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남부 제국 황궁 앞뜰에서 열린 작별의 자리는 여느 때보다 떠들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묵직한 감정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맑은 하늘이 머리 위로 드넓게 펼쳐져 있었고,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은 정원에 피어난 꽃향기를 실어 날랐다. 수많은 사람이 가지런히 줄을 지어 정문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들은 누군가를 맞이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었다.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기 위해 이곳에 모인 것이었다.갑옷을 갖춰 입은 병사들부터 화려한 옷차림을 한 귀족들, 그리고 바깥뜰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받은 백성들까지, 모두가 경건한 침묵 속에 서 있었다.그날, 그들은 제국을 구한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디리안은 평소처럼 차분한 모습으로 셀렌의 곁에 서 있었고, 그리고리와 일행은 그들로부터 멀지 않은 뒤편에 자리했다. 디리안의 얼굴에는 자부심도, 공기 속에 은근히 가득 퍼진 찬사를 즐기려는 기색도 드러나지 않았다.그러나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그가 없었다면 남부 제국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을 것이라는 사실을.이제 황제가 된 알덴이 앞으로 나섰다. 바람에 예복 자락이 부드럽게 흔들렸고, 그의 자세는 꼿꼿했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처음 만났던 그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남부 제국을 대표하여.” 알덴이 앞뜰에 울려 퍼질 만큼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짧은 말이었지만, 결코 갚을 수 없는 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내기에는 충분히 무거운 한마디였다.디리안은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최선을 다해.”그는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았다. 오히려 그랬기에 그 한마디가 더욱 깊은 의미로 다가왔다.알덴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그 말, 잊지 않겠다.”다른 한쪽에는 라제 대공이 사라와 어린 딸을 데리고 서 있었다.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지는 않았고, 그저 서로 의미심장한 시선을 주고받았을 뿐이었다. 그 시선에는 존경이 담겨 있었고, 어쩌면… 지나간 과거에 대한
시간이 흐를수록 대연회장의 축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음악은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사람들은 축하의 의미를 담아 잔을 부딪쳤으며, 거리낌 없이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연회장 안을 가득 채웠다. 그곳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웠던 감정, 바로 자유가 공기 속으로 퍼져 나갔다. 샹들리에에서 쏟아지는 황금빛은 대리석 바닥에 반사되어 눈이 부실 만큼 찬란하게 빛났다. 마치 궁전마저 오랫동안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어두운 시대가 끝났음을 함께 축하하는 듯했다.그러나 그 모든 축제의 한가운데에 디리안은 없었다.그는 별다른 말도 없이 연회장을 떠나 자신이 결코 좋아하지 않았던 소란스러운 무리에서 멀어졌다.뒤편에서 들려오던 음악 소리는 점점 희미해졌고, 그 자리를 희미한 불빛이 비추는 길고 고요한 복도가 대신했다.그의 발걸음은 차분했다.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마치 가고 싶은 곳이 단 한 곳뿐인 사람 같았다.그리고 마침내 그 문 앞에 도착한 그는 오래 머뭇거리지 않았다. 곧바로 손을 들어 문을 밀어 열고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은 채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의 분위기는 달랐다. 한층 따뜻하고 고요한 가운데, 방 구석구석에서 촛불이 부드럽게 흔들리며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그녀의 호흡은 이전보다 훨씬 안정되어 있었다.셀렌이었다.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셀렌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선은 단번에 디리안을 찾아냈고, 얼굴에는 말로 표현하지 않은 안도감이 스며들 듯 부드러운 기색이 떠올랐다.“왜 돌아왔어요?” 셀렌이 나지막이 물었다. 목소리에는 여전히 힘이 없었지만, 말소리는 또렷했다. “연회를 즐기고 있어야 하잖아요.”디리안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서두르지 않고 그녀에게 다가간 그는 말없이 침대 곁에 앉더니, 손을 뻗어 셀렌의 손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마치 손끝에 닿는 온기가 정말로 존재하는지 확인하려는 듯한 손길이었다.“난 연회를 좋아하지 않는다.”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평소처럼 무덤덤했
