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지현이 배아름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는, 지현우도 그녀를 특별히 의식한 적이 없었다.지현우가 강지현에게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며 농담을 던지자, 강지현은 오히려 곁에 있는 사람부터 제대로 보라고 했다.지현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받아쳤다.“내 곁에 누가 있다고 그래요? 난 늘 혼자인데.”“대표님처럼 잘난 사람한테는 마음이 있어도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요. 오랫동안 지켜만 본 사람도 있을걸요.”강지현은 한숨을 내쉬더니 좀처럼 답을 알려 주지 않았다.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현우에게 마음을 빼앗긴 여자가 있다고 했다. 그 뒤로 줄곧 말없이 지켜보고 남몰래 챙겨 온 사람이었다.그렇게 혼자 품은 마음이 벌써 삼 년째였다.지현우와 마주칠 기회도 적지 않았지만, 정작 그는 다정하게 굴다가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서곤 했다. 상대 마음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말이다.“누군데요? 그런 사람이 있었다고요?”지현우는 정말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그는 연구와 일에만 매달려 살았다. 여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도 거의 없었다.무엇보다 능력 있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보이는 성격이었다. 남녀를 따지기보다, 대화가 통하고 배울 점이 있어야 흥미를 느꼈다.가족이나 지인들이 소개해 준 사람들과도 좀처럼 공통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니 감정이 생길 리도 없었다.그런 자신이 누군가에게 여지를 줬다니, 지현우로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말이었다.“배아름 씨요.”한참 뜸을 들이던 강지현이 마침내 이름을 밝혔다.그러고는 웃으며 덧붙였다.“대표님은 기억도 못 하겠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작은 행동 하나까지 전부 기억해요.”강지현에게 마음을 들킨 뒤, 배아름은 오히려 홀가분해졌다.오랫동안 지현우를 좋아했지만 그 사실을 평생 혼자 묻어 둘 생각이었다.그런데 한때 질투했던 강지현이 이제는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되어 있었다.강지현은 배아름이 자신감이 부족해 감히 지현우에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도와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지현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