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때 엄경미는 주단우에게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녀는 막 감았던 눈을 번쩍 뜨며 물었다.“뭐라고?”주시언이 오래 붙잡혀 있을 거라곤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다.임씨 가문 수로는 많아야 한 번 압박하는 게 고작이고,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더라도 주병찬 쪽에서 손해를 좀 감수하면 결국 풀려날 게 뻔했다.그래도 이렇게까지 빠를 줄은 몰랐다.그녀는 일부러 임씨 가문을 자극해, 주병찬과 계속 맞붙게 만들 생각이었으니까.“주시언, 어젯밤에 이미 몰래 귀국했습니다.”주단우가 덧붙였다.“주병찬 쪽 계속 주시하고 있었는데, 일부러 숨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정보도 다 막혀 있고, 집에도 드나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이 마침 주병찬 기사랑 연결돼 있어서, 그쪽 통해 알아냈습니다.”엄경미의 표정이 한층 더 굳어졌다.무의식적으로 탁자를 ‘탁’ 치더니 기가 막힌 듯 웃음이 새어 나왔다.“주병찬, 주시언...”그제야 주병찬이 결국 강지현 편에 선 이유가 보였다.주씨 가문 사람들, 이제는 하나도 믿을 수 없었다.이렇게 된 이상, 그녀도 더는 정에 얽매일 생각이 없었다. “주병찬이 선을 넘었으니 저희도 움직일까요?”주단우가 낮게 물었다.엄경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눈빛을 가라앉히며 말했다.“당연하지. 나 며칠 해원시 좀 떠나야겠어.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넌 회사로 돌아가서 강지현 계속 주시해.”“네.”주단우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늦은 밤, 이도운을 비롯한 이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이규진의 병실에 모여 있었다.막 의식을 되찾긴 했지만 이규진의 상태는 심각했다. 의식만 겨우 돌아왔을 뿐, 말도 못 하고 몸도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의사 말로는 뇌간에 광범위한 경색이 생겨, 목숨은 건졌지만 회복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그 한마디에, 이씨 가문은 그대로 무너져 내린 분위기였다.문수정은 하루 종일 울었고 옆에 있던 이민지도 짜증 섞인 불만을 쉬지 않고 쏟아냈다.이도운과 백하린이 뒤늦게 병실에 들어서자, 이민지가 곧장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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