한 모욕을 온전히 견뎌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다영아, 걱정 마. 주단우는 내가 꼭 응징할게. 하지만 그런 부류의 인간들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야. 쓰레기 같은 남자와 엮이다 보면, 결국 가장 크게 다치는 건 너 자신이 될 거야.”강지현은 현다영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쥐며 진심 어린 마음으로 다독였다.다만 그녀의 간곡한 설득이 무색하게도 현다영은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언니가 저 아껴서 하시는 말씀인 거 잘 알아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저도 다 생각이 있거든요. 언니는 이미 저한테 과분할 정도로 잘해주셨어요. 오늘 미리 말씀드리는 건, 나중에라도 오해하는 일이 생길까 봐... 앞으로 주단우랑 아무리 가깝게 지내도 전 언제나 언니 편이라는 거 꼭 알아주셔야 해요.”그러고는 강지현이 다시 만류하기도 전에 말을 마치자마자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도망치듯 사무실을 빠져나갔다.강지현은 차마 그녀를 붙잡지 못한 채 망연자실한 기분에 휩싸였다.‘다영이가 어쩌다 주단우 같은 인간이랑 엮일 생각을 한 거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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