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결혼 2년 만에야 알았다. 소중히 간직해 온 혼인신고서가 위조된 종잇조각이라는 것을... 결혼 2주년을 기념으로 혼인신고서를 재발급받으러 갔을 때, 강지현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보물처럼 아끼던 그 종이가 가짜였다니. 남편 이도운에게 따져 물으려 했지만, 우연히 엿들은 대화는 그녀의 온 세상을 무너뜨렸다. 6년 동안 애틋하게 자신을 보살펴주던 그 남자가, 자신보다 여섯 살 많은 교수와 이미 5년 전에 결혼한 사이라는 것! 강지현은 자신이 두 사람의 ‘방패막이’ 역할이었으며 심지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라는 죄명 아래 그들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대리모였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역겨움을 꾹 참아내고 상속 문제를 알리러 연락해 온 변호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미혼이고 자녀도 없으며 모든 재산을 제가 전부 상속받겠습니다.” 강지현은 미련 없이 이씨 가문을 떠났다. 이도운은 그녀가 의지할 곳 하나 없기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신에게 매달리리라 확신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어느 날, 전국적으로 이목이 쏠린 거대한 정략결혼 발표 뉴스 속에서 강지현이 떡하니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이제 막대한 재력을 등에 업은 채 권력의 정점에 선 남자의 옆에 나란히 서서 전 세계 모든 이의 부러움과 축복을 받고 있었다.
View More한참 앉아 구경만 하던 주단우도 참지 못하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눈빛에 더 깊은 조롱을 담았다.“조급해하지 마세요. 곧 사람들이 도착할 거예요.”강지현은 시계를 보고 담담하게 대답했다.말이 끝나자마자 회의장 문이 열렸다.주단우는 긴장하며 몸을 굳혔다.회사의 핵심 주주는 총 7명, 그와 엄경미, 강지현은 이미 확실했고, 나머지 네 주주는 모두 엄경미 지지파로, 평소라면 절대 나타날 일이 없었다.그런데 지금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그 네 주주 중 두 명이었다.50대 중년 남성 두 명이 양복을 갖춰 입고 바삐 걸어 들어왔다.들어와서도 주단우를 한 번 바라볼 엄두도 못 내고, 창백한 얼굴로 강지현의 옆자리에 앉았다.‘뭐지?’주단우는 숨을 고르고 손을 테이블에 올리며 혼란을 느꼈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주주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5분도 안 돼 회사 모든 고위층이 급히 모였다.회의장은 곧 사람들로 꽉 찼다.원래 강지현을 무시하던 고위층도 이제는 한 명씩 공손하게 인사하고 지각 사유를 늘어놓으며 강지현에게 충분히 체면을 세워주는 모습이었다.‘주주도 나섰는데 줄을 잘못 섰나?’회의장은 죽은 듯 조용했고 분위기도 엄숙했다.오직 강지현만 의자를 돌리며 차분히 시간을 보았다.“더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이대로 진행하죠.”강지현이 말을 꺼내자 비서는 바로 회의실 문을 닫았다.방금까지도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던 주단우는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며 손을 움켜쥔 채 손가락 마디로 소리를 냈다.강지현은 비서에게 대주주 계약서를 설명하게 한 뒤, 다시 말했다.“아마 여기 계신 분들은 저를 잘 모르실 겁니다. 먼저 자기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강지현이라고 합니다. 주승호 씨의 친딸이며, 주승호 씨의 유언에 따라 주상 그룹의 유일한 상속인으로 지정되었습니다.”회의장은 2초간 정적이 흐르다가, 이내 낮은 소리로 수군거림이 일었다.이미 소문은 돌았지만 강지현이 핵심 고위층 회의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신분을 밝힌 순간이었다.많
“태하 씨...”강지현이 이도운의 일을 설명하려 하자 김태하가 입을 열었다.“지현 씨의 사생활을 전 캐묻지도, 간섭하지도 않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지금 약혼한 상태예요. 지현 씨가 예전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믿어요.”묻지도 않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강지현은 마음속으로 조금 미안함이 들었다.김태하가 그녀의 과거를 신경 쓸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저... 최대한 빨리 처리할게요. 믿어주세요”강지현은 그 순간, 눈앞의 사람이 정말 이 결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녀에게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개를 끄덕이는 김태하의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미묘한 관심이 스쳤다.그는 강지현을 조사한 적이 없던 게 아니었다. 6년의 감정은 누구에게나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녀가 이도운에게 마음을 남겨두었는지 신경이 쓰였다.그는 마음속 불편함을 눌러두고 담담히 덧붙였다.“필요한 거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해요.”강지현은 낮게 알았다고 대답했다.다음 날 오전, 강지현은 주상 그룹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인사팀을 찾았다.팀원들의 입사 절차가 막혀 있었고, 자신의 권한도 여전히 처리 중이었다.승인을 받으려면 주주 회신을 기다려야 했다. 순간, 강지현은 이번에도 주단우가 장난친 것이라는 걸 바로 알았다.강지현은 대주주 계약서를 자세히 살펴보다가 한 가지 조항을 발견했다.[주주 과반수가 절차를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즉, 강지현이 계약 자체는 완료했지만, 실제로 회사의 권한을 손에 넣으려면 모든 절차가 끝나야 한다는 뜻이었다.게다가 현다영 등에게 직접 입사 승인을 내주는 것도, 그녀가 권한을 부여받은 뒤에야 효력이 발생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엄경미가 병가를 핑계로 빠지자, 회사 과반수 주주도 함께 ‘사라지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직접 얼굴을 볼 수도 없으니 이 절차가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지현 언니, 이 주단우 진짜 간사하네요...”이 소식을 들은 현다영 등도 강지현 대신 화가 났
