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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가짜 결혼, 진짜 신분: Chapter 301 - Chapter 304

304 Chapters

제301화

불과 몇 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이 담긴 다섯 장의 사진이 강지현의 눈앞에 펼쳐졌다.사진 속 남자가 김태하라는 사실을 그녀는 단번에 알아차렸다.그와 함께 있는 사람은 서지아였다.두 사람이 나란히 차에 오르는 모습부터 깊은 밤 호텔 입구에서 밀착해 서 있는 순간, 그리고 산간 지역에서 손을 잡은 채 다정하게 몸을 맞댄 장면까지.멀리서 찍힌 탓에 구도는 비슷했고, 마치 기자가 몰래 촬영한 파파라치 컷 같았다.누가 보더라도 두 사람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연인’이라 불러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강지현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녀는 다시 한번 기사 제목을 훑어내렸다.[서지아, 공익 활동 중 의문의 재벌가 대표와 산행. 재결합설 솔솔?][완벽한 옆태의 남성을 향한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그동안 온라인상에서는 은퇴 후 서지아를 슬럼프에 빠뜨린 ‘전 남자친구’의 정체를 두고 추측이 난무했었다.이번 보도가 터지기 무섭게 세간의 눈길은 자연스럽게 김태하에게로 쏠렸다.김태하는 국제무대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미래 그룹 또한 상당히 베일에 싸인 재단이었다.그렇기에 뉴스에 오르내리는 일 자체가 드물었으며, 간혹 모습을 보이더라도 극소수만이 참석하는 최상위 국제 행사에 한정될 뿐 대외적으로 홍보되는 법이 없었다.그런 남자가 서지아와 나란히 서서 밀착해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파격적이고 희귀한 장면이었다.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소재였다.게다가 김태하의 비주얼은 압도적이었다.화질이 선명하지 않은 사진 속에서도 훤칠한 피지컬과 찰나에 포착된 분위기만으로 독보적인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세상은 언제나 선남선녀의 조합에 열광한다.옆모습 하나만으로 웬만한 톱스타들을 압살하는 김태하의 미모는 네티즌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물론 일각에서는 서지아를 향해 “남자에 눈이 멀어 인생을 허비한다”, “복귀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연애질이냐”라며 그녀의 행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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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바로 그때, 벨 소리가 울리자 강지현은 상념에서 빠져나왔다.짧게 통화를 마친 그녀는 서둘러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주상 그룹은 10년의 개발 기간과 3년의 가혹한 테스트를 거친 신제품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연구팀의 피와 땀이 어린 이 회심작은 며칠 내로 진행될 전담 요원들의 검수를 앞둔 상황이며, 여러 국제 투자사와의 본계약 체결도 예정되었다.강지현은 그룹의 대표로서 이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해야 했다.특히 제품 검수는 기업 기밀은 물론 의약품 안전과도 직결된 사안이라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될 수 없다.회의가 시작되었지만 마음은 자꾸만 겉돌았다.강지현은 흐트러지는 집중력을 붙잡느라 애를 먹었다.머릿속에는 김태하와 작별하던 순간이 맴돌았다.그녀의 손을 꼭 쥐고 하루 세 번은 목소리를 들려주겠다며,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노라 다짐하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자신을 믿고 기다려 달라고, 돌아오면 정식으로 식을 올리고 서로에게 온전한 안식처가 되어주자고 약속했다.절절한 눈동자에 일렁이던 진심만큼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강지현 역시 그를 좋아하고 있었다.과거 이도운의 끈질긴 구애에 흔들렸던 고마움이나 의존과는 근본부터 결이 다른,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순수한 사랑이었다.그녀는 더 이상 타인에게서 구걸하듯 안도감을 얻고 싶지 않았다.김태하를 향한 감정은 그저 순수한 동경이자 설렘, 그리고 연모였다.단지 그와 손을 맞잡고 남은 생을 함께 마주하고 싶을 뿐이었다.앞에 어떤 길이 놓여 있든 같이 걷는 것만으로 충분했다.다만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있었다. 적어도 자신을 속이는 사람만 아니기를 간절히 바랐다.“대표님?”조심스레 부르는 소리가 몇 차례 반복되고서야 강지현은 정신을 차렸다.자신이 또다시 깊은 상념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화면에는 그녀의 결단을 기다리는 제안서가 띄워져 있었다.강지현은 순식간에 페이스를 되찾고는 서류를 훑어내리며 몇 가지 핵심적인 주의 사항을 짚어냈다.회의를 마치고 복도를 지나가던 중,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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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현다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밀려드는 씁쓸한 기분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강지현이 담담한 겉모습 뒤로 속내를 감추는 데 얼마나 능숙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과거 이도운에게 상처를 입었을 때조차 회사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유지했었다.