“저자의 몸은 이미 망가졌습니다. 독이 신체의 기능을 파괴했어요. 설령 살아남는다 해도…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갈 수는 없을 겁니다.”침묵이 다시 내려앉았다. 이전보다 한층 더 무거운 침묵이었다.라제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아쉽군.” 그는 감추지 못한 실망감을 담아 중얼거렸다. “내 손으로 직접 고문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그러나 분위기가 더 어두운 방향으로 흘러가기 전에 그리고리가 앞으로 나섰다.“저자는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를 이미 치렀습니다.”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하지만 그 한마디만으로도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그리고리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꼿꼿하게 선 채 앞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이 하려는 말을 굳이 감출 이유가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렉산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며 살아왔습니다. 남의 것을 빼앗고,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자신이 남긴 것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제멋대로 자신의 뜻을 강요했지요.”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자신의 말이 사람들에게 스며들도록 했다.“이제는… 망가진 몸으로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한층 낮아졌지만, 오히려 말에 담긴 무게는 더욱 깊어졌다.“이건 단순한 처벌이 아닙니다.” 그는 다시 한번 렉산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응보입니다.”제국 전체를 뒤흔들었던 혼란은 서서히 가라앉았지만, 그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러나 폐허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핏자국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싹트기 시작했다.알리스톤 황제의 사망 소식은 건기가 찾아온 대지에 번지는 불길처럼 빠르게 퍼져 나갔다. 수도에서 가장 외딴 마을에 이르기까지, 거의 동시에 모든 사람이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그리고 그 뒤에 찾아온 것은… 슬픔이 아니었다.기쁨이었다.거리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렉산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사람의 목소리라고 할 수 없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기침은 점점 더 깊고 격렬해졌으며, 그의 몸 전체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렸다. 이제 피는 더 이상 입에서만 흘러나오지 않았다. 코와 귀에서도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눈가에서도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선명한 핏줄기는 끊임없이 흘러나와 그의 얼굴을 흠뻑 적셨고, 목을 타고 흘러내린 피는 이미 상처와 땀으로 더러워진 옷감 위로 뚝뚝 떨어졌다.그의 몸은 침대 위에서 활처럼 휘어졌으며, 근육은 온몸 안쪽에서 무언가가 불타오르기라도 하는 것처럼 팽팽하게 긴장했다.“뜨거워…!”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쉰 목소리는 온전한 말로 들리기조차 어려울 만큼 미약했다. “내 몸이… 불타고 있어…!”남아 있는 한쪽 손이 자신의 목을 움켜쥐었다가 가슴으로 내려갔다. 그는 고통의 근원이라도 찢어 버리려는 듯 손톱으로 옷을 마구 할퀴었다. 숨은 거칠고 짧았으며 완전히 흐트러져 있었다. 숨을 한 번 들이마실 때마다 마치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는 듯한 고통스러운 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도와줘…!” 그가 다시 비명을 질렀다. 이번에는 목소리가 한층 약해져 있었고, 절망은 더욱 깊어져 있었다. “제발… 제발 나를 도와줘…!”그러나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병사들은 거리를 유지한 채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중 몇몇은 더 이상 그 모습을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방 안에는 짙고 역겨운 피비린내가 가득 차올랐고, 그 냄새는 무언가 더욱 불쾌한 것과 뒤섞여 방 안의 분위기를 한층 더 숨 막히게 만들었다.오스왈드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드러나지 않았다.“공작에게 다가가지 마십시오.” 그가 짧게 말했다. “그자의 피에는 독이 있습니다.”그 명령은 즉시 이행되었다.감히 그 말을 어길 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곳에 누워 있는 자는 더 이상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
방 안에는 여전히 무겁고 숨 막히는 침묵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지나치게 오랫동안 숨을 참은 채 버티고 있는 것만 같았다. 오스왈드가 했던 말은 아직 누구의 마음속에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두 생명을 이어 놓은 연결고리와 반드시 치러야 하는 대가, 그리고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희생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까지, 그의 말이 남긴 무게는 여전히 모두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디리안은 여전히 침대 곁에 서서 셀렌의 얼굴에서 한순간도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주변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았다. 매 순간이 지나치게 길게 늘어졌고, 그 사이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깊은 침묵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러던 순간, 무언가가 달라졌다.너무나 미세해서 거의 알아차릴 수조차 없는 변화였다.셀렌의 손가락이 움직였다.아주 조금이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디리안은 그 움직임을 즉시 포착했다. 그의 몸이 순식간에 굳어 버렸고, 마치 바로 그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춰 버린 것만 같았다. 그는 곧바로 움직이지 못했다. 자신이 너무 서둘러 행동했다가는 눈앞의 현실이 산산이 부서져 환상으로 변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듯했다.숨이 막힐 듯한 긴장 속에서 몇 초가 흘렀다. 