강지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태하가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떠올리고, 매운 것도 되는지 물었다.남자가 잠시 머뭇거리는 걸 보고 곧바로 이해하며 말했다.“좋아요. 기억할게요. 태하 씨는 단 것을 좋아하지 않고, 매운 것도 안 되네요.”“조금 먹는 건 괜찮아요.”김태하는 입맛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맛이 강한 양념을 별로 안 먹는 편이었다.강지현은 더 묻지 않고,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시작했다.주방이 반개방형이라 그녀가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모두 한눈에 보였다.그래서 김태하의 시선도 강지현에게 고정됐다.갑자기, 그는 조금 이해가 됐다. 결혼 문제를 늘 신경 쓰던 두 어르신이 왜 그렇게 그를 챙겼는지.대가족에서 감정은 항상 이해관계 아래 있었다.김태하의 부모님은 그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헤어졌고, 김씨 가문에서는 김태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만이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며 살아왔다.“누군가가 이해해주고, 오래 변함없이 곁에 있어 준다면 좋지 않아? 평생 일을 붙들고 살 수 없잖아. 집에 와서 누군가가 밥을 해주고, 함께 먹어 준다면 마음이 놓이지 않겠어?”할머니의 말이 갑자기 김태하의 귀에 울렸다.그때, 강지현이 김태하에게 갓 요리한 음식을 가져왔다.세 가지 반찬과 국 하나로, 잡채 볶음, 김치 볶음, 새우 계란찜, 소고기뭇국이었다.복잡하지 않지만 다양한 요리를 빠르게 해냈다.강지현이 얼굴을 살짝 붉히자 김태하는 마음이 말랑해졌다.“이렇게 많이 하다니요. 수고했어요.”“많지 않아요. 재료는 셰프가 준비한 거라 저는 볶기만 했어요. 예전엔 친구 초대하면 더 많이 했거든요...”낮게 말하는 강지현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듣기 좋았다.김태하는 평소 냉정했던 감정이 조금 풀리는 걸 느꼈다.그의 주변엔 늘 미모와 능력 있는 여성이 많았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움직이고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든 적은 없었다.강지현은 얘기하며 밥을 담아 김태하에게 젓가락을 건넸다.그가 계속 바라보는 걸 보고 그녀는 눈치를 챘다.“맛보세요. 태하 씨.”
강지현은 말을 하다가 방금 할머니를 돌보던 가정부가 옆에서 몰래 그들을 훔쳐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김태하에게 눈짓했다. 김태하는 곁눈질로 슬쩍 바라봤지만 굳이 볼 필요도 없이 이미 알아챘다.“우리 집 두 어르신이 다 이런 식이에요. 익숙해지면 돼요. 다음에 불편하면 그냥 거절해도 되고요.”강지현은 고개를 저었다.“사실 오늘 저도 태하 씨를 뵙고 싶었어요. 주상 그룹 프로젝트를 제가 맡아 처리했잖아요. 태하 씨 덕분이 크고, 원래 감사 인사드리고 싶었거든요.”김태하는 낮게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아니,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태하 씨에게 뭔가 해드리고 싶어요. 뭐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 좋을지...”강지현은 말하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가진 것이 많은 김태하는 감사 인사로 뭘 받으면 좋을지 잠시 생각이 필요했다.“감사요?”김태하는 강지현이 이런 말을 꺼낼 줄 몰랐지만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겼다.“태하 씨, 저녁 안 드셨나요?”강지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눈빛은 반짝이며 김태하의 잘생긴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김태하가 말했다.“아직 안 먹었어요. 급하게 돌아왔거든요.”“그럼 딱 좋네요. 제가 태하 씨에게 한 끼 만들어 드릴게요.”강지현이 웃으며 덧붙였다.자신도 아직 저녁을 안 먹어 배가 조금 고프기도 했다.“요리 잘하세요?”김태하는 다소 놀란 목소리였다.여태 이런 식으로 감사 인사를 한 사람은 없었다.“태하 씨 댁 셰프들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나름 괜찮다고 생각해요.”강지현이 살짝 부끄러워하며 말했다.하지만 자신의 요리에 나름의 자신감은 있었다.어릴 적부터 자립하며 먹고 싶은 건 직접 연구해 요리했다. 학교 때는 교내 요리대회에서 1등도 했었다.그녀의 요리를 맛본 친구들은 다들 그 맛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강지현은 방금 할머니와 얘기하며 김태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김태하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는 일로 바빠 어린 시절 돌봐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이후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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