마음 한구석이 씁쓸한 건 어쩔 수 없었다.지금도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수년간 믿어온 감정이 기만과 배신으로 돌아왔는데,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복수를 완수하고 심지어 그 모든 것을 담담히 내려놓을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그런 강지현을 진심으로 경외했다.자신은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당장 분노를 가라앉히기 힘든데.현다영은 강지현이 또다시 같은 상처를 되풀이하지 않기만을 바랐다.남자 하나에 인생을 거는 것은 너무나도 부질없는 짓이다.마치 그녀의 친구처럼. 누구보다 집안도 좋고 앞날도 창창해 훨씬 더 눈부신 삶을 살 수 있었는데 하필이면...강지현이 쉽게 무너질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걱정은 그칠 줄 몰랐다.지나치게 강한 것은 도리어 부러지기 쉬운 법.오랜 세월 홀로 버텨온 강지현에게 가장 위태롭고 취약한 순간 나타난 김태하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였는지 그녀는 너무나도 잘 알았다.심지어 김태하를 보고 있으면 자신조차 사랑이라는 감정에 잠시나마 설레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지현 언니.”“응?”강지현은 고개를 숙인 채 담담하게 대답했다.“아까 단톡방에 올라온 거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다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소리잖아요. 그리고 전 언니 판단을 믿어요.”고개를 들자 촉촉이 젖은 눈망울로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현다영이 보였다.그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새어 나왔다.“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난 괜찮아. 김태하가 서지아와 다시 엮일 만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현다영은 자신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기에 강지현도 솔직히 털어놓았다.사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슴 한구석이 옥죄어오는 괴로움을 느꼈던 건 부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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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언니를 사지에 혼자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아요.”현다영은 이미 결심을 굳힌 듯했다.“주단우와 너무 깊게 엮일 생각은 없어요. 그자가 저한테 조금이라도 흥미를 보이는 걸 이용해서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약점을 잡거나 정보를 캐내면 되니까. 그리고...”그녀는 말을 아꼈다. 친구의 비극까지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주단우가 저지른 파렴치한 짓들은 죽어 마땅한 죄였으나, 동시에 절친의 명예도 지켜줘야 했기 때문이다.“그리고, 또 뭐?”“저 그 사람 정말 싫어해요. 내 손으로 직접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싶어요.”현다영의 목소리에 난생처음 보는 살기가 서렸다.강지현은 내심 적잖이 놀랐다.예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주단우에게 당했던 수모가 그녀에게 이토록 처절한 증오심을 심어주었을 줄이야.하지만 충분히 이해가 갔다. 주단우는 그만큼 질 나쁜 인간이었고, 현다영같이 젊고 순수한 아가씨가 그런 비열한 모욕을 온전히 견뎌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다영아, 걱정 마. 주단우는 내가 꼭 응징할게. 하지만 그런 부류의 인간들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야. 쓰레기 같은 남자와 엮이다 보면, 결국 가장 크게 다치는 건 너 자신이 될 거야.”강지현은 현다영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쥐며 진심 어린 마음으로 다독였다.다만 그녀의 간곡한 설득이 무색하게도 현다영은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언니가 저 아껴서 하시는 말씀인 거 잘 알아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저도 다 생각이 있거든요. 언니는 이미 저한테 과분할 정도로 잘해주셨어요. 오늘 미리 말씀드리는 건, 나중에라도 오해하는 일이 생길까 봐... 앞으로 주단우랑 아무리 가깝게 지내도 전 언제나 언니 편이라는 거 꼭 알아주셔야 해요.”그러고는 강지현이 다시 만류하기도 전에 말을 마치자마자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도망치듯 사무실을 빠져나갔다.강지현은 차마 그녀를 붙잡지 못한 채 망연자실한 기분에 휩싸였다.‘다영이가 어쩌다 주단우 같은 인간이랑 엮일 생각을 한 거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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