이윽고 셀렌의 눈꺼풀이 떨리기 시작했다.천천히, 확신할 수 없을 만큼 미약하게 움직였지만, 분명히 일어난 변화였다.디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두 사람 사이에 남아 있던 거리는 단 한 번의 숨결이 오가는 사이에 사라졌고, 어느새 그는 침대 바로 곁에 서서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잊은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마침내 셀렌의 눈꺼풀이 열렸다.아주 천천히, 마치 다시 마주해야 할 세상이 그녀에게는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희미한 빛이 아직 흐릿한 그녀의 눈동자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몇 순간 동안 그녀는 완전히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처럼 보였다.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셀렌은 여전히 그의 품에 안긴 채 침묵하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마치 의식이 그 누구도 닿을 수 없는 아득한 곳으로 멀리 끌려가 버린 것만 같았다. 가슴은 움직이는지조차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미약하게 오르내렸으며, 평소라면 온기를 머금고 있었을 그녀의 피부는 이제 손끝에 닿는 감촉마저 차갑게 느껴졌다.디리안은 고개를 조금 숙였다. 그의 이마는 셀렌의 이마에 거의 맞닿을 듯 가까워져 있었다. 그는 여전히 두 손으로 그녀의 몸을 받쳐 들고 있었으며, 그녀의 목구멍으로 억지로 흘려 넣었던 쓴 약을 삼킨 뒤에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붙들고 있었다.잠시 동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침묵은 할 말이 없어서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았고, 그 어떤 말을 꺼내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나는… 안 돼…”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억눌린 숨결 사이로 거의 사라질 듯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네가… 이렇게 있으면, 나는 살아갈 수 없어.”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는 어떠한 방어도 담겨 있지 않았다. 목소리에 배어 있던 차가운 기색도, 평소 그가 세상과 자신 사이에 두었던 거리감도 더는 남아 있지 않았다. 지금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소중한 존재를 잃어버리기 직전의 벼랑 끝에 서 있으면서도 어떻게 해야 그 상실을 막을 수 있을지 알지 못하는 한 남자뿐이었다.그는 얼굴을 조금 들어 셀렌을 더욱 가까이에서 바라보았다.“눈을 떠.” 이번에는 한층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가 속삭였다. “셀렌… 눈을 떠.”그의 뒤쪽에서는 여전히 렉산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쉰 듯 거칠고 두서없는 목소리에는 이제 방향마저 잃어 가는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여전히 욕설을 내뱉고 위협을 퍼부었으며,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말로 상처 입히려 애썼지만,
오데트의 목소리는 너무도 우렁차서, 디리안은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어머니에게 감히 맞설 수 없었다.“이렇게 멍청한 자식을 두다니, 내 팔자도 참 사납구나!”오데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디리안과 할머니를 남겨둔 채 떠나버렸다.할머니가 조용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일에 대해서만큼은, 나도 네 어머니 말에 동의해. 너는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 됐다.”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뜻은 분명했다.“할머니…”디리안이 조심스럽게 불렀다.할머니는 그를 바라보았다.“사람의 마음은 억지로 가질 수 없는 거
일라드 집사가 나간 후, 셀렌은 책상에 앉아 모든 서류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했다.곧 성을 떠날 그녀는 단 하나의 실수도 해서는 안 됐다. 모든 내용을 완벽히 숙지해야만 했다.시간이 흘러, 해가 기울 무렵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부인, 왕부인과 대부인께선 이미 도착하셨습니다.”일라드 집사가 알렸다.셀렌은 곧장 방을 나가 두 사람을 정중히 맞이했고, 응접실로 안내했다.늘 그렇듯 시어머니 오데트는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며 작은 것 하나까지 점검했다. 그녀는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셀렌은 언제나 그가 좋아
셀렌의 입에서 이혼이라는 말이 나오자 디리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모든 사람들 앞에서 디리안의 체면을 짓밟는 말이었기 때문이다.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의사는 붕대를 감던 손을 멈췄고, 하인들은 숨을 삼켰으며, 심지어 시계의 초침 소리마저 긴장 속에 멎은 듯했다.디리안은 눈을 번뜩이며 아내를 바라보았다. 늘 차갑던 얼굴이 수치심과 분노로 붉게 달아올랐다. 한동안 말이 막혀 있던 그가 되물었다."당신… 뭐라고?" 질문은 곧 비웃음으로 바뀌었다.셀렌은 흔들리지 않았다. 고개를 들고 디리안을 똑바로 쳐다보며 차분하고
"부… 부인!" "부인!"아래에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성의 가장 높은 탑 쪽으로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그곳에는 핏물에 젖은 하얀 드레스를 입은 한 여인이 가장자리 끝에 서 있었다.셀렌 모로 레벤티스.공작 부인. 늘 조용하고 순종적이던 그녀가 지금은 가장 위험한 곳에 서 있었다. 뒤에 있던 경비병들은 섣불리 다가갔다가는 그녀가 정말로 뛰어내릴까 두려워 조심스럽게 움직였다.셀렌의 처절한 울음이 터졌다. 셀렌은 아픈 배를 움켜쥐었다. 그녀는 방금 다섯 번째 유산을 했다. 이번만큼은 확신했다. 그 모든 비극은 병 때문도,