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본인은 이미 M국 전체를 뒤덮고도 남을 만큼 질투에 휩싸여 있었다.은주희가 눈치를 살피다가 슬쩍 말을 꺼냈다.“그래도 아내가 이렇게 늦게 돌아오는데 데리러는 가야 하지 않겠니? 게다가 이런 중요한 소식이면 지현이도 누구보다 빨리 알고 싶을 거고.”이번 말은 김태하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었다.김태하가 고개를 들었다. 어두웠던 눈에 금세 빛이 돌고 가슴이 작게 들썩였다. 잠시 뒤 그가 애써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어머니 말씀이... 맞네요.”말투는 침착했지만 몸은 달랐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난 김태하는 침실로 들어가 외투를 챙겼다.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 순식간에 현관까지 갔다.은주희는 그 빠른 움직임에 잠시 멍해졌다가, 문 닫히는 소리를 듣고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평소에는 그렇게 침착한 아이가 강지현만 관련되면 이성도 냉정함도 모조리 잃어버렸다.연회장은 술잔과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다.강지현은 지씨 가문 사람들과 한바탕 인사를 나누고 지현우와 함께 테이블로 돌아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사람들이 앞다투어 술잔을 들이밀었다.강지현은 애초에 얼굴만 비추고 적당히 자리를 뜰 생각이었다.하지만 주호석도 연회에 참석해 있었다. 그는 강지현을 데리고 투자자들 사이를 돌며 적극적으로 인사를 시켰다. 대충 얼굴만 비추고 빠져나가게 둘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다행히 강지현은 이런 자리에 익숙했다. 주호석과도 손발이 잘 맞아, 연회 내내 별다른 잡음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렸다.김씨 가문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일은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그때 지현우가 강지현 앞을 막아서며 술잔을 대신 받았다.“죄송하지만 강지현 씨는 이미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더는 곤란하니, 마음만 제가 대신 받겠습니다.”지씨 가문의 체면이 있는 만큼 사람들도 더는 억지로 술을 권하지 않았다. 하지만 놀려 대는 말까지 멈추지는 않았다.“지 대표님, 역시 멋지십니다. 제대로 흑기사 노릇을 하시네요!”“지 대표님이 직접 술을 대신 마셔 주다니,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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